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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마지막 황제가 되었다-65화 (65/129)

망국의 마지막 황제가 되었다? 65화

아버지

골치 아픈 논문을 끝내고 오랜만에 휴가를 냈다.

부인과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즐겁게 지내던 괴르게이의 앞에 불청객이 나타났다.

“이런 우연이 있나!”

“……또 무슨 일이신지요.”

“이번엔 정말 우연히 마주친 것이니 의심 어린 눈으로 보진 말게나.”

황제는 그리 말하고는 자애로운 미소로 모자를 벗으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입니다. 아델 양.”

아델은 갑작스러운 황제의 등장에 놀란 것인지 허둥지둥 인사를 올리려 했으나 황제가 이를 제지했다.

“폐, 폐하를 뵙습니다.”

“몸도 불편하실 텐데 편히 계시지요.”

괴르게이는 이런 황제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나 보겠습니다.”

“에이……. 기왕 이렇게 만난 김에 같이 좀 걷지.”

“저희는…….”

괴르게이는 황제의 제안을 거부하려 했으나 아델이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더니 흘리듯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고는 그와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괴르게이는 잠시 아델을 바라보더니 이내 살짝 붉어진 뺨을 숨기려는 듯이 살짝 고개를 돌리며 한적한 벤치를 가리켰다.

“어험……. 이야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으니 남은 대화는 저기 있는 벤치에서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그리하지.”

* * *

부인의 앞에서 부끄러워하는 괴르게이의 모습을 본 영감님이 감탄하셨다.

[허허, 전장에서는 야수 같던 사나이도 부인 앞에서는 순진한 청년이 되는 모양이로군.]

‘그런가 보네요. 나중에 시킬 일이 있으면 부인을 인질로 삼아볼까요?’

농담으로 던진 말에 영감님은 정색하셨다.

그러고는 어두워진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한마디 하셨다.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은 말게.]

평소처럼 투덜거리신다거나 혀를 차시며 나를 나무라시는 것이 아닌 속에 있는 것을 참으시며 내게 말씀하시는 영감님의 모습은 굉장히 무서웠다.

원래 이따금 심심하면 영감님에게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놀리기도 했지만 이렇게까지 화를 내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잘못했음을 깨닫고 조용히 영감님께 사죄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영감님.’

[말이라는 것은 칼과 같네, 이를 잘 휘두르면 의사의 수술용 칼처럼 죽어가는 이를 살릴 수도 있고 요리사의 칼처럼 사람들을 배불리 먹일 수도 있네, 하지만 반대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음이야.]

‘예, 영감님.’

[그러니 언제나 말을 조심하게, 소중한 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주기 전에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영감님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고 우울해 보였다.

그렇기에 나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알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저 꼬마를 아십니까?”

잠시 영감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옆에 앉아 있던 괴르게이가 내게 물었다.

그의 말에 고개를 들어보니 저 멀리서 공을 차고 있는 한 꼬마가 보였는데, 그 곁에는 아버지로 보이는 이도 서 있었다.

“잘 모르겠군.”

“그럼 어찌하여 아이를 보고 계셨던 겁니까?”

“아이가 보이더군.”

“……?”

괴르게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내게 더 설명을 요구하는 듯싶은데, 내 주위를 배회하는 황제 유령이 돌아다닌다고 말해봤자 믿을 것 같지 않아서 주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지난번에 말했던 것은 생각해 봤나?”

“헝가리군을 맡아달라는 것이라면 그건 이미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으음……. 그렇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싫다는 사람에게 자꾸 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알고 있네, 그러니 자네에게 더는 권하지 않을 것이고 말이야.”

내 대답이 의외였는지 괴르게이는 잠시 놀랐다는 듯이 나를 돌아보더니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

“……감사합니다.”

슬쩍 그를 돌아보니 곧 출산일에 가까워 보이는 괴르게이의 부인이 보였다.

