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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160화 (160/200)

160화

* * *

“이제 어떡할 거야, 오빠?”

“어쩌긴. 숨자.”

“숨어? 왜?”

“이 정도 폭발이면 대마법사도 우리가 죽은 줄 알 거 아니야.”

“그렇겠지.”

“대륙 최고의 기사단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이런 엄청난 공격을 준비해 둔 걸 보면, 또 뭘 준비해 놨을지 알 수 없어. 이젠 거꾸로 우리 전력을 숨길 시간이야.”

최수영이 엄지와 검지를 펼쳐 턱에 가져다 댔다.

“죽은 것처럼 하고 있다가 대마법사가 또 흉계를 꾸미면 그때 짠 나타나자.”

“맞아. 우리가 살아 있는 걸 알면 또 거기 맞춰서 이런 엄청난 걸 꾸밀지도 모르니까.”

“맞아. 아까 이 공격, 연합군이랑 함께 있을 때 맞았으면 연합군이 몰살당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말이야.”

“그럼 이제 우린 뭘 하지?”

“여기서 돌아다니다간 시엠브레 놈들의 눈에 띌 테니까……. 다시 강을 건너서 주둔지로 돌아가자.”

“그러면 여기 있는 전차 부대는 어쩌고?”

“따로 퇴각해야지. 할 일은 다 했으니.”

최수영과 나는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 우리와 함께 남하하던 전차 부대 주둔지를 찾았다.

작전장교가 우리 둘을 반겼다.

“오셨습니까?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저 폭발은 도대체…….”

“아쉽게도 연합군 기사단은 모두 폭발에 휘말려 죽었어요. 제1 기사단도 마찬가지고요.”

“저들은 상관없고, 두 분이 무사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곳까지 어찌나 강한 폭풍이 몰아치던지. 조금만 더 남쪽에 있었다면 우리도 폭발에 휘말릴 뻔했습니다.”

“다행입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합니까? 다시 남하를 시작합니까?”

“아니요. 우리 역할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강을 건넜던 곳으로 올라가 대대와 합류하세요.”

“대표님은 함께 안 가십니까?”

“저희는 저 폭발에서 죽은 걸로 하고, 조용히 본진으로 복귀할 계획입니다.”

“과연, 저 정도 폭발이면 모두 죽었다고 생각할 테니. 적에게 혼란을 주는 작전이로군요.”

“네, 맞습니다. 그럼 저흰 먼저 떠날 테니, 전차 부대도 바로 복귀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 * *

“김수호 대표님!”

박현준 대대장이 반가운 얼굴로 최수영과 나를 반겼다.

“무사하실 줄 알았습니다.”

“폭발이 어찌나 거세던지 죽다 살았습니다. 그런데 연합군은 오늘 밤 강을 건너기로 했던 거 아니었습니까? 이미 배들이 강 위에 있네요?”

“저 폭발도 그렇고, 북쪽으로 관심이 많이 쏠려 있는 것 같아 일정을 앞당겼습니다.”

“잘했군요.”

“그런데 그 폭발은 어떻게 된 겁니까? 무슨 핵무기라도 터진 줄 알았습니다.”

“제1 기사단 전체를 재물로 삼아 만들어낸 폭발입니다. 대마법사 사무엘. 알고 있긴 했지만 정말 지독한 인물입니다.”

“제1 기사단이면 시엠브레가 자랑하는 최강의 불사인 기사단 아닙니까?”

“맞습니다. 하지만 마법사의 탑에서 볼 때는 그저 체스 말에 불과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제1 기사단이 그렇게 없어져 버렸으니 연합군에게 조금 더 유리해졌겠군요.”

“지금으로선 그렇죠. 하지만 저놈들이 또 뭘 준비했을지 모르니 단단히 대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곳에도 첩자가 있을지 모르니 저희가 살아 돌아온 건 최소한의 인원만 알게 해주세요. 되도록 지구인들만 알고 있도록요.”

“네, 알겠습니다.”

“지원 요청은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기로 했나요?”

“군단 사령부에 우리가 사용하는 레이저 장비를 내주었습니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붉은빛 레이저를 하늘로 쏘아 올리기로 되어 있습니다.”

* * *

“군단장님! 곧 상륙합니다.”

“다행히 마중 나와 있는 병력은 없는 것 같군. 최대한 빨리 하선하여 진열을 가다듬도록 해라.”

