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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재능의 먼치킨 칼잡이-50화 (50/90)

秦 50화 잦도망치지 마. (삽화 추가)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벌컥!

문이 열린 직후였다.

내 마음의 소리와 정확히 일치한누군가의 목소리가 낭랑히 울려 퍼진 건.

f

■수녀님?"

느닷없이 의식을 비집고 들어온 또랑또랑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불과

조금 전, 이 방을 퇴 실했던 인물인 수녀님.

그 녹록한 목울림에 난적을 코앞에 둔 무인을 연상케 하는 비장함이 어른

거리고 있었기 때문일까.

도연히 목덜미 가 섬칫거렸다.

하지만, 그러한심적인 자극도.

몸에 라인이 모두드러나버릴 만큼꽉 낀 견습수도복.좌우의 길이가 맞

지 않은 양 갈래머리.

다큰성인이 이젠 몸에 맞지 않게 된 옛 교복을 남몰래 입어본듯한,수녀

님의 그 민망스럽기 그지없는 차림새가 걸머진 충격에는 범접하지 못했다.

색깔만 다를 뿐이지, 지금의 아피스와 똑 닮아있는 몰골이었다.

저거 무슨 유행인가.

"야, 너 뭐야.,,

내 배 위에 올라탄 아피스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 어조로 짜증을 짓씹

었다.

그 선연한 적의 에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거린 수녀님 이 었으나.

결의를 가다듬듯, 한 차례 숨을 고르더 니.

머지 않아 그녀는, 언젠가 봤던 왕족과도 같은 고고한 걸음걸이로 내 옆으

로 다가와, 그 자리에 다소곳이 몸을 앉혔다.

스윽.

이윽고, 수녀님 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던 내 왼팔을 붙들어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고.

"흐, 흐읏!"

실에 매달린 인형처럼,홀연히 이끌린 내 왼손은수녀님의 가슴팍중앙.그

황홀난측한 봉우리 에 정확히 안착했다.

碢碢碢

언젠가 감각이 마모된 손끝으로 어렴풋이, 그 존재감만 체감했었을 뿐인

감촉.

값비싼 양모 이불을 아득히 능가한 푹신함. 물풍선 안에 목욕물을 담아 놓

은듯한난기.

비누나 아로마 같은 인공적 인 물질로는 그 느낌을 온전히 재현해 낼 수 없

으리 란 게 분명한 매혹적 인 체 향에 이르기까지 .

왼팔로부터 전해져 오는 직 간접적 인 정보들. 그 모든 것들이 색 정적 이 었

으며, 중독적 이었다.

평생 이러고 있고 싶다는 주책맞은 생각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만일, 이 감촉에 점수를 배점해야 한다면, 답안지를 커다란 동그라미로 전

부 채워버려도 부족하겠단 생각이 절로 들 만큼, 그 완성도는 완벽하기 이를

데 없었다.

만지 면 아마 굉 장할 것이 라고, 그 위상을 은연중에 짐작해 본 전적은 있었

다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상념 안편에서 연이어 터져 나오는 감격은심야의 불꽃놀이와도 같이 연

신 내 마음을 가득 메워대고 있었다.

끝내준다.

신분상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내놓지 못한, 날 것 그대인 내 상스러운 진심

은 그러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내겐 그황홀함에 심취해 있을 심적 여력은 남

아있지 않았다.

"야! 너 뭐야! 지금 당장그 손 안놔!?,,

"으, 으읏!,,

코끼 리 랑 개 미 가 줄다리 기 를 하고 있고, 내 가 그 밧줄이 된 듯한 기분이 었

다.

별안간, 수녀님이 악을 쓰며 내게 매달렸다.

이윽고, 그런 수녀님을 떼어 내 기 위 함인지 , 아피스가 내 오른 다리를 붙잡

은 채, 내 몸을 무슨 쇠 사슬 다루듯 거침 없이 붕붕 휘 둘러댔고.

"자, 잠깐만요! 아핏一!,,

덕분엔 난 인간이 버텨낼 수 있는 중력가속도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내 몸으로 직접 측량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혈기 왕성한 사춘기 시절, 미모의 여성들이 날두고 다투는 꿈 같은 광경을

이따금 상상해왔고, 이런저런 매체들을 보며 예습해오기까지도 했으나.

그 실상이 이렇게까지 살벌하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었기에.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하는 건 고사하고, 이따금 입에서 쏟아져 나오려는

매스꺼움을 삼켜내는 게 고작이 었다.

"우읍.....,,

"으악! 미, 미안!

