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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16화 (103/359)

116화 광검릉-2

다음 날 아침, 도문승은 드디어 구속에서 풀려나 광검릉의 입구로 걸어갈 수 있었다.

그의 옆에선 수천회주 막우전이 검을 휘두르며 몸을 풀고 있었다.

막우전이 그에게 말했다.

“어제 봤겠지만, 저 안에는 지금 광증에 빠진 부회주 가유악이 도사리고 있다네. 그는 무슨 이유에선지 동굴에서 일정 거리 이상 밖으로는 나오지 않은 채 동굴로 들어오려는 사람들만을 노려 공격하곤 하더군.”

그 말에 도문승이 인상을 찌푸렸다.

가유악이 동굴에 들어오려는 사람을 공격한다고?

불신 어린 표정으로 막우전에게 물었다.

“부회주이신 가유악 대협이라면 내공 팔십 년의 벽을 넘으셨다는 절정 고수이시지 않습니까? 그런 분이 동굴을 지키고 있다면 제가 절대 들어갈 수 없을 텐데요?”

그러자 막우전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 그렇겠지. 게다가 그는 놀랍게도 광증에 빠진 후 무위가 한 단계 더 상승하기까지 했다네. 잠시 싸워봤는데 이젠 나와도 대등한 실력이더군.”

“예?!”

그건 놀라운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광증에 빠진 가유악의 무위가 높아지다니.

심지어 내공 구십 년의 벽을 넘어 초절정을 바라보는 수천회주 막우전과도 대등한 실력을 갖게 됐다는 얘기가 아닌가.

광증에 빠진 것이 오히려 실력을 상승시켰다.

무림인으로서 흥미가 끌리지 않을 수 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도문승에겐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지금 막우전은 자신보고 그런 자를 뚫고 동굴 안으로 들어가란 얘기가 아닌가.

들을수록 불가능한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자 도문승의 표정을 보고 있던 막우전이 염려 말라는 듯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리 염려 말게. 그를 상대하는 건 내가 할 일이니 말일세. 내가 먼저 가서 그와 문 앞에서 싸우며 그의 발을 붙잡아 놓겠네. 그러니 자네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가면 되는 걸세.”

그 말에 도문승은 다시 동굴 쪽을 바라봤다.

그다지 넓지 않은 동굴의 입구, 잠시 그가 말한 장면을 상상해 봤다.

문득 헛웃음이 나왔다.

저 별로 넓지도 않은 동굴 입구에서 내공 구십 년 이상의 고수들이 싸우고 있는데, 그 틈을 노려 안으로 들어가란 말인가?

지금 그걸 가능하다고 믿는 건가?

게다가 들어간 후에는 또 어떻게 하고?

도문승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만약 회주께서 부회주를 놓치시면 어떻게 합니까? 아니, 어차피 회주께선 저 안으로 못 들어가실 것이 아닙니까? 그럼 부회주님이 아예 회주님을 무시하고 저를 따라 들어와 습격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러자 막우전은 침중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내가 최선을 다해 그를 붙잡아 보겠네. 자네는 모르겠지만 나 또한 지금 꽤 절박한 심정이라네. 그러니 나를 한번 믿어 보게나.”

그것도 웃긴 얘기였다.

어차피 자신을 죽일 생각인 자를 믿어 달라니.

도문승은 다시 헛웃음이 나왔지만 더 이상 말을 덧붙이지 않기로 했다.

사실 저들이야 어차피 자신이 죽든 말든 상관없는 사람들이 아닌가.

아니, 만약 극적으로 살아난다면 일부러라도 죽일 사람들이니, 자신의 생사를 가지고 도박을 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었다.

잠시 동굴 안쪽에서 보이는 붉은 안광을 주시하던 도문승은 결국 낙담한 듯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회주께서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렇게 하시는 거겠죠.”

납득한 듯한 도문승의 말에 막우전은 빙긋이 웃음 지었다.

