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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68화 (68/200)

68화

【 큐브 】

콰앙!

"크흑!"

기사단장이 한발 뒤로 밀려났다.

콰앙!

기사단장의 한쪽 무릎이 거칠게 바닥에 닿았다.

콰앙!

너무도 단순한 움직이었지만, 온 힘을 다해 버티던 기사단장의 몸은 세 번째 충돌에 결국 뒤로 날아가 버렸다.

"거봐. 내가 이기잖아."

나는 다시 일어서려는 놈의 목에 검기를 겨누었다.

"너희 시엠브레 놈들이 지구에 와서 날 만날 때마다 나한테 묻던 것이 있어."

"…죽여라."

"네가 여기서 가장 세냐?"

"그렇지 않다……."

"그래? 그럼 이제 죽어라."

마그네타 검을 들어 기사단장 가엘의 목을 베어버리려는 순간, 놈의 몸 주변에서 눈을 뜨기조차 힘들게 하는 밝은 빛이 퍼져 나왔다.

"뭐 하는 짓이냐! 명예롭게 싸우게 놔두거라! 멈추어……."

빛이 사라지자 뭐라 뭐라 소리치던 기사단장은 사라지고 바닥엔 알 수 없는 마법진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이미 최수영과 제이슨의 공격을 온몸으로 받아 만신창이가 된 마법사가 이쪽을 향해 지팡이를 뻗은 자세 그대로 주저앉아 있었다.

반쯤 날아간 몸통을 보니 버프와 실드 마법 모두를 거둬들인 채 기사단장을 워프시키는 데 전력을 쏟은 것 같았다.

그래도 기사단장은 살리겠다는 건가.

제법 충성심이 있는 녀석이었다.

"오빠! 괜찮아?"

최수영이 얼른 뛰어와 내 등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이거 일부러 그런 거지?"

"응?"

"일부러 맞은 거 아니야?"

"뭐, 일부러는 아니지만 좀 다칠 거란 예상은 했지."

치료를 마친 최수영이 내 등짝을 세게 팍 내려쳤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

"치료는 다 하고 때리는 거야? 왜 이렇게 아파."

"한 번만 더 이러면 안 고쳐줘!"

치료가 끝난 후, 우리는 남은 기사 셋과 마법사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은 채 다시 길을 재촉했다.

"레온아, 워프 마법은 원래 그렇게 마법진도 없는 곳에서도 쓸 수 있어?"

"일반적으로는 힘들어요. 당연히 돌아갈 곳 마법진 좌표는 이미 지정이 되어 있었을 거고,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 빠른 속도로 새로 마법진을 만들어 워프시키는 건 정말 대단한 거예요."

"너는? 너는 할 수 있어?"

"워프 마법은 아직 저 정도로는 못 익혔어요."

옆에 있던 최수영이 레온의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그래도 우리 레온이 대단하던데? 저 무시무시한 마법사의 공격을 실드로 다 막아내다니?"

"그 마법사가 버프에, 실드에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썼기 때문에 제가 막을 수 있었을 거예요. 그 정도의 마법사와 정면승부였다면 전 어림도 없었을 거예요. 대단한 마법사였어요."

대화를 듣고 있던 제이슨이 내게 물었다.

"그런데 정말 대단하시던데요? 지구에서도 그런 걸 사용하셨었습니까? 그게 뭐라고 하셨죠? 검기?"

"아, 검기요? 여기 와서 익혔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혹시 저놈들을 한 달 전에 만났으면 절대로 이길 수 없었을 겁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네요."

"지구에서 봤던 강철인간들과는 차원이 다른 놈들이던데, 대단하십니다. 여기 와서 또 발전하셨군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제이슨의 수트도 정말 대단하던데요. 자, 이제 임무를 완수하러 가 보시죠!"

"좋습니다!"

* * *

마법사의 탑.

"제국 기사단의 1, 2인자가 모두 나서고 거기에 최상 클래스 마법사를 붙여주었는데도 김수호 그자한테 졌단 말인가. 생각보다도 더 대단한 자였던 모양이군."

"완벽한 패배였습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굉장히 똑똑한 자였습니다. 스스로 허점을 만들고 공격을 틀어 우리의 합공을 단번에 깨부수었습니다. …그런데 대마법사님."

"말하게."

"그 마법사에게 여차하면 저를 이곳으로 다시 워프해 오도록 준비시켜두셨습니까?"

"아, 기분 나빴다면 사과하겠네. 혹시 몰라 그랬으니 이해하게. 시엠브레의 제1 기사단장을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잖나."