조만간 러시아군이 쳐들어올 것인데, 괴르게이가 부인을 데리고 제시간에 빈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라면 괴르게이가 내 제안을 거절한 시점에서 관심을 끊었겠지만, 그동안 괴롭혔던 것이 미안했는지, 아니면 쓸데없는 정이라도 붙은 것인지는 몰라도 그에게 정보를 흘렸다.

“후우……. 우리끼리만 있으니 하는 말이네만……. 자네도 조만간 부인과 함께 빈을 떠나는 것이 좋겠네.”

“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프로이센이 국경을 열어 러시아군을 들였네, 곧 대군이 보헤미아를 거쳐 빈으로 올 거야.”

“……!”

내 말에 괴르게이의 얼굴이 쓰레기통에 처박힌 알루미늄 캔처럼 일그러졌다.

“그러니 도시가 혼잡해지기 전에 자네는 부인과 함께 도시를 떠나 멀리멀리 도망가게.”

이렇게 말하고 나니 속이 좀 후련했다.

마음속에 쌓아뒀던 것을 내려놓은 느낌이랄까?

“알아들었으면 빠르게 움직이게, 필요하다면 궁정 의사도 한 명 붙여주지.”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는 머리를 좀 식혔으니 다시금 러시아군을 막을 만한 방법을 떠올려야 했다.

“쓰읍……. 뭔가 좀 떠오를 법도 한데 말이야…….”

하지만 도통 아무것도 떠오르질 않았다.

애초에 장교도 아니고 일개 병사로 복무했던 내가 그런 쪽의 일을 잘 알고 있지도 못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

“에이 씨…….”

산책을 끝마치고 황궁으로 돌아가려 마차에 오르려던 그때, 내 발치로 공이 굴러왔다.

고개를 들어보니 조금 전에 공을 차던 아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내 쪽으로 뛰어오는 것이 아닌가.

물론 뒤쪽에 서 있던 아이의 아버지는 사색이 되어 아이 쪽으로 달려왔고, 말이다.

“일단 진정하게.”

우선 금방이라도 힘을 쓸 것 같은 근위병을 달래며 발치에 있는 공을 주워들었다.

그러고는 무릎을 굽혀 천진난만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는 꼬마와 눈을 마주했다.

“공주세요!”

“이게 네 공이더냐?”

“네!”

아이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대충 옷소매로 쓱쓱 닦으면서 활기차게 대답했다.

나는 그런 아이의 손에 공을 쥐여주며 말했다.

“거리에는 마차가 많이 다니니 공을 찰 때는 도로로 나가지 않게 주의하려무나.”

“네!”

공을 건네받은 아이는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활짝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아버지에게로 달려갔다.

아이의 아버지는 내게 고맙다는 듯이 모자를 벗으며 공손하게 인사하고는 아들을 안아 들었다.

그러고는 잔뜩 신이 나서 조잘거리는 아들의 재롱을 들으면서 어디론 가로 가버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영감님께서 내 어깨에 손을 올리시며 말씀하셨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게, 조급함은 자네의 시야를 좁게 만들 뿐이야.]

“예, 그렇죠.”

[자네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네, 그러니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길 두려워 말게. 스스로 돕는 자를 하늘이 돕는다는 말도 있잖은가.]

영감님의 말을 들으니 갑자기 예전에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봤던 영화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우린 답을 찾겠죠. 늘 그랬던 것처럼.”

[그래, 늘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야.]

* * *

괴르게이는 종일 황제의 말을 곱씹으며 가계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황제는 그에게 러시아군이 빈으로 오고 있으니 당장 이곳을 벗어나 다른 곳으로 피난 가라고 했으나 모든 것을 전부 버리고 떠난 괴르게이는 당장 빈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귀천 상혼을 함으로써 친척들과의 연락도 끊긴 데다가 헝가리에서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칠 때 형제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그의 부인 역시 프랑스의 몰락한 귀족 출신으로 홀몸으로 자신에게 온 사람이었다.

