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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3화 (13/359)

13화 飛龍十三隊(비룡십삼대)-3

“으아아아악! 끝났다!”

나무 위에서 떨어지다시피 땅으로 내려섰다.

이놈의 한 시진 질주는 벌써 두 달이 지났건만 도무지 익숙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물론 강철 조끼의 중량을 계속 늘려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공터에 도착하니 벌써 다른 조원들이 운기조식에 들어가 있었다.

다시 출발했을 설풍 조장과 나보다 늦게 올 배종관을 제외하면 내가 제일 늦은 모양이었다.

“오늘은 좀 늦었네요. 고생하셨어요.”

우리 조의 부조장인 나서유 소저가 막 운기조식에 들어가려다 특유의 환한 웃음으로 나를 맞이해 줬다.

약간 처진 눈매로 늘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나서유 소저는 오늘도 역시 자상하고 또 아름다웠다.

새삼 그녀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질 정도였다.

“아, 네, 무게를 다시 늘렸더니 속도가 안 나더라고요. 아직 수련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죠, 뭐. 하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해 주자 그녀가 생긋 웃으며 다시 나를 칭찬해 줬다.

“원래 수련은 어제보다 나아지기 위해 하는 거라잖아요? 정말 대단하세요, 선우 공자.”

“아, 아뇨. 정말 별거 아닙니다. 조장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한데요, 뭐. 하하하하!”

나서유 소저는 지난 생에서도 모두에게 돼지라며 따돌림받던 나를 따듯하게 감싸 줬었다.

그때 나는 그런 그녀를 짝사랑하게 됐었다.

비록 내 마음을 전할 수도, 그녀의 죽음을 막을 수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럼 조금 쉬고 시작하세요. 저는 먼저 조식을 시작할게요.”

“아, 네! 그러세요! 알겠습니다!”

먼저 운기조식에 들어간 그녀의 얼굴을 슬쩍 바라보던 나는 누가 볼 새라 얼른 고개를 돌리고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전선에 온 지도 벌써 두 달째, 한 달쯤 전부터 여자 조원들인 청연 소저, 나서유 소저, 천주은 소저도 훈련에 참가하기 시작했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청연 소저는 진작부터 참가하고 싶었는데 다른 소저들이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고 말려서 참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전선에 온 초기, 그녀는 내게 심각하게 물어봤었다.

‘이곳에 고수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지 않아요?’

‘예?’

‘기껏 칠십여 명밖에 안 되는 인원 중에 이십 대의 절정 고수만 다섯 명이라니. 비율이 너무 높잖아요? 천재들만 모여 있다는 무림맹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요.’

그녀의 말에 빙긋이 웃으며 대답해 줬었다.

‘무림맹 사람들보다 이곳 사람들이 더 간절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실력이 뒤처지면 정말 죽게 되니까요.’

‘흐으음.’

그 후, 그녀는 승부욕이 돋는지 지독하게 수련에 몰두하기 시작했었다.

우리 훈련에 참가한 이후로도 마찬가지였다.

여인들 중 강철 조끼를 입고 질주 훈련을 하는 이는 그녀가 유일했다.

원래 호기심이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승부욕 역시 만만치 않은 모양이었다.

또 그녀는 심지어 외공 훈련에도 참가하겠다고 해서 우리를 기겁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인인 그녀의 맨살을 대나무로 찰싹찰싹 때리다니, 아무리 외공 변태인 배종관이라도 할 수 없는 짓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녀도 외공 수련을 하려면 웃통을 다 벗고 약을 발라야 한다는 말에는 물러설 수밖에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은 역시 청연 소저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이외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혼원무극공은 역시 최고의 심법이었고, 선우십삼검을 익힌 지금의 내 성장 속도는 지난 삶과 비교를 불허할 정도였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주태경과의 대결이 무척 기대되고 있었다.

내가 꼭 살리고 싶었던 친구들인 비사영과 배종관의 성장 또한 순조로웠다.

비사영은 늘 투덜거리면서도 특유의 고집으로 포기하지 않고 훈련에 잘 따라왔고, 새로 익힌 쾌의심법은 그에게 날개를 달아 주고 있었다.

배종관 또한 지난 삶과 달리 외공 하나만 파는 것이 아닌 경신법과 새로 익힌 심법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그의 외공에 대한 집착은 약간 오기에 가까웠었다.

모두가 무시하는 외공으로 인정받고 말겠다는 오기.

아마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언 때문인 것 같은데 그 오기가 그로 하여금 다른 수련들을 다 팽개치고 외공만 파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나는 이렇게 얘기했었다.

‘금강불괴문이라고 금강불괴를 추구했던 문파의 심법이 마침 내게 있는데 혹시 익혀 보겠나?’

‘…금강불괴문이라고?’