"…알겠습니다. 하지만 두 번은 사양하겠습니다."

"알겠네. 그나저나 자네를 그 지경까지 몰고 간 자가 곧장 이곳 마법사의 탑으로 오고 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철저히 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탑 밖에는 제1 기사단 병력 절반을 소집해두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에 쳐들어오고 있는 적이 불사인도 아닌 고작 일반인 네 명이라니. 이거 참 황당하군. 황제께선 뭐라 하셨나?"

"경들이 알아서 하라. 라고 하셨습니다."

"가엘 자네가 패배한 것을 아시면서도 그리 말씀하셨단 말인가?"

"네. …그리고 이 말도 덧붙이였습니다."

"무슨?"

"너조차도 평화에 젖어 수행을 소홀히 한 모양이다. 라고요."

"다른 사람도 아닌 가엘 자네가? 검술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진심인 자네가 수행을 소홀히 해?"

"황제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요."

"내가 너무 무(武)에 미친 자를 황제로 앉혀놨어. 누구도 넘보지 못할 왕권을 만들고자 했을 뿐인데."

평소의 그 당당한 모습답지 않게 가엘이 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말조심하십시오, 대마법사님."

"그래, 조심해야겠지. 여차하면 이백 년 전처럼 황제 혼자 찾아와 마법사의 탑을 부숴버리실지도 모르니. 그건 그렇고, 제2 기사단은 떠났는가?"

"네. 오늘 몬테넬 왕국으로 떠났습니다. 일주일 정도 후면 강을 건너 몬테넬 왕국의 동쪽에 도착할 것입니다."

"라트니아의 패배야 정해진 일이고, 이번 전쟁에서 쿠라타니 후지로가 어찌 공을 세워올지 궁금하군."

"기사들의 등 뒤에 숨어 부상자들을 상대로 그 채굴이라는 것이나 하겠지요. 같잖은 놈."

"우리 필요 때문에 이용하는 것뿐이니 너무 언짢아 말게. 본격적으로 지구를 침략하기 전에 조금 강해지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선봉장으로 세워야 할 테니. 이미 그자 덕분에 어느 나라부터 어떻게 공격할지 계획이 세워지고 있지 않나."

"어쨌든 마음에 들지 않는 놈입니다."

"후지로를 그토록 싫어하는 건 지금도 불사인이 되기 위해 힘들게 수련하고 있는 기사학교 학생들 때문이지? 자네 마음도 잘 알고 있네."

"아닙니다. 그냥 좀 마음에 들지 않는 정도일 뿐입니다. 대마법사님 말대로 그자가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니까요."

"지구를 정복하고 나면 기사학교 졸업생의 불사인 배정 인원부터 제일 먼저 확충하겠네. 약속하지."

"감사합니다. 대마법사님."

* * *

"감사합니다, 렉스!"

"이야, 레온이 새 지팡이가 훨씬 잘 어울리는데? 보석도 박혀있는 게 블링블링 하고."

"고마워요, 샤넌. 근데 이건 보석이 아니고 마력석이에요."

"어쨌든 블링블링 하잖아. 전에 들고 다니던 그 막대기보다는 훨씬 낫네."

제국 수도에 도착한 후 가장 큰 마법상점에 들러 레온의 마법 지팡이를 하나 사주었다.

이번엔 마력석도 박혀있는 제법 그럴듯한 지팡이였다.

제국 수도는 지금껏 테라 행성에서 보아온 어느 도시와도 비교할 수 없는 화려함과 규모를 자랑했다.

가까이 가지 않았음에도 저 멀리 보이는 왕궁의 규모는 다른 왕국의 수도 전체 크기와도 비견될 만했다.

그리고 수도 서쪽에 높이 솟아올라 있는 마법사의 탑은…….

"오빠, 저 탑 꼭 그거 닮았다."

"잠실역 앞에 있는 거?"

"응. 거의 똑같이 생겼는데?"

"그러게. 창문 없는 것만 다르네."

마법사의 탑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제이슨이 물었다.

"분명 병력이 지키고 있을 겁니다. 어떻게 진입할까요?"

"탑 북쪽에 저 산 보이시죠? 저 위로 조용히 올라가 탑 아래쪽 상황을 좀 지켜본 후 결정하죠."

"좋은 생각입니다, 렉스."

"레온아, 저 문도 창문도 없는 탑 주위에는 마법진이 있을 거라고 했지?"

