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메타버스 코인재벌-39화 (39/200)

39화

* * *

이주 후 뉴욕에서 연락이 왔다.

2차 특임대가 막 귀환했다는 소식이었다.

최수영과 나는 서둘러 뉴욕으로 떠날 채비를 하였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짐을 꾸리고 방을 나서자 비서가 다가왔다.

"오늘은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바로 공항으로 가시면 됩니다. 공항 측에 허가받아 두었습니다. 헬기로 전용기 활주로까지 한 번에 가시게 될 겁니다."

"아, 그래요? 그것참 편하겠네요. 고마워요."

"출국 수속은 전용기 앞에서 간단히 여권만 확인하는 것으로 대체됩니다. 무사히 잘 다녀오십시오."

"네, 잘 다녀올게요. 아, 저기 최수영 씨도 나오네요."

최수영과 나는 옥상으로 올라가 헬기에 올라탔다.

"와, 우리 이걸로 바로 비행기 타러 가는 거야?"

"응. 비서실에서 그렇게 조치를 해줬네. 왜? 기자들한테 공항 패션 사진 못 찍혀서 서운해?"

"뭐야, 소름. 어떻게 알았어."

"뻔하지 뭐. 이 꾸안꾸룩 좀 봐. 하하."

최수영의 벨트 먼저 확인한 후 벨트를 매고 자리에 앉은 나는 최수영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아무튼 가자, 뉴욕으로."

"응."

헬리콥터는 금방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공항 구석 전용기 활주로에 내려섰다.

헬리콥터에서 내리자 이미 전용기가 이륙 준비를 마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기의 이륙이 끝나고 안전 벨트 등에 불이 꺼지자 승무원이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미리 말씀하신 대로 도시락은 준비해 두었습니다. 식사는 언제 드리면 될까요?"

"밥을 따로 안 먹고 출발했으니 바로 준비해 주세요."

"네, 대표님."

"도시락은 뭐야? 미리 준비했어?"

"며칠 전에 제주 갈치 먹고 싶다고 했지? 갈치구이 도시락이야. 유명한 한식 쉐프님에게 직접 부탁해서 만든 도시락이라고."

"오, 대박. 맛있겠다, 오빠."

잠시 후 커다란 갈치를 잘 구워 토막 내 담아낸 도시락이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갈치 크고 좋은 걸로 해달라고 했더니 양이 좀 많네. 먹자."

"와! 진짜 통통해!"

그때였다.

갑자기 테이블 아래에서 검은 팔이 올라오더니 쏜살같이 갈치구이 한 토막을 집어서 사라졌다.

너무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내 반사 신경으로도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

"깜짝이야!"

"뭐야?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꽝이밖에 없는데?"

"애옹―"

"꽝이?"

테이블 아래로 고개를 밀어 넣자 가장 통통한 갈치토막을 꽝이가 맛있게 발라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뭐야! 너 비행기는 언제 탔어? 아니지, 헬리콥터부터 같이 타고 따라온 거야?"

"쩝쩝쩝."

"그 와중에 제일 통통한 걸 집어 간 거야?"

갈치를 발라 먹는 꽝이의 한쪽 입꼬리가 순간 살짝 올라간 것처럼 보이는 건 내 착각이겠지.

"어머, 꽝이야. 하하핫. 언제 따라왔어. 거기 있지 말고 이리 올라와서 먹어."

최수영이 옆자리를 톡톡 치며 말하자 바닥에 있던 꽝이가 갈치 토막을 물고 순식간에 최수영의 옆자리로 올라가 앉았다.

"오빠, 얘도 우리 따라가고 싶었나 본데?"

"이놈 지금까지 기척도 없이 숨어 있다가 갈치 냄새 맡고 튀어나온 거야? 아니 도대체 왜 숨어 있었던 거야. 헬리콥터에서라도 나왔으면 다시 회사에 내려줬지."

"따라가고 싶은가 보지. 들키면 내려놓고 갈 거란 걸 알고 숨어 있었나? 오빠, 얘 가끔 보면 사람 말도 알아듣는 것 같지 않아?"

"그러게. 평범한 고양이는 아니니까. 그렇다고 정말 데리고 다녀도 되나? 고양이는 집에 있는 동물 아니야?"