“그래, 이해해 줘서 고맙네.”

막우전 입장에선 볼수록 마음에 드는 청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일로 만난 것이 아니었다면 진짜 제자로 삼았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까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막우전은 알지 못했다.

지금 도문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지금 누구에게 전음을 듣고 있는지를 말이다.

이야기를 마친 막우전은 이제 검을 뽑고는 동굴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굴 안에서 붉은 안광을 뿜어내고 있는 부회주 가유악을 향해 소리쳤다.

“유악! 내가 왔네! 나를 알아보겠는가?!”

하지만 말을 하는 막우전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도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길한 혈광과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의 살기만 더 짙어지고 있지 않은가.

막우전은 서서히 긴장감을 높였다.

이전에도 그랬듯, 일정 거리 이상으로 접근하면 가유악이 동굴 밖으로 뛰어나와 공격할 것이었다.

파박!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우워어어어!”

채채채챙!

빛살처럼 날아온 가유악의 검이 허공에서 막우전의 검과 수없이 맞부딪쳤다.

도문승이나 다른 무사들로선 눈으로 따라갈 수도 없는 엄청난 속도의 공방이었다.

가유악과 검을 맞부딪치며 생각했다.

‘무위는 지난번과 같군.’

막우전은 자신과 거의 대등한 검격을 펼쳐 내고 있는 가유악을 상대하며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다.

광증에 빠진 후 갑자기 무위가 높아진 그였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가유악의 무위는 지난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마 무위가 높아지는 것은 광증에 빠졌던 처음 한 번뿐인 모양이었다.

그러자 이제 안심한 막우전이 가유악을 상대하며 뒤를 향해 소리쳤다.

“이제 됐다! 내가 붙잡고 있는 동안 빨리 그를 들여보내라!”

이 정도라면 도문승이 들어갈 때까지 자신이 충분히 붙잡아 놓을 수 있을 듯했다.

아니, 들어간 후에도 붙잡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 자신감이 들어 신호를 준 것이었는데, 막상 막우전이 신호를 주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생기고 말았다.

“키하하하하하!”

“오호호호호호!”

갑자기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던 것이었다.

막우전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웃음소리, 바로 어제까지 애타게 찾고 있던 그들의 웃음소리였다.

청홍쌍검, 바로 그자들이 나타났던 것이다.

막우전을 농락하고 사라져 버렸던 청홍쌍검이 말이다.

“뭐라고?!”

막우전은 가유악을 상대하는 와중에도 경악한 나머지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웃음 소리와 함께 숲에서 유령처럼 나타난 그들이 바로 동굴 주변에 포진하고 있던 수천회 무사들에게로 돌진하고 있었다.

한순간 폭발하듯 피 분수가 터져 나갔다.

푸하아악!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수천회의 무사들은 방금 전까지 막우전과 가유악의 대결에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무방비 상태로 청홍쌍검의 습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청홍쌍검이 무인지경처럼 지나가는 주변으로 수천회 무사들의 피가 소나기처럼 흩뿌려지고 있었다.

아무도 그들의 발걸음을 늦출 수 없었다.

막우전은 피를 뿌리며 쓰러져 가는 부하들 중에서도 단 한 명의 얼굴에 주목했다.

바로 동굴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도문승의 얼굴이었다.

남자 괴인의 일장을 맞은 도문승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날아가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도문승이 말이다.

“크허억!”

공중에 붕 떴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그를 보며 막우전이 안타깝게 소리쳤다.

“안 돼!”

하지만 힘없이 땅에 내동댕이쳐진 그는 힘없이 늘어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놈들!”

막우전은 미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눈앞에서 가유악을 상대하고 있던 막우전으로선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가유악을 붙잡아 놓으려고 했던 그가 반대로 가유악에게 붙잡힌 신세가 되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게다가 청홍쌍검은 거기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무인지경으로 수천회 무사들을 학살한 그들이, 망설임 없이 막우전과 가유악의 옆을 통과해 그대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거칠 것 없이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광검의 유진이 잠들어 있을 바로 그곳을 향해 말이다.

