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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25화 (25/359)

25화 毒林(독림)-7

“지광옥!”

흉광을 뿌리며 갑자기 덮쳐 온 석경달 노인의 쌍장을 지광옥이 간신히 튕겨 냈다.

터엉!

그를 본 탐혈마군 지광옥이 놀란 눈빛으로 소리쳤다.

“석 어르신?! 역시 석 어르신이셨군요!”

“그래, 나다! 무광은 잘 지내느냐?!”

그러자 지광옥이 맹수처럼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혈마께서는 늘 잘 지내시지요. 석 어르신만 떠나지 않으셨어도 혈교 천하가 십 년은 빨라졌을 거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대답에 석경달의 표정이 문득 어두워졌다.

“십 년은 빨라졌다고? 그럼 유실된 자료들을 벌써 복원한 모양이로구나.”

“흐흐흐, 많이 힘들었지요.”

원래 무학자이자 의원이었던 석경달은 직접적인 무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연구를 통해 혈교의 마공을 보완하고 개량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특히 혈교의 강시법을 개량해 지금의 생시, 마인들을 만들어 낸 것은 팔 할 이상이 석경달의 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석경달은 혈교를 나올 당시 자신의 연구 자료들을 모두 폐기했었다.

그래서 상위 마인을 만들어 내는 비법들도, 궁극의 목표인 혈마인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다 좌절됐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광옥이 말했다.

“혈마께서 당부하셨습니다. 혹시라도 석 어르신을 만나게 된다면 편안하게 보내 드리라고 말입니다.”

이제 자신은 필요 없다는 얘기. 폐기한 자료들을 모두 복원했다는 뜻이었다.

지광옥이 광소를 터트리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니 잘 가십시오, 석 어르신! 크하하하!”

석경달의 무공 수위는 대략 내공 구십 년 정도였다.

원래도 무인보다는 무학자였던 데다 무공 수위를 더 높일 경우 마공의 침식을 버티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석경달은 붉어진 눈빛으로 지광옥과 거의 대등하게 맞부딪치고 있었다.

“으하아압!”

콰콰콰콰쾅!

석경달과 오장을 맞부딪치고 양쪽으로 물러난 지광옥이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광혈단을 복용하셨군요!”

“크하하하하!”

광혈단은 진기를 폭주시켜 한순간 무위를 높여 주는 위험한 단환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실력 이상의 무위를 발휘하게 해 주지만 그 이후 폐인이 되어 버리는….

내공이 정순한 정파인이라 할지라도 광혈단을 먹고 나면 거의 팔 할의 확률로 폐인이 되곤 했으니, 마공을 익힌 무인들에겐 독약과 다를 바가 없었다.

석경달은 바로 그런 광혈단을 복용했던 것이다.

석경달의 참전에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설풍 또한 광혈단이라는 말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무슨 생각으로 끼어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설풍은 이를 악물고 다시 지광옥에게로 뛰어들었다.

“하아압!”

석경달이 목숨으로 만들어 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석경달이 정면에서 지광옥과 맞붙는 사이 설풍은 야수 같은 몸놀림으로 지광옥의 뒤를 노리고 있었다.

죽기 살기로 정면에서 부딪쳐 오는 석경달도, 틈을 노리는 표범처럼 엄청난 속도로 덮쳐 오는 설풍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광옥 또한 그동안 전력을 발휘했던 것이 아니었다.

“이런 피라미들이!”

붉은 강기에 휩싸인 그의 쌍장이 폭풍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데 최적화된 혈교의 절기, 천환마장이었다.

파바바바바밧!

“으으윽!”

“크윽!”

붉은 손그림자가 노을처럼 온 공간을 가득 채우자 버티지 못한 석경달과 설풍은 뒤로 튕겨 날 수밖에 없었다.

실로 엄청난 위력의 연환장법이었다.

게다가 동물적인 몸놀림으로 바로 균형을 잡은 설풍과 달리 석경달은 경력을 해소하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중이었다.

그의 허점을 포착한 지광옥이 광소를 터트리며 석경달을 향해 덮쳐 갔다.

“크하하하하! 잘 가십시오, 석 어르신!”