“네!”

연합군의 배가 하나둘 강변에 정박하며 각 나라의 병사들이 하선을 시작했다.

하선을 마친 후 진열이 정비되고 세 명의 장군이 가장 앞에 섰다.

연합군단장 매튜, 마리노 왕국의 대니스, 몬테넬 왕국의 마르코.

“자, 운명의 날이오. 오늘 우리는 마법사의 탑을 무너뜨리고 말 것이오.”

“오늘만을 기다려왔습니다. 테라 행성의 기생충 같은 시엠브레 놈들. 오늘이야말로 끝장을 내버립시다.”

“저는 기다리다 턱이 다 빠질 뻔했습니다. 가시죠.”

매튜 남작이 오른손을 번쩍 들었다가 힘차게 앞으로 뻗었다.

남작의 수신호를 본 신호수가 커다란 뿔피리를 불었다.

뿌우우.

연합군의 진격 신호. 연합군 주력 병력이 마법사의 탑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진격하다가 마르코 장군이 물었다.

“북쪽에서 이목을 제대로 끌어주긴 한 것 같지만 국경을 지키는 병력이 너무 없는데요?”

“방심할 수 없소. 이러다 갑자기 제1 기사단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군단장님은 불사인이 되기 전에도 가엘 기사단장과 호각을 다투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군단장님의 상대가 안 될 겁니다.”

“누가 더 수련을 열심히 했느냐에 달려있겠지요. 어느새 세월이 몇백 년이 흘렀으니.”

마르코와 매튜의 대화를 듣던 대니스 장군이 말했다.

“제 말 하면 나온다더니. 저기 기사단이 달려오고 있습니다.”

대니스 장군이 가리킨 곳에서 흙먼지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매튜 군단장이 주먹을 번쩍 들었다.

뿌우 뿌우우.

연합군이 행진을 멈추고 전투 대형을 갖췄다.

잠시 후.

콰앙, 쾅!

시엠브레 측 진영에서 마법 공격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전원, 돌격!”

매튜 군단장의 외침과 함께 연합군이 돌격하기 시작했다.

매튜는 가장 앞서 말을 달려 적진 한복판으로 파고 들어갔다. 그는 총지휘관임과 동시에 연합군의 가장 큰 전력이었다.

매튜의 거대한 검에서 푸른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검을 한 번 크게 휘두를 때마다 불사인 두세 명의 무기와 몸통이 동시에 잘려 나갔다.

종횡무진 날뛰는 매튜 때문에 시엠브레 측 불사인들은 제대로 전열을 가다듬지도 못한 채 연합군의 돌격을 받아내야만 했다.

싸움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적장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퇴각! 퇴각하라!”

매튜 역시 질세라 소리쳤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 * *

마법사의 탑.

“이 속도라면 연합군이 내일 오후엔 마법사의 탑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가여운 놈들. 지금은 승승장구하며 신나있겠지.”

“생각보다 병력의 피해가 큽니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작전을 쓰고 있는데도 매튜 군단장이 악마처럼 뒤쫓아 병력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상관없다. 어차피 다 체스 말에 불과할 뿐. 그보단 우리 병기의 첫 출전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느냐.”

“네. 차질 없이 진행 중입니다. 대마법사님 말대로 마력석을 머리에 완전히 박아버린 것이 적중했습니다. 정신 마법이 계속 풀려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아주 얌전한 강아지들이 되었습니다.”

“좋아. 내일이면 저 건방진 놈들에게 지옥을 보여줄 수 있겠군.”

* * *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시죠. 곧 해가 완전히 넘어갈 것 같습니다.”

마르코 장군이 의아함을 표했다.

“그런데 진격이 너무 수월한 게 조금 찝찝합니다. 방어선이 너무 쉽게 뚫린달까요.”

매튜 군단장이 답했다.

“나도 그 점이 의아한 참이오. 게다가 좀 붙어볼 만하면 퇴각 명령을 외치기 바쁘니.”

이번엔 대니스 장군이 의견을 냈다.

“우리 전력이 생각보다 강하기 때문이겠지요. 벌레처럼 여기던 우리가 이 정도까지 몰아붙일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뭐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어쨌든 오늘은 여기서 야영을 합시다. 식량과 술을 아끼지 말고 풀어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도록 하세요. 바로 내일이 결전의 날입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군단장님도 든든히 드시고 푹 쉬십시오. 제일 고생하시지 않았습니까.”

