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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76화 (163/359)

176화 혈교 원정대 결성-1

당여은과 달콤한 시간을 보내며 선우진은 이제껏 겪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무려 시간이 빨리 가는 경험을 말이다.

그녀와 입을 맞추다 문득 해의 위치를 확인한 선우진은 경악하고 말았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다고?!’

당황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한 기분이었다.

월하환검무를 쓰거나 묵랑이 등장할 때 시간이 느려지는 경험이야 많이 해 봤지만,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경험은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이 달콤한 시간을 벌써 끝내야 한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선우진은 마치 추운 겨울날 이불 속에 있을 때처럼 이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지금 무얼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는 입을 억지로 벌려 당여은에게 말했다.

“여은, 이제 나는 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아….”

그 말에 당여은 또한 안타까운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녀 또한 전선의 무인이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곁에 묶어 두는 것이 그를 위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는 현명한 여인이기도 했다.

당여은은 애써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래야지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하지만 그렇게 선우진을 보내 주려던 당여은은 문득 자신이 아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를 퍼뜩 떠올리고 말았다.

아까 자신이 차마 자리를 떠나지 못했던 건 원정대에 관해 할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당여은이 급히 떠나려는 선우진을 붙잡고 얘기했다.

“진, 잠시만요! 할 얘기가 있어요! 이번에 저와 당문에서 함께 온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이라면….”

그러자 의아한 눈빛으로 당여은의 설명을 듣던 선우진의 눈이 점점 번뜩이기 시작했다.

천하삼십육성의 일인인 백학노검 양문헌이라니, 그런 극강의 고수가 함께 가 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둘러 양문헌에게로 찾아갔다.

그리고 상황을 설명한 후 같이 가 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들의 설명을 들은 양문헌의 대답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가 안타까운 눈빛으로 탄식하며 말했다.

“허어, 아무래도 나는 그 임무에 적합한 사람이 아닐 것 같구나. 미안하게 됐다.”

그의 거절과 사과에 선우진과 당여은은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백학노검 양문헌이 워낙 협명을 떨쳤던 고수이기에 이렇게 단칼에 거절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결코 그가 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양문헌의 옆에 있던 홍해아 증칠이 경박하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크헤헤헤! 그러게 평상시 신법을 좀 익혀 놓으시라고 하지 않았소? 그렇게 내 말을 안 들으시더니만. 너희가 헛물을 켰구나. 저 양반, 신법엔 영 젬병이시거든, 크헤헤헤헤!”

그러자 역시 옆에 있던 제운검객 벽리중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야 형님이 게으르셔서 그런 건 아니지 않나? 단지 성격이 워낙 느긋하셔서, 흠, 흠.”

“아아….”

대충 무슨 얘기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천하삼십육성인 백학노검 양문헌은 신법에서만큼은 별로 뛰어나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당여은은 문득 늘 느릿느릿 여유 있게 움직이시던 의조부를 떠올리고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자 오히려 죄송한 마음이 들고 만 선우진과 당여은은 황급히 양문헌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양 노사! 저희끼리 가도 괜찮습니다. 괜한 말씀을 드려 죄송합니다.”

“그래요, 조부님. 함께 가 주시면 감사한 거지 못 가신다고 해서 미안해하실 이유가 전혀 없는걸요.”

그때였다.

문득 빙긋이 웃음 지음 백학노검 양문헌이 홍해아 증칠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못 가지만, 그러고 보니 그 임무에 딱 맞는 사람이 마침 한 명 있긴 하구나. 신법과 은신에 능한 초절정의 무인이 말이다. 안 그러냐, 손주야?”

그 말에 모두의 눈이 홍해아 증칠에게로 쏠렸다.

그러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증칠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엥? 손주? 나 말이요? 아, 내가 손주였지? 헹! 됐소! 수준 낮게 애들 노는데 내가 거길 왜 간단 말이요? 귀찮소! 내 누이동생이 가는 것도 아니고, 난 누이동생 옆에 딱 붙어 있겠소!”

그러고는 고개를 홱 돌리며 호리병의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러자 절대 가지 않겠다는 기세를 온몸에서 뿜어내고 있는 증칠의 모습에, 양문헌은 은근한 말투로 그를 설득해 보려 했다.

“어허, 이 조부가 갔다 오라고 하지 않느냐?”

하지만 증칠은 완고했다.

“싫소! 조부 아니라 증조부가 가라도 싫은 건 싫은 거요! 그리고 맨날 구박하다 이럴 때만 조부요?!”

“허어, 거참.”

그때였다.

증칠의 모습과 반응을 자세히 관찰하던 선우진이 문득 당여은에게 전음을 보냈다.

- 무척 어린아이 같으신 분 같군요. 그래도 여은을 무척 아끼시는 것 같은데 여은이 나서서 살짝 달래 보면 어떨까요?

그 말에 선우진을 슬쩍 바라봤던 당여은은 이내 풋 웃음을 지으며 살짝 간드러진 목소리로 증칠을 조르기 시작했다.

“아이, 오라버니. 오라버니 같은 초고수께서 함께 가 주시면 제가 마음이 좀 놓일 것 같은데, 정말 가기 싫으세요?”