붉은 뇌기가 뭉쳐서 바지직거리는 지광옥의 장심, 혈교의 절기 폭뢰혈장이었다.

석경달의 열린 가슴으로 벼락같은 장력이 짓쳐들어오자 깜짝 놀란 설풍이 몸을 날리려 했다.

“어르신!”

하지만 어느새 설풍의 옆에 다가와 있던 선우진이 설풍의 팔을 잡고 놔주지 않았다.

놀란 설풍이 다급히 외쳤다.

“진?!”

하지만 설풍의 눈에 들어온 것은 침울한 눈빛으로 고개를 젓고 있는 선우진의 모습이었다.

무언가를 느낀 설풍이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땐 지광옥의 일장이 바로 석경달의 가슴을 강타한 순간이었다.

“죽어라!”

퍼어어엉!

“크어어어억!”

가슴에 일장을 맞은 석경달의 등이 폭죽처럼 터져 나가고 있었다.

피는 물론 척추뼈에 내장까지도.

하지만 사납게 웃음 짓던 지광옥의 표정은 죽어 가는 석경달의 얼굴을 보고는 순간 굳어졌다.

등이 터져 나간 그가 아직 죽지 않은 채로 환하게 웃고 있었던 것이다.

지광옥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황급히 뒤로 물러서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자신의 팔을 꼭 잡은 석경달의 손이 그를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다음 순간, 석경달의 눈에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그의 몸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앙!

자신의 몸을 폭발시켜 상대와 동귀어진하는 혈교의 비기, 폭살뢰였다.

설풍이 경악해서 소리쳤다.

“어르신!”

무거운 표정의 선우진은 문득 모옥을 나오기 전 노인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광혈단을 먹은 나와 설풍 꼬마가 합공을 해도 지광옥을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 나는 놈에게 일부러 틈을 보여 주고는 자폭을 할 것이다. 그때 너희가 책임지고 설풍 꼬마와 청연이란 아이를 뒤로 물러서게 하도록 해라.’

그의 말에 경악해 왜 그렇게까지 하냐는 비사영의 질문에 노인은 웃으며 대답했었다.

그저 눈에 밟혀서 하는 짓일 뿐이라고.

그렇게 말하며 웃는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후련해 보였었다.

정확한 충격 범위를 알지 못해 뒤로 멀찍이 물러서 있었지만 석경달 노인은 자폭의 방향까지 조절했던 모양이었다.

그의 뼈와 살점은 오로지 지광옥이 있는 방향으로만 터져 나간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폭발이 가라앉았을 때, 침울한 표정으로 그쪽을 바라보고 있던 선우진 일행은 다시 눈을 부릅떠야만 했다.

뼈와 살점에 뒤덮인 채로 지광옥이 여전히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으으으으, 이 빌어먹을 늙은이가!”

석경달에게 붙잡혔던 그의 오른팔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지만 나머지 몸은 모두 멀쩡해 보였다.

문득 그의 몸 위를 덮고 있는 희미한 적색의 강기가 모두의 눈에 들어왔다.

설풍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호신….강기?”

호신 강기란 절정 고수들도 무기나 손발과 같은 일정 부분에서만 방출할 수 있는 강기를 온몸에 씌워 몸 전체를 보호하는 기술이었다.

그 강기의 운용과 공력의 소모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기에 현 무림의 절대자들이나 가능하다는 경지였는데, 그걸 지금 지광옥이 불완전하게나마 보여 줬던 것이었다.

하지만 호신 강기를 발현하는 것도, 폭살뢰를 견뎌 내는 것도 지광옥에겐 무리였던 모양이었다.

그가 곧 입으로 피를 토해 냈다.

“쿨럭!”

그 순간 설풍의 눈빛이 번뜩였다.

지금이 기회였다.

석경달 어르신이 만들어 준 마지막 기회.

설풍의 신형이 빛살처럼 튀어 나갔다.

그의 눈에선 붉은 광채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파앙!

“하아압!”

맹호처럼 몸을 날린 설풍이 온몸의 힘을 실어 지광옥을 후려쳤다.

그의 절기인 야수권이었다.

퍼어억!

“크으윽!”

