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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인재벌-163화 (163/200)

163화

* * *

마법사의 탑 바닥을 한참을 부수고 내려가자 대천흑룡에 맨땅이 파인 걸 볼 수 있었다.

“여기가 1층인가 보다.”

우리를 발견한 불사인 기사 몇 명이 다급히 무기를 빼 들고 달려들었다.

쐐액.

촤악.

최수영과 나의 공격에 불사인들은 순식간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되었다.

“이제 얼른 벽 부숴, 오빠.”

“알았어.”

양손으로 내력과 마나를 동시에 밀어 넣으며 마그네타 검을 크게 휘둘렀다.

콰과과과!

힘차게 뻗어 나간 대천흑룡이 내벽과 부딪쳤다.

콰앙!

바닥과는 달리 확실히 내벽은 더 강한 마법 보호막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대천흑룡을 유지한 채 더욱더 내력을 밀어 넣었다. 늘어나는 내력의 양에 따라 주변 마나도 마그네타 검으로 모두 빨려 들어갔다.

우리가 있는 1층 공간의 마나 대부분이 검에 빨려 들어갈 때쯤.

콰직, 콰지직!

퍼엉!

마법사의 탑 한쪽 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밖에 있을 연합군을 보호하기 위해 황급히 대천흑룡을 거둬들였다.

잠시 후 흙먼지가 걷히자 탑 바깥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서 최수영이 손뼉을 짝 쳤다.

“성공! 우린 이제 사무엘 잡으러 가?”

“사무엘은 매튜 남작에게 맡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전쟁 이후에…….”

“알았어, 알았어. 아무튼 내 남친, 참 이것저것 생각도 많아. 그럼 이제 우린 뭐 해?”

“적당히 따라다니면서 위험할 것 같으면 도와주고 해야지 뭐.”

“그래그래. 금속 몬스터도 다 죽여주고 탑에 구멍도 뚫어줬으면 이제 연합군이 알아서 해야지.”

“맞아. 그래야 전쟁 이후 매튜 남작이 권력의 정점에…….”

“알아들었다니까!”

“응, 그래.”

잠시 후 벽에 난 커다란 구멍으로 연합군 불사인들이 몰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튜 남작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 층씩 올라가면서 마법사와 기사단을 처리한다! 마법사들의 실력이 특히 뛰어날 테니 각별히 주의해라!”

매튜는 나에게 다가와 어깨 위에 커다란 금속 손을 올렸다.

“고맙네, 김수호. 이미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어. 나머지는 우리가 어떻게든 처리해 보도록 하지.”

“네, 그러시죠. 저희는 이제 구경만 좀 하다가 갈게요.”

매튜 남작은 다시 한번 진심을 담아 말했다.

“…정말 고맙다.”

“감자구이와 서주를 내어주신 보답입니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전쟁이 끝나면 다시 대접하도록 하지.”

“좋죠. 그런데 이번엔 좀 더 거하게 대접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하하. 알았네. 이번엔 고기를 대접하도록 하지.”

매튜 남작은 선두에 서기 위해 급하게 대화를 마무리하고 내가 뚫어 놓은 구멍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도 천천히 따라 올라갈까?”

“응, 오빠.”

연합군은 나름대로 전쟁에 닳고 닳은 무사들이었다.

반면 탑 안의 마법사들은 뛰어난 마법 실력은 가지고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 평생을 탑 안에서 마법을 연구하던 자들.

층 중간중간 제법 거센 저항이 있는 곳도 있었지만, 연합군은 꾸준히 탑을 밀고 올라갔다.

물론 연합군 측의 병력 손실이 없는 건 아니었다.

탑의 최상부쯤에 다다르자 전투 가능한 연합군 불사인은 서른 명도 채 남지 않았다.

뒤이어 밀고 들어온 일반인 병사들은 층마다 대기하며 시엠브레 측 불사인이 재생하는 것을 막았다.

아래에서는 열심히 연합군 측 마법사들이 재생 마법을 걸어주고 있으니 아마 시간이 지나면 연합군 측 불사인 병력은 다시 늘어날 것이었다.

최상층에 이르자 사무엘 대마법사를 비롯한 이십여 명의 마법사들이 대열을 갖춘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튜 남작을 선두로 한 연합군 불사인이 올라섰는데도 사무엘 대마법사의 눈은 한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바로 나다.