“어, 엉?”

미소를 띤 얼굴로 수줍게 조르듯 말하는 당여은의 애교는 강력했다.

그것은 평생 여자의 애교 같은 걸 받아 본 적도 없는 증칠로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강도의 공격이었다.

그러자 침을 꿀꺽 삼킨 증칠은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 그래? 이 오라버니가 가면 네가 마음이 놓이겠느냐?”

그때였다.

선우진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양 노사께서 함께 가 주시는 게 아니라면 저희에게도 그리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요. 또 연로한 몸으로 저희를 따라오실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말입니다.”

오히려 증칠 따위는 별로 필요 없다는 듯 그를 무시하는 말이었다.

그러자 그 말은 살짝 마음이 움직이려던 증칠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말았다.

그가 순간 격분해 소리쳤다.

“뭐, 뭐, 뭐라고?! 네놈이 지금 감히 이 증칠 어르신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한 것이냐?!”

그러자 선우진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아, 죄송합니다. 그저… 연로하시니 따라오기 힘드실 거란 말이었습니다. 연세도 있으신데 무리하시면 안 되지 않겠습니까?”

말만으로도 충분히 증칠을 흥분시켰을 텐데, 심지어 비릿한 웃음과 함께 증칠의 몸을 슬쩍 훑어보며 한 말이었다.

그 태도와 말은 막 끓어오르려던 증칠을 드디어 폭발시키고야 말았다.

그가 살쾡이처럼 포효했다.

“이 건방진 놈이!”

동시에 증칠의 신형이 빛살처럼 쏘아졌다.

파박!

한순간, 그의 신형은 어느새 선우진의 앞에 나타난 상태였다.

동시에 그의 손은 번개처럼 선우진의 귀를 잡아가고 있었다.

이 버릇없는 놈을 제대로 혼내 줄 생각이었다.

“감히…?!”

하지만 다음 순간 증칠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분명히 잡았다고 생각했던 선우진의 신형이 공기처럼 가볍게 자신의 손을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스으윽!

그러곤 어느새 두 발자국 옆으로 이동한 선우진이 증칠을 보며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마치 그 정도로 되겠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증칠은 이제 완전히 불이 붙고야 말았다.

“오호라! 그래도 한 수는 있다는 게로구나! 좋다! 네놈에게 오늘 하늘 위에 하늘이 있음을 알려 주마! 이놈!”

쉬이이익!

증칠의 신형이 다시 번개같이 선우진을 향해 짓쳐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선우진의 신형이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며 공기처럼 가볍게 삭삭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이제 처음 왜 이 일이 시작됐는지도 까맣게 잊어버린 증칠은 점점 최선을 다해 선우진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잡았다! 어라?! 요놈! 엥?! 에잇! 으잉?!”

두 사람의 신형은 이제 두 줄기의 질풍이 되어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과몰입한 증칠의 손속 또한 점점 과격해져만 갔다.

“하압!”

콰쾅!

“이놈!”

콰직!

홍해아 증칠은 원래 신법과 권각술, 암기술로 명성을 떨친 고수였다.

그가 선우진을 향해 권각을 전개하자, 선우진이 스쳐 간 곳에 있던 나무와 땅이 마구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콰콰콰쾅!

그 과한 손속에 당여은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두 손을 꼭 모으고 선우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제운검객 벽리중 또한 인상을 찌푸리며 양문헌에게 물었다.

“저 망나니 놈을 그대로 둬도 되겠습니까, 형님? 저러다 저 아이가 크게 다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문헌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다. 저 아이는 아직 최선을 다하고 있지도 않은 것 같구나. 그리고… 나도 저 아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 말에 벽리중은 놀란 표정으로 다시 선우진을 바라보았다.

이제껏 이십 대의 아이들 중 당여은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그는, 지금 보여 준 선우진의 모습만으로도 매우 놀라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심지어 저게 최선을 다한 것도 아니라니, 단지 신법의 성취만이라고 해도 지나치게 놀라웠다.

그때였다.

천풍신법과 폭진보를 이용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선우진의 모습에 결국 폭발하고 만 증칠은 드디어 암기까지 쏘아 내고야 말았다.

“이놈!”

퓨슈슉!

순간 엄청난 속도의 수전이 선우진의 신형을 꿰뚫었다. 깜짝 놀란 당여은이 입을 막으며 비명을 질렀을 정도였다.

“꺄악!”

하지만 선우진은 암기에 격중당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잔상이 꿰뚫렸을 뿐, 그의 진신은 가볍게 흩날리며 암기를 종이 한 장 차이로 흘려 냈던 것이었다.

스스슥!

천하제일의 살수인 암혈향의 암기도 경험해 봤던 선우진에게 최선을 다하지도 않은 증칠의 암기는 그렇게 위협적이지도 않은 속도였다.

그리고 증칠의 암기를 흘려 낸 선우진은 암기를 피하려는 듯 나무 뒤쪽으로 모습을 감췄다.

그러자 코웃음 친 증칠이 번개처럼 날아와 나무 둥치를 후려쳤다.