“놈들에게 짓밟히던 그 날을 생각하면 몇 날 며칠이고 지금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 * *

같은 시간. 어둠이 내려앉은 몬테넬 수도 뒷골목.

똑똑.

잠시 후 집 안에서 한 사내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누구세요?”

“세르히오. 나야, 렉스.”

“렉스?”

묵직한 나무 문이 열리며 세르히오가 나왔다.

“렉스? 정말 렉스 맞아? 맙소사. 돌아온 거야? 어? 옆에는 샤넬 아니야?”

최수영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반가워, 세르히오.”

“어서 들어와, 어서.”

세르히오는 나와 최수영을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필라르! 누가 왔는지 봐!”

“이 밤중에 왜 이렇게 소란이야?”

주방에서 반가운 얼굴, 필라르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거실로 나왔다.

“렉스? 샤넬?”

“안녕.”

“반가워, 필라르.”

“꺅! 어떻게 된 거야! 언제 왔어!”

“몬테넬에 다시 오면 너희들 찾아오기로 약속했잖아.”

“잘 왔어, 잘 왔어.”

“그런데 너희 둘… 같이 살아?”

세르히오가 투박하고 두툼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 결혼했어. 하하.”

“결혼? 언제?”

“얼마 안 됐어.”

최수영이 필라르의 손을 붙잡고 밝게 웃었다.

“축하해! 역시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니까.”

“아예 온 거야?”

“아니. 볼일이 있어서 잠깐 들렀지. 얘기가 길어. 앉자.”

“그래, 그래. 여기 소파에 앉아. 여긴 지금 전쟁 때문에 한창 소란스러워.”

“나도 알아. 안 그래도 한바탕 싸우고 왔지.”

“벌써? 렉스 네가 시엠브레 편은 아닐 테고. 그럼 너희도 연합군 편에 선 거야?”

“응.”

“든든한데? 활쏘기 여신이 우리 연합군 편이라니.”

최수영이 손사래를 쳤다.

“활쏘기 여신은 무슨. 진짜 오랜만에 듣는 별명이네.”

“그럼 너희도 그 차원 이동문으로 온 거야?”

“응. 여기 지구인들을 위한 마을을 하나 만들려고 해.”

“그런 걸 시엠브레가 허락할까?”

“그러니까 이번 전쟁에서 시엠브레를 끝장내버려야지.”

세르히오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그게 가능해?”

“안 될 것도 없지. 오늘 연합군 주력 병력이 시엠브레로 넘어갔어.”

“그건 나도 알고 있지만, 적당히 압박하다가 숲 복원 기술만 얻어내는 계획이 아니었나?”

“순순히 내줄 놈들도 아니고. 이참에 아예 마법사의 탑을 없애버리려고.”

“렉스 너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예전에도 마법사의 탑을 완전히 쑥대밭을 만들어버리고 사라졌잖아?”

“그랬지.”

급히 간식거리를 챙겨 나온 필라르가 쟁반을 내려놓으며 세르히오를 발로 툭 쳤다.

“그거 얘기해 줘야 하지 않아?”

“뭐?”

“네가 본 거 있잖아.”

“그, 그 괴물?”

“그래. 연합군에도 알리려고 했는데 사령부에 가보지도 못했잖아.”

“보안 때문에 못 들어간다는데 어떡해. 보초들은 사냥꾼인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고.”

최수영이 물었다.

“세르히오, 뭘 봤는데?”

“그… 우리가 결혼식을 할 때, 꼭 파티에 쓸 고기를 구해 오고 싶어서 북쪽 먼 산까지 사냥을 나갔던 적이 있었거든.”

“그랬는데?”

“거기 엄청 큰 차원 이동문이 있었단 말이야. 그래서 가까이 못 가고 바위 뒤에 숨어 있었지. 뭐가 나오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한 번씩 거기서 동물이 나오기도 한다더라고.”

잠시 숨을 고르던 세르히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시엠브레의 불사인 마법사들이 나오더라고. 대마법사인가 하는 놈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나도 몰라. 얼굴을 모르니까. 어쨌든 마법사들이 나오는 걸 보고 얼른 도망치려고 했는데…….”

* * *

7월 6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118,560개]

[단가 67억 원]

[평가 금액 794조 4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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