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어서와요 마녀의 늪 (2)
니라의 질문도 태평하고 그에 대답하는 마녀의 대답도 너무나 태연하다.
‘뭐지?’
이 촌극에 혼란스러워진 이안은 검을 뽑는 걸 주저했다.
그리고 그런 이안을 마녀가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흠. 어디서 본 기억이…… 아. 예전에 내 좌판에서 물건을 사 갔던 놈이구나. 그날 내 빙결의 물약이 사라졌던데, 혹시 네 짓이니?”
마녀의 말에 이안의 머릿속에 페어윈드 뒷골목에서 마주쳤던 노파를 기억해냈다.
노파의 얼굴과 눈앞의 마녀의 얼굴은 전혀 다르지만…… 그 정도는 쉽게 바꿀 수 있겠지.
그나저나 얼굴을 마스크로 가렸는데, 눈빛만으로 알아채다니.
이안은 놀란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그러고 보니 그때…….”
후웅!
그리고 전조 없이 성검을 뽑아 휘둘렀다.
퉁.
마녀의 목이 깔끔하게 베여 하늘에 날아올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베인 상처에서 피가 흐르지 않았다.
공중에 떠오른 마녀의 머리가 자지러지는 웃음을 흘렸다.
“끼하하! 역시 그랬어? 감히 내 물건을 건드는 발칙한 놈한테는 보답을 해야지.”
슈슉.
순식간에 마녀의 몸에서 뻗어 나온 혈관이 머리와 연결되고. 아래로 끌어내려진 마녀의 목이 다시 몸에 달라붙었다.
이 모든 동작이 이뤄진 시간 동안 흐른 시간은 찰나.
하지만 멍청하게 지켜보고 있을 이안이 아니었다.
훅!
한 걸음을 크게 내디뎌 거리를 좁힌 이안이 연속해서 찌르기를 펼쳤다.
노리는 건 머리, 심장, 그리고 인간의 급소라고 예상되는 곳 전부.
물 흐르는듯한 연격이 이어졌다.
‘수작 부릴 시간을 주면 안 돼.’
이 마녀의 신체는 꽤나 질긴 듯하다. 하지만 그것에도 한계는 있기 마련.
계속해서 베어나가다 보면 결국 재생력이 못 따라올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때까지 마녀가 수작을 부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면…….
“우, 우욱.”
이변은 그때 일어났다.
이안과 니라와 같은 솥에서 먹던 중년 사내가 갑자기 바닥을 짚고 토악질을 했다.
“끄, 끄아아악!”
사내의 얼굴이 기묘하게 부풀며 점점 괴물의 그것처럼 변해갔다.
이안은 반사적으로 솥을 보았다.
‘여기에 뭘 탔구나!’
“크아아!”
괴수로 변한 사내가 이안에게 달려들었다.
순간적으로 상황 판단을 마친 이안이 솥을 발로 걷어찼다.
안에 있던 내용물이 벌컥 쏟아지며 괴수를 덮쳤다.
“끄어어!”
괴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수프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인간에서 변이된 괴수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마녀에게 틈을 만들어 주기에는 충분했다.
“끼하하! 마녀의 스튜는 언제나 특별한 법이지! 제법 실력이 있는 모양이구나 애송아!”
마녀는 그렇게 말하며 등을 보이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너는 자매들이랑 같이 상대해야겠다!”
쫓으려 했지만 마녀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그보다 이안은 주위를 살폈다.
상단의 야영장은 이미 전장이 되어 있었다.
“사, 살려줘!”
“마녀들이다! 도망쳐!”
“키히히히!”
“휘이이이!”
무방비하게 마녀의 스튜를 먹은 용병이 개구리로 변해 버리고.
빗자루를 타고 다니는 마녀가 공중에서 알 수 없는 가루를 흩뿌리며.
땅에는 어디선가 기어온 뱀들이.
공중에는 유령처럼 보이는 흐릿한 형체가 용병들을 괴롭혔다.
그야말로 아수라장.
‘마녀가 대체 몇이야…….’
이안은 빠르게 적의 전력을 파악했다.
마녀의 숫자만 무려 여섯.
하나하나가 지극히 까다로운 상대라는 걸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였다.
‘원래 이렇게 떼거지로 습격하는 놈들이던가? 아니, 그보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접근한 거야.’
탁 트인 공간에서 용병들이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습을 받을 일은 없다고 안심하고 있었다.
