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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82화 (82/359)

82화 정협방-1

아미파의 장문인 결한 사태는 관음장을 떠난 다음 날 밤에 정협방을 들이쳤다.

정협방 인근에 도착한 시간은 훨씬 이전이었지만 정협방의 전력이 귀주성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에 주력이 모두 빠져나가는 그날 밤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것이다.

그녀의 사매인 결상 사태가 물었다.

“장문사저, 정협방으로는 어떻게 들어가시겠습니까? 경계가 약한 담장을 찾아볼까요?”

그러자 결한 사태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대아미의 장문인인 내가 정협방 따위를 몰래 숨어서 들어가겠느냐?! 정문으로 갈 것이다! 정문으로 당당히 들어가 혈교의 마졸들을 모두 피로 씻어 낼 것이다!”

정협방이 비어 있었기에 할 수 있는 호언장담이었다.

하지만 설사 그것이 아니라 해도 결한 사태에겐 자신이 있었다.

결한 사태가 데려온 삼십여 명의 측근 중 무려 이십여 명이 절정 고수였다.

과거처럼 백여 명이 넘는 절정 고수를 보유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아직 아미파에는 사십여 명에 가까운 절정 고수들이 존재했고 그중 반 이상이 결한 사태의 측근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결한 사태 자신도 단지 정치력만으로 장문인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무위 또한 내공 구십 년이 넘어 초절정을 바라보는 경지였으니, 현재 힘이 약해진 아미파 내에서 그녀와 무위를 겨룰 수 있는 이는 다섯 명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 결한 사태는 현 아미파 최고의 고수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었다.

현 아미파 최고의 고수인 자신과 이십여 명의 절정 고수.

결한 사태는 오늘 밤 그녀들만으로 정협방을 지워 버릴 충분한 자신이 있었다.

콰아아아앙!

고요한 밤, 정협방의 정문이 느닷없는 폭음과 함께 산산조각으로 부서졌다.

그리고 그 부서진 문으로 아미파 고수들을 이끌고 결한 사태가 당당히 걸어 들어왔다.

정문을 지키던 수문 무사들은 이미 고혼이 된 지 오래였다.

“뭐, 뭐야?! 무슨 소리냐?!”

“침입자다!”

“적도들이다! 정문으로 적도들이 침입했다!”

여기저기 소란스러운 외침과 함께 정협방의 야간 경계자들이 순식간에 정문으로 몰려들었다.

결한 사태는 차가운 눈빛으로 무사들이 모여들기를 기다렸다.

그러고는 이내 내공을 실어 소리쳤다.

- 본니는 대아미파의 결한이다! 감히 정협이란 이름으로 세상을 속이고 있던 혈교의 마졸들을 징치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혈교의 마졸들은 당장 무릎을 꿇어라!

그녀의 웅혼한 목소리에 정협방의 무사들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웅성거렸다.

“무슨 헛소리야?! 우리 정협방이 혈교라니?!”

“하, 하지만 저분은 아미파의 장문인 결한 사태가 맞는데?!”

“뭐라고?!”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무사들의 반응에 결한 사태는 눈을 찡그렸다.

영문을 몰라 하는 그들의 표정이 거짓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제야 결한 사태는 정협방의 일반 무사 대다수가 사천성 출신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마도 수뇌부를 제외한 일반 무사들은 자세한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결국 이들은 그저 속았을 뿐 혈교도가 아니란 얘기였다.

하지만 결한 사태는 자신의 뒤를 따라온 아미파의 무인들에게 단호하게 소리쳤다.

“어차피 혈교의 마두들과 한패인 자들이다! 모두 죽여라!”

“예! 장문인!”

그들이 혈교도이건 아니건 결한 사태에겐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세인들에게 정협방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뿐이었고, 이들은 그 상대로 아주 적합한 약자들이었으니까.

결한 사태의 뒤에 서 있던 삼십여 명의 무인들이 순식간에 전면으로 퍼져 나가며 정협방 무사들을 참살하기 시작했다.

“쳐라!”

“아무도 살려 두지 마라!”

깜깜한 밤에 이십여 명의 무인들이 번쩍번쩍한 검강을 뿜어내며 주변을 환하게 밝히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신화의 한 장면처럼 장엄해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서 바라본 그것은 그저 학살의 현장일 뿐이었다.

