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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03화 (251/359)

103화 세 사람

놈의 눈에선 붉은 흉광이 뿜어져 나왔고, 놈의 입에선 짐승 같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크르르르르.”

나서유가 절망적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안 돼.”

동시에 철귀가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화아악!

“크르르르릉!”

마치 먹이를 노리는 늑대와 같은 흉폭한 움직임이었다.

나서유는 절망했다.

절정 고수들조차 당할 수 없는 철귀를 그녀가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대항이라도 해 보려면 검을 뽑기는 해야만 하는데, 나서유는 바로 그걸 할 수가 없었다.

검을 뽑으려면 들것을 놔야 했다.

하지만 그러면 아버지에게 충격이 갈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아주 작은 충격으로도 위독해질 수 있었다.

“크르르르르!”

화아악!

철귀의 주먹이 바로 그녀의 앞까지 짓쳐들어오고 있었다.

‘아버지.’

아주 잠깐 잠들어 있는 아버지를 바라본 나서유는, 결국 그대로 눈을 감고 말았다.

가만히 있으면 둘 다 죽는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차마 자신의 손으로 아버지에게 충격을 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문득 감은 그녀의 눈에 한 명의 얼굴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너무나도 보고 싶은 그의 얼굴이….

마음속으로 그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안녕….’

그때였다.

콰아아아아아앙!

바로 나서유의 귓가에서 폭발하듯 터진 엄청난 충돌음에, 그녀는 번쩍 눈을 떠 다시 그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철귀가 달려오고 있었던 그녀의 눈앞에 누군가의 넓은 등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유는 그 등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그였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그녀의 머릿속에 그렸던 바로 그.

나서유가 믿을 수 없는 듯 멍하니 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설풍?”

그러자 얼마나 급하게 달려왔는지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던 설풍이, 문득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웃는 얼굴로 말했다.

“늦어서… 미안하오.”

순간 나서유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아아….”

믿을 수가 없었다.

죽음을 각오한 순간 그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리고 그가 이곳까지 달려와 자신을 구해 줬다는 것이 말이다.

마치 처음 그를 마음에 담았던 그 순간같이, 그는 거짓말처럼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주었던 것이었다.

“조장….”

그때였다.

“크르르르르!”

저 멀리 튕겨 나갔던 철귀가 다시 돌진해 왔다.

그러자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놈을 힐끗 본 설풍이 나서유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오, 소저.”

그리고 앞으로 나선 설풍의 눈은 이글거리는 분노로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철귀의 눈 못지않게 빛나는 붉은 안광은 분노 때문만은 아니었다.

늘 눈을 감은 상태로 펼치곤 했던 그의 진신절기 ‘적안’이 그 흉광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네놈이….”

파앙!

설풍의 신형이 맹호처럼 뛰쳐나갔다.

“나 소저를!”

퍼어엉!

설풍의 주먹이 팔을 휘둘러 오는 철귀의 어깨를 꿰뚫었다.

대포를 맞은 듯 날아가 버린 오른쪽 어깨.

철귀가 폭풍에 휘말린 듯 비틀거렸다.

“죽이려고 해!”

꽈지지직!

철귀의 무릎을 후려 찬 발차기에 놈의 양 무릎이 그대로 꺾였다.

관절이 으스러진 철귀는 균형을 잡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설풍은 차가운 눈빛으로 놈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곤 가슴 밑까지 내려온 놈의 머리를 향해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아래까지 끌어내렸다 턱을 향해 올려치는 혼신의 강격이었다.

“감히!”

퍼어어엉!

설풍의 주먹이 승천하는 용처럼 하늘을 향해 솟구칠 때, 철귀의 박살 난 머리가 폭죽처럼 비산했다.

그 ‘적안’의 무공을 사용한 설풍의 무위는 이제 초절정의 경지마저 넘어선 것이었다.

***

마지막 한 놈의 철귀가 바로 나 소저에게 바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린 것은, 두 놈의 철귀와 한참 씨름을 하고 있을 때였다.

‘설마….’

그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상상이 아닐 수 없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 후, 나는 사력을 다해 놈들과 부딪쳤다.

그리고 그 순간, 지금까지의 내가 내 한계에 닿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지금 발휘하는 이 힘이 내 한계였던 모양이니까 말이다.

정신이 예리한 칼끝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바늘구멍 속이라도 넓은 통로처럼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집중력.

그 말도 안 되는 집중력으로 나는 결국 두 놈의 목을 모두 베어 낼 수 있었다.

한 놈당 수십 번씩,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은 곳을 계속해서 베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정말… 해냈다.”

그건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철귀의 목을 베어 내다니, 그것도 한 놈도 아닌 두 놈을 한꺼번에 상대하며 말이다.

지난 삶에서는 초절정 고수들이나 가능했던 성과였다.

