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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101화 (101/200)

101화

* * *

콰앙.

엄청난 폭음이 터져 나왔다.

천마의 파천마공과 귀마왕의 마기가 공중에서 격돌했다.

"부하들을 꽤 잡아먹은 모양이구나. 지난번보다는 좀 나아졌네, 이 마귀 놈."

"인간, 그 오만한 입을 나불거릴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귀마왕의 마기가 강해지면 천마의 파천마공도 그 기세를 높였다.

먼저 기운을 거둬들인 쪽은 귀마왕이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천마의 기세가 너무 높았다.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 수십의 마물을 더 흡수하고 돌아온 터라 천마에게 당장 밀릴 것 같진 않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이쪽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마물을 썰어내고 있는 김수호.

천마와의 대결에서 너무 많은 마기를 소모하면 이후 김수호와의 대결을 장담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천마와 귀마왕은 다시 공방을 주고받으며 대결을 펼치기 시작했다.

한 수 한 수가 치명적인 공방이었다.

천마 역시 알고 있었다.

귀마왕이 내력 대결을 포기한 건 이후에 있을 김수호와의 대결 때문이라는 것을.

평소의 그였으면 불같이 화가 날 일이었지만, 천마는 차분히 한 수 한 수 공격을 이어 갔다.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았다.

귀마왕이 내력 대결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코 자신이 패배할 일은 없었으니까.

물론 더욱 강성해진 귀마왕의 마기에 비해 자신의 내공이 부족함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이기진 못하더라도 절대로 패배할 일은 없었다.

공방을 주고받는 손속이 날카로워짐에 따라 천마의 입꼬리도 조금씩 올라갔다.

'백 년 만인가. 아니, 백오십 년?'

목숨을 내놓은 채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생사결.

천마는 지금 너무도 오랜만에 무인의 피가 다시 한번 끓어오르고 있었다.

천마는 귀마왕의 날카로운 손톱을 간발의 차이로 피해냈다.

"즐겁구나. 말년에 귀신놈이 나에게 이런 즐거움을 안겨주는구나."

붉게 물든 천마의 손이 귀마왕의 가슴팍을 파고들었다.

"제대로 정신 나간 인간이로구나."

* * *

베어도 베어도 끝이 없을 것 같던 마물의 수가 어느새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디펜서 쪽의 피해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막아내고 있었다.

흘끗 고개를 돌려보니 천마도 잘 버텨내고 있는 것 같았다.

저런 무시무시한 괴물과 이렇게 오래 공방을 주고받다니, 새삼 천마가 대단해 보이긴 했다.

콰드득.

귀마왕의 양손에서 검은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천마는 응수하지 않고 뒤로 높이 뛰어올라 마기를 피해냈다.

천마와의 거리가 벌어진 사이, 귀마왕이 갑자기 공중으로 사라졌다.

도망치는 건가? 라고 생각하는 사이 저 뒤쪽에서 귀마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마가 멀리 달아난 귀마왕을 향해 몸을 날리려는데 열댓 마리의 마물들이 필사적으로 천마의 앞을 막아섰다.

"이건 또 무슨 수작질이냐, 이 귀신 놈아!"

앞을 막아선 마물들이 천마의 공격에 맞아 무참히 터져 나갔다.

순간, 귀마왕이 양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귀마왕의 양손에서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검은 구름은 순식간에 높지 않은 하늘을 뒤덮었다.

주변의 마나가 불규칙하게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다.

날 선 감각이 신경 하나하나를 일깨우며 위험하다는 경고를 보냈다.

뭔가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무언가 더 큰 일이 벌어지기 전에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귀마왕에게 급히 대천흑룡을 쏘아 보냈다.

콰앙!

대천흑룡이 귀마왕에 닿기 전, 수십의 마물 사체가 공중으로 떠올라 마그네타 검에서 쏘아진 기운을 막아냈다.

대천흑룡과 부딪힌 마물의 시체들은 산산이 조각나 흩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더 많은 마물의 시체가 귀마왕 앞으로 순식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몸이 두 동강 나 상체만 남아 있는 마물 아래에 또 다른 마물의 상체가 달라붙었다.

옆구리엔 다른 마물의 잘린 다리가 날아가 붙었다. 마물의 얼굴에 몸통에 다른 마물들의 팔다리가 계속해서 엉겨 붙었다.

이번엔 천마가 파천마공을 쏘아 보냈다.

콰앙!