대부분이 이류, 기껏 일류가 몇 섞여 있는 정협방의 무인들로서는 이십여 명이 넘는 절정 고수들의 공세를 도저히 막아 낼 수 없었으니까 말이다.

슈학!

“크아아악!”

“으아아악!”

휘이익!

“아아악!”

“살려 줘!”

자신 또한 앞에 서 있던 세 명의 무사들을 단칼에 베어 버린 결한 사태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정협방의 안쪽으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건물 안쪽을 확인해서 붙잡힌 이들을 구하고 남은 잔당이 있다면 모두 죽여라! 남은 자들이 없다면 건물을 모두 불태워 버리도록 해라!”

“예! 장문인!”

천천히 걷고 있는 결한 사태 주위로 아미파의 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며 정협방도들을 죽이고 건물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결한 사태는 안쪽을 확인하라고 말했지만 그녀들에겐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튀어나오는 자만 죽인 후 밖에서 불을 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선우진, 비사영, 화영빈은 그녀들의 뒤쪽 담장에 은신한 채 그 모습을 살피고 있던 중이었다.

비사영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상한걸? 혈교도도 아닌 일반 무사들을 학살하는 건 둘째 치고, 저렇게 밖으로 나오는 자들만 죽이고 바로 불을 지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선우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게. 안쪽을 확인할 생각도 없는 것 같은데? 저들은 처음부터 누군가를 구출하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던 모양이야.”

그러자 화영빈이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참담한 일이로군. 어쩌다 아미파의 장문인이….”

그들이 숨어서 지켜보는 가운데, 흰 종이에 먹물이 천천히 퍼져 가는 것처럼 그녀들이 지나가는 곳이 불길로 뒤덮이고 있었다.

결한 사태는 그것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계속해서 무사들이 달려 나오고는 있지만 모두 허접한 자들뿐, 이대로라면 정협방 전체를 소각하는 일도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럼 자신은 혈교의 소굴을 불태운 업적을 세우게 되겠지. 아무도 이런 자신에게 정협방과 유착했다는 모함을 하지는 못하리라.

물론 앞으로 상납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늘 정협방을 불태우며 한꺼번에 가져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불태워 없어지느니 자신이 이용해 주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모든 일이 뜻대로 풀리고 있다는 생각에 결한 사태는 문득 웃음을 터트렸다.

“오호호호호호호호!”

그때였다.

“꺄아아악!”

“아아아악!”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이제까지처럼 정협방 무사들의 비명 소리가 아닌 여인들의 비명 소리, 바로 아미파 문도들의 비명 소리였다.

“응?”

결한 사태는 의아한 얼굴로 비명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녀는 볼 수 있었다.

불길 사이로 이미 처참하게 찢겨 죽은 아미파 고수 세 명의 시신과, 또 한 명 아미파 문도의 목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든 채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왜소한 체격의 노인을.

게다가 그 노인은 뭐가 그리 좋은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러자 아직 살아 있던 정협방 무사들 중 노인을 본 몇몇 무사들이 소리쳤다.

“방주님이다! 방주님께서 오셨다!”

“방주님이 침입자들을 물리쳐 주시러 오셨다!”

하지만 대다수의 무사들은 그를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들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웅성거렸다.

“방주님이라고?”

“저 노인이 우리 방주님?”

그러자 노인이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 정협방 방도들은 모두 물러서 후문 쪽 외곽을 경계하라! 여기의 침입자들은 내가 처리할 것이다!

그의 말에 처음 노인을 알아봤던 무사들이 눈치 빠르게 소리쳤다.

“모두 물러서라! 여기는 방주님께서 처리하신단다!”

“모두 후문 쪽으로 가서 경계하라!”

아직 살아남은 무사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썰물처럼 장내를 빠져나갔다.

그러자 이제 일반 무사들이 사라지고 완전히 혼자 남은 노인은 개운하다는 듯 웃으며 자신의 손에 잡혀 있던 아미파 고수를 바라보았다.

지금 노인의 손에 목을 붙들려 있는 여인은 관음장에서 합류한 결진 사태였다.

점혈을 당한 듯 움직이지 못하는 결진 사태가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결한 사태를 향해 사정했다.

