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음영대-1
“하아아! 이게 바로 속세의 공기로군! 향기롭기 그지없구나! 크하하하!”
비룡십일대의 무사였던 육장원은 크게 심호흡하고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직 운남성을 벗어난 것도 아니고 평소에 늘 보던 빽빽한 밀림 속 길인 것도 똑같았지만 어쩐지 이 모든 것들이 다 새롭게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이 모든 게 다 비룡대를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휴가를 나온 것이 아닌 완전한 전역.
그는 오 년간의 근무를 살아서 마치고 이제 완전히 비룡대를 떠나는 중이었던 것이다.
물론 오 년의 근무가 끝나고도 다시 한번 전선에서 근무하는 자들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육장원은 절대 그들처럼 살고 싶진 않았다.
그들은 점창파 문도들처럼 사문의 복수에 미친 자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육장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건 미친 거지, 그것도 제대로 미친 거고 말고.”
죽을 위험은 가득하고 그렇다고 얻어지는 명성도 하나 없는 그런 끔찍한 곳에서 오 년을 더 버티다니, 그런 미친 짓을 왜 한단 말인가.
육장원이 살면서 가장 실수한 것이 있다면 어설픈 협심으로 비룡대에 자원했던 것이고, 가장 잘한 것이 있다면 오 년을 무사히 살아서 그곳을 나온 것일 거라고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전선에서 얻은 것이 없지는 않았다.
삼십 대 초반 이류의 무사로 전선에 들어갔던 그가, 삼십 대 중후반이 된 지금 이제 일류 최상급의 무사가 되어 다시 무림으로 나오게 되었으니까.
이제 어디서 영약이라도 잘 얻어 일 갑자의 내공만 채울 수 있다면 절정까지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절정이었던 십일대 대주도 이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절정으로 갈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으니 아마 틀림이 없을 것이었다.
그러니 이제 자신의 앞에 펼쳐진 건 꽃길밖에 없을 거라고 육장원은 자신했다.
‘조금만 더 노력해 절정 고수가 된다면 외딴 지역 하나 잡고 그곳의 절대자가 되어 봐야지.’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혼인도 해 볼 것이다.
그래서 그간 잃어버렸던 오 년을 이자까지 쳐서 되찾아 올 것이라고 육장원은 굳게 다짐했다.
그때였다.
퓨슉!
그의 귀에 미세한 파공성이 들려왔다.
암기였다.
“합!”
타닷!
육장원은 방만하게 걷던 모습이 무색하게도 순식간에 몸을 날려 간단히 암기를 피했다.
언제 헤실거렸냐는 듯 예리한 시선이 암기가 날아온 곳과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퓨슈슉! 퓨슉!
바로 다음 순간 그가 몸을 날린 곳으로 다시 암기들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몸을 날리고 잠깐 멈칫했던 것은 속임수, 바로 가속한 그는 암기가 날아온 지점을 확인하고는 나무 사이를 빙 돌면서 그쪽을 향해 짓쳐 들어갔다.
암기의 속도를 봤을 때 상대의 수준은 대략 일류 상급 이상일 것으로 보였다.
어쩌면 자신과 대등한 일류 최상급일 수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절정이 아니라면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으니까.
왜 자신을 공격하는지도 궁금하긴 했지만 그건 나중에 알아봐도 늦지 않을 것이었다.
퓨슈슉! 팅! 팅!
나무 사이를 움직여 몸을 엄폐하고 암기를 피해 내며 순식간에 상대에게 접근했던 그는, 지근거리에서 나무 뒤로 들어간 후 순식간에 벗은 옷을 나무 밖으로 던졌다.
그러자 역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수십 개의 암기가 그의 옷을 꿰뚫었다.
푸슈슈슈슈슈슉!
상대의 눈을 혼란하게 하는 한 수였다.
