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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재능의 먼치킨 칼잡이-15화 (15/90)

秦 15화 잦장례식장에서 하면 안되는 행위

장례식 장에서 가장 해선 안 되는 행위는 과연 무엇일까.

단언컨대 , 나는 부활이 라고 생 각한다.

떠 나보낼 준비 가 되 었고, 떠 나보낼 채 비 또한 마련되 어 있는 이들 앞에 털

레털레 소생하여 나타나, 사실 한목숨 더 남아있었다고 꺼드럭거리는 인물

은 그 자리 에 서 바로 확인 사살해도 무방하다고까지 생 각한다.

그 예수조차 혹여나 제자들이 불편해할까 봐 며칠 텀을 두고서 부활을 거

행했었다고 하니, 사전 공지 없는 부활이 얼마나 민폐적인 행위인지는 더 이

상 입 아프게 설명할필요도 없으리라고 본다.

'■로벨! 나의 로벨! 정신 좀 차려 보세요! 저예요! 당신의 사랑스러운 약혼

녀 그레놀라!,,

"도련님! 로벨 도련님酏 접니다! 로벨님의 전속 시종 카를리아에요!,,

"주인님 ! 로벨 주인님 ! 당신의 아기 고양이 나타샤가 왔어요!"

작게 열린 문틈 사이로 펼쳐지고 있는 어지러운 광경에 힘들게 이완시켜

놓은 안면 근육이 다시금 마비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실내 정원을 잘못 방문한 건가 싶었다.

방안 곳곳, 온 사방에 만발해 있는 형형색색의 꽃다발들은 오로지 방 한

가운데서 경건한 자세로 누워 있는 한 사내를 받들기 위한 장식품으로서만

허비되고 있었고.

그 인공적인 화원 위에서 어미 새에게 밥을 보채는 아기 새들처럼 쉴 새 없

이 조잘거 리고 있는 드레스 차림의 여 인들은 누가 제 일 사내의 이름을 많이

호명할 수 있는가를 두고서 때아닌 경쟁 이라도 벌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건또무슨사단입니까. 彆 彆 •.도대체 ••••."

'■로벨 사제님의 연인분들이십니다• • • •. 아무래도 로벨 사제님이 위독

하시다는 소식을 저마다 심어둔 시종들로부터 전해 들은 모양인지라 • •••."

"연인분,들,이요?"

안 그래도 기아 상태 였던 라노벨 구조 의욕이 수녀님의 그 말을 들은 직후

,완전히 전소되어 버렸다.

대충 헤 아려만 봐도 장장 열댓명 에 달하는 아리 따운 여 인들이 남자 한 명

에게 다닥다닥 들러붙어 애처로운 사랑의 말을 속삭이고 있다는, 그 부조리

의 극치 같은광경은 내 안에 내재 된 원초적인 살의를들끓게 만들기 충분

하였기에.

'■이상하네요彆 • • •. 제가 알기론, 저희 교단엔 혼전 음행을 엄격히 금하는

성결한교리가있지 않았던가요.... •."

"그 허울뿐인 교리를 곧이곧대로 준수하고 계시는 분은 저희 교단 내에선

레이지스 사제님이 유일하시리라고 봅니다만."

"....진짜요?"

허탈함인지 배신감인지, 온전히 정의할 수 없는 상념이 가슴을 휩쓸고 지

나갔지만, 이미 지나간 일에 감정 쏟는 건 부질 없단 생각이 들어 그냥 한숨

만내쉬고 말았다.

11하아. • • •."

"죄송합니다. • • •. 저도 할수 있는한도 내에선 최선을 다해 봤지만, 여식

분들 중에 대공의 자제분도 계셨던 터라.... ."

"아뇨• • • •.딱히 수녀님이 사과하실 필요까지는 없어요 ••••."

한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은 채 한동안 시름에 잠겨 있던 내가 다소 안쓰

러워 보였는지,수녀님이 자책 어린 목소리로 내게 사죄의 말을 건넸다.

