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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10화 (99/359)

110화 당여은-1

이틀 후, 나는 다시 비룡십삼대를 벗어나 휴가를 가게 되었다.

그것도 당여은 소저와 함께 말이다.

물론 주변 시선 때문에라도 십삼대에서부터 둘이 같이 나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당여은 소저가 먼저 출발한 후, 반 시진쯤 지나고 나 역시 전선을 벗어났다.

그리고 잠시 후 운남성의 외곽에서 만난 우리는, 이제야 단둘이서 여행을 간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 소저!”

그녀의 이름을 반갑게 부르며 옆에 착지했는데, 문득 둘러본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깊은 숲 한가운데 그녀와 나, 오직 두 사람만 있을 뿐이었다.

‘응?’

당황해서 주변을 둘러보던 내 목으로 문득 침이 넘어갔다.

꿀꺽!

그리고 갑자기 어색함이란 감정이 물결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뭐야? 왜 이래, 갑자기?’

당황스러웠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떠오르지 않았다.

머릿속이 갑자기 하얗게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리고 문득 그녀를 바라봤을 때,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그녀 또한 좀처럼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불안한 시선을 여기저기로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너무도 어색했다.

뭔가 말이라도 꺼내야만 할 것 같은데,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던 나는, 간신히 한 마디를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어, 당 소저, 많이… 기다렸죠?”

그러자 그녀가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에요! 생각보다 훨씬 일찍 오셨는걸요.”

“아, 다행이네요.”

그러고는 다시 또 침묵이 맴돌았다.

어떤 위급한 순간에서도 번뜩임을 잃지 않았던 내 두뇌가, 이 순간만큼은 그대로 돌이 되어 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잠시 어색하게 할 말을 고르던 우리는, 내가 간신히 먼저 입을 여는 것으로 그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출발할까요?”

“아, 네. 그럴까요?”

그렇게 당 소저와 나의 동행은 시작됐다.

너무나도 어색한 시작이었다.

***

그 후로 한참을 달리는 동안에도 우리는 딱히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아니, 나누지 않았다기보단 나누지 못했다는 게 정확한 얘기일 것 같았다.

서로 잠깐 시선이 마주쳤다 화들짝 피한 적이 몇 번 있긴 했었는데, 그때마다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나 그저 외면하고 계속 달렸으니까 말이다.

기분이 이상했다.

‘왜 이러지? 요즘은 나 소저에게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혹시?’

문득 당 소저에 대한 내 마음이 깊어졌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나 소저에 대한 감정도 아직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는데 벌써 다른 여인에게 마음을 준다면, 그건 그야말로 쓰레기가 아니겠는가?

내 스스로가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았다.

‘뭐, 아마도 여인과 단둘이서 여행을 간다는 사실 때문이겠지? 두 번의 삶 중 처음 있는 일이니까.’

그냥 그런 이유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속 달려 점심쯤 됐을 때였다.

배가 출출해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가는 게 어떨까 싶었다.

“당 소저, 뭐라도 좀 먹고 가시겠어요?”

“네? 아, 네. 좋아요.”

마침 근처에 꽤 넓은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당 소저에게 부탁했다.

“소저, 제가 물고기를 잡아 올 테니 불을 좀 피워 주시겠어요?”

“네? 아, 불… 을요?”

내 부탁에 되묻는 그녀의 표정이 어째 굉장히 난처해 보이고 있었다.

혹시나 싶어 물었다.

“혹시 불 피우는 걸….”

그러자 그녀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아, 죄송해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문득 그녀가 비룡대의 조장이기 이전에 당가의 금지옥엽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비룡대에서도 늘 식당에서 주는 식사를 먹었을 테니까 아마 직접 모닥불을 피우는 일은 해 본 적이 없었던 모양이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러면 제가 모닥불을 피울 테니 물고기를 잡아 오시겠어요?”

그러자 그녀도 그건 문제없다는 듯 자신 있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알겠어요!”

그러고는 내가 모닥불을 피울 마른 나뭇잎을 모으려 할 때, 문득 등짐에서 작은 자기병을 꺼내고 있는 당 소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응? 작은 자기병이라고? 설마?

혹시나 싶어 물었다.

“저, 당 소저!”

“네?”

“그, 물고기는 어떻게 잡으실 생각이신가요?”

그러자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 이게 학정홍이라는 독인데 한 방울만 물에 떨어뜨려도 반경 일 장 정도의 물고기는 모두 죽게 되거든요. 이걸 쓰려고요.”

아무래도 설마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뜨악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

“혹시 그 독으로 잡은 물고기를 저희가 먹을 수 있는 건가요?”

“…네?”

“예?”

“….”

당황한 표정을 보니 굳이 대답을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결국 나는 당 소저에게 마른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모아 줄 것을 부탁하고는 직접 물고기를 잡기로 했다.

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의 나는 절정 고수이니까 말이다.

일단 개울 위로 몸을 훌쩍 띄웠다.

“훕!”

그러자 맑은 개울 밑으로 돌아다니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번뜩이며 빛살처럼 발검했다.