마물 시체 더미는 파천마공에 맞아 가운데가 뻥 뚫렸다. 하지만 서로 자석이라도 달린 듯 모여들어 순식간에 그 구멍을 메워버렸다.

공처럼 합쳐지던 마물 시체가 점점 형태를 갖춰갔다.

사방에 흩어져있는 마물 시체들이 계속해서 달라붙어 두 다리가 되고 두 팔이 되었다.

그렇게 눈 몇 번 깜짝할 사이, 귀마왕의 앞에는 마물 시체로 만들어진 거대 마물이 생겨났다.

이어폰으로 최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으악! 저, 저게 뭐야?

"크아아악."

거대 마물이 소름 돋는 울음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콰앙.

주먹질 한 번에 6층짜리 상가 건물이 산산조각이 났다.

아직 거대 마물에 흡수되지 않은 살아 있는 마물들의 공세도 더욱 거세졌다.

귀마왕이 천마와 공방을 펼치며 시간을 끈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자기 부하들이 충분히 죽어 나가기를 기다린 모양이었다.

아직 남아 있던 자폭 드론 한 기가 거대 마물에게 날아갔다.

거대 마물은 아무렇지 않게 드론을 손바닥으로 쳐냈다.

손바닥에 닿자마자 큰 화염과 함께 드론이 폭발했다. 강력한 폭발에 거대 마물의 손바닥이 터져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허공으로 흩어지던 손바닥 잔해들이 순식간에 다시 모여들어 원래의 모양을 되찾았다.

폭발과 함께 조각조각 났던 시체들이 다시 모여들며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단단해 보이는 손이 완성됐다.

시체가 조각나며 밀도가 높아진 대신 손 크기는 조금 줄어든 것 같았다.

그때, 엄청난 화염이 거대 마물에게 쏟아졌다.

추멸염화 장희철이었다.

하지만 잠시 타는 듯하던 장희철의 화염도 검은 연기를 피워내며 이내 꺼지고 말았다.

주변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던 거대 마물의 손에서 짙은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기는 디펜서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을 강타했다.

다행히 레온의 실드가 디펜서들을 보호했다.

놀란 디펜서들이 머리 위의 실드를 바라보았다.

"어서 피해요!"

레온이 소리쳤다.

그제야 디펜서들은 급히 실드 밖으로 몸을 날렸다.

콰지직, 쾅!

마기를 막아내던 레온의 실드가 터져 나갔다.

조금 전까지 디펜서들이 있던 곳으로 검은 마기가 쏟아졌다.

"으아악!"

몸놀림이 빠르지 못해 멀리 피하지 못한 디펜서들은 마기가 몸에 닿으며 비명을 질렀다.

마기에 닿은 부위가 급격히 괴사되었다.

피융! 퍼엉!

폭탄을 장착한 최수영의 화살이 거대 마물의 머리통을 터뜨렸다.

천마도 거대 마물을 향해 강력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세 장로들과 디펜서들은 아직 살아 있는 마물들을 상대했다.

"좋아, 어디 해보자."

나도 마그네타 검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마나와 내력을 동시에 주입했다.

콰과과!

대천흑룡이 거대 마물의 몸통 한가운데를 그대로 뚫고 지나갔다.

구멍은 금세 수복되었다.

게다가 살아 있는 마물이 죽을 때마다 바로바로 그 시체들이 거대 마물에 날아들어 합쳐지고 있었다.

마물을 해치울수록 거대 마물의 몸집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렇다고 살아 날뛰고 있는 마물들을 그냥 둘 수도 없는 일.

천마가 양손에 엄청난 내공을 모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급히 소리쳤다.

"천마! 멈추세요! 저 거대 마물은 제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 할배는 내공을 아껴서 귀마왕을 상대하세요!"

꼭 천마와 귀마왕의 일대일 대결을 배려해서 한 말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저 거대 마물의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여기에 헛되게 내공을 쏟아붓느니 내공을 아껴 천마가 귀마왕을 직접 처리하는 게 나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내가 직접 귀마왕을 처리하러 가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이곳이 위험해질 수 있었다.

내 쪽을 한번 흘낏 쳐다본 천마는 그대로 몸을 하늘 높이 날렸다.

천마의 전음이 들려왔다.

- 네놈을 믿어보마. 나는 저 괴물 뒤에 숨어 있는 귀마왕 놈을 찾아내 박살을 내버리겠다.

