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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67화 (67/200)

67화

* * *

위이이잉.

제이슨의 슈퍼 솔저 수트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수트 왼팔에선 소형 미니건이 회전하며 예열했고 오른팔엔 레이저포가 충전되었다.

그리고 등에서는 흡사 다연장로켓포를 축소해 놓은 모양의 무기가 뻗어져 나와 어깨너머 정면을 조준했다.

순식간에 무기 발사 준비를 마친 제이슨이 먼저 싸움의 시작을 열었다.

투다다다!

지잉.

콰앙, 쾅!

왼팔의 미니건이 연사를 시작함과 동시에 오른팔에서는 레이저빔이 쏟아져 나왔고 어깨 위에서는 소형 로켓들이 불을 뿜으며 기사 한 명 한 명을 향해 정확히 흩어져 날아갔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엄청난 화력은 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훨씬 강력해 보였다.

소형 로켓을 맞은 왼쪽 기사는 왼팔 하박이 그대로 터져버렸고, 또 다른 기사는 레이저빔에 배를 관통당했다.

하지만 가엘과 또 한 명의 기사는 검기를 넓게 펼쳐 제이슨의 공격을 막아낸 후 우리 쪽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최수영의 화살이 뒤에서 공기를 가르기 시작했고, 나는 달려드는 두 기사의 허리춤을 향해 검기를 뿌려냈다.

쾅!

순간적으로 검기의 밀도를 높여 마그네타검의 검기를 막아낸 기사단장은 뒤로 한참을 밀려났고, 나머지 한 놈은 다급히 검기를 막아보려 했으나 검과 함께 몸통까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그사이 제이슨의 공격에 상처를 입었던 기사들의 재생이 완료되었다.

그들 뒤에 서 있는 마법사의 수준은 확실히 지구에 왔던 이들과는 다른 것 같았다.

지구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재생되었다.

"저 검은빛 검기는 검으로 받아내지 말고 검기로만 부딪혀라! 검기가 둘려 있어도 검은 베어진다!"

가엘의 말에 두 기사는 놀란 눈으로 내 검과 몸이 두 동강 난 채 쓰러져 있는 동료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저 기사단장은 단 한 번의 충돌로 내 검기를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다.

역시 보통 놈이 아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가엘이 입을 열었다.

"이 정도였다니. 생각 이상이군."

"나도 네가 내 검을 막아낼 줄은 몰랐다. 인정해 주지."

쐐액.

최수영의 화살이 바람을 갈랐고, 가엘이 가소롭다는 듯 검을 들어 화살을 쳐냈다.

그 순간,

퍼엉!

최수영의 화살촉에 달려있던 폭탄이 터지며 엄청난 폭발이 그들을 감쌌고, 폭발의 여파는 우리가 서 있는 곳까지도 몰려왔다.

하지만 폭발의 기운은 레온의 실드에 막혀 더 가까이 다가오지는 못했다.

최수영이 일으킨 폭발로 인해 발생한 흙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제이슨의 폭격이 다시 시작됐다.

일반인이었다면 장착하고 한 걸음도 떼기 힘들 정도로 크고 두꺼운 수트 속에는 온통 소형 미사일과 총탄이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쾅, 콰광!

그런데 최수영의 화살 공격 때와는 다르게 미사일들의 폭발 지점이 기사들의 위치보다 조금 앞에 형성됐다.

"실드예요! 저 마법사……! 버프 마법과 실드를 동시에 쓰다니!"

레온의 말처럼 마법사가 펼친 실드에 제이슨의 공격이 대부분 막히고 말았다.

레이저빔 정도가 실드를 겨우 뚫고 들어갔으나 그것도 가엘의 검기에 부딪혀 막혀버렸다.

가엘이 제이슨의 공격을 막아냄과 동시에 그 뒤에 있는 마법사로부터 붉은빛의 강한 마법 공격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버프, 실드, 공격 마법까지.

저 마법사는 이 모든 걸 한 번에 해내고 있었다.

지구에서 지금까지 봐왔던 마법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이었다.

레온이 실드에 마나를 더욱 강하게 주입하며 마법사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좋아, 우리쪽에도 레온이가 있다고. 수영, 제이슨! 실드 안쪽은 굳이 공격하지 말고 날 엄호해 줘요!"

나는 검을 고쳐 쥐고 천천히 레온의 실드 밖으로 나갔다.