“자, 장문인, 저를 구해…!”

콰직!

하지만 그녀는 말을 끝까지 마칠 수 없었다.

노인이 손에 살짝 힘을 주자 목이 과일처럼 으스러지며 그녀의 머리와 몸이 분리되어 버렸던 것이다.

“으윽!”

“결진!”

“사매!”

너무도 끔찍한 광경에 아미파 문도들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돌려야 했다.

피에 익숙한 무림인들에게조차도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손속이었다.

그러자 분노한 몇 아미파 고수들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놈, 감히!”

“결진의 복수를 해 주마!”

“죽어랏!”

푸르고 노란빛의 검강이 휘황하게 빛나는 모습들, 모두 절정의 경지에 들어선 무인들이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짓쳐들어오는 검강들을 보면서도 노인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런 허접한 것들 때문에 본좌가 직접 움직여야 하다니.”

그렇게 말한 노인이 한 걸음을 내디디며 장난처럼 가볍게 팔을 뻗었다.

그러자 가장 앞에서 돌진해 와 검을 내리치던 아미파 고수의 팔이 검을 든 채 그대로 뜯어져 나가고 말았다.

푸학!

“아아악!”

어린아이의 팔을 비틀어 뜯어도 그것보다는 쉬울 것 같았다.

엄청난 고수였다.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팔을 뜯자마자 어느새 두 번째 무인의 눈앞으로 이동한 노인이 손을 뻗자, 그녀의 머리가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던 것이다.

샤악!

다음 순간 머리가 없어진 그녀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푸화악!

그러자 마지막 고수는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공격하려던 것을 멈추고는 황급히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걸 본 노인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쯧, 이미 늦었단다.”

노인은 한 손에 들고 있던 뜯어진 팔을 대충 뒤로 던졌다.

그러자 그 팔에 잡혀 있던 검이, 팔을 잃고 고통스러워하던 원주인의 가슴에 박혔다.

푸욱!

“꺼억!”

그와 동시에 노인은 이제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은 빈손을 내밀어 세 번째 고수의 머리를 잡아갔다.

길가에 떨어진 돌멩이를 잡아가듯 너무나도 단순한 동작이었다.

하지만 그와 같은 고수의 수법이 평범할 리 없었다.

아미파 고수는 감히 경시하지 못하고 사력을 다해 검초를 전개했다.

아미파의 절기 난피풍검법이었다.

“하아압!”

슈아아악!

그녀의 검이 사방에서 몰아치는 삭풍처럼 사납게 노인을 몰아쳐 갔다.

그러자 그걸 본 노인이 그저 귀찮다는 듯 손을 살짝 흔들었다.

아주 작은 움직임, 하지만 그 흔들리는 손에서 거대한 경력이 뿜어져 나와 그녀의 검을 이리저리 강타했다.

퍼퍼펑!

“크윽?!”

엄청난 경력에 그녀는 자신의 검을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다. 마치 살아서 자신의 손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푸욱!

그녀가 밖으로 튀어 나가려는 검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사이, 노인이 주머니 속의 물건을 빼내듯 여인의 머리를 간단히 뜯어낸 것은 한순간이었다.

죽음을 인지할 수조차 없었는지 떼어진 그녀의 머리는 경악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이제 노인은 양손에 떼어 낸 머리를 든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자 그 뒤로 머리가 사라진 시체가 목에서 분수처럼 피를 뿜어내며 쓰러지고 있었다.

털썩!

추레한 외모에 왜소한 체격.

하지만 그런 보잘 것 없는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제 아미파 무인들에게 사신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흐흐흐 웃으며 말했다.

“본좌를 움직이게 했으니 아무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말거라.”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양손에 잡혀 있던 두 개의 머리가 수박처럼 터져 나갔다.

파악!

끔찍한 광경이었다.

장내의 사람들은 이제 넋을 잃고 그 노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결한 사태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초, 초절정의 고수?”

그때 담장에 은신한 채 숨어 있던 화영빈도 경악한 얼굴로 급히 속삭였다.

“독사 같은 실눈에 작은 체격, 초절정의 무위, 게다가 저 웃는 표정이라니. 저자는 아무래도 소면마군 사원양인 것 같네!”

