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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8화 (18/359)

18화 蛛鬼(주귀)-3

파박!

“키이이이이익!”

놈과 나의 속도는 거의 비슷했다.

그래서 놈은 나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순간 따라오는 것을 멈추고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마 배종관에게 돌아가려는 모양이었다.

“이런 젠장!”

뒷골이 땅겨 왔다.

짐승 주제에 상황 판단은 더럽게 빨라서!

결국 나도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완전히 도망가면 배종관이 죽게 되는 것이다.

배종관은 지금 온몸을 휘두르며 간귀 떼들을 튕겨 내고 짓밟는 중이었다.

지금 모습만 놓고 보면 마치 늑대 떼를 때려눕히고 있는 거대한 곰을 보는 것 같았다.

간귀의 이빨과 손톱은 배종관의 단단한 몸을 뚫지 못했고, 놈들의 완력은 배종관의 힘을 당해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배종관은 결국 간귀들을 죽일 수 없을 테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지쳐 갈 테니까.

그러니 주귀마저 배종관에게 가도록 만들 수는 없었다.

나는 주귀를 향해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이쪽이다, 이 거미 새끼야!”

그러자 놈이 기다렸다는 듯 내게 뛰어들었다.

진짜로 이걸 노렸던 모양이었다.

슈하악!

“윽?!”

놈의 뾰족한 손톱이 내 가슴을 향해 짓쳐들어왔다.

도저히 피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푸욱!

손톱이 내 가슴을 관통했다.

아니, 적어도 그렇게는 보였다.

하지만 놈이 관통한 건 내 잔상이었다.

마지막 순간 본능적으로 놈의 손톱을 흘려 냈던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대로 속도를 높여 다시 도주했다.

비종문의 천풍보법 덕분이었다.

무의식중에 펼친 체화된 천풍보법이 내 목숨을 구한 것이었다.

물론 아직 완전히 구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키이이이이익!”

완전히 분노한 듯 일그러진 얼굴로 주귀가 다시 나를 쫓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급박한 와중에도 마음속으로 비사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사영! 덕분에 살았다! 내가 죽기 전에 조장까지 데리고 돌아와 주면 형님이라고 불러 주마!’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또다시 추격전을 시작했다.

간귀와 치고받고 있는 배종관 주변을 빙빙 도는, 이상한 추격전이었다.

“키이이이이이!”

약간의 시간이 지났다.

배종관은 계속 간귀들 사이에서 괴수 놀이를 하고 있었고, 나 또한 계속해서 그 주변을 빙빙 돌고 있었다.

그동안 몇 번이고 나를 잡을 뻔했지만 결국 옷깃만 스쳤던 주귀는 이제 분노로 머리가 돌아 버린 것 같은 표정이 된 상태였다.

“끼아아아아아악!”

지금이라면 놈이 내 뒤를 쫓으며 지르는 괴성이 무슨 뜻인지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잡히면 죽여 버리겠다.’ 뭐, 그런 뜻이겠지.

그러니 지금까지만 보자면 상황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주귀와 간귀를 죽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현상 유지는 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내 속은 전혀 괜찮지 않았다.

이제 뭔가 변화를 줘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나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일단 계속 지켜봤던 배종관의 동작이 점점 느려지고 있었다.

지쳐 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솔직히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신법을 오래 펼치는 데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목숨 걸고 사력을 다해 움직이는 건 또 체력 소모가 달랐던 것이다.

이대로는 설사 비사영이 십삼대에 도착하자마자 조장을 만나 이리로 데리고 온다 해도 그 시간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뭔가 다른 수가 필요했다.

‘어쩌지?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내가 저놈보다 우월한 게 뭐가 있지?’

놈과 나를 냉정히 비교해 봤다.

그러자 놈의 압도적인 능력만이 떠올랐다.

절정 고수를 웃도는 신체 능력.

검강도 잘 박히지 않는 단단한 피부.