막우전은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무슨?!”

그 순간 막우전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놈들이 광검의 유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구나! 회를 습격하고 나를 농락했던 건 사실 놈들이 광검의 유진을 차지하기 위해서였어!’

미칠 것만 같았다.

이대로라면 놈들에게 광검의 유진을 빼앗기게 될 것이 아닌가.

그의 가슴 속에서 이성으로 제어하고 있던 광폭한 불길이 활화산처럼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광분한 막우전이 포효했다.

“이놈드으으으을! 너희 따위에게 빼앗길 것 같으냐?!”

가슴 한구석에 눌러 놓았던 심화의 불길이 거대한 화마가 되어 활활 타올랐다.

그의 눈엔 이제 다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놈들이 들어간 동굴 입구만이 눈에 못 박혀 있을 뿐이었다.

막우전의 검이 순간 무서운 기세로 뿜어져 가유악을 후려쳤다.

“비켜라!”

콰콰콰쾅!

엄청난 경력이었다.

이제껏 대등하게 싸우고 있던 가유악은 견디지 못하고 뒤로 튕겨 나갈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르!”

그러자 막우전은 미련 없이 그를 뒤에 남긴 채 동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놈드으을!”

그의 눈빛은 이제 가유악과 비슷한 붉은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

어젯밤 도문승과 몰래 접촉했던 선우진은 그로부터 일의 전모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이해했다.

“광협검괴 정명강의 유진! 바로 그것이었구나!”

역시 지난 삶에서 막우전은 그것을 얻었기에 천하삼십육성의 일인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선우진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이제 도문승만을 구해내는 것은 별 의미가 없었다.

막우전이 광검의 유진을 얻지 못하도록 해야만 했다.

그대로 두면 그는 어떤 식으로든 광검의 유진을 얻어낼 것이고, 나중엔 지난 삶처럼 혈마의 마검이 되어 세상을 피로 씻게 될 테니까 말이다.

또한 아마 등천검객이었던 그가 천살마검으로 변한 것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저 동굴과 무관하지 않은 일일 것 같았다.

‘어떻게 한다.’

방법을 고민하던 선우진이 중얼거렸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죽이고 광검의 유진을 우리가 얻는 것일 텐데….”

그러자 옆에 있던 당여은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두 가지 다 쉽지 않을 거예요. 내공 구십 년 이상의 고수 막우전을 상대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동굴 안에 들어갔을 때 우리가 멀쩡할 거란 보장이 없잖아요.”

“흐음, 그렇겠죠.”

그 순간, 선우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기는 했다.

사실 그것은 정심을 지닌 자만이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떠올랐던 것이기도 했다.

‘대연정심결.’

선우세가의 무고에 있는 책들을 모조리 외워 버릴 때 선우진은 그런 이름의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좀 이상한 책이었다.

내공을 쌓는 내공심법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전도 아닌 이상한 구결.

그래서 그냥 넘겨 버릴까 하다가, 그 바로 옆에 있는 무공들이 철나한 심법이나 나한권 같은 소림의 무학이기에 혹시나 싶어 세 번 읽고 외어 버렸었다.

그 후, 기억의 저편에 미뤄 뒀었던 것이었는데, 지금 정심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그것이 떠올랐던 것이다.

특히 대연정심결의 첫 장에 쓰여 있던 글귀가 선우진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끌고 있었다.

- 모든 삿된 미혹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다만 주의할 것은 천마의 쇄혼이리니.

대연정심결의 첫 장에 쓰여 있었던 글귀였다.

‘정심’이라는 말과 더불어 추측해 본다면 외부에서 오는 정신적인 공격으로부터 지켜준다는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더군다나 쇄혼이 뭔지는 모르지만 거기 쓰여 있는 ‘천마’가 마교의 그 ‘천마’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천마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모두 막아 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어쩐지 천하의 모든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보다 더 신뢰가 가는 것 같았다.