그 방심의 대가일까. 용병들은 불시의 기습에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이가 있었으니.
나바혼이 바로 그러했다.
나바혼은 이전에 스스로가 뱉은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홀로 마녀들의 한 가운데에 싸우러 들어갔다.
쿵.
왼손에는 떡갈나무 지팡이를. 오른손에는 손도끼를 든 나바혼이 지팡이로 땅을 두드렸다.
그러자 바닥에서 넝쿨이 자라나 마녀 하나의 몸을 옭아맸다.
우드득.
“끄윽! 끄윽!”
몸이 묶인 마녀에게 나바혼이 성큼성큼 뛰기 시작했다.
긴 다리만큼이나 빠른 속도.
뱀이며 괴수 따위가 나바혼을 물어뜯으려 했지만, 단단한 피부에 오히려 이빨만 부러질 뿐이었다.
결국. 참다못한 마녀가 외쳤다.
“자매들! 도와줘!”
그 부름에 난동을 피우던 마녀 셋이 돌아와 상대하니. 아무리 나바혼이라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
그 모든 모습을 구경하던 니라가 흥분한 얼굴로 외쳤다.
“와! 와아! 이렇게 신비롭고 화려한 싸움은 제 생에 처음이에요! 역시 마녀! 역시 숲의 종족!”
“…… 겁 안 나요? 방금도 자칫 잘못했다가는 죽을 뻔했는데.”
니라에게서는 단련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마법이나 다른 특별한 힘을 지닌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오히려 흥분할 뿐. 두려움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의문에 니라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음유시인으로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행운이라고요! 저에게는 이 전투를 노래로 남겨 퍼트릴 의무가 있어요! 물론 주인공은 나바혼님이죠!”
어쨌든 지금 이 너무 신난다는 소리였다.
‘하여튼 정상이 없어요.’
이안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전장의 상황은 대충 파악했다.
어떻게 할지도.
[일단 나바혼을 지원하죠. 나바혼이 쓰러지면 마녀 여섯과 동시에 싸워야 해요.]
‘그렇게 둘 순 없죠.’
마녀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중요했다.
나바혼을 구출하고. 용병들이 제정신을 차리고, 전력으로서 도움이 되려면 일단 마녀의 주의를 이쪽으로 돌려야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의를 어떻게 끌어야 할지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아까 놓쳤던 마녀가 이안을 향해 소리쳤다.
“저놈이야! 저놈을 우선 죽여야 해!”
“히야아아아!”
빗자루에 탄 마녀가 이안의 머리 위에서 원을 그리며 회색 가루를 뿌려댔다.
‘마시면 신체의 제어를 잃는다!’
이안은 입가를 가린 마스크를 더 단단히 묶었다.
혹여나 가루에 눈에 들어가면 큰일이다.
가루가 떨어지는 궤적을 살핀 이안은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도오망 치일 수 없다아아! 끼하하하!”
하지만 공중에 날아다니는 마녀의 기동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빗자루를 잡고 속도를 내버리면 도저히 뿌리칠 수가 없었다.
이안은 바닥에 떨어진 돌을 잡아채, 마녀를 향해 힘껏 던졌다.
휘익!
맹렬하게 날아가는 돌은 정확히 마녀의 머리를 노렸다.
돌에 실린 힘을 생각하면 적중하자마자 머리가 터졌을 터.
하지만 마녀는 비웃듯이 빗자루를 뒤집어 투석을 피해낸 뒤. 다시 이안을 짜증 나게 했다.
설상가상.
다른 마녀가 불러들인 괴수가 이안을 덮쳤다.
“끄어어!”
방금까지 인간이었던 이 괴수들의 특징이라면, 원흉인 마녀와 마찬가지로 생명줄이 질기다는 것.
이안이 몇 번이고 베어내도, 괴수들은 끝끝내 재생해 그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하늘에서는 다른 마녀가 날아다니며 정신 사납게 하니, 이안은 짜증을 참을 수 없었다.
‘조금 더 숨기고 싶었지만…….’
이안은 차분히 타이밍을 계산했다.
마치 몰려드는 괴수들만으로도 벅찬 것처럼 행동하는 연기는 덤이다.
이렇게 하면 마녀가 더 과감하게 행동할 걸 알았다.
마치 쥐새끼를 쫓는 고양이처럼.
“키하하! 죽어라!”