물론 눈이나 입 속엔 검이 박히겠지만, 절정 고수 뺨치는 놈이 그걸 맞아 줄 리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검을 휘두를 새도 없을 것이었다.

따라잡히기만 하면 나는 바로 죽을 테니까 말이다.

그나마 굳이 우월한 점을 찾자면 내가 머리를 쓸 수 있다는 것과 아직 저놈이 환검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일 텐데.

하지만 환검도 앞으로 두 번 이상 쓸 자신은 없었다.

한 번만 더 쓰면 놈이 적응해 버릴 것 같았으니까.

마음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제기랄! 차라리 밤에 효귀를 만나는 게 낫지, 낮에 주귀를 만나다니!’

그러다 퍼뜩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이 떠올랐다.

‘가만, 밤에 효귀, 낮에 주귀?’

그러곤 바로 이 주변 지형을 떠올려 봤다.

이 주변엔 분명히….

어쩌면 뭔가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았다.

도박이긴 하지만….

그래, 그래도 뭔가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게 어딘가.

급박한 와중에도 씨익 웃음을 짓고는 짐승 같은 얼굴로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주귀를 힐끗 바라봤다.

‘자, 그러려면 먼저.’

방향을 좀 틀었다.

타닥!

방금 배종관이 던져 버린 간귀가 땅을 뒹굴고 있는 곳이었다.

내가 갑자기 놈을 향해 돌진하자 간귀가 본능적으로 나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부우웅!

몸을 바닥까지 낮춰 그것을 흘려 내고는 놈의 옆구리 쪽으로 공기처럼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천풍신법 만세였다.

그러면서 힐끗 뒤를 보자 내 바로 뒤를 따라왔던 주귀가 간귀와 충돌하기 직전이었다.

좋았어!

주먹을 불끈 쥐어 봤지만 쓸데없는 짓이었다.

푸화악!

주귀가 간귀의 몸통을 꿰뚫듯 순식간에 찢어 버리고는 바로 나를 쫓아왔던 것이다.

깜짝 놀란 나는 바로 다시 속도를 높였다.

“우와아악!”

슈학!

놈의 팔이 내 뒤쪽 머리카락을 스치는 느낌이 들었다.

소름이 돋았다.

이런!

거리를 좀 벌릴 수 있을까 했는데 간귀 한 마리로는 안 된단 말이지?

이를 악물고는 다음 목표를 찾았다.

어디 이번에도 한번!

이번에 뛰어든 곳은 간귀 세 마리가 뭉쳐 있는 곳이었다.

놈들의 정면을 향해 뛰어들자 나를 노린 세 개의 팔이 공간을 휘젓고 있었다.

“크아아아앙!”

극도로 집중한 내 정신이 칼날같이 예리해졌다.

마치 시간이 느려진 듯 팔의 궤적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어디 해보자!

옆으로 몸을 기울여 내 왼쪽 사선으로 내리치는 팔을 흘려 냈다.

부우웅!

다음은 수평으로 휘두르는 손톱.

슈우웅!

몸을 아래로 깊게 숙여 그것을 피하고는 바로 돌고래처럼 몸을 솟구쳐 올렸다.

파박!

그러자 발끝으로 세 번째 간귀의 손톱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샤아악!

‘해냈다!’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간귀 세 마리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흘려 내며 통과했던 것이다.

이런 것은 일류 최상급이었던 지난 삶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적어도 신법만큼은 지난 삶에서보다 더 발전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내 기대대로 주귀는 세 마리의 간귀까지는 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푸화악!

“끼에에에에엑!”

“끄에에에에엑!”

퍼어억!

두 마리까지는 손쉽게 손톱으로 쪼개 버렸지만 마지막 놈과 충돌하는 바람에 속도가 늦춰지고 말았던 것이다.

기회였다.

약간의 여유를 이용해 다시 검으로 손을 벤 후 놈의 얼굴에 피를 뿌려 줬다.

촤아악!

“크아아아아앙!”

온 얼굴이 내 피로 범벅이 된 놈이 이제 완전히 이성을 잃은 짐승처럼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씨익 웃으며 몸을 날렸다.