이제 제대로 붙어보자.

나 혼자 나선 것을 본 기사 세 명이 동시에 공격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긴 팔과 긴 검에 검기까지 맺혀 있으니 제법 먼 거리임에도 놈들의 검 끝이 나에게 닿았다.

나도 본격적으로 마그네타 검에 내력을 밀어 넣어 검은빛의 검기를 뽑아내었다.

쾅. 콰앙.

놈들과 나의 검기가 부딪힐 때마다 땅이 울리는 굉음과 충격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두 기사의 합공이야 어렵지 않게 막아내고 그사이 빈틈을 찾아 반격을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기사단장이었다.

저 덩치에 정말 말도 안 되는 움직임으로 내 반격을 차단하고 정확히 내 빈틈을 노려 검을 찔러왔다.

강화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일 년 넘게 정말 열심히 검술을 연마했다고 생각했는데, 저건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말 그대로 수백 년을 갈고 닦은 검술.

게다가 나와 검을 맞대고 있을 때 최수영이나 제이슨의 원거리 공격이 들어오면 놈은 그냥 어깨나 팔로 그 공격을 받아냈다.

공격을 받은 부위는 구멍이 뚫리고 터져 나갔지만 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버프 마법의 도움으로 상처는 금방 재생되었다.

때문에 원거리 공격에 의한 찰나의 빈틈도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재생 가능 금속 신체를 가진 불사인에게 최적화된 전투 방식이었다.

* * *

가엘은 김수호의 매서운 공격을 겨우 받아내며 생각했다.

'나를 포함한 제1 기사단 정예 세 명의 합공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내고 있다. 거기다 틈만 나면 반격까지.'

대마법사가 조심하라고 했지만 사실 가엘은 오랜만에 즐거운 긴장을 느끼며 김수호를 찾아 나섰었다.

오랜만에 몸의 감각을 극도로 끌어 올릴 생각에 밤잠까지 설쳤으나 지금은 점점 다른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질 수도 있다!'

마법으로 재생이 가능한 불사인의 몸.

하지만 검술의 극(極)을 노리고 정진하던 가엘은 단 한 번도 재생 마법에 의지한 채 싸워본 적이 없었다.

버프 마법을 받아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전장에서 다수를 빠르게 상대하기 위함이었을 뿐.

하지만 오늘, 가엘은 김수호 일행의 원거리 공격을 피하거나 막아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랬다가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면 김수호의 칠흑처럼 어두운 검기가 가엘의 목을 노려올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엘은 재생 마법에 의지한 채 원거리 공격은 그냥 몸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1대3의 상황.

전혀 밀리고 있지 않은 김수호.

재생 마법이 없었더라면 이미 넝마가 되어 있을 자신의 몸.

가엘은 있지도 않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처럼 자존심이 상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생존과 승리뿐이었다.

"샘! 빌리! 스완을 부축해라!"

기세를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허리가 두 동강 난 채 쓰러져있는 스완이 필요했다.

더 늦기 전에 잘린 허리를 붙여놓은 채 재생 마법을 받게 해야 했다.

일 대 사의 상황을 만들기 위해 가엘은 내력을 최대한 끌어모아 김수호에게 큰 공격을 날렸다.

김수호가 가엘의 공격을 받아내는 사이, 두 기사는 허리가 잘린 스완의 상체와 하체를 하나씩 들고 빠르게 후방으로 빠졌다.

마법사 앞에 스완의 몸을 내려둔 기사들은 다시 빠르게 전선으로 복귀했다.

늙지도 죽지도 불사인에게는 '차기(次期)'라는 단어가 필요 없었다.

시엠브레에는 차기 황제도, 차기 대마법사도, 차기 기사단장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원히 제1 기사단의 부단장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시엠브레의 검술 2인자 스완.

김수호의 공격 한 방에 잘려 나갔던 그의 상체와 하체가 다시 빠르게 붙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김수호의 왼손에서 마법구가 한 개, 두 개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법?'

가엘은 두 눈을 의심했다.

저놈은 마법도 쓸 줄 안단 말인가?

'도대체 저놈은…….'

"다들 조심해라! 김수호가 마법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기사들도 놀란 눈으로 김수호의 왼손에서 피어오르는 마법구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마법구들은 공중에 둥둥 떠오르더니 기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가장 뒤에 서 있던 왕궁 마법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표물 좌표 없이 공중을 둥둥 떠다니고 있는 마법구의 모습에 가장 놀란 건 왕궁 마법사였다.