이안의 예상대로.
마녀는 점점 더 과격한 궤적을 그리며 비행하기 시작했다.
최소한의 신중함은 남아 있는지, 고도는 높게 유지했다.
하지만 더 효과적인 공격을 위해 가끔 이안의 머리 위를 지나치는 경우가 생겼다.
그리고 그때가 바로 이안이 노리던 타이밍이다.
“올라가!”
이안이 명령을 내리며 빛의 정령을 위로 올려보냈다.
하늘로 날아오른 빛의 정령이 마녀의 얼굴과 부딪히고.
섬광이 마녀의 눈을 불태웠다.
“끼아아악!”
마녀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양 눈을 부여잡았다.
기회였다.
이안은 고개를 숙였다. 돌을 주웠고. 곧바로 빗자루를 향해 던졌다.
퍽!
시야를 잃은 마녀는 미처 피할 엄두도 못 내었다.
돌은 마녀의 안면에 정확히 꽂혔다.
하늘을 날던 마녀의 몸이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콰직!
바닥에 부딪힌 마녀는 더는 일어서지 못했다.
앞선 마녀와 달리. 이 마녀의 신체는 충격을 이겨낼 정도로 강인하지 못했다.
이안은 일부러 큰소리로 외쳤다.
“일단 한 놈!”
이안의 목소리는 혼란스러운 전장에서도 구석구석 퍼져나갔다.
목소리와 정령에서 발하는 빛이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고. 자연스레 바닥에 처박힌 마녀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하, 하늘을 날아다니던 마녀가 죽었어!”
“그러면…….”
마녀는 기묘하고 신비로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들과 같은 인간이기도 했다.
그걸 인식시키는 것만으로도 혼란과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좋아. 이 정도면 조금 뒤에 알아서 도우러 올 테고. 다음은…….’
촤악!
이안은 주위에 달려들던 괴수를 순식간에 베어 버렸다.
깔끔하게 잘려나간 괴수들은 다시 재생하려 했다.
하지만 이안은 주위 모닥불에서 맨손으로 장작을 꺼내 놈들의 신체를 지졌다.
치이익!
“꺄아악!”
고기 타는 냄새와 함께 절단면이 녹아 버리자, 놈들은 더는 재생할 수 없었다.
“역시 불이 약점이구나.”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던 지식이 이번에도 정답이었다.
이안이 순식간에 상황을 정리하자 마녀가 소리쳤다.
“정령이라니! 분명, 전에 마주쳤을 때는 정령 따위는 못 다뤘는데…… 날 속인 거냐 이 비겁한 놈아?”
“속이긴 뭘 속여.“
“자매의 복수! 산채로 솥에서 끓여주마!”
호기롭게 외친 것과 달리. 마녀는 이번에도 도주를 택했다.
위기를 느낀 다섯 자매가 모여들었다.
“어, 어떻게 해! 수비학적으로 6은 완전수. 5명이 되어 버린 지금, 내 주술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두 개의 이십 면체 주사위를 손바닥에서 굴리던 마녀가 불평했다.
“그래서. 이대로 도망치자고? 자매의 복수는?”
죽은 뱀의 시체를 매달은 지팡이로, 뱀을 부리던 마녀가 어깨를 으쓱였다.
“닥치고 우선 저 멀대부터 죽여! 저놈이 오기 전에!”
유령을 불러내 나바혼을 상대하던 마녀가 외쳤다.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모습에서 이들이 질서 있는 조직이 아닌 게 엿보였다.
그래도 마지막 마녀의 의견에 동의했는지, 마녀들은 홀로 동떨어져 있던 나바혼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휘이이.”
한 마녀가 휘파람을 불자 흐릿한 형체의 유령이 나타나 나바혼의 눈앞을 어지럽혔고.
또르르.
“좋아! 16이다!”
다른 마녀가 이십면체 주사위를 굴리자, 나바혼의 발아래가 움푹 꺼지며 균형을 잃었다.
그 틈에 뱀과 쥐. 괴수들이 빽빽하게 달라붙어 나바혼을 붙잡고.
흉흉하게 빛나는 푸른 불꽃까지 나바혼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
단단한 피부의 나바혼도 이 파상공세에는 버티기 힘든지, 바닥에 쓰러져 비명 없이 버둥거렸다.
그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홀로 마녀들을 모두 상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숲의 종족은 예상 이상으로 단단했다.
