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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22화 (22/215)

<22 화 > 백사파(白楙둥)

부상을 입은지 이 주만에 붕대와부목으로부터 팔의 자유를되찾은 백우 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마지막 남은 수행 점수 唐점을 채우기 위한 임무행이었다.

“아,집이 제일인데.”

이제는 집처럼 느껴지는 기숙사를 두고 다시 떠 나가는 게 못내 아쉬웠지 만어쩔수 없었다.

하지 만 진짜 문제 는 따로 있다.

“우진아! 빨리 가자!”

“배백공자아….”

기숙사 아래 에 서 활기 차게 소리 지르는 신예 화와 기 어 들어 가는 목소리 의 제갈연지.

이 두 사람이 또 다시 임무에 따라나선다는 게 문제였다.

이번 임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작은 마을을 점령하고 이들을 보호한다 는 명목으로 보호비 를 뜯어 내는 흑도 방파를 퇴 치하는 일이 었는데, 지구로 따지 면 작은 동네 에 있는 포장마차를 상대로 자릿세를 갈취 하는 삼류 양아 치 정도에 불과한 녀석들이었다.

다만 아무리 경지가 떨어지는 이들이라고 해도 그 수가 적지 않아 턱걸이 로 겨우 중급으로 책정된 임무였다.

“내 팔자야.”

한사코 혼자 가겠다고 했지만 신예화는 단호했다.

매번 다치고 오는 게 불안해서 안 되겠다며 이번 한 번만 따라가서 아무 일 도 없으면 다시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에 백우진은 그녀의 동행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제갈연지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해왔다. 그녀와 첫 임무를 떠나던 날 먹었던 제갈세가의 숙취 해소제를 하나 주겠다는 말에 냉큼 받아들였다.

“완전개이득.”

백우진은 아직도 그때 느낀 시원함을 잊지 못했다.

여러 오물이 묻어도 티가 잘 나지 않는 흑의무복을 입고 한쪽 허리엔 호리 병을, 다른 한쪽엔 검을 차고 화섭자, 건량, 붕대와 금창약 등 야영에 필요한 간단한 물품들이 든 봇짐을 등에 매고 기숙사를 나섰다.

“제갈소저는 굳이 왜 같이 가시려는 거예요?”

“그건 신 소저도 마, 마찬가지….”

침 대신 작은불꽃을 튀겨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두사람의 사이를 갈 라놓았다.

백우진은 그들의 눈을 번갈아 마주치며 으름장을 놓았다.

“둘다분명히 얘기하는데 이번 임무행에서 내 말은곧법이야.”

내 말을 따르지 않을 거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

알딸딸하게 취 한 모습으로 말하는 통에 위 엄 따위는 전혀 느껴 지 지 않았 지만 다행히도 두 사람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출발.

어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병아리 두 마리를 데리고 나들이라도 떠나 는 듯한 기분이 었다.

임무를 의뢰한 마을은 원령현에 속한 수양리는 학관으로부터 걸어서 일 주일 거리에 위치한 곳이었다.

신법을 운용하여 나흘 만에 마을의 입구에 도착한세 사람은 예상치 못한 마을 크기 에 당황하고 말았다.

“크네?”

“크다아….”

많아봐야 백에서 이백 가구 정도가 사는 마을일 거라 생각했는데 몇 배는 되어보였다.

“허.”

이 정도 크기의 마을을 집 어삼킨 흑도 방파라면 그 규모 또한 예상한 것보 다훨씬 커질 터.

“똥 밟았네.”

왜 아직까지 이 의뢰가남아 있었는지 조금더 고민했어야했는데.

“흐음.,,

제 법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마을이 었다.

커다란 객잔도 두 개나되고, 많은 상점 및 노점들이 호객 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백우진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 정도면 세금도 꽤나 걷을 텐데 ….’

유동인구, 거주인구가 많을수록 걷어지 는 세금 또한 비례 하여 커진다.

보통 세금을 많이 걷어들이는 곳은 현령에게 어느 정도 입김을 불어넣어 흑도 방파를 모조리 잡아들이 거나 못해도 제 지 정도는 할 수 있을 텐데 그렇 지 못했다는 건.

‘마을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거나, 현령도 흑도 방파 놈들과 한통속이 거나. ’

후자일 확률이 거의 螐할 螐푼은 될 것이다. 흑도 방파가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까진 모조리 통제할 수 있다고 해도, 이곳을 지나치는 객들까지 모두 통제할순 없을 테니 말이다.

“이거곤란한데.”

그들이 현령과 한통속이라면 일이 생각보다 복잡해진다.

규모도 규모거 니 와 어 설프게 놈들을 때려 잡았다간 그들을 선량한 백 성 으로 둔갑시킨 현령이 오히려 자신들을 폭행범으로 지목하여 잡아들일지도

모를 일이니

“우리어떡해…?”

신예화가 걱정 섞인 말투로물었다.

마을 입구에서 고민해봐야 나올 답은 없다.

“일단들어가자고.”

앞으로의 행동 방향을 정하기 위해선 머리에서 그럴 듯하게 나온 추측 말고 정확한 사실 정보가 필요했다.

세 사람은 가장 먼저 보이는 객잔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오!”

열다섯이나 됐을까 싶은 어린 점소이가 웃는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

“일인실세개, 있나?”

“암요. 방마다 하루에 한 냥씩입니 다요.”

백우진은 돈 주머니에서 은자를 꺼내어 그의 손에 올려주었다.

