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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23화 (23/200)

23화

* * *

관악구 상공에 진입하자 군으로부터 비상사태이니 돌아가라는 교신이 들어왔다.

디펜서들이 타고 있는 메타디펜스의 헬기라는 설명을 해주고도 5분이 넘게 지나서야 부대 상공으로의 비행을 허가받을 수 있었다.

돌아가지 않으면 발포하겠다는 군의 교신에 하릴없이 인근 하늘을 빙빙 돌던 우리는 다수의 비행 물체 조각들이 군부대 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헬리콥터 안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박강훈이 헬리콥터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하며 말했다.

"이런 멍청한 자식들, 빨리 지나가게 해줬으면 저 조각 중에 제일 큰 건 벌써 대표님이 베어 버렸을 텐데. 일 년이 지나도 하는 짓은 한결같네."

"자. 어쨌든 내려가 보시죠, 박 상사님. 다들 다시 한번 명심하세요. 회사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파란빛이 기사들을 감싸면 움직이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져요. 그거 조심하시면서 지팡이로 빛을 쏘는 마법사들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수영 씨 역할이 클 거예요."

"알겠어요. 지팡이 든 놈들 미간에 화살 하나씩 다 박아주고 시작할게요."

"미스터 팍, 내가 앞서 달려들었다가 방패로 공격을 막으면 바로 빈틈을 노려요."

"오케이!"

"자, 출동!"

내 외침에 따라 세 명의 디펜서는 로프를 잡고 헬기에서 뛰어내렸고, 나는 로프를 잡지 않고 그냥 뛰어내렸다.

이대로 그냥 땅에 떨어져도 두 다리가 충분히 버텨줄 것 같았지만 땅에서 가까워진 순간 장갑 낀 손을 아래로 향하며 염동력으로 땅을 살짝 밀어내보았다.

예상대로 가만히 있는 땅 대신 내 몸이 살짝 밀리며 사뿐히 땅에 내려설 수 있었다.

쾅! 콰광!

역시 부대 내부에서의 전투는 시가지에서의 그것과는 달랐다.

민간인이나 민간 건물을 조심할 필요가 없어진 수도방위사령부의 화력은 막강했고 수많은 대형 괴수들은 직사, 곡사 포격을 동시에 맞으며 맥을 못 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개미의 화염에 전차가 불에 타버리는가 하면 재빠른 검은 괴수들이 자주포의 포신을 꺾고 뽑아버리는 등 군인들의 피해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었다.

"수영 씨, 화살로 화력 지원해 주시고 라울과 박 상사님은 일단 전선 안쪽에 들어오는 괴수들만 처리해 주세요. 더 앞으로 뛰어나가 봐야 포격을 쏟아붓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네!"

라울과 박강훈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총알과 포탄을 뚫고 전선을 넘어오는 일부 괴수들을 바로바로 베어 넘기기 시작했고 탄약고 위에 자리를 잡은 최수영도 괴수들의 미간과 눈알을 계속해서 뚫어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아직 내려오지 않은 비행 물체 조각이 네 개나 남아 있었다.

저기가 본 전력인가.

언제 내려올 셈이지.

상황실로 들어간 나는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내에게 물었다.

"저 위에 떠 있는 비행 물체들은 격추해 버릴 수 없는 건가요?"

"안 그래도 대공 사격도 하고 대공 미사일 신궁도 쏴보았으나 무언가에 막혀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곧 전투기들이 도착합니다."

그때 상황병의 긴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행 물체들이 모두 내려오고 있습니다!"

상황실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자 네 개의 비행 물체 조각이 빠른 속도로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주변을 잠깐 둘러본 후 오른쪽 전방에 보이는 철제 전신주를 향해 빠르게 도약한 뒤 전신주 옆면을 박차고 땅으로 내려오고 있는 비행 물체 하나를 향해 뛰어올랐다.

가장 오른쪽에 있던 비행 물체를 베어 버리려고 검을 치켜든 채 날아들고 있는데 비행 물체에서 번쩍하고 붉은빛이 나타나더니 나를 향해 쏘아져 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붉은빛의 공격을 피해 낸 후 날아들던 기세 그대로 다시 횡으로 검을 휘둘러 비행 물체의 끄트머리를 겨우 살짝 베어낼 수 있었다.

쩌억.

마그네타 검에 베인 비행 물체가 횡으로 길게 갈라지며 두 도막이 났다.