"네. 안으로 연결된 마법진이 곳곳에 그려져 있을 거예요. 그 마법진 위에 올라서기만 하면 제가 탑 안으로 향하는 워프 마법을 발동할 수 있어요."

"분명 지키고 있는 병력이 있겠지만, 잘 살펴보면 뚫고 들어갈 틈이 보일 거야."

인적이 드문 길을 통해 산 위에 오르자 불사인 기사단 백여 명이 마법사의 탑 주변을 빙 둘러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탑은 우리가 있는 산보다 더 높이 솟아 있었고, 주변 땅에는 여기저기 다양한 크기의 마법진들이 그려져 있었다.

"저렇게 많은 강철 인간은 처음 보네."

"렉스, 몰래 들어가긴 힘들겠는데요?"

"그러게. 딱히 몰래 들어갈 틈이 보이진 않는다. 그냥 속전속결로 가자. 레온아, 마음에 드는 마법진 하나 골라 봐."

"여기서요?"

"응. 바로 달려가서 근처 놈들 대충 베어버리고 마법진 위에 올라서게."

레온이 실눈을 뜨고 천천히 마법진을 살피는 사이 제이슨이 물었다.

"작전은 그게 다입니까?"

"제이슨, 뭐 다른 작전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없습니다. 일단 탑 안에 들어가는 게 급선무겠죠."

"좋아요. 레온아, 골랐어?"

레온이 손가락을 펼쳐 탑 우측에 가장 많은 불사인들이 경계하는 곳을 가리켰다.

"네. 저기 병력이 가장 많은 곳이요."

"하필?"

"많이 지키고 있으면 이유가 있겠죠?"

"아, 저게 가장 높은 곳에 연결된 마법진이구나?"

"그건 저도 몰라요. 너무 멀어서 마법진 모양이 잘 보이지도 않는걸요. 그냥 저게 제일 커요."

"그냥 큰 걸 골랐다?"

"네. 마음에 드는 걸로 고르라면서요."

"그래 좋아. 수영아, 저기로 화살 한 방 날려줘. 내가 먼저 내려가서 정리하고 있을 테니 제이슨은 레온이 업고 따라와 주세요. 모두 마법진 위에 올라서면 레온이는 바로 마법 발동하고."

수영이 화살촉에 폭탄을 끼우는 동안 레온은 제이슨의 등 뒤에 매달렸다.

나는 마법구를 몇 개 만들어 주변에 띄워낸 후 검을 뽑아 들었다.

핑.

최수영의 활에서 경쾌한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우리는 레온이 고른 마법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콰앙.

최수영의 화살이 큰 폭발을 일으켰고, 흙먼지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도착한 나는 내력을 양껏 끌어올려 한꺼번에 네 명의 불사인을 베어버렸다.

"침입이다! 커헉!"

크게 벌리고 있던 불사인의 입 안으로 잘 익은 한라봉만 한 마법구가 날아들어 가 꽂혔다.

펑!

염동력에 의해 공중을 둥둥 떠서 날아다니던 빛나는 한라봉들은 하나씩 근처의 불사인의 얼굴로 날아들었고, 놈들의 머리를 하나씩 터뜨려 나갔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오는 길에 만났던 기사단장 일행에 비해선 수준이 떨어지는 불사인들인 것 같았다.

하지만 지구에 왔던 놈들은 이놈들보다도 더 낮은 수준의 기사들이었다.

지구에선 그놈들도 상대하기 만만치 않았었는데.

만약 이곳 테라 행성에서 검기와 마법을 사용하는 법을 깨닫지 못했더라면 절대로 이들을 상대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행성에 오지 않고 그대로 지구에서 디펜서를 하다가 이놈들을 맞닥뜨렸을 경우를 떠올려보니 목 뒤가 오싹해져 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몰려드는 불사인 스무 명 남짓을 처리하자 일행들이 도착했다.

"다들 어서 이 위로 올라와요! 레온아! 바로 시작해!"

"네!"

"꽝이 너도 빨리 이리 와!"

"애옹"

내 움직임이 불편했는지 근처에서 서성이던 꽝이가 언제나처럼 가벼운 발놀림으로 내 어깨 위로 올라왔다.

레온이 뭐라 중얼거리자 마법진에서 밝은 빛이 분수처럼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리를 감싼 빛 바깥으로 사방에서 우리를 향해 달려드는 불사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흐릿해진다는 느낌이 들 때쯤, 우리는 이미 마법사의 탑에 들어와 있었다.

* * *

6월 26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21,710개]

[단가 50억 원]

[평가 금액 108조 5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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