하지만 내겐 그것을 좋아하고 있을 정신이 없었다.

‘제발, 제발.’

정신없이 몸을 날려 나가장의 후문을 향해 날아갔다.

머릿속엔 온통 나 소저에 대한 걱정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철귀 한 놈이 바로 나 소저를 습격했다면?

그래서 결국 이번 생에서도 그녀를 지키지 못하게 된 거라면?

절대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를 악물고 간절히 빌었다.

‘나 소저, 제발!’

그리고 후문의 담장 위에 착지한 나는 마침내 볼 수 있었다.

이제 잔해만 남은, 들판 위에 널려진 아마도 철귀였던 것의 사체와.

설풍 조장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 소저의 모습을….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순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지금 눈에 보이는 나 소저는, 늘 어머니나 누나 같던 평소의 강인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연약한 소녀처럼, 마침내 정인을 만나게 된 지고지순한 여인처럼 조장의 품에 폭 안겨 엉엉 울고 있었다.

하염없이,

너무도 편안한 모습으로 말이다.

그에 비해 조장은 여전히 어색한 모습이었다.

그는 기계처럼 딱딱하게 굳은 동작으로 나 소저의 등을 어색하게 토닥거려 주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동작은 너무도 어설펐지만, 나 소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만큼은 내가 이제껏 봐왔던 어느 순간보다도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사실을.

그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장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 했던 나는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내가 가장 존경하는 남자에게 안겨 있었다.

너무도 애틋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그 모습을 나는 그저 멍하니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염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목이 베어진 두 구의 철귀 사체를 수습하며 설풍 조장이 내게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철귀의 목을 벴단 말이지? 그것도 두 놈을 한꺼번에 상대하며. 대단한데, 진?”

그런 조장을 향해 거만하게 웃으며 대꾸해 줬다.

“훗, 조장을 따라잡는 것도 얼마 걸리지 않을 겁니다. 긴장하세요.”

그러자 그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래야겠군. 기대하겠네.”

하지만 그렇게 장난을 치고는 슬쩍 옆쪽을 바라보자, 완전히 넝마가 되어 버린 철귀의 사체가 눈에 들어왔다.

머리와 어깨가 아예 분해되어 사라져 버린 철귀의 사체, 나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갔다.

‘금방 따라잡기는 무슨, 죽기 전에 따라잡기만 해도 성공이겠다.’

우리는 철귀의 사체를 비룡대로 가져가기 위해 정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일단 전서는 보내놨으니 수습해 놓으면 비룡십오대 쪽에서 와 가져갈 것이었다.

문득 다른 쪽을 바라보니 한편에선 나가장의 무사들이 한참 부서진 담장과 정문을 보수하고 있었다.

그들을 잠시 바라보다 말했다.

“그래도 사상자가 많지 않아 다행이네요.”

그러자 조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러게 말일세. 이게 다 진, 자네 덕분이지.”

나가장의 사망자는 이십여 명, 적다고 말할 수는 없는 인원이지만, 그래도 아예 전원이 몽땅 몰살당해 버린 인근의 조가장과 곽가장을 생각한다면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문득 조장에게 물었다.

“사영이 마맹운을 데리고 오고 있다고요?”

“아아, 나와 같이 출발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맹운의 무위가 아직 부족해서 오래 걸리는 모양이야.”

그의 말에 내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조장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날아와서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러자 그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그럴까? 그건 잘 모르겠군.”

조장은 나 소저의 아버지가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듣고는, 우리 조에 들어오기 위해 대기 중이던 괴의 어르신의 아들 마맹운을 비사영과 함께 이곳으로 오도록 했다는 모양이었다.

괴의 어르신 본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분의 진전을 이은 마맹운의 의술이라면 양 의원 같은 자보단 훨씬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새삼 감탄할 만한 세심함이 아닐 수 없었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조장에게 말했다.

“역시 우리 조장! 과연 나 소저를 맡겨도 될 만한 남자로군요!”

그러자 그가 화들짝 놀라며 말을 더듬었다.

“나, 나 소저를 맡기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응? 뭐예요? 이제 나 소저와 정식으로 교제하시는 거 아니었어요?”

“교, 교, 교제라니?! 그, 그런!”

조장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부정하려 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불타는 고구마가 되어 버린 그의 얼굴로는 도저히 무리였다.

“쯧, 쯧.”

나는 혀를 찼다.

역시 모든 것이 완벽한 조장이었지만, 적어도 여자 문제만큼은 내가 도와줘야 할 모양이었다.

흠, 어쩐다.

뭔가를 떠올린 나는 은근슬쩍 심각한 어조로 그에게 속삭였다.

“조장, 조장이 오기 전 나 소저의 어머니께서 나 소저를 혼인시키려고 하셨다는 거 알고 있어요?”

