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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25화 (112/359)

125화 사천당문-3

나는 온제웅의 표정을 바라보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

“그때 보던 그 표정이로군.”

그러자 흠칫한 그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

나는 바로 당정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주님께서 한 가지 착각하고 계신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당정후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착각하고 있다고?”

아까의 내 판단은 틀림이 없을 것이었다.

당가의 사위에 적합한 자격을 지닌 자로서 내가 절대 저 온제웅을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은 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지금 나는 진짜 당가의 사위가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아니, 오히려 진짜 사위가 되어 당가에 묶이는 것이 더 곤란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당가의 사위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저 자식이 당가의 사위가 되는 것을 방해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내가 택할 방법은 이제 한 가지밖에 없었다.

나는 온제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자가 혹시 당가의 데릴사위가 된다 해도 그는 결코 당가와의 신의를 지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랬다.

내가 해야 할 것은 바로 진흙탕 싸움이었다.

둘 중 누구도 혼인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진흙탕 싸움.

그러자 내 말을 들은 온제웅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무슨 헛소리냐?! 가주님, 저런 자의 얘기는 들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녀석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저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그러자 역시 기다리던 반응이 왔다.

당정후가 내게 물었던 것이다.

“선우진 공자라고 했던가? 공자는 원래 온 공자를 알고 있었던 모양이로군.”

그의 질문에 흠칫한 온제웅이 바로 소리쳤다.

“아, 아닙니다! 저는 전혀 모르는 자입니다!”

하지만 당정후는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어서 말하라는 듯 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릿하게 웃으며 고개를 꾸벅 숙인 나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를 본 곳은 지난번 정협방에서였습니다.”

내 말에 당정후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정협방에 있었던 것을 몰랐던 모양이었다.

그러자 온제웅이 거칠게 끼어들며 필사적으로 외쳤다.

“거짓말입니다! 저놈은 지금 저를 모함하려 하고 있습니다!”

절박한 행동이었겠지만 나로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놈이 저렇게 행동하면 행동할수록 내 말에 더 신뢰를 더해 줄 테니까.

나는 당정후를 바라보며 곤란하다는 듯 물었다.

“제가 얘기를 계속해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인상을 살짝 찌푸린 당정후가 온제웅을 바라보며 말했다.

“온 공자, 지금 이곳이 어디인지, 누구의 앞에 있는 것인지 잊어버린 게 아닌가 싶군. 일단 들어 보게. 공자가 모함을 받는지 아닌지는 내가 잘 듣고 판단해 주도록 하겠네.”

부드러운 말투로 얘기하긴 했지만 그의 표정은 결코 부드럽지 않았다.

또한 그의 말 역시 쉽게 말해 까불지 말고 닥치라는 뜻, 온제웅은 창백한 낯빛이 되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나는 비웃는 표정으로 놈을 또 살짝 도발해 준 후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는 당시 제 의형이신 적하신검 화영빈과 함께 소면마군 사원양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면마군과 싸웠었다고? 정협방에서?”

“저 소협이 화영빈의 의제란 말인가?”

“아, 그러고 보니 그때 화영빈과 함께 있던 소협이 바로…!”

의도했던 반응들이었지만, 나는 그 소리를 못 들은 척하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갔다.

“그 당시 사천당문과 청성파 분들이 와 주신 덕분에 간신히 살아났던 저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온제웅, 저자의 부하가 와서 제 검을 넘기라며 협박하더군요. 비천한 낭인 따위가 갖기엔 과분한 검이라며 말입니다. 그때 그자는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저 온제웅 저자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검을 자신의 주인인 홍사검룡 온제웅 공자에게 넘기면 죽이지는 않겠다고 말입니다.”

그러자 사람들의 웅성거림 소리가 커졌다.

정파인인 온제웅이 무사의 생명인 검을 넘기라고 협박했다는 얘기에 대부분 분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약했다.

계속 말을 이어 갔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어 그자를 제압하였고 그때 제 의형이신 화영빈 형님께서 오셨습니다. 그러자 형님을 본 온제웅 저자는 정파인은커녕 무림인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바로 부하를 못 본 척 버리고는 그대로 자리를 피해 도망쳐 버렸던 것입니다!”

거기까지 말한 나는 이제 온제웅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런 자가 정파의 신룡이라고 하셨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런 자는 신룡은커녕 정파인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런 자가 당가의 데릴사위가 된다고요?! 과연 저자가 당가와의 신의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감히 단언컨대 그것은 집안에 뱀을 들인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되고 말 것입니다!”

온제웅의 얼굴은 이제 하얗게 질려 버린 상태였다.

자신의 처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치부가 까발려졌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정작 중요한 당정후의 표정이 이 얘기를 듣고도 그리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오히려 내 말에 좀 실망한 표정이었다.