"얘가 뭐 강화도에서는 집에 있었나? 맨날 돌아다녔지."

"강화도는 자기 앞마당이나 다름없었다고 치지만, 지금 우리는 외계 행성에 가는 길인데?"

"이미 비행기까지 탄 걸 어떡해. 일본에서처럼 뉴욕에도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데리고 가보자, 오빠. 그리고 한국에 돌려보낼지 행성073까지 데리고 갈지는 거기서 결정하지 뭐."

"그러자. 우리도 빨리 밥 먹자. 꽝이놈이 또 갈치 노리고 있다."

꽝이는 훔쳐 간 갈치를 다 발라 먹고 남은 뼈를 핥으며 다른 갈치토막 하나를 노려보고 있었고, 최수영은 자기 앞에 있는 갈치 토막 하나를 꽝이에게 집어주었다.

"더 주면 되지 뭐. 이것도 먹어, 꽝이야."

"이 갈치 오늘 새벽에 제주에서 항공 특송으로 받아온 거야. 너 먹어."

"엄청 큰데 뭐. 어차피 남을 거야. 아무튼 잘 먹을게. 고마워."

갈치 살을 발라 입에 넣은 후 맛있다는 눈웃음을 지어 보인 최수영이 물었다.

"오빠, 그런데 2차 특임대가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네?"

"그러게. 아마 계획보다 수월하게 침투 경로를 알아냈거나, 계획만큼의 정보를 알아내진 못한 채 귀환한 거겠지?"

"아마 두 번째 이유겠네."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임무가 쉽지는 않겠다. 그치?"

"쉽지 않겠지. 위험할 테고."

"그래도 난 괜찮아. 오빠가 있잖아. 꽝이 다음으로 강한 김수호. 하하핫. 아무리 위험해도 날 지켜줄 거지?"

"당연히 지켜주지. 근데 뭐? 내가 왜 꽝이 다음이야?"

"꽝이한테서 갈치 한 토막 못 지켜냈으면서. 그럼 오빠가 꽝이보다 위야?"

"그건 이놈이 워낙 갑자기……."

하긴 뭐 적들이 다 예고하고 나타나란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사라지는 갈치를 보고 급히 손을 뻗어봤지만 이미 늦었었지.

최수영 말대로 꽝이에게서 갈치를 못 지켜낸 건 사실이네.

하지만 진지하게 싸우면 내가 이길 수…….

아니다. 저 쪼그만 고양이를 상대로 진지하게는 무슨.

갈치 살을 발라내던 꽝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눈빛이 나를 비웃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뭘 봐 인마. 갈치나 마저 뜯어."

* * *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이미 지구방위위원회의 차 한 대가 활주로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번 우리를 특별작전국으로 안내했던 마이클이 차에서 내려 반갑게 맞이했다.

"다시 뉴욕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또 만나니 반갑네요. 그때 그곳으로 바로 이동하나요?"

"네. 특별작전국으로 바로 모시겠습니다."

30여 분을 달려 특별작전국에 도착하자 스미스 국장과 슈퍼 솔저 제이슨 대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우리의 작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까지 쳐들어온 마당에 이렇게 계속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겠더라고요. 전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죠."

"맞습니다. 하하하. 김수호 대표님은 역시 저희와 뜻을 같이하실 분일 줄 알았습니다."

"제이슨 대위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아, 저는 2차 특임대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대표님과 함께 떠날 3차 출정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이번에도 따로 브리핑이 준비되어 있나요?"

"특임대에 의해 촬영된 영상 자료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회의실로 바로 가시죠."

"네. 바로 가죠."

지난번과 같은 회의실에 도착하자 중위 계급장을 달고 있는 군인이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십니까. 미 해병대 중위 콜슨입니다. 제이슨 대위님처럼 슈퍼 솔저로 육성되었으며, 이번 2차 특임대 임무를 맡고 테라 행성에 다녀왔습니다."

행성073의 이름이 테라인가 보군.

