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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56화 (56/200)

56화

* * *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합니다! 두 번째 경기는 석상 뚫기입니다!"

사회자의 외침과 함께 높이 10미터쯤 되는 거대한 석상 두 개가 대회장으로 들어왔다.

두 석상의 크기와 모양은 같았으며, 몬스터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 우리 몬테넬 왕국 서쪽 돌산에서만 나오는 대륙에서 가장 단단한 돌인 후강석으로 만든 석상입니다. 저 몬스터 석상의 가슴팍에 있는 과녁을 번갈아 맞혀, 먼저 석상을 깨뜨리거나 뚫는 가문이 승리하게 됩니다. 첫 번째 경기에서 패배한 시오넬 가문부터 시작합니다. 준비되시면 쏘세요!

시오넬의 첫 번째 선수가 나와 있는 힘껏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퍽.

화살은 정확히 과녁에 명중했으나 석상엔 약간의 흠집만 생겼을 뿐 패이거나 깨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콘티넬의 두 번째 선수의 화살 역시 과녁에 명중했으나 작은 흠집만을 남길 뿐이었다.

"세르히오, 아깐 2분 만에 끝나더니 이번 경합은 좀 오래 걸리겠네?"

"후후후후."

"뭐야? 왜 대답은 없고 혼자 웃고만 있어?"

"이 경기야말로 불사인을 위한 경기이지. 두고 보자고. 후후후후."

시오넬의 마지막 네 번째 선수로 불사인이 나왔다.

불사인은 앞서 들고나왔던 활보다 더 큰 활과 화살을 들고나왔는데, 화살의 둘레가 무슨 아름드리나무를 통째로 뽑아놓은 듯했다.

"렉스, 저 화살이 뭔 줄 알아?"

"몰라. 통나무 화살인가?"

"후후후. 무려 공성전(攻城戰)용 화살이다, 이거야. 불사인들이 성벽을 무너뜨릴 때 쓰는 거라고."

불사인이 화살을 길게 잡아당긴 상태로 기합을 넣자 화살촉에 마나가 모여드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 저건 마나 화살인가? 반칙 아니야?"

"저 기술이야말로 활쏘기의 궁극 기술인데 반칙이라니. 몸 안의 내력을 이용하는 검기보다는 발현이 쉽다고 하지만 저 마나가 담긴 화살을 쏘는 것도 대단한 거라고."

잠시 후 귀를 찢는 파공음과 함께 불사인의 화살이 날아가 석상에 부딪혔다.

콰앙.

엄청난 먼지가 피어오른 후 석상의 가슴팍 절반 정도가 날아간 것이 보였다.

세르히오가 싱글벙글하며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와하하하. 봤지? 렉스. 저게 바로 불사인의 공성 전용 화살이라고. 아마 다음번 불사인 차례엔 저 석상은 부서지고 말걸?."

다음은 최수영의 차례였다.

불사인과는 달리 최수영은 평소 쓰던 활을 그대로 들고나왔다.

시위를 당기고 과녁을 한참 노려보던 최수영의 화살촉에 불사인처럼 마나가 모여드는 것이 보였다.

세르히오와 필라르도 놀랐지만 가장 놀란 것은 나였다.

'저런 건 언제 쓸 수 있게 된 거지?'

피융.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최수영의 화살이 석상에 가서 부딪혔고, 최수영의 화살은 그대로 과녁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 아, 화살이 석상 속으로 파고 들어갔습니다! 저 화살이 석상 뒤로 조금이라도 나왔다면 석상이 뚫린 것으로 인정해 이번 경합은 콘티넬의 승리입니다! 운영진, 석상 뒤편을 확인해 주세요.

몇 명의 운영진이 대회장으로 뛰어나가 석상의 뒤편을 한참 동안 자세히 살펴보았다.

잠시 후, 운영진은 머리 위로 엑스자 표시를 해 보였다.

- 아, 화살이 석상을 뚫어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앞에서 볼 땐 화살이 완전히 석상으로 들어갔는데요. 아쉽습니다.

세르히오가 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렉스, 네 애인 도대체 정체가 뭐야? 화살을 후강석 석상 안에 그대로 박아 넣어버리다니?"

"하하. 내가 남반구에서 활 제일 잘 쏜다고 했잖아."

처음에 너무 강한 화살을 맞은 탓인지 다음 세 명의 차례에서 시오넬의 석상은 눈에 띄게 금이 가기 시작했고, 다시 돌아온 불사인의 차례에서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

- 두 번째 경기는 시오넬 가문의 승리입니다! 자, 이제 마지막 세 번째 경기에서 이번 가문 대항전의 우승자가 가려집니다! 세 번째 경기는 마상 궁술 경기입니다!