당정후가 내게 물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고 증명할 수 있나?”

당당하게 대답해 줬다.

“그때 제게 제압당했던 자의 이름이 노지왕이었습니다. 그를 따로 불러다 물어보시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실 겁니다. 또한 제 의형인 화영빈도 그 자리에 있었고 말입니다. 그리고….”

당정후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제 말이 사실이라는 건 현명하신 가주님께서도 이미 파악하셨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자 그는 아무 말 없이 잠시 나를 바라봤다.

그는 분명히 내 말이 사실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건, 그게 그에게 있어 그리 큰 의미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차피 홍사검문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 온제웅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 테니까 말이다.

그에겐 사천당문 대신 더러운 짓을 해 줄 손발이 필요한 것이지 정파의 자랑스러운 협객 사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그에게 있어 방금 내가 말한 정도의 흠은 그저 무시해도 좋은 작은 부분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결국 나는 그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던 것이다.

그의 시큰둥한 표정이 그것을 여실히 말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심 득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어차피 처음부터 당정후를 설득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우리 주변에 도열한 당문의 사람들이 들끓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따위 짓을 하다니! 홍사검룡이 아니라 그냥 뱀이 아닌가!”

“저런 자를 당문의 사위로 받아들이다니! 절대 안 될 일이오!”

“맞소! 나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소!”

당문의 사람들이 좀 음습하다고는 하지만 그들 또한 정파인이었다.

명분을 생명처럼 중요시하고 협과 의를 숭상하는 정파인말이다.

가주인 당정후야 명분이 아니라 실리적인 가문의 이익을 바라보고 있겠지만 그걸 볼 수 있는 자들이 가문에 그리 많을 리 없었다.

그러니 결국 저들은 온제웅과 같은 자를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일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전생에 선우세가의 가주를 해 봐서 알지만, 아무리 가주라 해도 세가원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일을 추진하는 것은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겉으로는 분노한 눈빛으로 온제웅을 바라보며 속으로 웃음 지었다.

‘좋았어! 딱 내가 원하던 그 그림이야!’

문득 당정후를 슬쩍 바라보니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온제웅을 성토하는 가솔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겉으로 표정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그가 속으로 꽤 난감해 하고 있을 거라는 것에 나는 금자 한 냥도 걸 자신이 있었다.

그때 당정후의 표정이 잠시 묘해졌다.

무언가를 듣고 있는 듯한 표정.

그러더니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내가 소문으로 듣기엔 자네 또한 우리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기는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군.”

그러자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가 빙긋이 웃으며 내게 말했다.

“선우세가의 삼남 선우진은 선우세가의 수치이며 가문에서 버린 자식이라던데? 그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윽, 하필.

속으로 생각했다.

‘난감하게 생각합니다만.’

역시 사천당문.

당정후가 뭔가를 듣고 있는 것 같았을 때도 설마 했었는데, 정말 그사이에 나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 전달받았던 모양이었다.

역시 사천당문의 일원들은 쓸데없이 유능했다.

그리고 당정후는 아마 사람들의 여론을 뒤집기 위해 온제웅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나를 가라앉히기로 결심했던 모양이었다.

온제웅도 별로지만 그 경쟁자인 내가 더 별로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그 말이 사실이니까. 내가 선우세가에서 버린 자식인 건 맞는 얘기잖아?’

하지만 내 입으로 그걸 인정해 버릴 수는 없었다.

내가 그걸 인정해 버리면 간신히 맞춰 놓은 균형이 또 무너지게 될 것이니까.

정파인 답지는 않지만 한 세력의 후계자인 사위와 자기 세력에서도 수치로 취급받는 사위 중 누가 더 나은지는 굳이 물어볼 필요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여유 있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주변엔 그렇게 소문을 냈었습니다.”

여기서 물러설 순 없었다.

밀리지 않기 위해선 사기라도 쳐야 했다.

그러자 당정후가 눈을 찌푸리며 물었다.

“일부러 소문을 그렇게 냈다고?”

“네, 그렇습니다.”

“무슨 이유로 말인가?”

속으로 심호흡을 한 후 말을 시작했다.

“가주이신 아버지께서 저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어 하셨기 때문입니다.”

속으로 선우세가에 계실 아버지께 사죄드렸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러자 당정후가 다시 물었다.

“자네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어 일부러 버린 자식이라는 소문을 냈다?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고는 말을 시작했다.

내가 살아오며 했을 말 중 가장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저희 가문의 부끄러운 속사정이긴 합니다만 제 형제들의 외가에 비해 저는 딱히 배경이 없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선 그런 제게 선우세가의 가주 자리를 물려주고 싶어 하셨지요. 그래서 저를 보호해 주시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저를 버린 자식처럼 취급하셨던 겁니다. 일부러 소문도 그렇게 냈고 말입니다.”