금강불괴라는 단어는 외공을 익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꿈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가 흥미를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안과 밖을 모두 단련하여 진정한 금강불괴를 이루겠다는 염원을 지닌 문파였지. 마침 그곳의 약물 조합법도 갖고 있는데 자네의 약물 조합법과 절충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걸세.’

‘그, 그런 걸 나에게 주겠다는 말인가? 저, 정말 자네는….’

눈물마저 글썽거리는 그의 손을 굳게 잡으며 나는 이렇게 말해 줬었다.

‘주는 것이 아닐세. 함께 익히는 거지. 우리가 함께 금강불괴가 되는 걸세. 어떤가?’

‘함께… 금강불괴…. 크흑! 정말 고맙네, 진!’

마침내 눈물을 쏟아 내는 그를 다독여 주며 나는 속으로 그에게 사과했다.

사실 금강불괴문 같은 문파는 없었던 것이다.

뭐,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알지는 못했다.

내가 갖고 있는 건 아버지의 서재에서 읽었던 철나한심법이라는 소림에서 비롯된 심법과 약물 조합법이었다.

원래 외공과 내공을 다 중시했던 소림에서 비롯된 수련법이기에 배종관에게 주기에 적합했던 것을 동기 부여를 위해 살을 좀 붙였던 것이다.

조금 양심이 찔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기와 결과가 좋으면 다 좋은 거 아니겠는가?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며 나는 그와 함께 외공을 계속 익혀 나가고 있었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나와 주변 동료들을 성장시켜 가는 것뿐인 듯했다.

이곳에 온 지 두 달, 내 기억이 맞다면 이제 곧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날 것이었다. 주태경과의 대결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큰 사건이….

그리고 내 기억력은 거의 틀리는 법이 없었다.

지난 삶의 기억을 돌아보건대, 어느 날 갑자기 간귀 오십여 마리가 해일처럼 밀어닥쳤었다.

이제껏 한꺼번에 대여섯 마리 이상의 간귀를 상대해 본 적이 없던 우리는, 그 유례없는 재난에 한 개 조가 거의 몰살당하는 참사를 당하고 말았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정확한 인과 관계는 알 수 없지만 지난 삶에선 그 일을 기점으로 전선에서의 삶이 한 단계 더 어려워졌었다.

마치 연속적인 사면을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단계가 높아지는 계단을 밟고 올라가듯 말이다.

답답한 점은 지금 십삼대에서의 내 위상과 무공으로는 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어디에다 얘기할 수도, 직접 대비할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뻔히 오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음에도 맞게 되는 주먹과 같이,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

십삼대 육 조의 조장 원청원은 육 조원들을 데리고 울창한 밀림 속을 순찰하는 중이었다.

순찰은 오전, 오후, 저녁, 야간의 네 번으로 이루어지고 그것을 일곱 개 조가 차례로 돌아가며 하기에 보통 이틀에 한 번 정도씩 순찰을 돌곤 했다.

선두에서 검으로 수풀을 베어 내며 길을 만들던 원청원은 검이 없는 한 손을 휘휘 저으며 계속해서 달려드는 모기떼를 쫓고 있었다.

열대 우림인 운남 지역은 원래 모기들이 득실거렸지만, 원청원은 그중에서도 이상하게 모기에 많이 물렸다.

아마도 피가 맛있거나, 아니면 모기에게 인기가 좋은 외모인 모양이었다.

“모기가 아니라 여자에게 인기가 많았어야지.”

그렇게 중얼거리던 원청원은 한순간 짜증을 내며 검초를 펼쳤다.

“에잇!”

슈하악!

순간 원청원의 주변이 고슴도치와 같은 뾰족한 검영으로 가득 찼다.

청성파의 독문 절기인 칠십이파검, 그중에서도 방어 초식인 검우밀밀이었다.

원청원은 자신의 주변에 몰려 있던 모기들이 떼 몰살을 당하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잠깐 있으면 어차피 또 다른 모기들이 몰려오겠지만, 잠시만이라도 앵앵거리는 소리를 안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꽤 만족스러웠다.

그러자 뒤에서 그의 조원들이 감탄성을 터트렸다.

“우와, 역시 조장! 언제 봐도 대단하시군요!”

“그게 칠십이파검의 검우밀밀인 거죠?!”

그에 으쓱한 원청원이 고개를 쳐들고 대답했다.

“뭘 이 정도를 가지고. 청성파 제자에게 이 정도는 기본이지.”

하지만 원청원의 조원들은 그가 잘난 척을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우리 조장도 이 정도인데 청성파에서도 천재라는 일 조장님은 얼마나 대단하실까?”

“한교성 일 조장님의 청풍검법이야 우리 조장과 비교 불가지. 별호도 청풍검룡이잖아? 우리 조장님은 쾌난원후, 용과 원숭이가 비교가 되겠어?”