"마상 경기? 이번 건 말을 타고 하는 경기야?"

"응. 가문 대항전의 하이라이트지. 제한 시간 안에 말을 타고 달리면서 최대한 많은 과녁에 화살을 박아야 돼. 하지만 화살을 많이 박아 넣는다고 끝이 아니라, 과녁 안에서도 높은 점수에 꽂아 넣어야 이길 수 있지."

- 자, 보시다시피 경기장에는 길게 한 줄로 과녁이 놓여 있습니다. 각 선수들은 주어진 시간 5분 안에 말을 달리며 최대한 많은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어야 합니다. 과녁판의 점수는 3점, 5점, 10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양 팀 네 선수가 얻은 점수의 총합으로 승패가 갈라집니다.

"큰일이네."

"왜, 렉스?"

"샤넬은 말 탈 줄 모르는데."

"뭐? 그럼 이 게임을 어떻게 해!"

"그러니까 큰일이라고."

- 현재까지 일대일 상황이기 때문에 동전 던지기로 선공을 정하겠습니다. 먼저 석상을 부수면 이기는 게임인 제2경기와는 달리 사실 선후공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전이 던져졌습니다! 이번에도 시오넬이 먼저 경기를 시작합니다!

시오넬의 첫 번째 선수가 나와 말을 타고 달리며 반대편 끝에 일자로 길게 박혀있는 과녁들에 차례로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세르히오가 경기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경기장 끝에서 끝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대충 5분 정도야. 그런데 활을 쏘며 달려야 하니 그 속도는 낼 수 없고, 보통 중간까지 가면 많이 간 거지. 빨리 달려 더 많은 과녁을 노리겠다고 활을 대충 쏠 수도 없으니 말이야."

"진짜 어려운 경기네. 활을 쏘는 데 집중하면 말이 느려져 과녁을 많이 공략 못할 거고. 빨리 달리면 더 많은 과녁을 노릴 수는 있어도 높은 점수를 얻진 못하겠네."

"응. 4년 전 대회 때는 너무 막 달리다가 과녁 안에 화살을 하나도 못 넣고 0점을 받은 선수도 있었어."

세르히오가 떠드는 사이 어느덧 시오넬의 세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마지막 불사인의 차례가 되었다.

불사인이 거대한 은빛 금속 말을 타고 경기장에 들어서자 그 위압적인 모습에 관중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필라르가 말했다.

"와, 씨. 세르히오. 나 불사인은 본 적 있어도 말까지 금속으로 된 걸 탄 건 처음 봐."

"나도 마찬가지야 필라르. 와, 저건 진짜 멋있다. 말 크기 좀 봐. 우리 같은 일반인은 다섯 명도 타겠는데?"

불사인의 금속 말은 커다란 다리로 성큼성큼 경기장을 달리기 시작했고, 불사인은 침착하게 과녁 하나하나에 화살을 박아 넣으며 거의 경기장 끝까지 달렸다.

"와아아아!"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점수는 집계해봐야 알겠지만 불사인이 달린 거리로만 봤을 땐 시오넬 쪽의 승리가 유력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 시오넬의 네 선수 점수가 집계되었습니다! 첫 번째 선수의 점수부터 차례대로 불러 드립니다. 34점, 41점, 59점, 그리고… 110점! 총 244점입니다! 대단합니다!

필라르가 내 등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렉스, 네 애인은 말 못 탄다며. 이건 이기기 힘들겠는데?"

"그러게. 짧은 시간 동안 배웠다 쳐도 저 불사인만큼 달리면서 쏘진 못할 것 같긴 해."

- 시오넬의 마지막 선수는 총 스무 개의 과녁 중 무려 열여덟 개의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었습니다! 3점에 열다섯 개, 5점에 다섯 개, 10점에 네 개의 화살이 꽂혔습니다! 대회 신기록입니다!

"우흐흐. 우흐흐흐."

"야! 도박쟁이! 넌 혼자 고개 숙이고 뭐 하냐?"

"우흐흐. 대회 신기록이래. 우흐흐흐. 이겼어. 난 부자야."

"어휴, 저 화상."

- 자, 다음은 콘티넬 가문의 차례입니다. 첫 번째 선수가 입장합니다.

첫 번째 선수는 제법 빠르게 말을 달리며 과녁에 화살을 발사했다.

- 총 열한 개의 과녁에 화살을 쏘았습니다. 점수는 44점입니다!

"오, 아직은 콘티넬이 앞서는데?"

"우흐흐흐, 소용없어. 렉스한텐 미안하지만. 샤넬 말 못 탄다며. 우흐흐."

- 두 번째 선수 역시 열한 개의 과녁에 화살을 쏘았습니다. 점수는 53점입니다!