"테라 행성은 지구와 달리 면적의 70퍼센트 이상이 사막과 바위산으로 이루어진 척박한 땅입니다. 행성 북쪽에 있는 큰 줄기의 강 주변에 큰 왕국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외에는 소수 민족들이 척박한 땅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스크린에 특임대가 촬영해 온 테라 행성의 모습이 보였다.

콜슨 중위의 말대로 지구와는 달리 정말 척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바로 이어 알 수 없는 언어가 적혀 있는 지도가 스크린에 펼쳐졌다.

"북극에 위치한 생명의 호수로부터 뻗어져 나온 두 줄기의 강 주위에 다섯 개의 큰 왕국과 시엠브레 제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개의 왕국은 모두 시엠브레 제국의 속국이 된 지 오래입니다. 사실상 테라 행성 전체가 시엠브레 제국의 통치하에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콜슨 중위가 포인터로 가장 큰 나라를 지목하며 말했다.

"이곳이 시엠브레 제국 본토입니다. 본토 정 가운데에 왕궁이 있으며 왕궁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마법사의 탑이 있습니다. 우리가 큐브를 작동시키기 위해 침투해야 할 장소입니다."

콜슨 중위가 화면을 넘길 때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들이 시엠브레 제국의 모습을 보여줬다.

중세 시대에 있었을 법한 거대하고 화려한 왕궁과는 달리 마법사의 탑은 건축물인지 그냥 뾰족한 바위인지 알 수 없는 어딘가 칙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리에는 강철 인간들보다는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한 일반인들이 더 많이 보였다.

또 특이한 점은 강철 인간이라고 모두가 4미터가 넘는 키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일반인과 같은 크기의 강철 인간들이 돌아다니는 것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전투를 위한 기사나 마법사 같은 직업을 가진 강철 인간들만 연금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몸집을 키운 듯했다.

"마법사의 탑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 어디에도 문이나 창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저희는 이 탑 안까지는 진입하지 못하였고, 이는 3차 특임대 여러분께서 해결해 주셔야 할 과제입니다. 알아낸 바에 의하면 이 탑은 마법진을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탑에 출입이 가능한 자를 생포하여 그자와 함께 탑에 들어가는 방법을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마법사의 탑 안에 어디쯤 큐브가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거네요?"

"직접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시엠브레 제국 사람들에게 확인한 바로는 탑 꼭대기에 큐브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우리가 착륙할 지점과 침투 경로는 정해졌나요?"

이번 물음엔 제이슨 대위가 답했다.

"1차 특임대가 왕국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정찰에 실패한 건 그들에게 발각될 것을 우려해 도시에서 너무 먼 곳에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인간들의 도시나 사막지대를 제외한 곳엔 몬스터들이 득실댑니다. 소수 인원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당시의 참혹했던 광경이 떠오른 듯 제이슨 대위가 잠시 허공을 응시하다가 말을 이어 나갔다.

"우리는 2차 특임대와 마찬가지로 놈들의 눈에 조금 띄더라도 시엠브레 남쪽에 있는 도시 외곽에 착륙할 계획입니다. 침투 경로는 콜슨 중위가 마저 말씀드릴 겁니다."

콜슨 중위는 도시 외곽의 경비 상황과 몇 가지 침투 경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 외에도 왕국의 계급 제도나 생활상 등 제법 세세한 것들도 조사해 와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정작 가장 중요한 마법사의 탑에 대한 정보는 없었던 게 흠이지만.

"그럼 출발은 언제인가요?"

"내일모레, 4월 26일 수요일에 출발합니다."

"그럼 돌아올 땐 브릿지를 통해서 넘어오겠군요."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렇게 되겠죠."

"꼭 성공시켜야죠. 언제까지 저놈들에게 휘둘리고 있을 순 없으니까요."

"물론입니다."

"특임대는 총 몇 명인가요?"

"메타 디펜스에서 오신 두 분을 포함해 총 열 명입니다. 그중 슈퍼 솔저는 저를 포함해 세 명입니다."

스미스 특별작전국장이 시계를 한 번 보더니 우리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 더 자세한 얘기는 내일 작전 회의 때 나누기로 하시고,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는데 이제 식사 하시죠. 식당에 저녁 만찬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 * *

4월 24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10,044개]

[단가 48억 원]

[평가 금액 48조 2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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