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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재능의 먼치킨 칼잡이-33화 (33/90)

秦 33화 잦만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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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득 호기심이 들어 물어본 기억이 있다.

엘프족에게 있어 가장 모욕적으로 여겨지는 욕설이 무엇이냐고.

외국인 친구에게서 말을 배울 때, 그 나라의 욕을 제일 먼저 물어보는 것

과 같은 가벼운 감각으로 던진 질문이 었다.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물어볼 수 있을까 싶기도 했었고, 대화 중간중간 뜨

는 마를 가라앉히 기 에도 안성 맞춤인 화제 란 생 각이 들어, 밑져 야 본전으로

물어나 봤다.

더욱이 그녀는 내가 만나본 몇 안 되는 엘프 중, 가히 독보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입이 걸걸한 편이기도 했기에.

적재적소란 말은 필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리라고. 그런 실례

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물론 처음엔 시원스레 거절당했다.

명색이 성직자란 녀석이 뭘 그런 걸 궁금해하느냐고, 매몰찬 거절 의사와

함께 내 귀에 거센 면박을 따박따박 내리꽂아대던 그녀였으나.

수 시간에 걸친 내 끈질긴 질문 공세에 못 이겨,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도

결국 알려주긴 했었다.

"이태워죽일 놈.,,

그 말을 이런 식으로 다시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인간의 수십 배에 달하는 시간을 살아가는 엘프족 앞에선 참으로 가당찮

은 표현인지도 모르겠으나.

참으로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碢碢碢

"좋은말로할때 이 문당장열어• 彆 彆 •.이 태워 죽일 놈아.... •."

큐피드도 아니면서 이런 식으로 사람의 심장에 화살을 막 내리꽂아도 되

는 것일까.

그런 너절한 생각으로 사고를 흐려놓지 않으면, 지금 당장이라면 다릿심

이 풀려버릴 것만 같았기에 . 최대한 밝고 긍정적 인 방향으로 현 상황을 바라

보고자 노력해봤다.

난죽었다. 이제.

"••••사람잘못보셨습니다."

덜컹!

내 개미 담석만한 목소리에 대한 거스름돈 치곤, 다소 수지가 맞지 않는

큼지막한반응에 의식이 소란했다.

덜컹! 덜커덩!

흡사, 끓는 물 위에 덮어놓은 냄비뚜껑처럼, 불길하게 몸을 뒤채는 철제문

을 그야말로 온몸으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필사적으로 틀어막았다.

시련. 그래, 이건 하나의 시련이리라.

내가 지금 굳세게 움켜쥐고 있는 이것은 단순한 문고리가 아닌, 인류를 위

협할 온갖 재앙과 만악을 넣어 놓았다고 일컬어지는 판도라의 상자. 그 걸쇠

일지니.

이 세상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라도, 인류 최후의 보루나 다름없는 내가,

지금 여기서 꺾일 수는.

콰광!

바로 그때였다.

낯선 부유감을 체감한 직후, 내 안의 위기의식이 께름직한 비명을

내질러댔다.

굳세게 움켜쥐고 있던 문이 내 몸과 함께 비상하여, 이내, 맥없이 바닥을

구르게 됐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건.

등허리를 누르는 둔한 통증 때문도, 낡은 철제문이 찌그러지며 자아낸 거

친 파공성 때문도 아니 었다.

눈높이.

움푹 패인 철제문을 무슨 곰 인형처럼 부둥켜안고서, 땅바닥에 처연히 드

러누운 나를 고고히 내 려 다보고 있는 그 황색 눈동자가.

지금의 내 위치가포식자를목전에 둔피식자라는걸, 스스로 깨닫게끔 만

들고 있었기에.

코앞까지 도래한 이 끔찍한 현실로부터 눈을 돌린다는 건, 더는 불가능해

보였다.

"너••••!'■

눈을 부릅 치켜뜬 상태로, 아랫입술을 짓씹고 있는 저 섬뜩한 표정이 어

떠한 감정을 서사하고 있는지는 너무나도 명확해 보였다.

저건 아피스가 극한의 극한까지 화가 났을 때의 습관이었으니까.

저렇게나화가 난 아피스를 보는 건, 내가히드라의 독에 범벅이 된 그녀를

치유한답시고 설치다가, 독이 내 몸에까지 전이된 이후론 처음이었다.

아니, 난 마스크 써 서 괜찮을 줄 알았지.

터벅터벅.

서서히 내게로 거리를 좁혀오는 그 소름 끼치는 소리에 몸에 닭살이 돋아

났다.

그렇게, 천적을 앞에 둔 고슴도치가몸을 둥글게 말아 가시를 곧추세우는

듯, 찌그러진 문을 방패 삼아 몸을 숨기는 것으로, 지금의 내 가 자아낼 수 있

는 최대한도의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을 무렵.

"아니! 당신들! 이게 대체 뭣들하는 짓거리야!"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듯한호령을 필두로, 나이 지긋하신 서점 주인아저

씨께서 이 파란의 무대 위로 겁 없이 난입해 들어왔다.

”다짜고짜 남의 가게 문짝을 이렇게 박살을 내놓으면 나보고 장사는 어

떡 하라고! 내 가 이 문 하나 뜯어고치 려면 책을 몇 권을 팔아 재껴 야 하는지,

당신네가 알기나해! 어! 네녀석들 거기서 꼼짝말고 있어! 내가지금위병을

불러서 너희들 머리통을!"

목에 핏줄까지 올라온 아재의 분노는 지 당하고 타당했다.