사일검법 제 칠초.

흑천검우.

슈슈슈슉!

빛줄기 같은 검강이 물 위로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반경 일 장 안에 보이는 일정 크기 이상의 물고기들을 향해서였다.

쏴아아아아아!

잠시 후, 검강에 관통되어 발버둥 치던 물고기들은 마침내 물 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열 한 마리였다.

그 후 마른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모아놓은 당 소저에게 그것들을 나무 꼬치로 꿰어 달라고 부탁하고는 바로 모닥불을 만들러 갔다.

그 또한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절정의 고수니까 말이다.

예전 같으면 화섭자나 부싯돌을 사용했겠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일단 마른 나뭇잎을 잡고 몸속의 기운 중 양강지기만을 모아 그것에 집중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온도가 높아졌을 때 반대 손 손가락으로 빠르게 그것을 비벼 줬다.

그러자,

화르륵!

바로 나뭇잎이 타올랐다.

“우와아아!”

신기한 눈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던 당 소저가 탄성을 터트렸다.

꽤나 감탄한 모양이었다.

어깨가 으쓱했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 여유 있게 웃으며 말해 줬다.

“별거 아닙니다. 요령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데요, 뭐.”

물론 ‘절정의 경지에 오른’이라는 말이 빠지긴 했지만 거짓말은 아니었다.

당 소저 정도의 고수라면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이었으니까.

잠시 후 적당한 크기로 타오른 모닥불에 물고기를 익히며, 우리는 잠시 마주 앉아 있었다.

치이이익!

물고기가 익어 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당 소저가, 문득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런 걸 다 어디서 배우셨어요? 무척 익숙해 보이시던데.”

그녀의 질문에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대부분 설풍 조장에게 배웠습니다. 조장이 비룡대에 오기 전 산에서 오랫동안 살았다고 했거든요.”

“아아.”

이 말 또한 사실이었다.

물론 배운 시기는 이번 삶이 아닌 지난 삶이었지만 말이다.

지난 삶, 전선에서의 마지막 몇 년 동안은 지금의 생활과는 매우 달랐었다.

그땐 이미 너무 많은 수의 동료들이 죽었고 습격해 오는 마인들의 수와 수준도 너무 높아져서, 우리는 숙소에서 머물기보다는 대부분의 시간을 숲을 떠돌며 살수나 사냥꾼처럼 싸워야만 했다.

숙소에 편안히 누워 있다간 습격해 온 마인들에게 개죽음을 당할 테니까 말이다.

그땐 정말이지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고, 또 막막했었다. 매일같이 반복된 동료들의 죽음에 익숙해져야 했고, 뭔가 나아질 거라는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던 그런 날들.

그저 복수심과 악만 남아 버텨 냈던 그런 시기였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 삶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몰랐다.

만약 또다시 혈마인이 등장할 때까지 이 상황을 지속시킨다면 말이다.

그러니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앞으로 오 년 안에 혈교를 무너뜨려야만 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당 소저가 문득 내게 물었다.

“이 정도면 다 익은 건가요?”

그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물고기들이 웬만큼 다 익어 있었다.

“아, 네. 작은 건 드셔도 될 것 같네요.”

그러자 그녀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작은 물고기가 꽂힌 나뭇가지를 하나 들고는 조심스럽게 입 쪽으로 가져갔다.

물고기를 향해 어린아이처럼 반짝거리는 그녀의 눈빛도, 물고기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작은 입술도 무척 귀여웠다.

희미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맛은 괜찮아요?”

그러자 그녀가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네! 너무 맛있어요!”

문득 어제 조원들 앞에서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기운을 쌩쌩 뿜어내던 그녀의 냉정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마치 북해빙궁주의 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차갑던 그 모습이….

그 모습과 비교하니 어쩐지 지금의 모습이 처음보다 더 귀엽게 보이는 것 같았다.

그녀가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나는, 역시 물고기 한 마리를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웃으며 물고기를 뜯었던 나는 바로 인상을 팍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너무 싱겁잖아?’

물고기 맛이 너무 싱거웠다.

그제야 내가 소금을 뿌리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갖고는 있었는데 뿌리는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이다.

민물고기에 소금까지 치지 않았더니 이건 정말 맹물 같은 맛이었다.

문득 이걸 맛있게 먹고 있는 당 소저에게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아마 원래 싱거운 걸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일단 그녀에게 물어봤다.

“저, 당 소저.”

“네?”

“좀 싱겁지 않아요? 소금을 안 뿌렸는데 그냥 뿌리지 말고 먹을까요?”

“…네?”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소금을 뿌려 주자 당 소저는 정말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너무 맛있게 물고기를 먹는 그녀를 보며, 미안한 마음과 귀여운 마음이 동시에 들어 물었다.

“싱거우면 얘기를 하지 그랬어요? 너무 맛있게 먹어 진짜 맛있는 줄 알았잖아요.”

그러자 그녀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아까도 진짜 맛있었어요. 그냥 다 좋아서 그랬나 봐요.”