너무 놀라 하마터면 버프 마법이 끊길 뻔할 정도였다.

허리가 다 붙은 스완이 다시 일어나 전투에 참여할 즈음, 공중을 날아다니던 마법구 하나가 빈틈을 노리고 쏘아져 들어왔다.

"헉!"

놀란 기사는 자신의 미간으로 쏘아져 들어오는 마법구를 피하려고 급히 허리를 숙였다.

그 순간, 허리를 숙인 기사의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차.'

기사는 마법구를 의식한 나머지 빈틈을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다.

서걱.

김수호가 쏘아낸 검은빛의 검기에 의해 그대로 기사의 목이 잘려 나갔다.

"조심해라! 절대 빈틈을 내어줘선 안돼! 저 마법구는 그냥 몸으로 받아내라!"

* * *

쳇.

한 놈의 목을 날리긴 했지만, 저 가엘이라는 기사단장은 또 순식간에 내 공격의 파훼법을 부하들에게 전파했다.

일부러 마법구를 바로 쏘아 보내지 않고 공중에서 돌아다니게 만들어 시선을 뺏어보았는데 기사단장의 외침 한 마디에 놈들은 다시 내 검 끝에 신경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처음에 허리를 베었던 놈이 다시 일어나 전선에 합류했다.

놈이 새로 합류한 후 단 한 합을 맞춰보았을 뿐이지만 이 녀석은 다른 두 기사보다 몇 수는 위인 것 같았다.

기사단장만큼은 아니지만 대단한 실력자인데 처음엔 뭣 모르고 검기가 씌워진 검날로 내 검기를 받아내려다가 그렇게 쉽게 당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희망적인 사실은, 놈들의 협공이 체계적이어도 너무 체계적인 탓에 이제는 슬슬 그 검로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오랜 기간 반복 연마한 놈들의 검술은 위력적이었지만 분명히 고여 있었다.

나는 염동력으로 한 놈의 다리를 잡아끌었다.

놈이 휘청하는 사이, 그 빈틈을 정확히 다른 기사의 검이 메워냈고, 기사단장은 나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바로 내 쪽으로 검을 찔러왔다.

여기서 내가 검을 들어 기사단장의 검을 막아내면 다시 원점이다.

나는 기사단장과 검을 맞대지 않고 허리를 급하게 틀어 찔러오는 검을 피해 냈다.

쉽게 피할 수 있는 경로로 찔러져 들어온 검이 아니었기에 기사단장의 검기는 내 등을 찢고 지나갔다.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지만 어쨌든 피해 내는 데는 성공했다.

몸통이 잘리지만 않았으면 상관없다.

힐러라면 우리 편에도 있으니까.

나는 피해낸 자세 그대로 검을 쭉 뻗어 기사단장의 손목을 배어들어 갔다.

이렇게 하면 옆의 놈이 또 커버를 들어올 것이다.

예상대로 내 검이 향하는 길목으로 검이 하나 찔러 들어왔다.

저걸 튕겨내거나 흘려내면 또다시 원점.

우두둑.

허리에서 뼈 어긋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쇄도하던 속도 그대로 무리하게 몸을 회전시켜 기사단장의 커버를 들어온 놈의 허벅지를 베어버렸다.

서걱.

성공이다.

무너지는 놈의 몸을 염동력 장갑으로 잡아당겨 옆의 놈에게 그대로 던져버렸다.

동료의 몸을 베어내지도 받아내지도 못하고 어물쩍하는 사이, 내 마그네타 검에서 쏘아져 나온 검기는 그 둘의 허리를 동시에 베어버렸다.

"야, 이제 일대일이다."

"일대일이라고 네 놈이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응. 아마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텐데?"

"건방진……!"

어찌나 내력을 끌어올린 것인지 놈의 검기가 마치 활활 타는 푸른 불꽃 같은 형상이 되어 나를 덮쳐왔다.

나도 내력을 있는 대로 끌어모아 마그네타 검에 주입했다.

놈의 검기가 푸른 불꽃이라면, 내 검에서 나온 검기는 공간이 일그러진 듯한 어둠 그 자체였다.

콰앙!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 * *

6월 17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21,490개]

[단가 50억 원]

[평가 금액 107조 4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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