목숨까지 동원한 내 치졸한 협박에 고맙게도 승복해준 성녀님께서 내게

일러준 라노벨 사제 수리법은 저렇게 많은 목격자를 앞에 두고서 시행하기

엔 다소 몰상식한 행동으로 비칠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까.

원체 어휘력이 부족한데다, 감정이 북받친 탓인지 평소보다한층 더 어눌

해진 성녀님의 말을 온전히 해독하는 건 상당히 험난한 작업이긴 했으나, 그

동안 함께 지 내 온 시 간이 시 간이 니 만큼, 그 말의 어근을 파악해 내 는 것 정돈,

내겐 충분히 가능한 범주의 일이었다.

내 왼손을 들어 올려, 손등 위에 새겨진 낯선 문양을 들여다봤다.

알현실에 입실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찾아볼 수 없던 이 화려한 문양은

성녀님이 내게 잠시 위탁한힘의 일부. 이른바,권능의 편린.

이 문양이 새겨진 손으로 있는 힘껏 라노벨 사제를후려친다면, 잠시 가출

나간 그의 영혼을 원위치로 되돌려 놓을 수 있으리란 것이 성녀님의 설명으

로부터 내 가 도출해 낸 답이 었다.

.... 아마도.

솔직히, 어찌저찌 그럴듯한 답을 제출해내긴 했다만, 그 답에 부동의 확신

을 가질 수 있느냐고,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아니

라고 답할 터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성녀님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유추해낸 답이니까.

1얼음彆 •••.땡… •.이거로彆 •••.세게… •.땡 하면.... •.나아彆 •••.'

내 손등에 이 뜻 모를 문양을 새겨 넣은 성녀님이 연신 훌쩍거리며 중얼거

린 말의 전문이었다.

내가 내린 답이 과연 을바른 답이 맞는 것인지, 답안지 채점이 매우 간절

해지는 상황이 었으나, 현실엔 내 선택을 판독해줄 빨간펜도 구몬 선생님도

존재치 않으니. 결국, 선택은오롯이 내 몫이었다.

'후우--.

II

묘한기분이었다.

라노벨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점점 사그라드는데, 그에게 주먹을 꽂아

주고 싶은 의욕은 다분히 샘솟는 참으로 아이 러니한 사고가 머릿속에 가득

들어차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 충동에 그대로 몸을 내맡겨, 만인이 보는 앞에서 과감히 그를

후려쳐 살려내는 것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또 그건 그것대로 문제를 불러

일으킬 요지가 다분했다.

제도 내 에 서 최고 수준이 라고 칭 송받는 어느 젊은 사제 가 원 인 모를 이유

로중태에 빠졌다.

그를 치유하기 위해, 예배당이 보유한 최고위 성직자들과 최상급 성수를

모두 동원해 보았지 만, 결국 그 무엇도 사제의 사태를 호전시 키진 못했다.

그렇게 모두가실의에 빠져 있던 와중, 여태껏 무능하고 직함만번드르르

한 줄 알았던 어느 수호사제가 죽음의 문턱에서 헤매고 있던 그 불쌍한 장성

을 가뿐히 구원해냈다는 소문이 대중들의 귀에 흘러 들어갔다간.

내 퇴 직은 영 영 물 건너 가는 것이 라고 봐도 무방할 테 니 까.

진퇴 양난. 그야말로 마땅한 진로도 퇴 로도 보이 지 않는 암담한 상황이 었

다.

삐질삐질 흐르는 식은땀에 등허리가 축축이 젖어 들어갔고, 위를 바늘로

쑤시는 듯한 복통은 내 정신에 가해지는 부담감이 한계치를 돌파하고 있단

사실을 내 몸을 통해 고지하고 있었다.

의식 불명인 상태에서조차 나를 괴롭힐 방안을 자연 창설시키는 라노벨

사제를향해 단전에서부터 진심 어린 감탄이 터져 나올지경이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사후넨이란 건가.

"어떡하실 건가요. 레이지스 사제님.,,

내 왼손등을 향해 슬쩍 시선을 흘린 수녀님께서 내 의중을 여쭈었다.

