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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70화 (70/200)

70화

* * *

"제이슨! 저게 큐브인 것 같아요!"

"마력이나 마나 같은 건 느낄 수 없지만 내가 보기에도 그렇군."

제이슨과 레온이 도착한 꼭대기 층 한가운데에는 가운데가 이어지지 않은 돌기둥이 있었다.

그 기둥 가운데에는 녹색 정육면체 모양의 큐브가 미미한 빛을 뿜어내며 둥둥 떠 있었다.

"엄청난 마력이에요……. 자연에서 느껴지는 마나 같은 것과는 완전히 성질이 달라요."

제이슨이 슈퍼 솔저 수트의 왼팔에 있는 버튼을 조작하자 수트가 스스로 움직이며 벗겨지기 시작했다.

수트 상체 부위가 앞뒤로 갈라지더니 점차 오른팔로 옮겨 갔다.

잠시 후 제이슨의 팔에는 커다란 파이프 형태의 장비가 장착되었다.

"그게 이 큐브를 조작할 도구인가요?"

"그래. 이 안엔 지구에 온 마법사들에게서 수집한 마력석이 가공되어 있다."

"어서 시작하세요! 빨리 끝내고 렉스 도와주러 가야죠."

"그러지."

제이슨이 자기 오른팔에 달린 기다란 장비를 조심스레 큐브에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우웅.

큐브가 제이슨의 장비와 반응하며 미세하게 진동하는 소리를 내었다.

제이슨이 조심스러운 눈빛으로 큐브의 녹색이 점점 짙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때 갑자기 레온이 소리쳤다.

"마법진이 반응해요! 누가 오는 것 같아요! 얼마나 걸려요?"

"오 분 안쪽?"

"제가 어떻게든 막아볼게요!"

이곳저곳의 마법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밝은 빛이 올라오며 불사인들이 속속 제이슨과 레온 주변에 나타났다.

마법진에서 나타난 불사인은 마법사 셋에 기사 다섯.

레온이 감당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마법공격에 대비해 두 명을 겨우 감쌀 만큼 작지만 짙은 색의 실드를 만든 레온은 이내 마법 지팡이에서 붉은빛을 피어올렸다.

"가까이 다가오는 기사 한둘은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다음은 저도 어려워요."

"제길. 조금만 더 있으면 되는데!"

잠시 후 버프 마법을 받은 기사 다섯이 동시에 달려들기 시작했다.

레온의 지팡이에서 붉은빛이 쏘아져 나가기를 세 차례, 세 명의 기사는 잠시 무력화시켰지만 두 명이 아직 달려들고 있었다.

게다가 무력화시킨 세 기사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생될 것이다.

콰앙, 쾅!

기사들이 실드를 내려침과 동시에 뒤편 마법사들의 공격도 이어졌다.

마법 실드는 원거리 마법 공격에는 어느 정도 내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근접 물리 공격에는 금방 부서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불사인 대부분이 마법사와 기사로 파티를 이뤄 움직이는 것도 이 때문.

"크윽! 제이슨, 이제 곧 실드가 깨져요!"

"거의 다 됐어!"

콰직.

레온의 실드가 깨지면서 기사들이 레온과 제이슨에게 각각 검을 휘둘렀다.

레온은 급히 자신의 앞에 작은 실드를 새로 만들어 기사의 겨우 공격을 막아냈다.

제이슨은 기사의 공격을 피하려다 그만 큐브와의 연결이 끊어지고 말았다.

"제기랄! 거의 다 됐는데!"

바닥을 구르며 기사의 공격을 피해낸 제이슨은 팔의 버튼을 조작해 미니건을 예열했다.

콰과과광.

그때, 지진이라도 난 듯 바닥이 흔들리더니 이내 그 바닥을 뚫고 검은 용 한 마리가 꼭대기 층으로 올라왔다.

아래층에서 김수호가 쏘아낸 기운이었다.

불사인들이 갑자기 바닥을 뚫고 나타난 검은 기운이 마법인지, 검기인지, 아니면 살아 있는 생명체인지도 알 수 없어 눈만 끔뻑하는 사이 검은 기운이 사라졌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김수호와 최수영이 뚫린 구멍을 통해 위로 올라왔다.

"렉스!"

레온이 가장 먼저 그들을 반겼다.

"레온, 고생했어."

"대마법사는요?"

"좀 전에 본 그거 막아내다가 탑 밖으로 날아갔어."

"아! 근데 그 엄청난 건 뭐예요?"

"내 가불기."

* * *

검은 기운을 막아내려던 사무엘과 가엘을 외벽과 함께 탑 밖으로 날려버린 나는 위층에서 마나가 충돌하는 것을 느끼고 바로 검은 기운을 천장을 향해 쏘아냈다.