“일단 닷새. 나머지는 식대로 하지.”

“예! 바로 모시겠습니다!”

세 사람은 점소이 가 안내 해준 방으로 들어 가 봇짐을 내 려놓고 다시 아래 로 내려와 식탁에 모여 앉았다.

“일단 정보를 모으자.”

“정보?”

“흑도 방파의 위 치, 문파원은 몇이 나 되는지 , 돈을 얼마나 뜯어 내는지 그 런 거 말야.”

아무것도 모르는 것과 무엇이 라도 아는 것은 어 마어 마한 차이 를 보인다. 일을 도모하기 위해선 모름지기 정보는 필수로 지니고 있어야만 했다.

“식사는 무엇으로 드릴까요?”

“여기서 제일 자신 있는 요리들로.”

“헤헤, 알겠습니다.”

때마침 등장한 점소이가 주문을 받고 돌아서려 하자 백우진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잠깐물어볼게 있는데.”

“예 ?”

점소이 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자 백우진은 다른 한 손으로 그를 향해 은 자하나를 튕겨주었다.동시에 점소이의 표정이 급변했다.

“뭐든물어만보십시오!”

제 집안에 있는숟가락,젓가락개수까지 세어다바칠 기세였다.

“여 기 에 질 나쁜 흑도 방파 놈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 백사파(白楙派) 말씀이시군요.”

백사파. 이곳에 똬리를 틀고 앉은 흑도 방파의 이름이었다.

점소이는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본 뒤, 백우진을 향해 얼굴을 쭉 내민 채 조용한목소리로 읊조렸다.

“아주 악랄한 놈들입니다요. 온갖 명목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보호비를 걷질 않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줘놓곤 이자를 어마어마하 게 받아먹지요.”

점소이의 입에서 필요한 정보들이 술술 새어나왔다.

놈들은 심지어 불법 도박장과투기장까지 운영하며 인근 거주민들이나 여 행객들을 도박에 빠트려 돈을 갈고리로 긁어모으고 있다며 점소이가 분을 삭이며 말했다.

“현령에게 고발은 안해봤고?”

넌지시 묻자 점소이는 그런 말은 하지도 말라는 듯, 격하게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말도 마십시오! 현령 그 작자도 다한통속입니다.”

과거에 몇 번이나 현령을 찾아가 백사파의 악행을 고발했으나 수사를 할 때마다 녀석들은 무혐의로 풀려났고, 도리어 고발한 자를 붙잡아 심한 문초 를 가했다고.

“아무튼, 세 분은 무림인이신 것 같아 다행이긴 합니다만 혹시 모르니 조 심하십시오.”

백우진은 그의 말에 의문을 느꼈다.

“무림 인이라 다행이라니?”

“백사파놈들이 얼마나 영악한지 모릅니다. 마을에 어쩌다고수가 들렀다 하면 허리를 푹 숙인 채 환심을 사고, 떠나가면 기다렸다는 듯이 또 지랄들 을 한다니까요.”

이거 더욱 어렵겠는데.

백우진의 안색이 차츰 굳어갔다.

제 주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인간만큼 어려운 상대도 드물다.

이 정도 마을을 점령한 정도라면 그 수준이 동네 시정잡배와는 차원이 다 를 텐데도 고수에 게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고개를 조아리는 걸 보면 여간내 기 가아닐듯했다.

“그런데 그 고수들은 융숭하게 대접 받고 돌아가던가?”

“그렇지요.”

옛날은 제가 살아보지 못해 모르겠습니다만, 요즘에야 진정으로 협객(彀客)이라부를 만한 사람이 몇이나되겠습니까.

“아직 그런 이들은우리 마을에 들른 적이 없는 거겠지요.”

고작 지학 즈음 되어 보이는 녀석이 삶에 통달한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퍽 우스우면서도 현 무림의 실태가 이렇구나 싶어 고개를 젓고 말았다.

‘정무학관이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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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 야 의와 협으로 똘똘 무장하여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의를 참지 않고 맞서 싸워 이 겨 내 야만 멋들어 진 별호와 함께 명성을 얻는 시 대 였지 만, 지금은 아니었다.

젊은 혈 기로 똘똘 무장한 채 무림행 에 나서 야 할 후기 지수들은 정무학관 에 입관하는 것을 제일의 목표로 삼았고, 협의 대신 수행 점수를 위해 임무 를 수행하게 되 었다.

물론 협객 대신 생도들이 임무를 수행하는 덕에 크고 작은 문제들이 제법 해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임무를 고르고 고르는 탓에 이곳처럼 그 혜택 을 받지 못하는 곳 또한 생 겨 나고 말았다.

이곳은 정무학관의 역기능이 나타난 사례라고 볼 수 있었다.

다른 손님의 부름에 점소이가 부리나케 달려나가고, 신예화와 제갈연지 가 한숨을 내쉬 었다.

“생각보다 일이 큰 것같아….”

“그,그러게요.”

신예화와 제갈연지가 한껏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작 학관의 생 도 셋 이 서 행할 수 있는 의 뢰 가 아닌 듯 보였다.

“지금이라도돌아가는건 어때…?”

신예화가 조심스레 말하자, 제 갈연지도 그 말에 동의 하듯 안쓰러운 눈동 자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의 우려는 충분히 그럴 만하고, 이해할 만하다.

허나, 백우진은 이세계에서 그렇게 배웠다.

“안되면 되게 해야지.”

“어떻게?”

“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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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금부터 그 답을 찾을 생 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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