내 손등 위 에 자리 한 새하얀 문양은 야광 도료라도 발라놓은 것처 럼 찬연

히 점등하고 있었지만,그 빛의 세기와그 안에 내재 되어 있는숭고한성력

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흐릿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이 대 여받은기적엔 시간제한이 있단사실을의 미하고있

었다.

리필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 다.

성녀님 이 이걸 새 겨주고 난 직후의 순간을 잘 떠올려 보면.

이번한번뿐. 서둘러야해.

대충 이런 느낌의 말들을 내게 거듭 당부하셨었으니까.

성녀님이 라노벨을 잠시 재워놓으려던 게 아니라, 진짜 작정하고끝장낼

생 각이 었던 게 확실시되 는 순간이 었지 만, 그 순간은 그냥 애 써 모른 척했었

다.

"로벨! 흑흑! 로벨 어르신! 제발! 제발 일어나세요!"

그렇게 한창골몰히 생각에 잠겨 있던 와중, 문틈 너머로부터 또다시 비통

한울림 한 구절이 새어 나왔다.

그 울음은 대충 봐도 새 내 기 란 걸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앳되 고, 미숙해 보

이는 어느 꾀죄죄한 메이드 소녀로부터 비롯된 것이 었다.

'■신이! 정녕 신이 계신다면 이러실 리가 없어요! 로벨 어르신 만큼 선량하

신 분이 세상천지에 또 어딨다고요! 제가 실수로 떨어뜨린 화분이 다른 사제

님의 머리에 적중해버린 불상사도본인의 책임이라며 끝까지 저를 감싸주셨

을 정도로 상냥하시고 또 멋지신 분이신데!"

그거 너였냐.

하마터면 입 밖으로 내질러 버릴 뻔한 고함을 간신히 깨물어 삼켰다.

내 머리에 화분을 안착시킨 이름 모를 메이드가 실존 인물이 었다는 건 제

법 놀라운 사실이었고, 그 고의성이 다분해 보였던 사고가 진짜로 사고였단

것 또한 나름 흥미롭긴 했다만.

그러한 점들이 라노벨 사제에 대한 나쁜 인상을 거두어 주진 않았다.

약 100여개의 달하는 악행 중, 고작 하나가 오해였다고 판명 난 것뿐이니

까.

나는 만화나소설 같은 걸 볼 때도, 이전에 저지른 악행들을 어영부영 얼버

무리고서 은근슬쩍 아군 측으로 기어들어 오려는 놈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

는 부류의 독자였다.

므릇 천성이란, 인간의 인격이 구체화될 무렵엔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것이

고, 그 성질은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라면 더

더욱.

라노벨 사제는 자기 눈 밖에 난 사람을 향해 괴롭힘을 사주하고 자행하는

질 나쁜 인간이고, 그런 인간이 죽는다고 한들, 나는 그 어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물며 내가 죽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솔직히 상황적인 여건만 아니었더라면, 그냥모른 척할 게 뻔했다.

아아, 저거 그냥뒤지게 놔둘까.

한창 번민에 빠진 내 머릿속에 그런 유혹적인 선택지가 떠오를 무렵이었

다.

갑자기 수녀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참고로 여기서 로벨 사제님의 목숨을 건져만주신다면 외출 허가증 10장

과 더불어, 이제부터 식사 시간마다 레이지스 사제님에게 배식될 식사를 따

로 배급할 수 있게끔 급사님께 강력히 건의드리겠습니다. 더욱이 이틀에 한

번은 반드시 고기 반찬을 彆 •• 彆.

fI

그 직후, 살짝 열려있던 문을 거칠게 걷어차며 라노벨 사제의 장례식장에

입 장한 내 가, 태 어 난 이 래 가장 우렁 찬 목소리 로 하여금 뜻을 호령 했다.

"제가그를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一!!!"

며칠 뒤 간행된 신문에【성녀의 전속 수호사제. 사교도의 저주에 빠진 로

벨 사제를 구해내 다! 이 에 대해 그는 마땅히 해 야 할 일을 했을 뿐이 라는 겸

손까지 덧붙여一】 라는문구가대문장만하게 실리게 되지만.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있던 당시의 내겐 그러한 사태의 중대함을 판별할

사고는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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