좋아! 따라오라고!

나는 숲 안쪽으로 계속 달려갔다.

광분한 놈은 이제 더 이상 배종관에게 돌아갈 생각도 못 한 채 나를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키이이이이익!”

놈의 괴성이 뒤통수에 닿을 듯 가깝게 느껴졌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잠시 후 바위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목표했던 장소였다.

나는 놈을 뒤로 달고 바위산 중턱까지 날듯이 올라갔다. 그러곤 중턱에 자리한 동굴 안으로 망설임 없이 몸을 날렸다.

“진입!”

큰 소리로 외치며 동굴 안으로 계속 들어갔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꽤나 깊은 동굴이었다.

“키이이이이익!”

나를 따라 들어온 놈의 괴성이 동굴 안에서 온통 울려 퍼지고 있었다.

소리가 온통 메아리쳐 내 소리를 가려 주고 있으니 나는 고마울 뿐이었다.

계속 안쪽으로 들어가니 동굴 안에는 이제 한 줄기 빛도 남아 있지 않게 되고 말았다.

완전한 암흑이었다.

나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는 다시 손바닥을 베어 흘러나온 피를 동굴 벽을 향해 마구 뿌렸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안으로 들어갔다.

효귀는 밤에 활동하지만 주귀는 낮에 활동한다.

그러니 당연히 주귀의 주요 감각도 청각이 아닌 시각이었다.

하지만 여기처럼 빛이 사라진 곳이라면 녀석에게는 이제 후각만이 남게 되겠지.

바로 지금처럼.

쾅! 콰아아아앙!

주귀가 동굴 벽을 때려 부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내가 피를 뿌려 놓았던 동굴 벽으로 돌진했던 모양이었다.

씨익 웃음이 나왔다.

놈의 감각을 교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제 놈은 나를 볼 수 없었다.

뭐, 물론 나도 놈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이제 이동을 멈춘 채 눈을 감고 제자리에 섰다.

그러곤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지난 삶에 설풍 조장처럼 눈을 감고 다니며 감각 수련을 했던 적이 있었다.

낮이든 밤이든 손바닥처럼 환하게 주변을 인식하는 조장처럼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지난 삶엔 실패했었다.

감각이 많이 예리해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조장만큼 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삶엔 아직 수련조차 시작하지 않았었다.

그거 말고도 수련할 게 너무 많았으니까.

제자리에 선 채 피가 흐르고 있는 손바닥을 천천히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곤 놈의 움직임을 느껴 보려고 노력했다.

아직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니, 무모한 짓이라는 건 틀림없었다.

이번에도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마 죽게 되겠지.

‘하지만 딱히 다른 방법도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웃음 지었다.

쾅! 콰콰쾅!

놈이 동굴 벽을 부수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침이 꿀꺽 넘어갔다.

선우진.

고요해야 해. 조급해하지 말고.

조급해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아주 천천히 호흡을 하며 놈을 느껴 보려 노력했다.

놈의 위치, 놈의 행동, 그리고 놈의 생김새를.

하지만 심상에 그려진 건 여전히 암흑뿐이었다.

깜깜하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암흑.

게다가 이제 피 냄새가 나는 곳으로 돌진하는 건 그만둔 것인지, 내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놈이 더 이상 벽을 부수지 않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귀로도 놈의 위치를 알 수가 없게 됐던 것이다.

어디지? 어딜까?

놈은 이제 내 위치를 확신한 걸까?

여러 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떠돌았다.

호흡을 천천히 내쉬었다.

내 모든 조급함과 잡념들을 호흡을 통해 씻어 내려 노력했다.

그리고 지난 삶에 설풍 조장이 얘기해 줬듯 그저 내 주변의 것들과 동화되겠다는 것만 생각했다.

고요하게, 아주 편안하게.

공기처럼, 그리고 바위처럼.

그 순간이었다.