피식 웃으며 다시 물었다.

“뭐가 그렇게 좋아요? 대충 모닥불에 구운 싱거운 물고기일 뿐인데.”

그러자 그녀가 행복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선우 공자와 함께 있는 게….”

하지만 내 질문에 무심코 대답하던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갑자기 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건 아무 생각 없이 듣고 있던 나도 마찬가지였다.

응? 나와 함께 있는 게 좋다고?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다.

“…네?”

“예?”

“….”

우리가 서로 당황해 눈만 깜빡이고 있을 때, 당 소저가 새빨개진 얼굴로 먼저 황급히 말을 쏟아 냈다.

“그러니까 제 얘기는! 선우 공자와 함께 있으면 그런 모습, 그러니까 억지로 완벽한 척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는, 그런….”

“아? 아아, 그런 얘기였군요?”

“네, 네! 그런 얘기였어요!”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확실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모습이 이런 그녀가 그렇게 차갑고 도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마터면 그녀의 말을 오해할 뻔했다는 생각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심해야지. 착각할 뻔했잖아?’

그러곤 아직도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보이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많이 불편한가 봐요?”

그러자 살짝 흠칫했던 그녀가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모두를 속이고 있는 거니까요. 진짜 나는 이렇게 약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인데, 그렇게 완벽한 척, 강한 척하고 있다는 것이. 다들 원래의 저를 알게 된다면 배신감을 느낄 거예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 우울해 보였다.

아마도 오랜 시간 쌓여온 감정인 것 같았다.

“당 소저….”

내가 그녀에게 뭐라고 말을 해 주려고 할 때였다.

문득 멀리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다! 잡아라!”

“놓치지 마!”

꽤 먼 거리에서 들려온 소리였지만 절정의 무인인 우리 두 사람이 듣기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순간 당 소저와 내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내게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이곳은 운남성과 사천성의 경계 부근, 전선을 이미 벗어난 지 오래됐기에 우리와 상관없는 일일 확률이 높긴 했다.

하지만 나는 바로 땅을 뒤집어 모닥불을 끄며 대답했다.

“일단 가 보죠.”

우리와 상관없는 일인 것이 확인된다면 그땐 그냥 지나쳐도 될 것이었다.

하지만 확인조차 안 하고 지나칠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우리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을 수도 있고, 또 우리가 그냥 지나쳐 억울한 죽음을 만들 수도 있었으니까.

적어도 인의가 살아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검성 어르신께 가르침을 받은 나라면,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우리는 나뭇가지 위를 날듯이 달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곧 한 무리의 무인들에게 포위당해 있는 남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끝이다, 도문승!”

“감히 우리에게서 도망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느냐?!”

포위당한 남자의 이름이 아마 도문승인 듯했다.

그는 이십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진중한 얼굴의 남자였는데 아마도 포위한 자들과 아는 사이인 모양이었다.

그가 어두운 얼굴로 무인들에게 물었다.

“원왕, 우포. 정녕 나를 죽게 만들 셈인가?”

그러자 포위한 자들 중 덩치 큰 남자 하나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흥! 웃기는구나! 죽고 싶어 회의 명령을 거부한 것은 네놈인데, 그걸 왜 우리한테 묻는 것이냐?!”

“게다가 도망까지 쳐?! 그러고도 살기를 바라는 것이냐?!”

그들의 말에 도문승이란 청년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만약 내가 가면 내 사문인 영남검문의 앞날이 위태로울 상황이라는 것을 자네들도 알지 않는가?! 그런 상황에서 어찌 나 혼자 회로 들어간단 말인가?! 게다가 회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다짜고짜 사형이라니! 그런 말도 안 되는 처사가 어디 있단 말인가?!”

자세한 건 알 수 없지만, 저 도문승이란 청년에겐 뭔가 억울함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절박한 말에도 포위한 자들은 여전히 코웃음을 칠뿐이었다.

“사문이 어려우니 규칙을 어기겠다? 그게 네놈의 사악한 이기심이 아니면 뭐란 말이냐?! 그 이기심 때문에 그간 육귀당으로부터 우리 사천성을 지켜 온 회의 고귀한 규칙을 어겼으니, 본보기로 사형을 당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느냐?! 더 여러 말 할 것 없다! 당장 저놈을 잡아라!”

“예!”

체격이 큰 남자의 말에 무사들이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도문승이라는 청년에게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년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검파를 움켜쥐었고, 덩치 큰 남자는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소리쳤다.

“멀쩡히 사로잡는 것을 목표로 하되 반항한다면 팔 하나쯤은 잘라도 상관없다!”

“예!”

그와 동시에 무사들이 모두 등 뒤의 도를 뽑았다.

챵! 챠챵!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바로 당 소저의 전음이 들려왔다.

- 선우 공자, 어쩌죠?

아직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기에 끼어들어야 할지 어떨지 판단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일단 당 소저에게 대답했다.

- 일단 나가죠. 우리가 모습을 보인 후의 반응을 한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곤 바로 당 소저와 함께 그들의 옆으로 뛰어내렸다.

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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