마음 같아선 탑 밖으로 함께 뛰어내려 대마법사와 기사단장을 완전히 끝장내 버리고 싶었지만, 위층에서 큐브를 조작하고 있을 제이슨과 레온을 돕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까지 와서 펼친 모든 작전이 수포로 돌아간다.

검은 기운은 마법으로 보호되고 있는 천장 두 층을 무지막지하게 파괴했고, 나와 최수영은 손쉽게 꼭대기 층에 오를 수 있었다.

바닥을 뚫고 올라온 엄청난 기운에 당황했는지 불사인들은 선뜻 다가오지 못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나는 제이슨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 불사인을 가장 먼저 베어버렸다.

"제이슨, 얼마나 남았어요?"

"크윽, 거의 다 됐었는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제이슨이 다시 장비를 큐브에 가져다 대었고, 큐브는 잘게 진동하며 우우웅 소리를 내었다.

큐브 조작이 재개되자 마음이 다급해졌는지 마법사들이 다시 일제히 공격을 시작했다.

기사들도 보폭을 맞추며 한꺼번에 검을 찔러 들어왔다.

그 수가 여덟이라 한들, 조금 전 싸웠던 대마법사와 기사단장에 비하면 피라미들일 뿐이었다.

마법과 내력을 합쳐서 주입하지 않고 원래대로 내력만을 이용한 검기를 뽑아냈음에도 마그네타 검의 단조로운 움직임 한번에 기사 셋의 몸이 그대로 반으로 갈라졌다.

그사이 최수영도 세 명의 마법사가 함께 만든 실드에 계속해서 화살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연속된 공격에 실드의 색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때였다.

다급한 한 불사인의 외침이 들렸다.

"안 돼! 멈춰! 큐브가……!"

그러고 보니 큐브가 진동하는 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마구 흔들리는 큐브와 쩔쩔매고 있는 제이슨의 모습이 보였다.

"제이슨! 제대로 되고 있는 거 맞아요?"

"아, 아니요! 큐브의 진동이 너무 거세졌습니다! 제어가 힘듭니다!"

"갑자기 왜 그런 거죠?"

"아까 거의 다 됐었는데, 갑자기 자극이 끊어졌다가 다시 가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과부하인가요? 그럼 일단 중단하세요!"

"그게… 안 됩니다! 이미 제어가 안 되고 있습니다!"

이제 큐브는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요동치고 있었다.

제이슨은 오른팔을 큐브에서 떼지도 못하고 큐브의 떨림을 그대로 받아내고 있었다.

나는 그나마 마법 지식이 있는 레온을 돌아보았다.

"레온! 이거 어떻게 해야 해? 제이슨! 일단 팔을 떼세요!"

"저, 저도 모르겠어요. 일단 렉스 말이 맞아요. 제이슨! 팔을 떼세요!"

큐브는 점점 더 크게 요동쳤고, 제이슨은 겨우 팔을 수트에서 빼버리며 큐브에게서 떨어졌다.

두두두두두두.

제이슨과 분리가 됐음에도 큐브는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며 강한 빛과 마력을 뿜어내었다.

위험하다.

나는 본능적으로 최수영을 끌어 내 몸으로 큐브와 최수영 사이를 막았다.

콰직, 콰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큐브가 여섯 조각으로 깨지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사방으로 퍼져 나간 큐브 조각들은 계속해서 진동하며 점차 검은색으로 바뀌어 갔다.

일행들을 데리고 탑을 탈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사이, 큐브 조각들이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 점이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큐브 조각이 사라진 공간에는 주변의 빛까지도 빨아들일 듯한 검은색의 구멍이 생겨났다.

벽이나 어떤 물체에 생긴 게 아닌 공간 자체에 생긴 검은 구멍.

검은색의 구멍은 주변 공간을 무시한 채 천천히 회전하며 그 크기를 불려 나갔다.

블랙홀? 게이트?

너무 순식간이라 생각을 정리할 틈도 없었다.

허공에 생긴 검은색 구멍들은 점차 커지며 가까운 곳에 있는 것부터 가리지 않고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미 불사인 몇은 그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혹시 게이트를 없애버릴 수 있나 싶어 검에 마법과 내력을 함께 모아 게이트를 향해 쏘아보았으나, 게이트는 내 검에서 뻗어져 나온 기운조차 빨아들이고 말았다.

여섯 개의 게이트들은 점점 몸집을 키워가며 서로 경쟁하듯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몸집을 키운 게이트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으려는지 점점 멀리 퍼져 나갔다.

게이트는 점점 멀어져 갔지만, 그 중심에 있는 우리는 이곳을 빠져나갈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힘의 균형을 잃고 한 게이트로 빨려 들어갈 상황이었다.

나는 최수영의 허리를 꽉 붙잡고 버티고 서있었다.

게이트가 점점 멀어지고 있으니 이대로 버티다 보면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는 찰나, 레온이 좌측에 있던 게이트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레온!"

나는 다급히 염동력을 이용해 레온을 붙잡았다.