나도 예고 없이 집에 들이닥친 낯선 손님이 우리 집 문을 대뜸 발로 걷어차

부숴버리면 상당히 고까운 기분이 들 것 같긴 했으니까.

하지만 이 용감한 아재처럼, 문을 박살 낸 장본인에게 노발대발 화를 표

출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나는 저 굳건한 문을 반파시킨 인물이 마음만 먹으면 문은 고사하고, 이 가

게 전체 를 통째로 날려버 리는 것도 가능한 먹 이 사슬 최 정점의 존재 란 사실

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에 .

만일 내가저 자리에 있었더라면, 자신의 불만을 다부지게 주장하긴커녕,

천재지변이라도 겪은 것인 양, 그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모든 것을 체념해버

릴 것이 분명했다.

미 안. 점주. 문을 부숴서. 변상금은 지불하도록 할게. 받아.

”뭐? 변상? 이 문이 대체 얼마짜린 줄 알고! 이 문은 실력 있는 드워프 장

인들에게 직접 의뢰하여 만든 최고급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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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름돈은 필요 없어.,,

아피스가 무심히 건넨 금화 주머니를 신경질적으로 넘 겨받은 아재가 그

속의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돌연 굳어버렸다.

책 은 얇고 가벼운 주제 에 그 무게 에 걸맞지 않은 값어 치 를 자랑하기 에 .

좀도둑들에 게 가장 먹음직스러운 타깃이라 말할 수 있는 서점은 가게의

보안에 도 만만치 않은 비용을 지불해 야 하기 마련 이 다.

그렇기에 고작해야 한두 푼 정도론 한 나라의 수도에 자리한 서점의 보수

비용을 충당한다는 건, 상당히 어려울 일일 텐데.

”결례를 끼쳐드려 죄 송합니 다. 손님. 혹여나 실례 가 안 되 다면 다음에도

당 서점을 방문해주실 것을 성심성의를 다해 기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명 망 드높은 귀족 가계의 신사라고 해도 손색 없을 완벽한 예 법 이 었다.

금화 주머니 안에 든 액수를 능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의 눈부신 미소를

머금은 채, 아피스에게 냉큼 허리를 숙이는 서점 아재의 움직임은 일말의

군더더 기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수려했으며, 또한, 아름다웠다.

서점 아재.요즈음 장사가시원치 않아서 마음이 착잡하시다더니. 지금은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 보이시네 . 참 다행이 네요.

그렇게 서점 아재에게 말없이 축복을 건네며, 조용히 이 자리를 벗어나기

위해 몸을 뒤척였다.

그러자.

"어딜!"

"칙!,,

캉! 캉!

의식 바깥쪽에서 쏜살같이 내게 날아들어 온 정체불명의 투사체. 그 불의

의 습격을 때마침 손에 치이는 철제문을 번쩍 들어 간신히 막아냈다.

두꺼운 철제문에 표창처럼 내리꽂힌 투사체의 정체는 서너 장의 책갈피

였다.

종이로 강철의 꿰뚫는 기예에 놀라야 할지, 아니면, 그 와중에 내 힘줄이

자리한 위치를 정확히 겨냥한 그녀의 제구력에 놀라야 할지, 그렇게 현실도

피에 가까운 실 없는 번민에 연신 허우적거리고 있자.

요동치는 분노를 간신히, 그야말로 간신히 억제하고 있는 듯한 우악스러

운 어투로, 그녀가 내게 최후통첩을 선고했다.

"너••••!좋은말로할때 이리로와••••!팔다리의 힘줄을모조리 끊어버

리기 전에… •!"

아니, 좋은 말로 안 했잖아요.

그 나쁜 말이 미처 끝맺음 되 기도 전에, 찌그러진 철제문을 방패 대용으로

짊어지고서, 그녀로부터 등을 돌려 있는 힘껏 땅을 박찼다.

맹수를 상대로 등을 보여선 안 된다는 건, 유년 시절에 동물의 왕국을 서

너 번 보기만 했었어도 깨달을 수 있는 필수 상식 중 하나였으나.

내 가 그러한 위 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주,라는 어리 석은 선택 지를 채 택

한 이유는 그리할 만한 마땅한 근거 가 있었기 때문이 었다.

아피스는 지금 활과 화살이 없다.

궁술이 라면 그 어 떠 한 종족도 따라올 재 간이 없다고 여 겨 지 는 엘프 중에

서도, 가히 특출난 수준이라고 표현되는 것이 공공연히 용인될 만큼, 아피스

의 궁술 실력은 격이 남달랐다.

그래, 제도 역사상 최고의 궁수라고 칭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

다.

하지만.

그녀가 제도 최고의 궁수라는 건, 어디까지나 활과 화살이 있었을 때의 이

야기.

이빨과 발톱을 뽑아버린 맹수는 맹수라고 부를 수조차 없는 것처럼, 무구

를 장비하지 않은 지금의 상태의 아피스를 상대론, 도망이라는 선택지는 충

분히 시도해봄 직한, 적어도 가만히 앉아 있는 것 백배는 나은 판단이 라고,

난 그렇게 생각햇다.

활과 화살이 있는 아피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확률은 0%이 지 만, 활과

화살이 없는 아피 스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확률은 못해도 10% 정도는 될뿐

더러.

아무리 아피스가 다소 막 나가는 성 격 이 라곤 하나, 시 가지 에서 '그걸' 사용

할수 있을 리도 만무할테니까.

승산은, 아니, 희 망은 충분하리 라고 보았다.

"불이여. 오라一."

그렇게 생각하던 시기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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