“김수호……. 다 네놈 때문이다. 이런 버러지들이 마법사의 탑 꼭대기까지 올라오게 하다니.”

“너무 원망하지 마. 넌 지구를 통째로 삼키려고 했었잖아.”

매튜 남작이 앞으로 나섰다.

“사무엘, 너희들의 패배다. 숲 복원 마법을 넘겨라.”

“패배. 후후. 패배지. 그래. 우리가 패배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군. 저 지구인 놈의 힘을 등에 업고 여기까지 올라온 주제에 거만한 눈빛 하지 말아라, 매튜. 역겹다.”

“지금 이곳에서 가장 역겨운 얼굴을 하고 있는 건 너다. 사무엘.”

옆에 있던 최수영이 속삭였다.

“오빠, 좀 이상하지 않아?”

“뭐가?”

“방어 마법이나 공격 마법을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아. 전부 불사인 고위 마법사들인데 동시에 공격을 퍼부으면 쟤네들한테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거 아냐? 게다가 대마법사도 있는데.”

“아마 우리 때문이 아닐까.”

“우리? 아, 정확히 오빠구나. 오빠가 여기 있어서 자기들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어쨌든. 아마 그런 계산을 하고 있는 거겠지.”

“그럼 항복하거나 도망가지 왜 저러고 있대? 딱 봐도 강해 보이는 부하들만 추려서 자기 뒤에 세워두고는?”

“그러고 보니.”

최수영의 귀띔이 아니었으면 알아채지 못할 뻔했다.

분명 이곳의 마나의 흐름은 잔잔한 상태. 마법사들은 아무것도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나도 그걸 알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을 뿐인데.

하지만 지금 다시 느껴보니 잔잔하긴 하지만 마나의 농도가 매우 높았다.

다른 어느 공간보다 짙은 마나가 이 층 전체에 깔려 있었다.

“수영아, 네 말이 맞아. 이상해. 사무엘 저놈이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게 분명해.”

“그게 뭘까?”

“모르지. 좀 더 지켜보자.”

매튜 남작이 검을 뽑아 들었다.

그의 검에는 짙은 검기가 서려 있었다.

“마무리를 짓자. 사무엘.”

동시에 연합군 불사인들도 모두 무기를 꺼내 들고 공격을 준비했다.

일부 마법사들은 버프 마법을 시전해 기사들을 도왔다.

사무엘이 입을 열었다.

“그래. 마무리를 지어야겠지.”

사무엘이 두 팔을 높이 들었다.

순식간이었다.

무겁게 가라앉아 있던 마나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사무엘 뒤의 마법사들도 모두 두 팔을 높이 들었다.

요동치던 마나가 회오리치듯 공간을 맴돌기 시작했다.

마나를 다루지 못하는 자들도 느낄 수 있을 만큼 공간 전체의 마나가 강하게 회전했다.

매튜 남작이 소리쳤다.

“무슨 짓이냐!”

사무엘이 비릿하게 웃었다.

“마무리를 짓자고 하지 않았느냐.”

회전하는 마나는 이내 탑 외부에 흐르던 마나들까지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아래층의 마나들도 회오리를 타고 위로 몰려 올라왔다.

공간 전체가 마나로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매튜가 급히 몸을 날려 사무엘에게 검을 휘둘렀다.

매튜의 날카로운 검기가 사무엘의 몸을 대각선으로 완전히 갈랐다.

사무엘은 여전히 두 팔을 높이 올리고 있을 뿐 피하지도, 실드 마법을 전개하지도 않았다.

천 년 넘게 테라 행성 전체를 지배하던 실세 중의 실세. 대마법사 사무엘의 몸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반 토막이 나버렸다.

반으로 쪼개진 상체가 ‘텅’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직 숨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사무엘이 매튜 남작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이미 늦었다. 이곳이 너희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제1 기사단을 희생시켰던 자폭 때와는 또 다른 양상이었다.

마나는 계속해서 회전하며 점점 더 농도가 짙어지고 있었다.

지레 겁먹은 연합군 불사인 몇 명이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마나 회오리에 갇혀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밖으로 나가려던 불사인은 오히려 회오리 중심부로 급격히 빨려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다른 불사인들도 하나둘 중앙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쳐라! 시엠브레의 마법사들을 모두 베어라!”