“이, 이익! 왜 이렇게 안 죽어!”
“피부가 너무 단단해!”
마녀들은 더욱 열을 올렸지만, 나바혼은 끝내 이안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냈다.
“노, 놈이 온다! 휘, 휘이이!”
마녀가 휘파람을 불자, 허공에서 유령들이 나타나 이안에게 달라붙었다.
“꺄아아악!”
유령들이 이안에 귀에 대고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악마의 정신 공격도 받아낸 이안이다.
이 정도는 별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끼야.....악?”
“시끄러워.”
이안은 그대로 유령을 뚫고.
힘껏 뛰어올라 마녀들의 한복판.
나바혼이 쓰러져 있는 곳에 내려앉았다.
“하, 하하! 멍청아! 제 발로 사지에…….”
샤악!
놀랄 만큼 빠른 일격이 스쳐 지나갔다.
마녀가 무언가 이상함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몸이 통제에서 벗어나 허물어지고 있었다.
“휘파람 부르는 놈까지 두 명.”
이안은 빛의 정령을 소환해 명령을 내렸다.
“될 수 있는 한 가장 밝게.”
팟!
순간적으로 주위가 환해진다.
아주 밝지는 않지만,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한 빛이 마녀들의 얼굴을 덮쳤다.
피할 수 없다는 것.
이게 빛의 장점이었다.
이안은 마녀들이 눈을 감은 그 순간, 파고들어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
‘가뿐하다.’
성검의 조각을 얻어 힘을 얻고. 그 힘에 익숙해진 뒤에 처음으로 치르는 전투는 놀랄 만큼 수월했다.
막연하게 강할 거라 예상하던 마녀들도 막상 싸워 보니 간단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차라리 검사나 육탄전이 뛰어난 놈들이었다면 더 까다로웠겠지만…… 오로지 마녀만 여섯이니 오히려 더 쉬워.’
일단 거리를 좁히니, 마녀들이 부리는 갖가지 주술들도 큰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촤악!
주사위를 굴리던 마녀의 목이 날아가고.
푹!
푸른 불꽃을 내뿜던 마녀는 입이 꿰뚫렸으며.
우드득!
뱀을 다루던 마녀는 목뼈가 부러져 죽었다.
3명을 죽이는데 필요한 동작은 단 3합.
깔끔함을 넘어,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효율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에서 마녀들은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대, 대체 뭐야! 이런 놈이 있다는 정보는 없었는데…….”
황망하게 중얼거리던 남은 두 마녀는 서로의 눈치를 보다…… 도주를 택했다.
“이, 이 원한은 잊지 않겠다!”
“크윽!”
자매라 부르지만, 목숨이 위험해지면 미련 없이 버릴 수 있는 얄팍한 의리.
빠르게 멀어지는 마녀들을 보며 이안은 쫓아서 달려나가려 했다.
‘여기서 괜스레 놓쳤다가는 골치 아파진다…….’
하지만 이안이 움직일 필요는 없었다.
후웅 팍!
손도끼 하나가 회전하며 깔끔하게 마녀의 뒤통수에 박혔고.
우득.
바닥에서 자라난 넝쿨이 다른 마녀의 발을 옭아맸다.
이안의 시선이 옆으로 향했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나바혼이 어느새 일어나 지팡이를 땅에 짚고 있었다.
‘거의 반 죽어가고 있는데.’
나바혼의 상태는 한눈에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군데군데 심한 화상 자국이 눈에 띄었고, 껍질처럼 단단한 피부에도 상처가 많았다.
이안이 물었다.
“야. 괜찮아? 다 죽어가는 것 같은데?”
나바혼이 이안을 빤히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물. 그리고 햇빛이 필요하다.”
“뭐, 약 같은 거 발라서는 안 나아?”
“숲이라면 몰라도 이곳에서는.”
이안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쯧. 물이라면 몰라도 이미 해는 져 버렸는데.”
이미 달이 떴는데, 햇볕을 어디서 쬔다는 말인가.
하지만 나바혼은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그 태도가 너무 무덤덤해, 나바혼이 진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지 아니면 진짜 괜찮은건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이안이 보기에는 꽤 위험한 상태였지만…….
‘햇빛을 구하려면. 음.’
고민하던 이안은 정령을 소환 한 뒤, 조심스레 물었다.
“편식하지 말고 이걸로 만족할 수는 없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