거기에 빈에 정착하려 모아둔 돈도 다 써버렸는데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후우…….”

당장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빈을 떠나 다른 곳에 정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빈에 남아 있자니 흉악한 러시아 놈들이 도시에 무슨 짓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예요?”

괴르게이의 한숨 소리가 점점 커지자 아델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하지만 그는 멋쩍게 웃으며 불안해하는 아내를 달래줬다.

“그냥……. 실험이 내 생각대로 진행되질 않아서 그런 거야 걱정하지마.”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아델은 끙끙거리며 괴르게이의 옆에 앉더니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2층에 창고로 쓰는 방을 아이 방으로 쓰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당신이 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돼 그러려고 마련한 집이잖아.”

“그럼 내일부터 사람을 불러서 방을 좀 치우고 가구를 옮겨야겠네요. 흥흥~”

아델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더니 이윽고 괴르게이의 무릎을 베개 삼아 소파에 몸을 뉘었다.

그런 그녀의 머릿결을 천천히 쓰다듬던 괴르게이는 고개를 들어 자신의 집을 둘러봤다.

부모님 때부터 쓰던 수납장과 책상, 그리고 출근할 때마다 입는 코트까지……. 모두 자신의 것이었다.

헝가리에서 민족이니 혁명이니 하는 것은 전부 훌훌 털어버리고 일개 학자로 돌아가서 가족을 위해 일하는 그런 삶을 위해 얻은 집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두고 떠날 수는 없었다.

아내를 위해서,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가 나고 자랄 이 집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마음을 굳힌 괴르게이는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아델을 바라보며 실로 오랜만에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델.”

“음? 왜 불러요.”

“나 잠시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아.”

괴르게이의 말에 눈을 감고 노래를 흥얼거리던 아델은 무슨 일이냐는 듯이 눈을 떴다.

“떠나다니……. 출장이라도 가는 거예요?”

“폐하께서 부르셨어.”

“폐하라면……. 아침에 뵀던 그분이요?”

“맞아.”

그의 말에 아델은 끙끙거리며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물었다.

“호, 혹시 또……?”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 괴르게이는 차마 거짓을 말할 수 없었다.

“아마 전쟁터로 가겠지.”

“아아…….”

그가 다시 전쟁터로 간다는 말에 아델은 온몸의 힘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려 했고 다급히 괴르게이가 그녀를 붙잡았다.

“아델!”

괴르게이의 품 안에서 아델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고는 가느다란 손을 괴르게이의 뺨에 가져다 대며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아르투르……. 또 날 두고 어딜 가려는 거예요……. 나는 당신만 있으면 되는데…….”

“알아.”

“그럼 가지 말아요.”

부인의 간청에도 괴르게이는 마음을 굳혔다.

“금방 돌아올게.”

“언제요? 언제 돌아오실 건데요?”

지난날 그가 혁명이니 뭐니 하며 전쟁터를 전전할 때도 그녀는 묵묵히 자신을 기다려줬다.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아는 이도 없이 홀로 지내야 했던 그녀가 느꼈을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지는 그 역시 잘 알았다.

그렇기에 괴르게이는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새로운 고향이자 곧 태어날 자신 아이의 고향이 되어줄 곳을 위해.

그녀의 간절한 질문에 괴르게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당신이 날 잊기 전에.”

* * *

[……정말로 하늘이 돕기라도 한 건가?]

바로 다음 날 아침.

나는 예상치 못한 손님을 맞이했다.

“……분명 자네는 안 한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었죠.”

“그런데 왜 대뜸 찾아와서는 헝가리군을 맡을 테니 사령관직을 달라는 건가……?”

“그게 원래 제 자리였으니까요.”

맡겨놓은 걸 찾으러 왔다는 그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찾아와서 기쁘기도 했다.

“허, 참…….”