그러자 당정후가 잠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 다시 물었다.

“그건 자네의 말뿐이지 않은가. 우리가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물론 당연히 내 말뿐일 수밖에 없었다.

거짓말이니까.

하지만 나는 끝까지 여유로운 태도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 있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버지께서는 주변에 이렇게 소문을 내셨습니다. 선우세가의 삼남 선우진은 이류도 못 되는 실력을 갖춘 돼지에 불과하다고. 아마 조사해 보시면 그런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금방 알게 되실 것입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그렇게 말하며 나는 내 몸을 훑어보고는 어깨를 으쓱해 줬다.

지금 이렇게 날렵한 몸매와 홍사검룡 온제웅을 가볍게 제압했던 내 무위가 그것이 거짓임을 증명해 주고 있지 않은가?

뭐 그런 뜻의 몸짓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당정후를 완전히 속일 수는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의 눈빛이 여전히 미심쩍은 눈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 가지를 더 덧붙이기로 했다.

무림인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한 방을.

그에게 물었다.

“가주님께선 혹시 저희 가문의 검법인 선우십삼검에 대해 들어 보셨습니까?”

그러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들어 봤네. 전 무림에서도 손꼽히는 훌륭한 환검이라고 하더군. 그리고 아까 자네를 보고 그 소문아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말일세. 근데 그 얘기는 왜 묻는 건가?”

씨익 웃으며 대답해 줬다.

“세인들은 잘 모르지만 선우십삼검에는 열네 번째의 초식이 있습니다. 바로 선우가의 가주들만이 익힐 수 있는 초식이지요. 그것을 혹시 가주님께 좀 보여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렇게 물으며 도발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 검초를 받아 볼 수 있겠느냐는 뜻의 시선이었다.

그러자 당정후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한다면 얼마든지 해도 좋네.”

됐다!

아마도 그렇게 대답하리라고 생각했었다.

초절정을 넘어선 그로선 내가 무척이나 가소로워 보였을 테니까.

그는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오히려 나를 짓밟아 줄 자신이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정중하게 포권하고는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럼 후배가 감히 대사천당문의 가주님께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심호흡을 내쉬며 내공을 집중했다.

우우우웅!

내 검 위로 선명한 연보라색 검강이 이글거리며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내공 칠십 년의 벽을 넘어선 절정의 무인들만이 만들 수 있는 짙은 검강, 그걸 본 사방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기합을 내지르며 벼락같이 검을 휘둘렀다.

“하아아압!”

그러자 내 검 묵랑에서부터 커다란 연보라색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펼치고는 홰를 치며 날아올랐다.

삐이이이익!

선우십삼검의 십사초, 주작현신이었다.

그리고 잠시 홰를 치는 듯했던 봉황은 곧 무서운 속도로 당정후를 향해 덮쳐 가기 시작했다.

그걸 본 그의 눈에 놀라움이 깃들었다.

그의 놀란 표정에 나는 씨익 웃음 지었다.

주작현신은 예전에 소면마군 사원양조차도 쉽게 막아 내지 못했던 강력한 위력의 절기였다.

그리고 내 무공은 그때보다도 더 진보한 상태, 그 위력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니 맞받아치기보단 피하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겠지만, 수많은 가솔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핫!”

짧은 기합과 함께 당정후의 조수가 자신을 덮쳐 오는 연보라색 봉황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대로 받아 내 소멸시켜 버리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조법이 특기였던 소면마군에게도 그리 쉽지 않았던 일이 암기를 특기로 하는 당정후에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삐이이이익!

“크으윽?!”

연보라색 봉황을 정면으로 맞받아친 당정후는 주작현신의 기세를 견뎌 내지 못하고 그만 한 걸음을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

그러자 그가 이를 악물고는 양손을 모았다.

“으아아아압!”

파아아아악!

다음 순간 전력을 집중한 그는 바로 봉황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모든 사람이 그것을 목격한 후였다.

그가 버티지 못하고 한 걸음 물러섰던 것과 전력을 다해 내 공격에 대응해야 했던 것을.

새까만 후기지수에 불과한 내 공격에 말이다.

누군가 억눌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럴… 수가.”

그 말은 방금의 광경을 지켜본 모든 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딱 내가 원했던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목적을 이룬 나는 검을 거두고는 씨익 웃으며 그에게 정중히 포권했다.

“선우세가의 진정한 후계자임을 보여 드리고 싶은 욕심에, 감히 대사천당문의 가주님께 무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부디 후배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지만 아무도 내 말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저 대전에 있는 모두가 경악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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