II

안색 이 사색 이 된 내가 입을 가리고 바닥에 웅크릴 무렵이 되 어서야, 아피

스의 인간 피젯스피너 공연은 끝맺음 됐다.

그럼에도, 내 허리를온몸으로끌어안은채, 내게 매달려 있는수녀님의 거

센 투지는 꺼질 기미조차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 가녀린 손은 바들바들 떨려대고 있었다.

아무리 아피스가 어느 정도 힘을 조절했다고 한들, 초인을 넘어, 괴물의 영

역에 도달했다고 봐도 무방한 아피스를 상대한다는 건.

단련과는 거리가 먼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왔을 수녀님에겐 여간 힘든 일

이 아니었을 테니까.

예전부터 생각해온 거긴 하다만,수녀님.은근히 힘이 좋으시네.

남들 몰래, 무슨 운동이라도 하시는 거려나.

"사제님은彆 彆 • •.레이지스사제님은넘겨드릴 수없습니다彆 •••!"

"하.…!"

땀범벅이 된 수녀님이 숨까지 헐떡여가며 굳은의지를불태웠다.

코웃음으로 화답한 아피스였으나, 그 일그러진 미소가 억센 역정으로 점

철되어 있다는 건 명백해 보였다.

순간적으로 '날 두고서 싸우지 마!, 같은, 순정 만화 여주인공 같은 대사를

날려줘 야 하는 것일까. 때아닌 번민이 뇌리를 스쳤으나.

이 두 여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내 마음이 아니란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기에.

"저리 꺼져! 용사는 이 녀석이 없으면 안된다고!,,

"레이지스 사제님은 성녀님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입니다!"

그냥 침묵을 고수하기로 했다.

불행 중 다행 이 라고 해 야 할까.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그 살벌한 실랑이로부터,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

는 건진 대 강 파악할 수 있었다.

용사님을 위해, 문자 그대로 몸 바쳐 나를 회유하려고 찾아온 아피스.

성녀님을 위해, 그런 아피스를 막아서려 하는 수녀님.

어림잡아 한 짐 작이 지 만, 아마, 틀림 없을 테 지.

와락!

바로 그때였다.

수녀님이 내 왼팔을 거세게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며, 그 황홀한 산봉우리.

아니, 살봉우리에 다시금 내 팔을 묻었다.

"사제님 ! 앞으로 계속 성녀님의 전속 역을 도맡아주신다는 약조만 해주신

다면! 제 가 모아둔 재 산! 제 몸! 제 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걸 전부 사제 님께 헌

상하겠다고 신께 맹세드리겠습니다!,,

••••예?,,

..뭣!..

뭐든지. 뭐든지라.

수녀님의 그 충격적인 선언은 내 의식을 뒤흔들기에 충분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

수녀님의 목소리를 뒤따라갔던 내 시선이, 사제 수행으로 단련된 자제력

이 발휘될 유예도 주지 않고, 그녀의 풍만한 가슴, 가는 허리, 두툼한 허벅지

를 음흉스레 훑고 지나갔다.

그 직후, 누구에게 감히 말 못할 선홍빛 상념으로 가득 찬 머릿속 상태는

상상력의 폭발이라고 일컬어도 단연코 과언이 아니었다.

"야! 이 미친 새끼야! 뭘 고민하고 있어! 너 내가 아까 내 가슴 만져도된다

고 했을 땐 꿈쩍도 안 했으면서! 옷도 인족들이 제 일 꼴려 한다는 걸로 기껏

갈아입고 온건대!"

아피스의 거센 호령이 의식을 다그쳐주지 않았더라면, 난 아직도 그 남사

스러운 상념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제,제가언제 고민했다고그래요彆 彆 ••."

"지랄하네! 눈 감고! 턱에 손 괴고! 그냥 내버려 두면 날 샐 때까지 고민할

판이었으면서!,,

슬쩍 , 거울을 향해 시선을 흘리니 , 아피스가 했던 말 그대로였다.

언젠가봤던 어느 유명한조각상.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내 가 나도 모르는 사이 에, 그 자세 를 그대 로 본뜬 듯한 엄숙한 포즈를 취

하고 있었으니까.

위험했다.

까딱 잘못했으면, 성직에 귀의한 몸으로 본능의 유혹에 그대로 홀라당 넘

어갈 뻔했다.