거대 마물이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가려는 천마를 향해 마기를 뿜어냈다.

천마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마기를 피해낸 후 거대 마물의 뒤편으로 날아갔다.

- 이 마귀 놈, 그새 사라졌구나. 찾아보마.

귀마왕은 천마에게 맡기고 이제 저 거대 마물을 제대로 상대할 차례였다.

콰과과!

놈의 다리 한쪽을 향해 대천흑룡을 쏘아 보냈다.

콰앙!

대천흑룡에 맞은 정강이가 산산조각이 났지만, 조각들은 순식간에 다시 모여들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터져 나간 부위가 수복되는 동안은 놈의 움직임이 멈췄다.

우리 쪽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내가 계속 놈의 관심을 끄는 수밖에.

이번엔 어른 몸통만 한 마법구를 스무 개 정도 만들어냈다.

내 손짓에 따라 마법구는 거대 마물의 몸 이곳저곳을 퍼져 나갔다.

펑! 펑!

놈의 몸 여기저기가 한 번에 터져나갔다.

콰앙!

최수영의 화살도 놈의 이곳저곳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나와 최수영의 합공은 가공할 위력을 보이며 거대 마물의 몸을 터뜨렸다.

하지만 잠시뿐.

놈의 몸은 금세 원상태로 회복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계속된 공격에 놈의 몸은 조금씩 작아지고 있었다.

드드드드.

저 멀리 해병대 전차 소리가 들려왔다.

* * *

"분명히 이 근처인데. 이 마귀 놈. 제대로 느껴지질 않는구나."

천마가 도로 한복판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두리번거렸다.

그때였다.

천마 바로 뒤편 공간이 찢어지며 귀마왕의 손이 튀어나왔다.

날카로운 손톱이 천마의 옆구리를 깊게 파고 지나갔다.

순간적으로 몸을 돌린 천마가 빈 공간으로 손을 쭉 뻗었다.

"크헉."

놀랍게도 천마의 손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 차원 너머에 있던 귀마왕의 목을 쥐어틀었다.

"여깄었구나. 마귀 놈."

천마가 팔을 잡아당기자 차원 건너편에서 귀마왕의 머리가 튀어나왔다.

"인간, 어떻게?"

꽈드득.

천마의 손가락이 귀마왕의 목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쪽에 있는 것 같긴 했는데 네 놈 모가지를 정확히 잡으려고 일부러 한 대 맞아주었다."

"인간이 마물의 차원을 뚫고 손을 뻗다니. 놀랍긴 하다만……. 어리석구나, 인간."

귀마왕에게 찢긴 천마의 옆구리가 검게 괴사되고 있었다.

"후읍!"

귀마왕의 목을 틀어쥔 천마가 호흡을 한 번 크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몸에 힘을 꽉 주자, 옆구리 상처에 서려 있던 마기가 몸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이미 꽤 넓은 부위의 괴사가 진행된 후였다.

"이제 나와라, 이 마귀 놈."

천마가 목을 힘껏 잡아당기자 귀마왕의 몸이 차원 벽 너머로 빠져나왔다.

귀마왕의 날카로운 손톱이 다시 천마의 몸통을 노리고 들어왔다.

천마는 남은 손으로 공격을 막아낸 뒤 귀마왕을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한 손으로 목을 틀어쥔 채 천마의 무지막지한 폭행이 이어졌다.

공간 이동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귀마왕은 무방비 상태로 천마의 공격을 받아낼 수밖에 없었다.

이따금 마기를 쏘아내거나 날카로운 손톱으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그 가까운 거리에서도 천마는 귀마왕의 반격을 막거나 흘려보냈다.

천마의 엄청난 공세에 귀마왕의 몸 여기저기가 너덜너덜해졌다.

"이제 끝내자, 이 마귀 놈아."

천마의 주먹에 붉은 기운이 맺혔다.

콰앙!

붉은 주먹이 귀마왕의 안면을 강타했다.

"크허억!"

엄청난 충격에 귀마왕의 목이 그대로 뒤로 꺾여버렸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구겨졌다.

귀마왕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그제야 천마는 굳건히 잡고 있던 귀마왕의 목을 놓았다.

귀마왕이 아스팔트 위에 풀썩 쓰러졌다.

"이 정도에 갈 놈 아니란 건 알고 있다. 일어나라, 마귀 놈아."

* * *

2월 1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39,281개]

[단가 67억 원]

[평가 금액 263조 2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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