육장원에게 암기를 던졌던 흑의 복면인은 조금 늦게야 그것이 빈 옷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곤 황급히 나무 반대쪽으로 돌아 나올지 모를 육장원을 경계했다.
하지만 공격이 온 곳은 그가 상상하지 못한 곳이었다.
화아악!
복면인의 시야에서 벗어난 짧은 사이, 어느새 나무 위로 은밀하게 타고 올라갔던 육장원이 그의 머리 위에서 덮쳐 왔던 것이다.
“!”
깜짝 놀란 복면인이 위를 쳐다봤다.
하지만 대처를 하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육장원의 득의한 웃음과 내리치고 있는 도가 그의 눈에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하압!”
슈하악!
육장원은 자신이 이겼음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비록 상대의 경지가 자신과 비슷하다 하더라도 사선을 넘어온 경험에서 상대도 되지 않는 것이다.
일단 팔 한 짝을 떼어 놓고 고문해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때였다.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복면인의 그림자에서 갑자기 누군가가 뛰쳐나왔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습격이었다.
“크윽?!”
육장원은 눈이 튀어나올 듯 놀랐다.
하지만 그는 누가 뭐래도 전선에서 오 년을 버틴 백전노장이었다.
아무 눈치도 채지 못하도록 그림자에 완벽하게 숨어 있던 은신술, 그리고 자신을 덮쳐 오는 검의 푸른빛을 목격한 그는 바로 몸을 돌려 회피를 시도했다.
저 푸른빛은 검강이었다.
상대는 절정 고수였던 것이다.
슈학!
“끄윽!”
하지만 그 노력이 무색하게도 앞으로 막았던 도와 함께 육장원의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것도 그나마 필사적으로 몸을 회전시키며 회피했기에 그 정도에서 끝난 거지, 원래는 몸 전체가 두 동강 날 뻔했던 상황이었다.
육장원은 고통 속에서도 냉정히 상대를 판단했다.
아무리 절정이라도 도기가 서린 자신의 도와 팔을 한꺼번에 베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은 한 수였다.
적은 아무래도 절정 초입이 아닌 최소 내공 칠십 년 이상의 고수인 듯했다.
팔이 떨어져 나간 육장원이 땅에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적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 어떻게든 여기서 이탈해 도주해야만 했다.
하지만 땅에 몸을 굴리다 바로 숲으로 튀어 나가려던 육장원은 곧 행동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봐야만 했다.
스스슥!
사방에서 은신해 있던 복면인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인원은 여덟 명, 이렇게 많은 인원이 은신해 있었음에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육장원의 등 뒤에선 그의 팔을 자른 절정의 복면인이 이제 여유 있게 걸어오고 있었다.
이를 악문 육장원은 재빨리 사방을 살폈다.
하지만 어디서도 활로가 보이지 않았다.
외통수였다.
헛웃음이 나왔다.
죽음을 각오한 것이야 오 년 전부터였지만 엉뚱하게도 전선에서가 아닌 이제야 제대로 된 삶을 살아 보려고 하는 순간에 죽게 될 줄이야….
마지막을 예감한 육장원이 복면인을 노려보며 물었다.
“혈교의 마졸들이냐?!”
그러자 다가오던 복면인이 잠깐 멈칫하고는 어쩐지 무거운 눈빛으로 육장원을 바라봤다.
그러곤 짧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간 고생하셨소.”
그간 고생했다고?
상상도 못 한 대답을 들은 육장원의 머리가 멍해졌다.
무슨 소리지?
이들이 혈교의 마졸들이 아니란 건가?
그렇다면….
문득 육장원의 머리에 그보다 앞서 전선에서 벗어난 친했던 선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의형제를 맺을 정도로 친분을 나눴기에 밖으로 나가서 자리를 잡으면 바로 면회를 오겠다고 호언장담을 해 놓고는 한 번도 오지 않았던 선배의 얼굴이 말이다.
말만 앞섰지 의리도 없는 자라며 내심 실망하고 원망했었는데, 설마 그 이유가?