그러자 순간 조장의 얼굴이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마치 청천벽력을 맞은 듯한 표정이었다.

“혼인… 이라고?”

“예, 인근 방파에 이미 혼담까지 넣었던 모양이더라고요.”

그러자 조장의 눈빛이 이제 폭풍을 만난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그런, 그러면….”

어떤 강적을 만나도 늘 침착하고 냉정하던 조장이 이렇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내 두 번의 삶을 통틀어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웃음을 애써 참으며 심각하게 말을 이었다.

“잘 생각해 보세요, 조장. 나 소저야 물론 그런 혼인을 하고 싶지 않겠지만, 아무리 그녀가 하고 싶지 않아도 그 착한 성격에 과연 어른들의 명을 강력하게 거부할 수 있을까요?”

그러자 조장의 시선이 천천히 땅을 향해 무너져 내렸다. 그러고는 세상이 무너진 듯한 표정으로 말을 내뱉었다.

“…없겠지.”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이제 분위기 조성은 충분히 된 것 같았다.

그러니 이제 바람을 넣어 줘야겠지?

그의 어깨를 강하게 움켜잡으며 강렬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요. 나 소저는 절대 거부할 수 없겠죠. 그러니 조장이 하셔야만 합니다.”

그러자 그가 고개를 들고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가?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뜨거운 눈빛으로 그를 보며 강하게 말했다.

“가서 당당하게 말해야죠! 나 소저는 이미 내 여자라고! 혼인을 약속한 사이라고 말이에요!”

그러자 깜짝 놀란 조장의 눈빛이 풍랑을 만난 듯 흔들렸다.

“내, 내가 말인가? 내가 어떻게…?”

답답하지만 예상했던 반응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쯤에서 푹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어줬다.

“역시 어려우시군요. 뭐, 조장이 그렇게 못 하시겠다면 결국 나 소저는 다른 사람과 혼인하게 되겠죠. 그래도 별 상관없으시다면야 뭐 어쩌겠습니까?”

그러고는 슬쩍 그를 바라봤다.

그러자 조장의 표정이 잠깐 사이에 몇 번이나 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서 보기에도 그의 내면에서 결심과 좌절을 대충 다섯 번 이상은 반복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 그가 마침내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래. 진, 자네 말이 맞네. 내가 나서야겠어.”

그리고 나 소저가 있을 나가장주의 방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빙그레 웃음 지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조장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제 더 이상의 혼담은 없을 것이었다.

혼담을 넣은 사람이 사라졌으니까 말이다.

나 소저가 조장에게 안겨 있던 그때, 한동안 그들을 바라보던 나는 곧 민 부인과 그의 아들 나서황의 뒤를 쫓았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도록 만들어 줬다.

내가 지금 나 소저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그 정도밖에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후우우.”

문득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내 얼굴에선 어느새 웃음이 사라져 있었다.

지난 삶에서 설풍 조장은 어느 순간부터 단 한 번도 행복한 미소를 보여 준 적이 없었다.

미래가 아닌 과거를 붙잡고 사는 사람처럼, 항상 그렇게 그의 눈은 회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죽고 싶어 하던 적하신검 화영빈의 눈빛처럼 말이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것이 아마도 나 소저가 죽은 후부터였던 것 같았다.

다른 많은 동료들도 수없이 죽었기에 눈치채지 못했을 뿐, 조장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던 시기는 나 소저의 죽음 이후였던 것이다.

그걸 이제야 깨달았다니,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나 소저도 마찬가지지.’

역시 떠올려 보면 나 소저가 가장 환하게 웃을 때는 항상 조장의 옆에 있을 때였다.

다른 조원들에겐 늘 어머니 같은 미소를 보여 주던 그녀가, 조장 옆에 있을 때만큼은 소녀처럼 웃곤 했던 것이다.

그 또한 이제야 깨닫게 된 사실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나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서로를 깊이 마음에 담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남자와 가장 사랑하는 여자이기에 거기까지 상상하지 못했을 뿐.

아니, 어쩌면 상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상상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저 두 사람이 상대라면 나는 무엇도 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래, 저 두 사람이라면 그저 그들을 축복해 줄 수밖에 없을 테니까.

가슴이 쥐어짜듯 저며 오고 있었다.

사실은 그때부터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랬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애써 웃으며 중얼거렸다.

“괜찮아. 조장에게라면 얼마든지 양보할 수 있으니까. 내 영웅이자 은인인 조장이라면, 분명 나 소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 거야. 나보다 훨씬 더. 그래. 분명 그렇겠지.”

마치 누군가에게 설득이라도 하듯 나는 한참 동안을 계속 그렇게 중얼거렸다.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도, 가슴이 쥐어짜듯 계속 저며 와도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스스로를 설득해도, 가슴의 통증만큼은 여전히 사라질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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