“으윽!”

조원들의 말에 인상을 와락 구긴 원청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시끄러, 이놈들아! 이십 대에 절정에 도달한 그놈이 이상한 거라고! 인간미 없는 놈 같으니!”

“아, 참, 조장! 그러고 보니 칠 조의 설풍 조장은 눈을 감고 달리면서 모기를 잡는다던데요? 어찌나 감각이 정확한지 달리면서든 걸으면서든 모기 한 방을 안 물린대요.”

“윽! 그, 그놈도 나처럼 모기에게 인기가 좋았으면 한 방은 물렸을걸?”

명문인 청성파의 제자답지 않게 워낙 유쾌하고 조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원청원은 늘 이렇게 조원들에게 놀림을 받곤 했다.

하지만 그렇기에 육 조의 단합력은 다른 어떤 조보다도 끈끈한 편이었다.

부조장인 공종화가 조원들에게 말했다.

“너무 그러지들 말아요. 우리 조장만큼 성격 좋은 조장이 어디 있다고. 팔도 길고 말이죠.”

“그렇지, 그렇지. 역시 부조장이 뭘 좀 아네.”

부조장의 말에 원청원이 흡족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조원들이 야유했다.

“에이, 그렇게 좋으면 부조장님이 좀 사귀어 주지 그래요?”

“맞아요. 우리 조장님 좀 구해 줘요. 외롭게 혼자 두지 말고.”

“음, 그건 좀. 팔이 너무 길어서 부담스럽네요.”

“네? 푸하하하! 아까는 팔이 긴 게 장점이라고 해 놓고선!”

“와하하하! 조장님, 또 차였는데요?”

“시끄러워, 이 자식들아! 나도 부조장은 별로거든!”

그들이 순찰의 후반부에 접어들며 이제 긴장을 좀 풀고 왁자지껄 떠들고 있을 때였다.

일류 최상급인 원청원의 귀에 문득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조용!”

원청원이 정색하며 한마디 하자 육 조원들 모두가 언제 떠들었냐는 듯 긴장한 눈빛으로 바로 자세를 낮췄다.

스스스스슥!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 원청원의 귀에 뭔가가 풀숲을 헤치고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원청원이 낮게 중얼거렸다.

“뭔가 온다. 꽤 많아. 방어 대형으로!”

육 조원들은 바로 원청원을 꼭짓점으로 한 방어 대형을 만들었다.

다른 조원들보다 무력이 압도적인 원청원에게 많은 부담이 쏠리는 진형이었다.

스스스 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원청원이 침을 꿀꺽 삼키고 중얼거렸다.

“이건…. 좀 너무 많은 것 같은데?”

다음 순간 풀숲에서 놈들이 튀어나왔다.

“캬아아아아!”

“키야아아아아!”

간귀들이었다.

그것도 한꺼번에 십여 마리의 간귀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원청원은 바로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껏 간귀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에도 많아야 대여섯 마리 정도가 최고였는데, 지금은 눈앞의 십여 마리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간귀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원청원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며 맨 앞에서 간귀들에게 검을 휘둘렀다.

“부조장! 신호 보내!”

슈하아악!

아까 모기들을 잡았던 검우밀밀이 다시 한번 펼쳐졌다. 이번엔 아까와 달리 희뿌연 안개 같은 검기가 자욱하게 뿜어져 나오는, 최선을 다한 일초였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텅! 터터터텅! 터텅!

선두에 달려든 간귀 세 마리의 몸에서 검기가 튕겨 나갔던 것이다.

검기로는 뚫리지 않는 중급 간귀였다.

원청원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중급만 세 마리 이상이다! 모두 도망쳐! 후퇴해!”

퍼엉!

원청원의 외침과 함께 부조장 공종화가 쏘아 올린 붉은 폭죽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위급 신호였다.

***

땡땡땡땡!

십삼대의 막사에 긴박한 종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오랜만에 들려오는 긴급 투입령, 모든 대원이 즉시 연병장으로 모여들었다.

그곳에선 십삼대주인 폭풍도객 풍양이 이미 출격 준비를 마친 가운데, 과묵한 그를 대신해 부대주인 헌영보가 빠르게 상황을 전했다.

“붉은 폭죽 세 발이 올랐다. 처음에 한 발, 그다음에 두 발이 한꺼번에. 대주님과 함께 각 조장이 먼저 출격하고 조원들은 부조장들의 인솔하에 따라가도록!”

붉은 폭죽은 상대할 수 없는 적이 나타났다는 뜻이었다. 거기에 만약 위기 상황에 빠지면 한 발을 더 쏘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한 발 이후 두 발을 더 쐈다는 건 여태껏 본 적 없는 위험한 상황이란 뜻이 분명했다.