"이번에도 콘티넬이 앞섰다!"

- 세 번째 선수가 준비합니다.

출발선에 새하얀 말을 타고 서 있던 소피아가 힘찬 구령 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아, 빠릅니다. 빠른 속도로 화살을 꽂아 넣고 있습니다!

소피아의 빠른 속도에 세르히오도 이제 조금 긴장이 되는지 아까와는 달리 진지하게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 대단합니다! 열세 개의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었습니다! 점수는… 네! 점수는 더 놀랍군요! 70점입니다! 3점에 다섯 개, 5점에 다섯 개, 10점에 세 개. 대단한 성적입니다!

"그럼 지금 몇 점 차이지?"

"어디 보자, 아까 시오넬이 244점. 그리고 콘티넬이 세 번째 선수까지 총 167점. 콘티넬이 이기려면 78점 이상 쏴야 해."

"무리야, 무리. 말 잘 못 탄다며. 우흐흐. 조금 전 세 번째 선수 70점도 사실 대단한 거라고."

- 콘티넬의 네 번째 선수가 등장합니다. 이번 대회로 너무 유명해진 선수죠. 샤넬입니다!

"와아아아!"

잠시 후 최수영이 출발선에 섰고, 그 엉성한 모습에 관중들의 환호성은 순식간에 의문의 웅성거림으로 바뀌었다.

그사이 최수영이 힘차게 발을 구르자 말이 뛰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과녁에 화살을 쏘고, 두 번째 과녁에 화살을 쏠 때쯤이 되자 아예 통제가 어려워진 최수영의 말은 제멋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뭐야? 어디로 가는 거야?"

"어어? 말이 점점 빨라지는데? 속도 줄여야 하는 거 아냐?"

급기야 세 번째 과녁 앞에서 최수영은 고삐를 세게 잡아당겨 말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말은 영 못 타나 본데?"

"저래서 과녁 열 개는 맞출 수 있겠어?"

말을 멈춰 세운 채 세 번째 과녁에 화살을 쏜 최수영은 다시 천천히 방향을 잡고 발을 힘차게 굴렀다.

"어! 또 뛴다. 하하하. 저게 뭐야. 말이 가고 싶은 방향으로 뛰는데?"

"전력 질주네, 전력 질주. 어? 네 번째 과녁은 그냥 지나간다. 와하하!"

조금 전까지 대회장 모든 관중의 응원을 한 몸에 받고 있던 최수영은 순식간에 대회장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엉뚱한 방향으로 전력 질주를 하거나 그 자리에 멈추길 반복하며 어찌어찌 최수영은 일곱 번째 과녁 앞에 섰다.

"렉스, 샤넬이 저 과녁을 맞힌다 해도 아까 네 번째 과녁은 그냥 지나쳐 버렸고, 이제 겨우 여섯 발이야. 안됐지만 이제 시간도 다 되어가네……."

필라르는 최수영의 패배를 예감한 듯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지만 대회장의 최수영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는지 일곱 번째 과녁에 화살을 쏜 후 다시 힘껏 발을 굴러 말을 출발시켰다.

-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샤넬이 쏜 과녁 수는 여섯 개!

최수영의 말은 또다시 엉뚱한 대각선 방향으로 전력 질주를 하기 시작했고, 그녀는 결국 여덟 번째 과녁도 그냥 지나쳐버리고 말았다.

- 아, 아쉽습니다. 이제 종료 시각이 다 되었는데 또다시 과녁을 놓치고 맙니다.

종료 직전, 말이 여덟 번째 과녁과 아홉 번째 과녁의 중간에 도착했을 때 최수영이 갑자기 말 위에서 일어나는 듯하더니 말 등을 차고 위로 높게 점프했다.

공중에 뜬 상태에서 최수영은 자신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위치한 여덟 번째, 아홉 번째 과녁에 차례로 화살을 발사했다.

- 경기 종료되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샤넬 선수는 총 여덟 발의 화살밖에 발사하지 못했습니다. 운영진이 과녁을 확인하러 출발합니다.

여덟 명의 운영진이 각각 최수영이 쏜 과녁 앞으로 뛰어가 해당 과녁의 점수를 팔 동작으로 표시했다.

- 노, 놀랍습니다! 샤넬 선수가 쏜 여덟 발의 화살, 한 발도 빠짐없이 모두 10점입니다! 도합 80점! 분명 말을 다루지 못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는데요! 그 와중에 모든 화살을 과녁 한가운데 꽂아 넣었습니다! 이로써 시오넬 가문 244점, 콘티넬 가문 247점이 되었습니다. 선포합니다! 이번 가문 대항전의 우승 가문은! 콘티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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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17,480개]

[단가 49억 원]

[평가 금액 85조 6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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