수년간 동고동락 해오며 서로 볼꼴 못 볼 꼴 다 본 사이가 되 어버린지라,

이 성 적 인 끌림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여 지 가 죄 다 불타버 린 아피 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녀님은 그 특유의 침잠한 성격만 빼놓고 본다면, 외견과 성정, 어느 무엇

하나 빠지 지 않는 매 력적 인 여성 이 었으니까.

성녀님에 의해 극한까지 단련된 내 자제력이 순간적으로 제구실을 못 하

게 될만큼 말이다.

아니, 어쩌면 가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수녀님. 일단 진정하세요. 더욱이, 저희는 신께 순결을 맹세한 몸이지

않습니까. 신의 어전이나 다름없는 알현실을 목전에 두고, 그런 상스러운 표

현을 입에 올리시다니.수녀님답지 않아요.,,

I

■우, 우으…•.

II

"그래! 맞아!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내 가 다 해줄 테니까! 그 녀석 말 듣지 말

고냉큼이리로와!,,

"아, 안돼요! 사제님! 아! 그, 그래! 그렇다면 순결을 잃지 않는 범위내에서

라면 뭐든지!,,

아피스와수녀님.두 사람이 양쪽에서 날 잡아당겨 댔다.

다행히 이 전과 달리 , 아피스 쪽은 날 끌어당기 는 시늉만 하고 있었다.

아피스가 진심을 낸다면, 내 종이 같은 몸은 또다시 이 방 이곳저곳을 나뒹

굴게 될 게 뻔하니까.

그 힘의 가감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무래도 아피스는 내게 선택지를 쥐여

줄 심산인듯했다.

수단이 거칠고, 말투가 다소 강압적으로 보일 뿐이지. 그녀는 상냥한 사람

이니까.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내 팔을 끌어당기고 있는 수녀님과 달리.

아피스는 내 팔을 살며시 끌어안은 채,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는 것만으로

도, 내 몸을 그 자리에 효과적으로 붙들어 놓고 있었다.

"그래서, 어떡할 거야. 올 거 야? 말 거 야? 쟤 야. 나야.,,

그 물음은 내 게 선택을 종용하고 있었다.

용사님과 만나 과거를 대면할지를.

성녀님을 보며 현실을 마주할지를.

아니면.

"아피스彆 •••. 어제도 말했지만, 저는 더이상••…."

"또도망치는 거야?,,

”• •

”도망치는 건 뭐라 안해. 나도고향마을에서 도망쳐 나온 몸이니까.하지

만 연장자로서 충고 하나만 하자면, 도망은 치되, 외면 하진 마. 나중에 반드

시 후회하게 될 테니까."

평소의 거친 분위 기와 상반된 그 차분한 어조가 되 려 더 무겁게 느껴 졌다.

"레이지스 사제님••••?"

심 장을 꿰뚫려 버린 듯한 그 통렬한 말에 무심코 두드러진 반응을 내보이

고 말았던 걸까.

내 팔을 거칠게 잡아끌며 절절히 애원하던 수녀님도, 걱정 어린 기색으로

내 안색을살피기 시작했다.

fI

저, 저는 • ….

II

그렇게.

고장 난 인형처럼, 생각을 정돈치 못하고, 쉽사리 말을 수놓지 못하고 있던

스스로의 흐리 터분함에 환멸을 느낄 무렵이 었다.

"실례합니다. 수녀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벌컥.문이 열렸고. 서류 뭉치를든 라노벨 사제가노크 없이 방 안에 난입

해 들어왔다.

"아침부터 죄송합니다.하지만, 아침 예배 시간이 머지않은 시간임에도 레

이지스사제님이 보이지 않아서• 彆 彆 •."

그 황망한시선이 잔뜩 어질러진 방 안. 교복 차림의 아피스. 온몸이 땀에

젖어 거칠게 호흡을 고르고 있는 견습 수도복 차림의 수녀님 .

뒤이어,그녀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나를향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마치, 시간이 얼어붙기라도한것처럼.

눈도 깜빡이 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마네킹처럼 서 있기만 하던 라

노벨 사제 가 별안간,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인자한 미소와 함께 내게 말

을건넸다.

■제가방해를 한모양이로군요.하핫,실례했습니다.성녀님의 아침 준비

는 제가 사전에 다 끝마쳐 내놓을 테니, 느긋이 움직여주셔도 괜찮습니다. 그

럼 이만, 신이 당신께 미소 짓기를.,,

그 직후, 문이 닫혔고.

상큼한 윙크와 함께 문 저편으로 사라진 라노벨 사제의 경쾌한 발소리는,

째깍이는시계 소리와합을 맞추며 점점이 멀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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