“가자!”

폭풍도객 풍양이 짧게 말하고 몸을 날리자 조장들 중에서 절정의 경지인 자들이 그를 따라 몸을 날렸다.

일 조의 청풍검룡 한교성, 이 조의 점창검룡 사군일, 삼 조의 당가검봉 당여은과 사 조의 점창검응 마유겸, 그리고 칠 조의 광풍비룡 설풍까지.

절정 고수들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지자 각 조의 부조장들도 조원들을 이끌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칠 조의 부조장 나서유 또한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우리도 가죠. 지금 없는 조원들을 기다릴 수는 없을 것 같네요.”

그렇게 모든 본부에 있던 모든 십삼대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쌍삭칠흉 사건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

육 조장 원청원은 중급 간귀 세 마리가 검기를 튕겨 내며 그대로 밀고 들어오자 바로 검을 놓아 버렸다.

검사들이었다면 죽음과 직결되는 일이었겠지만 다행히도 원청원은 검사가 아니었다.

“으햐아아압!”

기합과 함께 몸을 휘돌리며 긴 팔을 채찍처럼 휘둘러 주변의 간귀들을 후려쳤다.

퍼퍼퍼퍼퍽!

그의 팔에 강타당한 간귀들이 주변으로 튕겨 나가고 있었다.

간귀들의 피부를 뚫거나 부수지는 못해도 밀쳐 내고 튕겨 내는 것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었다.

그는 원래 검사가 아닌 권사였던 것이다.

청성파 권가 중 원공권의 직속 후계자, 그것이 원청원의 진정한 신분이었다.

다만 아직 절정에 이르지 못해 강기를 못 쓰기에 검기라도 이용하기 위해 검을 들었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위기에서 벗어난 원청원은 여전히 다급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봤다.

권사인 자신이야 간귀들을 밀어낼 수라도 있지만 병기술이 특기인 조원들에겐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원청원의 눈에 자신의 조원들이 수많은 간귀에 의해 덮쳐지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다급히 뛰어들며 외쳤다.

“안 돼!”

간귀를 상대하는 기본은 두 명이 한 조가 되어 한 명이 간귀의 시선을 돌리는 사이에 다른 한 명이 공격하는 것이었다.

한 가지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는 간귀의 약점을 찌른 것인데, 지금 육 조원들은 처음으로 자신들보다 많은 수의 간귀를 상대하게 되어 버린 상태였다.

이인일조는커녕 오히려 혼자서 두 놈 이상씩을 상대해야만 했던 것이다.

간귀가 조원 한 명의 도를 이빨로 꽉 물어 버리자, 조원의 낯빛이 파래졌다.

도를 움직이지 못하는 가운데 양쪽에서 다른 간귀들이 덮쳐 왔던 것이다.

“아, 안 돼! 아아아악!”

그의 팔이 찢어지고 목이 물어뜯긴 것은 단 한순간이었다.

간귀 세 마리가 그에게 달려들어 산 채로 뜯어 먹고 있었다.

부조장 공종화 또한 위기에 빠진 상태였다.

검기를 뿜어내 하급 간귀 하나의 가슴을 베어 냈는데, 놈이 가슴이 쩍 갈라진 채로 그대로 달려들었던 것이다.

너무 놀란 공종화는 그대로 검을 뻗어 간귀의 심장에 박아 넣었다.

푸욱!

하지만 그건 해서는 안 될 짓이었다.

그녀의 검은 놈의 심장에 박혔고, 아직 그것을 빼지 못한 가운데 다른 간귀 두 마리가 그녀에게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캬아아아아!”

“키아아아아!”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는 걸 깨달은 공종화가 눈을 감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하지만 그녀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었다.

퍼퍼펑!

때마침 달려온 원청원이 양팔로 후려쳐 간귀들을 양옆으로 날려 버렸던 것이다.

“부조장! 도망쳐!”

원청원이 그녀를 구한 순간에도 또 한 명의 조원이 비명을 지르며 간귀들에게 뜯어 먹히고 있었다.

“살려 줘! 으아아아악!”

원청원의 안타까운 시선이 잠시 그에게 머물렀던 순간, 잠깐 튕겨 냈던 중급 간귀들이 다시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원청원이 절망적인 눈빛으로 다시 그들을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거대한 덩어리가 날아들었다.

“이야압! 철신유성!”

“으하압! 금강비성이닷!”

퍼퍼퍼퍼펑!

그것은 두 명의 남자였다.

거창한 기합과는 달리 멧돼지처럼 무식하게 돌진해 몸통 박치기로 간귀들을 우수수 날려 버리고 있는 두 남자, 그들은 바로 칠 조의 배종관과 선우진이었다.

십삼대의 모든 이들에게 약장수라고 손가락질받던 이들의 극적인 등장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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