“주실 겁니까 말 겁니까? 어차피 제가 헝가리로 가면 병사들이 저를 따를 테니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래, 자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이제부터 자네가 헝가리 방위군 총사령관이니 가서 클럽커인지 뭔지 하는 녀석한테 인수인계 받으면 되네.”

나는 그리 말하며 서랍 한쪽에 처박아뒀던 깃발 하나를 꺼내 들었다.

합스부르크를 상징하는 문양이 그려진 멋들어진 깃발을 본 괴르게이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황실의 군기로군요.”

“그래, 지금부터 자네 걸세.”

그리 말하며 괴르게이에 대충 던져주니 그걸 단번에 낚아챈 괴르게이가 내게 물었다.

“제게 주셔도 되는 겁니까?”

“주는 건 아니고 빌려주는걸세.”

“하하하……. 제가 이 깃발을 훼손하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제게 맡기시는 겁니까?”

군기는 군대에 있어 상징적인 물건이다.

부대를 상징하는 군기를 적에게 빼앗기거나 훼손당하는 것은 큰 모욕이자 불명예였다.

그런데 황실의 군기가 적에게 노획당하거나 훼손되면 어찌 되겠는가?

그래도 황실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괴르게이에게 황실의 군기를 넘겨줬다.

나는 그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 무얼 포기했는지 잘 알았고 그럼으로써 그는 황실 군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화장실이 급할 때 휴지가 없어서 대신 사용하는 정도라면 내가 눈감아주지.”

“기억해 두겠습니다.”

괴르게이는 한참이나 황실의 군기를 둘러보더니 고이 접어 품속에 넣었다.

“이제부터 뭘 어찌할 건가.”

“흠……. 일단 부다로 갈 생각입니다.”

“부다? 그곳에서 무얼 하려고?”

“병력이 모자라니 이를 채워야지요.”

“채운다고? 하지만 벨덴 경이 말하기를 병력을 새로 모집하는 데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고 들었는데?”

내 말에 괴르게이는 소리 없이 웃었다.

“그건 독일인들의 문제이지요. 헝가리는 지난 혁명 당시에 대규모 병력을 동원할 체계를 갖춰뒀습니다.”

“아, 그런가!”

괴르게이의 말에 내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하긴 지난 내전 당시에 헝가리 반군은 그들의 덩치보다 너무 많은 군대를 굴리긴 했다.

그 모든 것들이 제국에 맞서기 위함이었을 텐데, 이제는 제국을 지키기 위해 쓰인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그리고 하나 더……. 지금 가택연금 상태인 제 혁명동지들을 풀어주십시오.”

“당장 말인가?”

“예, 폐하.”

“흐음……. 하지만 그들이 풀어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그들이 한데 뭉쳐 다시금 허튼짓을 벌이면 내가 곤란한데.”

“저는 그들을 잘 압니다. 그들은 풀려난다고 해도 절대로 뭉칠 수 없을 겁니다.”

그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아니, 혁명하겠다고 잘만 뭉치던 이들이 갑자기 저들끼리 각자도생을 한다고?

왜?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가?”

“폐하께서 전쟁이 끝난 뒤 헝가리에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독립에 따르는 자치권을 주신다고 하셨잖습니까.”

“그렇지.”

“제가 아는 코슈트라면 그는 정권을 틀어쥘 수 있는 지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세체니는 늘 그렇듯이 그의 행동에 반대하면서 둘이 마찰을 빚겠죠.”

“허…….”

코슈트와 세체니가 마찰을 빚는다는 것은 알음알음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었다.

괴르게이 역시 제 잘난 맛에 살긴 했지만 코슈트 역시 만만찮은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세체니는 헝가리 민족주의자 내에서도 온건파에 가까웠으니 강경파 중의 강경파였던 코슈트와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코슈트가 자치권을 얻은 헝가리에서 권력을 잡으려 들면 세체니가 이걸 가만 보고 있을까?

“이야…….”

그야말로 감탄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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