그때 또 다른 게이트로 제이슨 역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이슨!"

오른팔엔 최수영, 왼손 염동력 장갑으로는 레온.

다급한 마음에 큰 소리로 불러보긴 했으나 게이트로 빨려 들어가는 제이슨은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제이슨까지 사라지고 잠시 후, 염동력으로 레온을 끌어당기고 있던 내 몸도 결국 힘의 균형을 잃으며 가장 커진 게이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최수영, 레온과 함께 같은 게이트로 빨려 들어가며 내가 할 수 있는 희망적인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저 게이트가 지구로 이어져 있기를.

* * *

온몸이 강한 압력에 짓눌리는 끔찍한 기분과 사방에서 몸을 잡아당겨 늘리는 듯한 기분 나쁜 느낌이 반복되기를 한참.

나를 밀어내는 강한 힘에 의해 어딘가에서 튕겨 나온 나는 그대로 바위에 머리를 부딪혔다.

"윽!"

본능에 따라 머리를 감싸 쥔 후 다급히 내가 날아온 쪽을 바라보았다.

수영이!

뒤를 돌아보자 지름 10미터 정도의 하얀색 게이트에서 마법사의 탑 잔해들이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빨려 들어간 곳은 검은색이었는데 나오는 곳은 흰색이야?

이쪽은 화이트홀인 건가?

그때 의식을 잃은 듯한 최수영이 튕겨 나오는 것이 보였다.

급히 최수영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리는데, 곧이어 레온의 모습도 보였다.

레온 미안.

나는 일단 최수영을 안고 땅에 무사히 착지했고, 레온은 나와 마찬가지로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며 떨어졌다.

"으악!"

거대한 하얀색 게이트는 지금도 계속 건물 잔해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때 작고 검은 물체 하나가 나를 향해 곧장 날아왔다.

나는 가볍게 몸을 돌려 그 물체에 어깨를 내주었고, 그것은 날아오던 속도가 무색할 정도로 차분히 내 어깨에 앉았다.

"꽝이 왔어?"

"애옹"

나는 최수영을 안고 얼른 레온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레온아! 괜찮아?"

레온은 머리를 두 손으로 쥐고 비비며 대답했다.

"렉스… 어떻게 된 거죠? 전 괜찮아요."

괜찮다고 대답하는 레온의 머리에서 피가 주욱 흘러내렸다.

그러고 보니 내 뒤통수도 따뜻한 게 피가 흐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 내 품에 안겨 있던 최수영도 눈을 떴다.

"오빠? 어떻게 된 거야?"

"일단 여기를 뜨자. 저 구멍에서 건물 잔해가 계속 날아와."

나는 레온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고, 최수영은 나와 레온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떨어진 곳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자 더 이상 우리가 있는 곳까지 잔해는 날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도 하얀색 게이트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뱉어내고 있었다.

건물 잔해들과 함께 테라 행성의 사람들도 보이는 걸 보니 검은색 게이트가 탑에서 제법 멀어져 주변의 것들을 집어삼키고 있는 모양이었다.

"오빠, 검은색 게이트에서 빨아들인 게 여기 흰색 게이트로 나오는 건가 봐?"

"아마 그런 것 같아. 레온, 넌 뭐 좀 알겠어?"

"아니요. 제가 본 마법책들에는 이런 일들은 전혀 설명되어 있지 않았어요."

"하긴 그렇겠지. 큐브와 관련된 일이면 시스템이 개입되어 있을 테니까."

"시스템?"

최수영이 자신의 품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전원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은 왜?"

"여기서도 N마켓 되나 보려고."

휴대폰 전원이 켜지자 서비스 불가 지역이라는 표시가 나타났으나 N마켓 앱은 작동되었다.

"되네."

"응. 어쨌든 다 시스템의 관리하에 있다는 거겠지. 일단 여기가 어딘지 알아보자. 나무들이 다 엄청 크네."

놀란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레온이 물었다.

"여긴 다른 세계인가요? 나무가 엄청 많고 나뭇잎이 엄청 푸르네요. 나무도 많고. 공기 자체도 다른 것 같아요. 훨씬 청량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지? 여긴 아무래도 그 황량한 테라 행성은 아닌 것 같네."

"오빠, 여긴 지구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좀 둘러보자."

우린 일단 높은 곳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았다.

아직도 황갈색의 테라 행성 흔적을 토해 내고 있는 저 흰색 게이트의 모습만 빼면, 강과 숲이 우거진 이곳은 꽤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다.

무슨 아마존 밀림 한복판에 와 있는 듯 모든 나무는 몇십 미터씩 쑥쑥 자라 있었다.

하늘에는 새들이 평화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저 멀리 산 중턱으로는 이제 막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려고 하고 있었다.

지구인 것 같기도 하고…….

* * *

6월 26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21,740개]

[단가 50억 원]

[평가 금액 108조 7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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