갈라진 조각 사이로 안에 타고 있던 강철 인간 네다섯의 몸통도 그대로 반으로 갈라진 게 보였다.

마그네타 검의 위력을 모르니 탈출하거나 엎드려서 피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 같았다.

나머지 강철 인간들은 비행 물체가 땅에 부딪힐 때쯤 뚜껑을 열고 뛰쳐나와 대열을 맞춰 섰다.

몇몇 강철 인간은 내가 비행 물체와 함께 통째로 베어 버린 동료들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발포하라!"

군인들이 개인화기와 각종 직사포를 강철 인간들에게 일제히 발사하기 시작했다.

소총 같은 개인화기는 강철 인간들에게 별 타격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대전차포에는 위협을 느꼈는지 앞서 있는 기사들이 거대한 방패로 포탄을 막아 내고 있었다.

"수영 씨! 푸른빛을 쏘아대고 있는 강철 인간들 보이죠? 그놈들을 계속 공격해요. 라울! 박 상사님! 우리 셋은 한 팀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오세요!"

염동력으로 옆에 널브러져 있는 괴수 한 마리를 있는 힘껏 가장 앞의 기사에게 집어 던진 나는 그 괴수의 뒤에 빠짝 붙은 채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들고 있던 거대한 검으로 괴수를 단칼에 베어 버린 기사는 바로 뒤이어 찔러 들어오는 내 검은 미처 막지 못하고 그대로 배에 구멍이 뚫렸다.

배에 박힌 검을 그대로 위로 들어 올리자 그대로 기사의 상반신이 반으로 갈라졌다.

옆에서 기다란 창을 들고 있던 기사가 그 모습을 보고 내 몸을 향해 강하게 창을 뻗어왔으나 어느새 나타난 라울이 방패로 창을 막아 냈다.

'힘, 체력 강화'를 여섯 차례나 구매해 일반인보다 64배 이상의 힘을 갖게 된 라울임에도 창끝과 부딪힌 충격에 방패를 놓칠 뻔하며 뒤로 몇 발자국이나 튕겨나 버렸다.

하지만 바로 뒤이어 날아든 박강훈이 창날 바로 뒤 봉 부분을 벌목도로 강하게 내리찍자 강철 기사의 창은 그대로 부러졌다.

나는 부러진 창을 들고 있는 기사는 무시한 채 그보다 조금 더 뒤에 있는 기사를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

최수영의 화살로부터 마법사를 지키기 위해 뒤편에서 방패로 화살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는 기사.

나는 그 기사에게 빠르게 쇄도하면서 마그네타 검을 휘둘렀고 조금 전 동료의 몸이 그대로 반으로 갈라지는 것을 본 기사는 섣불리 내 검을 막으려 들지 않고 빠르게 뒤로 물러서며 마그네타 검의 사정거리에서 물러났다.

나는 동시에 왼손으로 염동력을 발동해 땅에 떨어져 있던 창날을 들어 올려 지팡이를 든 마법사를 향해 강하게 날렸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창날은 그대로 마법사의 가슴팍에 깊이 박혀 들어갔고 마법사가 그 충격에 주춤하는 사이 최수영이 쏜 화살들이 마법사의 목젖 한가운데에 연달아 박혀 들어갔다.

그제야 마법사가 동료 기사 세 명에게 쏘아주던 푸른빛이 없어졌다.

무기도 잃고 푸른빛의 가호도 받지 못하는 기사 한 명은 라울과 박강훈이 합공으로 쓰러뜨렸고 남은 기사 놈은 내 마그네타 검을 겨우 한 번 더 피해 냈을 뿐 그다음 공격에 몸이 반으로 갈라졌다.

"저 푸른빛만 없으면 확실히 움직임이 느려지긴 하네요."

사실 저들의 움직임이 느린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너무 빨라진 탓이지.

"맞아요. 마법사들을 우선 처리해야 합니다."

강철 인간들은 대부분 방금 우리가 처리한 파티와 같은 구성을 이루고 있었다.

푸른빛을 동료들에게 쏘아주는 마법사 한 명에 그 빛의 수호를 받는 기사 서너 명.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고 마법사가 둘로 이루어진 파티도 있었다.

다음 타깃을 노리고 달려가려는데 최수영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호 씨, 저… 저기!"

최수영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땅에 닿기도 전에 마그네타 검에 의해 비행 물체와 함께 반 토막이 났던 강철 인간들이 다시 천천히 일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엔 마법사가 둘로 구성된 파티가 모여 방패로 포탄을 막아내며 몸통이 반 토막이 난 채 쓰러진 동료들에게 푸른빛을 쏘아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라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오마이갓! 미스터 킴, 저게 살아나요? 몸통이 반으로 잘렸는데?"