“…예?!”

“소면마군 사원양이라구요?!”

주변 건물이 온통 불타고 있어 장내가 환히 보이는 데다 누구보다 혈교에 대해 많이 조사했던 화영빈이기에 바로 알아볼 수 있었던 모양이었다.

“소면마군이라니….”

선우진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기 시작했다.

사실 그들이 아미파의 뒤를 따라온 것은 이런 사태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정협방이 전력을 귀주성 쪽으로 집중했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병력은 본진에 남겨 둘 것이고, 특히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정협방주는 분명히 남아 있을 것이라는 게 선우진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미파가 정협방주를 끌어낸다면 그 이후 배후로 침투하려고 했었는데….

선우진이 막막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사원양이라니, 지나치게 거물이로군요.”

초절정의 고수인 사원양은 웬만한 구대문파의 장문인급 실력자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니 몰락한 아미파의 장문인인 결한 사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비사영이 물었다.

“우리 계획대로라면 지금 안쪽으로 침투해서 정인 소저를 찾아봐야 하는 거 아냐?”

“….”

선우진은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원래 아미파가 시간을 끄는 사이 안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는데, 사원양이 상대라면 과연 시간을 끌 수 있을지를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여인들을 구출하는 도중 저들을 몰살시키고 돌아온 사원양과 마주치게 될지도 몰랐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구출을 시도하지 않으니만 못한 결과일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나는 것도 현명한 짓은 아니었다. 정협방의 주력이 빠져나가고 아미파가 시선을 끌어 주고 있는 이 순간을 놓친다면 언제 올지 모를 청성파만 꼼짝없이 기다려야 할 테니까.

생각을 정리한 선우진이 빠르게 화영빈에게 말했다.

“화 대협,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선우진은 다른 이들이 듣지 못하게 속닥였고 화영빈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결한 사태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오는 사원양을 향해 발작적으로 소리쳤다.

“뭣들 하느냐?! 놈은 한 명뿐이다! 당장 저 마두를 공격하란 말이다!”

“예! 장문인!”

사원양의 압도적인 무위에 잠시 질려 있던 아미파 고수들이 결한 사태의 일갈에 정신을 차리고는 그를 향해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죽어랏, 마두!”

“하아아압!”

“타아앗!”

십여 명의 고수들이 갖가지 색깔의 찬란한 검강을 뿜어내며 날아들고 있는 모습은 과연 장관이었다.

결한 사태 또한 가만있지 않았다.

그녀도 역시 검을 뽑아 들고는 틈이 보이면 바로 뛰어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지켜보는 사원양은 그저 여유 있게 웃음 지을 뿐이었다.

그가 중얼거렸다.

“반짝거리는 불나방들이로구나.”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양손에선 붉은빛의 구체가 자연스럽게 맺히고 있었다.

강환이었다.

그때 가장 선두에서 짓쳐들어온 아미파 고수가 사원양을 향해 검을 내리치려 했다.

“하압!”

하지만 그 순간, 실눈 사이로 폭발하듯 눈빛을 번뜩인 사원양이 양손의 강환을 벼락처럼 쏘아 냈다.

“합!”

슈아악!

“!”

엄청난 속도였다.

가장 선두, 그리고 바로 옆에서 짓쳐들어오던 아미파 고수는 경악한 표정으로 황급히 검강이 서린 검을 갖다 대 그것을 막아 내려 했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쩌정!

“컥!”

“끅!”

사원양이 쏘아 낸 강환 두 개가 각각 그것들을 쳐내려는 검강을 그대로 부숴 버렸던 것이다.

심지어 검강과 검을 가볍게 부순 강환은 그들의 몸마저도 쉽게 관통해 버리고 말았다.

푸욱!

그들의 뒤를 따라오던 아미파 고수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동료들의 몸을 무서운 속도로 뚫고 나온 강환에 그들은 미처 대처할 수 없었다.

푸푸푸푹!

“끄아아악!”

“으아아악!”

“어어억!”

바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던 결한 사태의 표정이 망연자실해졌다.

“이럴… 수가….”

단 두 개의 강환만으로 무려 여섯 명의 절정 고수들이 죽거나 전투 불능에 빠지고 말았던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사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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