“어딜 숨으려고!”

콰아앙!

우지직!

굵은 나무 둥치가 힘없이 쪼개지며 서서히 넘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선우진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증칠은 이제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봐야 했다.

“응? 뭐야, 이놈? 어디 갔어?”

분명히 나무 뒤에 있었던 선우진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아마도 은신을 한 모양이었다.

그러자 증칠은 사나운 웃음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이젠 이 증 어르신 앞에서 은신까지 하시겠다? 흥! 이 어르신께서 제대로 된 은신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줘야…!”

그때였다.

그 순간 주변을 둘러보던 증칠의 뒤쪽으로 무언가가 덮쳐 왔다.

쉬이이익!

하지만 증칠은 초절정 고수였다.

바로 그 기척을 감지하고는 홱 고개를 돌리며 소리쳤다.

“거기냐?!”

그 순간, 증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선우진의 모습이 아니었다.

믿을 수 없게도 커다란 연보랏빛 봉황이었다.

삐이이이익!

“이잉?!”

선우진이 주작현신을 펼친 것이었다.

증칠은 화들짝 놀라 몸을 띄워 그것을 피해 냈다.

“이크!”

하지만 그 순간, 증칠은 이제야 봉황 뒤로 짓쳐 들고 있는 선우진의 검을 볼 수 있었다.

마치 검과 하나가 된 듯한 선우진이 빛살처럼 검을 찔러 오고 있었다.

사일검법 일 초.

일시사일.

쉬이이익!

그것은 초절정 고수인 증칠조차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검격이었다.

이제 진짜로 경악해 버린 증칠은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이, 이놈!”

그리고 다음 순간, 두 사람의 신형이 서로 스쳐 지나갔다.

샤아악!

잠시 후, 두 사람은 모두 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사히 땅에 착지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표정은 무척 상반되어 보였다.

선우진이 빙글빙글 웃고 있는 데 반해 증칠의 표정은 완전히 붉으락푸르락해진 상태였던 것이다.

방금 전, 선우진이 일부러 검을 찌르지 않고 그냥 그를 지나쳐 갔기 때문이었다.

새까만 후배에게 양보를 받았다는 모욕감에 증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건방진 놈이! 누이동생의 지인이라고 봐줬더니만! 좋다! 이제 진짜 이 증 어르신의 진면목을 보여 주마!”

초절정 고수인 홍해아 증칠이 이제 진짜 제대로 된 실력을 드러내겠다고 결심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푸근하게 웃으며 두 사람을 보고 있던 백학노검 양문헌이 문득 자연스럽게 검을 뽑아 검 끝을 증칠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순간 느껴진 섬뜩한 느낌에 증칠은 황급히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

파박!

그리고 급히 고개를 돌렸던 증칠은 섬뜩한 느낌의 원인이 양문헌이었음을 깨닫고는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오?! 깜짝 놀랐잖소!”

그러자 양문헌이 푸근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쯤 했으면 됐지 않나? 저 아이도 자신의 수준이 낮지 않다는 걸 증명했고, 자네도 저 아이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는 걸 증명했으니 말일세.”

하지만 증칠은 오히려 더 인상을 쓰며 소리쳤다.

“되긴 뭐가 됐다는 거요?! 나는 아직 제대로 실력을 발휘한 적이 없소! 그러니 저 녀석에게 내 진면목을 보여 줘야…!”

그때였다.

그의 말을 끊으며 양문헌이 선우진에게 물었다.

“아이야, 너도 여은이처럼 월하환검무를 익혔겠지?”

그 말에 선우진이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노사.”

그러자 양문헌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증칠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

“그렇다는구나.”

그러자 증칠은 더 이상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릴 수밖에 없었다.

당여은은 현재 월하환검무의 일식 비월을 의조부인 양문헌에게 가르쳐 준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것을 썼을 때의 실력이 어떻게 되는지를 증칠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도 이제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듯 저 어린놈 또한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였다.

선우진이 갑자기 증칠을 향해 공손하게 포권하며 말했다.

“노선배님께서는 정말 대단한 고수시군요. 게다가 이렇게 신법까지 뛰어나신 분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후배가 안목이 미천하여 노선배님의 실력도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너무나도 공손한 사과의 말이었다.

그러자 솔직히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선우진의 정중한 사과에, 단순한 성격의 증칠은 슬쩍 기분이 좋아지고 말았다.

그가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흠, 흠. 뭐, 그럴 수도 있지. 이제라도 알면 됐다.”

그러자 선우진이 다시 간곡히 부탁하기 시작했다.

“혈교의 악적들에게서 동료들을 구해 내는 데 혹시 노선배님께서 도와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선배님 같은 초고수께서 저희와 함께해 주신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당여은 역시 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도 간절한 눈빛으로 지원 사격을 해 줬다.

“그래요, 오라버니. 그들은 제 지인들이기도 해요. 부탁드려요, 네?”

그 합공에 증칠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가 다시 헛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흠, 흠. 그, 그래? 우리 누이동생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그럼, 어디 그래볼까?”

초절정 고수인 홍해아 증칠이 혈교 원정대에 추가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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