남은 한 손으로 설풍의 공격을 방어한 지광옥이 속절없이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야수권의 무서움은 공중에서 고양이처럼 온몸을 휘돌리며 퍼붓는 난격, 처음의 일격을 시작으로 설풍의 권각이 폭풍처럼 지광옥을 난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뻐버버버버벅!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진 지광옥은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속절없이 뒤로 밀려나기만 했다.

“크으윽, 이 애송이 놈이.”

설풍이 맹수처럼 후려친 호조수를 지광옥이 왼팔로 막아 냈다.

하지만 후려치는 척하며 왼팔을 붙잡은 설풍의 몸이 팔을 타고 그대로 회전하며 반대 팔 팔꿈치로 지광옥의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뻐억!

“크윽!”

처음으로 들어간 정타였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계속 맹렬히 몸을 회전시킨 설풍의 무릎이 지광옥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뻐어억!

우득!

“으으윽!”

갈비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 몸을 띄운 설풍의 발이 하늘로 높게 솟구쳤다.

그러곤 한순간 벼락처럼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앙!

“크아아아악!”

설풍의 각법에 직격당한 지광옥이 드디어 비명을 지르며 튕겨 나가 땅을 구르고 있었다.

지켜보던 일행들이 주먹을 불끈 쥐며 함성을 질렀다.

“됐다!”

“끝내 버려요, 조장!”

설풍 또한 완전히 나동그라진 지광옥을 향해 최후의 일격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쿨럭!”

설풍 또한 돌연 무릎을 꿇으며 피를 토해 냈던 것이었다.

깜짝 놀란 일행들이 놀라 소리쳤다.

“조장!”

“괜찮으세요?!”

그 사정을 짐작한 선우진만이 안타까운 탄식을 흘릴 뿐이었다.

지난 삶에서의 기억을 통해 선우진은 알고 있었다.

고작 내공 팔십 년의 절정 고수인 설풍이 내공 백 년 이상의 초절정 고수인 지광옥을 몰아붙일 수 있게 해 준 저 절기는 시간제한이 있는 무공이라는 걸.

대략 일각 정도라고 알고 있었는데 하필 이 순간 그 시간이 끝나 버리고 만 것이다.

아니, 피를 토하는 모습을 보건대 이미 시간이 끝났는데도 억지로 지속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놀란 해청연과 비사영이 설풍에게 달려가 그를 부축할 때 선우진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광옥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광옥이 비틀거리면서도 다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냉정하게 아무리 부상당했다고 해도 초절정 고수인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이는 지금 이 자리에서 설풍밖에 없었다.

절정의 경지도 밟지 못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의 강기를 감당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단 한 명, 절정 고수가 한 명만 더 있었어도….

그때 문득 선우진의 눈이 지광옥의 뒤쪽에 위치한 짐들에게로 향했다.

혈교도들이 가지고 온 짐이었다.

그걸 본 선우진의 눈이 예리하게 번뜩였다.

그러곤 바로 결심을 굳힌 그가 검을 뽑으며 지광옥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비종신법을 극성으로 전개한 질풍 같은 돌진이었다.

“지광옥!”

비틀거리며 일어나던 지광옥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애송이를 바라보며 비릿하게 웃음 지었다.

아무리 자신이 부상당했다 해도 절정도 안 된 애송이가 덤벼들다니, 가소로울 뿐이었다.

그의 하나 남은 왼손에서 폭뢰혈장의 붉은 뇌기가 바지직거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압!”

하지만 기합을 지른 선우진은 그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그저 달려들던 힘을 이용해 갑자기 발밑의 땅을 깎아 찼을 뿐이었다.

파아악!

그 충격에 흙과 모래가 자욱하게 일어나 암기처럼 맹렬하게 지광옥을 덮치고 있었다.

아마 시야를 가리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런 식의 꼼수는 정파인들보단 혈교도인 지광옥에게 훨씬 더 익숙한 것이었다.

간단히 왼팔로 눈을 가리며 반격을 준비한 지광옥이 선우진을 비웃었다.

“허튼짓을!”

하지만 시야를 가리고 돌진해 오리라 생각한 선우진은 지광옥에게로 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빙 돌아 후방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응?”