육장원이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설마! 너희는 맹의…?!”
그 순간 복면인의 검에 맺힌 푸른 강기가 그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샤악!
잠시 후 목에 예리하게 그어졌던 선이 벌어지며 피가 칼날처럼 뿜어져 나왔다.
피시시식!
육장원의 의식은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의 숨을 끊은 복면인, 무림맹 음영대의 사 조 조장 삭무흔은 마음속으로 그의 명복을 빌어 줬다.
‘차라리 전선에서 나오지 말지 그러셨소.’
육장원이 죽은 이유는 그가 소속이 없는 낭인 무사였기 때문이었다.
무림맹은 만약 무림맹에 소속된 방파의 무사들이 비밀 서약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그 방파 자체를 멸문시켜 버렸다.
그렇기에 무림맹에 소속된 방파의 무사들은 문파의 존속을 위해서라도 비밀 서약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아니, 오히려 비밀 서약을 지키지 않은 다른 문파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하면 그 없어진 문파의 이권을 물려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육장원과 같은 소속이 없는 무사들이나 사파에 소속된 무사들은 비밀 유지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맹에서는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는 그들을 아예 삭초제근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것은 정파의 기둥인 무림맹의 행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음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십 대 후반의 나이로 맹에 들어와 벌써 구 년째 이런 짓을 반복하고 있는 삭무흔은 전선에서 혈교의 침입을 막아 내던 정파인들을 이런 식으로 암살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도, 익숙해지지도 않았다.
이러려고 맹에 들어왔던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명문의 제자가 아닌 자신과 같은 평범한 출신의 무사들은 맹의 제대로 된 무력대에서 떳떳한 무사로 활동하기 위해서 반드시 십 년간은 이 음영대에서 활동을 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나마 이제 일 년만 있으면 맹으로 떳떳하게 복귀할 수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다른 조원들이 아까 혼자서 기습했던 신입 조원을 놀리고 있었다.
“뭐? 같은 일류 최상급이면 너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고? 처리당하는 게 아니고?”
“그러게 전선 전역자들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했지? 이 멍청한 놈아.”
새로 들어온 신입이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아무래도 무림맹에 입맹할 정도의 실력자들이다 보니 전선의 무사들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입들로 하여금 혼자서 전역자들을 습격해 보도록 하는 것은 음영대의 전통과도 같은 일이었다.
전선 출신의 무사들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자만심을 버리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삭무흔은 신입을 구박하고 있는 조원들을 잠시 바라보다 문득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에서 전서구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것을 통해 온 서신을 삭무흔이 심각한 표정으로 읽고 있자 다른 조원들이 물었다.
“또 전역자가 있답니까? 이번 달은 유난히 많은 것 같군요.”
하지만 짧게 고개를 저은 삭무흔이 대답했다.
“이번엔 전역자가 아니다. 전선으로 들어가 근무자를 한 명 죽이라는군. 그것도 여인을 말이다.”
그 말을 들은 조원들의 얼굴이 구겨졌다.
“왜 말입니까? 멀쩡히 전선에서 근무 중인 여인을 죽이라니,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지 않습니까?”
하지만 삭무흔은 의문을 제기한 조원을 냉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우린 그저 명령에 따르기만 된다. 잊었나?”
그러자 찔끔한 조원이 입을 다물었다.
잠시 차가운 눈빛으로 조원을 바라보던 삭무흔은 이내 앞장서 몸을 날렸다.
“가자!”
그의 뒤로 아홉 명의 음영대 사 조원들이 몸을 날렸다.
조장 삭무흔을 제외하고도 두 명의 절정 고수와 일곱 명의 일류 최상급 무인으로 구성된 사신들, 그들이 십삼대를 향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
마유겸은 자신의 숙소를 벗어나 정처 없이 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몇 번이나 무슨 일이 있냐고 그에게 물었지만, 그는 대답은커녕 의식조차 못 할 정도로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엉망으로 헝클어진 그의 머릿속에는 혈마가 보냈던 전음과 침상에 놓여 있던 서찰의 내용만이 혼란스럽게 떠돌고 있었다.