매튜 남작이 소리치며 발걸음을 떼 보았지만, 이제는 매튜 남작조차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움직이려고 몸의 균형을 흐트러뜨렸다간 바로 마나 회오리의 중심부로 빨려 들어갈 상황이었다.

무형의 마나가 밀도가 높아지며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점점 가운데로 밀어 넣고 있었다.

곧 최수영도 마나가 끌어당기는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내 팔을 붙잡았다.

“주변의 마나를 모두 모아 여기 있는 사람을 모두 압사시키려나 봐!”

“엄청나네. 엄청난 마나의 흐름이다. 역시 대단해, 대마법사 사무엘.”

“지금 감탄하고 있을 때야? 저기 불사인들 찌그러지고 있는 거 안 보여?”

“정말 상상도 못 했던 방법이야. 마나를 압축시켜서 우릴 모두 압사시키려고 하다니. 이렇게 대단한 최후의 공격을 준비했는데…….”

“했는데?”

“안타까워서 그래. 나랑 상성이 너무 안 맞잖아.”

“뭐?”

나는 최수영과 함께 천천히 마나 회오리 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시엠브레의 마법사들을 하나라도 더 베어 이 상황을 타개해 보고자 발버둥 치던 매튜가 우리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지금이라도 몸을 빼라! 김수호! 너는 달아날 수 있잖아!”

나는 씨익 웃어 보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점점 가운데로 몰려 들어오는 마나 회오리의 중심에 서서 마그네타 검을 꺼내 들었다.

마그네타 검에서는 곧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마족이 가지고 있던 태초의 힘. 귀자마모를 해치우면서 얻은 검은 구름. 모든 마나 공격을 흡수해 무효화시키는 권능.

검은 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놀라운 속도로 퍼져 나가며 마나 회오리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사무엘이 준비한 마나 회오리, 그리고 마그네타 검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구름.

서로의 힘겨루기나 그로 인한 작은 충격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상성이 너무 안 맞는 상황.

밀도가 높을 대로 높아진 마나 회오리는 다른 마나 공격보다도 훨씬 쉽게 검은 구름에 잡혀 먹혀들어 갔다.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주변의 마나가 텅 비어버렸다.

억지로 이 일대의 마나를 다 모아 검은 구름에게 털어 넣어 준 꼴이었다.

모든 불사인들이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도 못하고 놀란 눈으로 나와 마그네타 검을 바라보았다.

“뭐 하세요. 시엠브레의 마법사들을 어서 해치우고 숲 복원 기술을 얻어가야죠. 저 마법사들은 지금 간단한 실드 하나 펼치지 못할 거예요.”

그제야 매튜 남작을 선두로 연합군의 불사인들이 마법사들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흐르는 마나는 잠시 후면 다시 이 공간을 채우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텅 비어버린 상황.

마나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시엠브레의 마법사들은 연합군 기사들에게 반항 한 번 해볼 수 없었다.

그렇게 너무 허무하게도 마법사의 탑 마법사들은 모두 도륙당하고 말았다.

숲 복원 기술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마법사들을 생포해야 했지만, 불사인과의 전투는 이럴 땐 참 편리했다.

일단 다 베어버린 후, 나중에 몇 놈 잡아다가 숲 복원 기술을 말하겠다는 놈들만 재생 마법을 걸어주면 그만이었다.

* * *

마법사의 탑이 패배했다는 소식은 시엠브레 전역에 빠르게 퍼졌다.

마법사의 탑이나 동부 전선을 도와야 할 황제나 근위병들은 황궁 문을 굳게 걸어 닫고 나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연합군 제2 군단은 대열을 정비하고 동부전선에 합류했다.

세바니아 왕국의 병력으로 구성된 제1 군단, 에르갈 왕국의 병력으로 구성된 제3 군단과 함께 연합군은 동부 전선도 말끔히 정리했다.

동부 전선이 정리되는 데는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 한 달의 대부분도 제2 군단이 동부 전선까지 행군하는 기간이었다.

이제 남은 건 황궁뿐이었다.

* * *

7월 30일 김수호 넥시트코인(NXT) 보유 현황

[보유량 119,130개]

[단가 68억 원]

[평가 금액 810조 1천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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