결국 선우진은 그것을 한번 익혀 보기로 마음먹었다.

“좋아, 해보자!”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 아닌가.

다른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대연정심결을 익히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공을 쌓아야 하는 심법이 아닌 구결로만 이루어진 진언이다보니 딱히 뭐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나, 단계를 높인다는 느낌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반 시진 정도 그것을 익히고 시험 삼아 은신한 채 동굴에 접근해 봤던 선우진은, 동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혼으로 침투하려는 알 수 없는 기운과 그것을 막아 주고 있는 대연정심결의 방벽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성공이었다.

그것도 대성공.

“허, 세상에.”

선우진은 헛웃음을 지었다.

이런 비법을 외워 놓고 이제껏 방치하고 있었다니.

마치 보석을 품에 지닌 채 돌멩이 취급을 하고 있었던 꼴이 아닌가.

진작 이것의 효과를 알아서 동료들에게 익히게 했다면, 어쩌면 혈교의 섭혼술도 막아 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문득 안타깝게 죽어간 명사현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선우진은 이내 고개를 저어 생각을 털어 냈다.

이제라도 알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았다.

선우진은 그 후 밤새도록 당여은과 함께 대연정심결을 익혔다.

또한 만약을 위해 전음으로 도문승에게도 익히게 해줬다.

물론 지금 동굴 밖에서 죽은 척하고 있는 그가 이곳에 들어올 일은 없을 것 같지만 말이다.

그리고 동굴 안으로 진입한 지금, 선우진은 심혼을 뒤흔들려는 삿된 기운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평온한 자신의 마음을 느끼며 흐뭇하게 웃음 지을 수 있었다.

전음으로 당여은에게도 물어봤다.

- 당 소저, 괜찮습니까?

- 네! 신기하게 마음이 평안해요! 주변에서 침투하려는 기운들도 확실히 느껴지고요! 정말 대단해요!

다행이었다.

마음이 여린 당여은이기에 걱정했었는데 말이다.

선우진은 원래 그녀를 두고 혼자 들어오려고 했었다.

하지만 선우진 혼자만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며 그녀가 고집을 부려 어쩔 수 없이 함께 왔던 것인데, 다행히 그녀에게도 대연정심결의 효능은 확실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였다.

뒤에서 막우전의 광폭한 포효 소리가 들려왔다.

“이놈드으을!”

그가 가유악을 밀어내고 자신들을 따라 동굴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것을 감지한 선우진이 급히 말했다.

- 어서 갑시다, 소저!

두 사람은 동굴 안으로 신속하게 들어갔다.

그러자 직선으로 난 어두운 통로 앞에 두 갈래로 갈라진 길이 나타났다.

선우진이 바로 전음을 보냈다.

- 왼쪽!

양쪽의 차이는 알 수 없었지만 선우진은 한쪽을 택해 그쪽으로 빠르게 몸을 날렸다.

그러자 그들이 왼쪽으로 사라진 직후, 막우전이 갈림길에 도착했다.

“크르르르르!”

그는 이미 눈에서 붉은 혈광을 뿜어내며 짐승처럼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간간이 소리쳤다.

“내 것이다. 크르르르! 내 꺼란 말이다! 절대 빼앗기지 않겠다! 크르르르!”

아마 원래 갖고 있던 탐욕만큼은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밝은 밖에 있다가 어두운 동굴 안으로 들어왔기에, 막우전은 앞선 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보지 못했었다.

게다가 최대한 은밀하게 이동하고 있는 두 사람의 움직임에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갈림길에서 잠시 좌우를 바라보던 막우전은 마침내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다.

“크르르르릉!”

그리고 그가 몸을 날린 직후, 바로 그의 뒤를 따라온 가유악이 또한 그를 쫓아 오른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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