"저 푸른빛만 쏘이면 신체든 무기든 다 재생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마법인지 연금술인지, 저거 아주 골치 아파요."

나는 최수영이 가리킨 곳으로 몸을 날리며 외쳤다.

"작전이 있으니 이곳에서 대기하세요!"

"작전이 뭡니까?"

"기다리면 압니다!"

빠르게 놈들의 근처까지 달려가자 기사 둘이 앞을 막아선 채 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먼저 날아든 검을 마그네타 검으로 간단하게 잘라버린 나는 왼손에 감각을 집중해 바로 뒤이어 날아오는 검날에 염동력을 작용해 보았다.

거센 기세로 나를 베어 들어오던 검은 공중에서 무언가에 붙잡힌 듯 멈춰서 움직이지 못했다.

오히려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테스트 삼아 해보았는데 먹히네.

저 검이 내 염동력으로 저렇게 멈춰버렸다는 말은…….

"너보다 내가 힘이 더 세구나."

온 힘을 다해 염동력으로 검을 밀어내자 검을 든 기사는 내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한참을 밀려났다.

그런데도 끝까지 검을 놓치지 않는 걸 보니 잘 훈련된 기사임엔 틀림없었다.

"작전 들어갑니다."

나는 무선이어폰으로 작전 시작을 알린 후 첫 번째로 달려들었던 기사의 두 다리 사이로 빠르게 몸을 굴려 마법사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갔다.

이 정도면 염동력이 닿는 범위려나.

나는 마그네타 검을 잠시 바닥에 꽂은 뒤 두 팔을 들어 열 발자국 정도 앞에 서 있는 두 마법사의 목덜미를 콱 잡는 모션을 취했다.

다행히 염동력 범위에 닿았는지 양손에 무언가 잡히는 듯한 느낌이 전해졌다.

나는 그대로 뒤로 돌면서 뒤를 도는 회전력까지 포함시킨 힘으로 두 마법사를 우리 진영 쪽으로 멀리 집어 던져 버렸다.

무슨 힘에 사로잡힌 건지 영문도 모른 채 키가 4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강철 마법사 두 명은 하늘을 붕 날아 우리 진영 쪽으로 날아갔고 그제야 작전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듯이 라울과 박강훈이 두 마법사에게 달려들었다.

"기억하시죠? 저놈들 공격도 합니다. 붉은 섬광 조심하세요."

강철 인간들과의 첫 대면 경험을 이미 트레이닝 센터에서 세세히 설명해 주었으니 알아서 잘하겠지만 나도 한번 그 섬광에 당할 뻔했던 터라 노파심에 자꾸만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었다.

내 노파심과는 달리 평소의 그 2인 1조 대형으로 라울의 방패를 앞세우며 체계적으로 달려드는 두 디펜서의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나는 푸른빛의 연결이 끊어진 내 주변의 강철 인간들을 둘러보았다.

그들 역시 갑자기 날아간 마법사들을 황망히 바라보다가 그제야 나를 둘러싸고 각자의 무기로 내 몸을 겨냥하고 섰다.

"시작할까?"

나는 바닥에 꽂아두었던 마그네타 검을 오른손으로 뽑아 듦과 동시에 왼손으로 가장 가까운 기사 한 놈의 머리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갑작스러운 힘에 중심을 잃고 내 쪽으로 쓰러지는 기사의 머리를 그대로 반으로 쪼개버린 후 아직 채 다 넘어지지도 못한 그 기사의 몸을 밟고 점프해 다음 타깃에게 검을 찔러 들어갔다.

아직 제대로 다루지 못함에도 이 염동력 장갑은 전투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다수와 싸우다 보니 검으로 미처 막아낼 수 없는 연속공격은 이 염동력으로 충분히 밀쳐낼 수 있었고 멀리서 거대 강철 기사들의 머리나 발목을 잡아채 그들의 균형을 흐트러뜨릴 수도 있었다.

방금은 정면에 있는 기사를 마그네타 검으로 베면서도 동시에 땅에 떨어진 다른 기사의 검을 염동력으로 날려 뒤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강철 기사의 복부를 뚫어 버렸다.

* * *

2월 9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9,652개]

[단가 42억 원]

[평가 금액 40조 5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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