- 마원일 놈이 아닌 희금이를 닮아 다행이구나.
검을 뽑으려다 혈마의 무형기에 눌려 꼼짝도 못 했을 때, 혈마가 보냈던 전음의 내용이었다.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인지도 몰랐었다.
무슨 개수작이냐고 소리치고 싶었다.
희금이? 그게 누구…!
라고 생각하던 마유겸은 문득 모친의 이름이 전희금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늘 냉정했던 아버지와는 달리 어려서부터 항상 따뜻하게 자신을 감싸 줬던 어머니의 이름을 말이다.
그걸 깨달은 순간 마유겸은 멍한 얼굴로 혈마를 바라봤다. 그러자 어떻게 한 것인지 혈마의 눈빛을 통해 어떤 장면이 그에게 전달되었다.
그것은 바로 꿈에도 잊지 못했던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그의 어머니가 혈마의 옆에 선 채로 눈물을 글썽거리며 말하고 있었다.
‘유겸아, 내 소중한 아들. 이분이 네 외할아버지란다.’
…뭐라고?
마유겸은 순간 온몸에 힘이 탁 풀리고 말았다.
이건 환술일 거라고, 혈마의 농간일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너무도 생생한 어머니의 모습에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오히려 눈을 뗀 것은 혈마였다.
거기까지만 보여 주고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거둔 혈마가 전음으로 말하고 있었다.
- 희금이가 보낸 편지를 숙소에 놓아두마.
그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마유겸의 혼란은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희금이가 보낸 편지라니, 어머니가 자신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건 설마….
아직 살아 계시단 말인가?!
어머니가?!
마유겸은 정상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저 빨리 방으로 돌아가 확인하고 싶을 뿐이었다.
그의 속에서 두 가지 마음이 싸우고 있었다.
어머니의 편지가 진짜 와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이성적으로 이건 말도 안 된다는, 혈마의 농간이 분명하다는 생각.
편지를 너무 보고 싶었지만 동시에 진짜 어머니의 편지일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돌아온 그의 방 침상에는 거짓말처럼 편지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읽어 본 그 편지는….
그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필체였다.
그 글씨체는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마유겸에게 글을 가르쳤던 것이 어머니였으니까.
게다가 그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편지 전반부의 내용은 마유겸을 너무 그리워하고 있다는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이었다.
냉정하다고 자부하는 마유겸의 눈시울마저도 붉어질 만큼의 절절한 마음.
하지만 후반부에는 혈마가 왜 자신의 외조부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 옛날, 전가장과 마가장의 비사에 대한 얘기가.
마가장과 점창파의 탐욕으로 몰락했던 전가장과 자신의 딸을 빼앗기고 무림을 떠돌아야 했던 전가장의 장주 사혜혈마 전무광에 대한 얘기가 말이다.
마유겸의 어머니는 바로 그 전무광의 딸이었다.
당시 마가장주의 아들이자 점창파의 제자였던 마원웅은 전가장을 몰락시킨 것도 모자라 전무광의 딸 전희금을 겁탈한 후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는 것이었다.
마유겸은 그제야 늘 아버지를 향해 보이던 어머니의 증오스러운 눈빛을, 그리고 외가에 대해 물을 때마다 보여 줬던 그 슬픈 눈빛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게 진실이라는 것을….
문득 사군일이 자신에게 했던 질문이 떠올랐다.
‘점창은 다시 일어설 자격이 있는 것인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이냐고 생각했다.
그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점창의 부활이라는 대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사소한 고민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으흐흐흐, 흐흐흐,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정처 없이 걸어 들어간 밀림 한복판에서 마유겸은 미친 듯 광소를 터트렸다.
그의 두 눈에선 두 줄기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