무언가가 내 손바닥을 향해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놈이 앞으로 내민 내 손바닥을 향해 자신의 손톱을 찔러 보려 하고 있었다.

흠칫.

바로 손바닥을 뒤로 빼며 오른손에 들고 있던 검을 앞으로 힘껏 찔러 넣었다.

푸욱!

뭔가에 깊숙이 박히는 감각.

다음 순간, 끔찍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키아아아아아아아악!”

주귀의 비명 소리였다.

성공했다!

벅찬 희열이 뇌리를 가득 채웠다.

내가 놈의 몸에 검을 박아 넣을 수 있는 딱 한 곳.

바로 놈의 눈에 검을 박아 넣는 데 성공했던 것이다.

해냈다, 해냈어!

절정 고수의 신체 능력과 반사 신경을 가진 놈이기에 내 실력으로 놈의 눈에 검을 찔러 넣는다는 것은 사실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적어도 밝은 곳에서는 말이다.

그랬던 것을 놈이 나를 볼 수 없도록 암흑 속으로 끌고 와 성공시켰다.

너무 기뻐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터져 나오려는 환호성을 참으며 검을 놓은 채 바로 몸을 뒤로 뺐다. 놈이 발광하고 있었다.

“키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발광하는 놈을 피해 다시 동굴 바깥으로 내달렸다.

놈은 내 뒤를 쫓기는커녕 동굴 바닥을 고통스럽게 뒹굴고 있는 것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들어올 때 그렇게 멀게 느껴졌던 동굴이었는데 잠깐만에 다시 입구까지 돌아갈 수 있었다.

동굴 밖에서 입구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렇게 감격스러울 수가 없었다.

동굴 밖으로 나와 바로 배종관에게 달려갔다.

이제 힘이 거의 다한 듯 헉헉거리고 있던 녀석은 나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음 지었다.

햇살처럼 밝고 순수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녀석에게 힘껏 소리쳐 줬다.

“종관! 돌아갈 시간이다!”

그러곤 녀석에게 달려드는 간귀들을 향해 힘껏 몸통 박치기를 날려 줬다.

“하아압! 철신유성이닷!”

퍼버버벅!

이번엔 녀석을 뒤에 남겨 두지 않았다는 것에, 그리고 끝내 함께 돌아갈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정말… 다행이었다.

***

나와 배종관은 간귀들을 버려 두고 달려서 십삼대로 돌아갔다.

진심으로 도망치는 우리를 간귀 따위가 따라올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그리고 본대로 가는 도중 설풍 조장과 함께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비사영을 만날 수 있었다.

엉망으로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달려오던 녀석은, 멀쩡한 우리를 보고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가는 이내 인상을 팍 찡그리며 욕을 내뱉었다.

“이 개자식들! 너희 새끼들 정말! 정말…!”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흐느끼며 말했다.

“…고맙다. 고맙다, 이 개새끼들아.”

배종관과 나는 푸근하게 웃으며 그런 녀석을 감싸 안아 주었다.

지난 삶에 몇 번이나 친구들의 희생으로 살아남았던 나는, 녀석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사영이 마음을 좀 추스른 후 우리는 다시 간귀들 에게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엔 편안한 마음으로 설풍 조장의 학살극을 구경할 수 있었다.

조장이 권각을 휘두를 때마다 머리가 펑펑 터져 나가는 간귀들의 모습이 무척 불쌍했다.

동굴에 두고 왔던 주귀는 여전히 동굴 바닥을 뒹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조장은 홀로 들어가 놈을 끝장내고 왔고 다시 나올 때 들고 온 것은 놈의 눈에 꽂았던 내 검뿐이었다.

내가 주귀와 싸웠던 것은 그냥 비밀로 하기로 했다.

아직 이류에 불과한 내가 주귀와 싸웠다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도 않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실력이 모자란 상태로 과도하게 눈에 띄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이번 일로 공적을 쌓지도, 명성을 얻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다음 날도 내 친구 배종관, 비사영과 함께 평소와 같이 외공 수련을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 평범한 일상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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