의아한 눈빛으로 선우진의 신형을 따라간 지광옥의 눈에 씨익 웃음 짓는 선우진의 얼굴이 들어왔다.

그가 혈교도들이 가져온 짐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그 짐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은 지광옥이 경악해 소리쳤다.

“이놈!”

그 순간 선우진은 그것을 지광옥에게로 집어 던지며 동시에 자신 또한 앞으로 뛰어나가 검을 휘둘렀다.

샤아악!

그러자 자신을 묶고 있던 줄이 끊어진 흑표범이 지광옥을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캬아아앙!”

아까 선우진의 시야에 살기를 띤 눈으로 지광옥을 노려보던 흑표범이 들어왔었던 것이다.

설풍과도 거의 대등하게 싸웠던 흑표범이 이제 자유를 되찾고는 지광옥을 덮치고 있었다.

놈의 발톱이 지광옥을 할퀴자, 지광옥은 남은 한 팔을 휘둘러 그것을 후려쳤다.

퍼억!

그것으로 흑표범을 튕겨 내기는 했지만, 놈은 과연 절정 고수 못지않은 짐승이었다.

놈이 그 와중에도 공중에서 몸을 휘돌려 지광옥의 틈을 노렸던 것이다.

지광옥은 표범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표범의 뒤에서 뛰어 들어오고 있던 선우진이 다시 바닥을 깎아 차 그에게 흙먼지를 뿌렸다.

푸하악!

손이 하나밖에 없는 지광옥으로선 어쩔 수 없이 왼팔을 들어 눈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흑표범이 다시 달려들었다.

“캬아아앙!”

지광옥이 분노한 고함을 토해 냈다.

“감히!”

그리고 왼팔로 흑표범을 후려치려 할 때였다.

문득 오른쪽 어깨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통증에 그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미약한 통증이었지만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러곤 무심코 눈을 돌려 통증의 정체를 확인했을 때 그는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팔이 날아간 환부에 어느새 암기처럼 날아온 뱀 두 마리가 독니를 박고 있었던 것이다.

독공의 고수들이 암기로도 사용한다는 뱀, 물리면 즉사하고 마는 극독을 지닌 삼채시사였다.

지광옥의 눈빛이 망연자실해졌다.

그의 눈에 자신 쪽으로 가죽 주머니를 내민 채 사납게 웃고 있는 선우진의 모습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럴….수가….”

그 순간 그를 덮친 흑표범의 공격을 지광옥은 막아 낼 수 없었다.

“캬아아앙!”

콰직!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선우진의 귓가에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흑표범은 목을 부러뜨리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놈은 지광옥의 목을 물어 넘어뜨리더니만 그것을 그대로 뜯어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찌지직!

푸하악!

지광옥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아무리 초절정의 고수라 해도 목이 뜯겨져 나가고 살아날 수는 없었다.

즉사였다.

“후우우.”

선우진은 이제야 진이 빠진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지광옥의 시체를 바라봤다.

흑표범은 뜯어낸 지광옥의 목을 먹지 않았다.

그것을 퉤! 뱉어 버리더니만 물끄러미 선우진을 바라봤을 뿐이었다.

선우진 또한 흑표범의 노란 눈을 바라봤다.

놈은 분명히 위험한 맹수였다.

거의 절정 고수와도 비슷한 전투력을 지닌 놈이니 설풍까지 부상당한 지금 그것이 자신들을 덮쳐 온다면 막아 내지 못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선우진은 어쩐지 놈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놈의 눈빛에서 전혀 적의를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우진을 잠시 바라보던 흑표범은 고개를 돌려 부상당한 설풍과 다른 일행들 쪽을 슬쩍 바라보더니만 이내 몸을 돌려 독림 안으로 어슬렁거리며 여유 있게 사라져 버렸다.

느낌일 뿐이지만 놈에게서 어쩐지 고마웠다는 인사를 들은 기분이었다.

선우진은 이제 여전히 지광옥의 어깨를 물고 있는 삼채시사 두 마리를 다시 가죽 주머니에 챙겨 넣고는 설풍에게로 달려갔다.

이젠 진짜 돌아갈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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