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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185화 (172/359)

185화 무황총 침투-1

외측 통로를 지키는 마두들은 잠깐 멀어지는 동료들의 횃불들 쪽을 바라보다가 이내 빛이 사라지자 다시 서로를 바라보며 잡담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 그 표범 크기 봤나?”

“그러게. 호랑이만 하더군.”

“혹시 주귀 놈 그 표범 배 속에 들어간 거 아닐까?”

“에이, 설마. 그래도 절정인 놈이 한낱 미물 따위에?”

“모르지. 술 취해 자고 있다가 깔끔하게 꿀꺽 삼켜졌을지도. 크흐흐흐!”

그때였다.

삐이이이!

갑자기 통로 쪽에서 뭔가가 날아왔다.

“응?!”

“뭐야?!”

그들은 순간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것에 집중하고는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연보라색으로 은은히 빛나는 작은 새였기 때문이었다.

“저, 저건?!”

“저럴 수가!”

그 새는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빠르기로 날아와 순식간에 방향을 꺾고는 입구 방향으로 날아가다 한순간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일순 멍해진 마두들이 새가 간 방향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바, 방금 봤나? 나만 본 거 아니지?”

“나도 봤네. 무슨 빛나는 새 같았는데?”

“나, 나도 봤다네. 허어, 무슨 영물 같은 건가?”

“아까는 호랑이만 한 흑표가 나타나더니 이제 빛나는 새라고? 이게 대체 무슨 징조지?”

그들이 그렇게 떠들고 있을 때였다.

문득 그들의 귀에 무슨 소리가 또 들려왔다.

“크르르르르.”

“음?!”

다시 통로 쪽이었다.

깜짝 놀란 그들은 다시 통로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그러자 그들의 눈에 거대한 두 개의 녹색 안광이 들어왔다.

“저놈은?!”

“아까 그놈이잖아?!”

아까의 그 거대한 흑표였다.

호랑이만 한 흑표가 안광을 빛내며 어슬렁거리고 다가오고 있었다.

마두들이 긴장을 끌어올리며 소리쳤다.

“뭐야?! 아까 녀석들은 어디 가고?!”

“일단 잡자! 두 명만 갔다 와!”

그 말에 남은 네 명 중 두 명이 막 흑표를 향해 몸을 날렸다.

“내가 가지!”

“나도!”

파박!

하지만 정작 흑표를 향해 뛰어나간 마두는 한 명뿐이었다.

샤악! 푸욱! 샤악!

“헉!”

“끅!”

“흐윽!”

그들의 등 뒤 그림자에서 갑자기 유령처럼 솟아오른 세 명이 각각 한 명씩의 마두들을 순식간에 처리했기 때문이었다.

작게 방출한 주작현신으로 시선을 끌었던 사이, 선우진, 설풍, 비사영이 어느새 은신한 채 그들의 등 뒤에까지 이동해 와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앞으로 뛰쳐나가던 마두 또한 이상함을 느끼고 문득 뒤를 돌아봤다.

“응?!”

그의 눈에 잠깐 사이에 고혼이 되어 버린 동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깜짝 놀란 그가 소리를 지르려 했다.

“저…! 우웁!”

하지만 증칠의 암기와 야운향의 채찍이 먼저였다.

휘리릭!

어느새 다가온 채찍이 그의 입을 휘감는 사이, 증칠의 암기가 목 뒤를 꿰뚫었다.

푸욱!

“!”

그는 신음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그대로 절명할 수밖에 없었다.

잠깐 사이 네 명을 깔끔하게 처리하자, 선우진은 조용히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키고는 다시 통로 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고개를 끄덕인 일행들 역시 신속하게 시체를 동굴 쪽으로 운반해 감춰 버렸다.

드디어 외측 통로의 경계병들을 모두 처리하고 안쪽으로 들어갈 차례가 된 것이었다.

선우진은 문득 입구를 바라보며 아까 노제억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이제 중관이란 말이지?’

그의 말에 따르면 무황총은 외관, 중관, 내관의 세 단계로 되어 있다고 했다.

선우진과 일행들이 이제껏 움직였던 함정만 가득한 통로가 외관, 그리고 저 입구로 들어가면 중관이었다.

하지만 흑혈환마 두당이 데려왔다는 두 남녀는 현재 저 중관도 아닌 더 깊은 내관에 있다고 했었다.

세 남녀가 아닌 두 남녀라는 말도, 흑혈환마 두당이라는 말도 가슴이 섬뜩해지는 내용이었지만, 어쨌든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내관까지 침투해 동료들을 구해 내야만 했다.

잠시 감각을 집중했던 선우진은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어 육성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까 들으셨겠지만 이 안엔 칠십 명 정도의 절정 고수와 다섯 명의 초절정 고수, 그리고 천하삼십육성의 일인인 흑혈환마 두당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까 노제억에게 듣고 묵랑이 진실임을 확인해 줬던 내용이었다.

일행 모두 이미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지만 선우진이 다시 그 말을 입에 담자 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적들의 세력이 너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다.

천하삼십육성의 일인에 더해 다섯 명의 초절정, 칠십 명의 절정 고수라니, 세상 어떤 단체가 이 정도 규모를 한 곳에 배치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천마신교? 무림맹? 사왕련? 그 셋 정도를 제외하면 구대문파조차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았다.

그러자 선우진이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듯 씨익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너무 침울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들과 싸우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을 훔쳐 내려고 가는 것이니까요. 원래 열 손이 한 도둑을 못 막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원래 항상 상주했었다는 백면시마 구우절이 지금 없다는 것만도 천만다행이지요.”

그건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일행들은 선우진의 말에 모두들 다시 마음을 다잡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마음부터 꺾여서는 아무 일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선우진은 이런 상황에서도 아무도 후퇴를 얘기하지 않는 일행들에게 마음속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평상시엔 늘 투덜거리던 증칠마저도 정작 중요한 순간이 되자 진심 어린 눈빛으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선우진이 진중한 눈빛으로 그들에게 다시 말했다.

“그럼 들어가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안전입니다. 혹시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모두 각자 후퇴해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적들을 따돌린 후 다시 재결집하는 장소는 다캄이 기다리고 있는 무너진 통로입니다.”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선우진이 드디어 선언했다.

“그럼 진입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선우진은 선두에 선 채 입구를 통해 중관으로 진입했다.

여전히 그의 옆에 딱 붙어 있는 흑표와 함께였다.

그때 문득 묵랑이 입을 열었다.

- 호오! 여기는 외관과 전혀 다르군. 아주 잘 만든 건축물인데?

그 말에 선우진도 문득 벽과 통로를 다시 살펴봤다.

그러자 확실히 문외한인 그조차 느낄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만들어진 돌벽이 보였다.

심지어 천장에 규칙적으로 야명주도 박혀 있고 중간중간 벽에 횃불까지 걸려 있어 조명도 무척이나 환한 상태였다.

얼핏 보기엔 예전에 본 광검릉보다도 오히려 더 잘 만들어진 건축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묵랑이 계속 감탄하며 말을 이었다.

- 균형, 조화, 내구성. 모두 완벽해. 여긴 아무리 봐도 혈교 놈들이 만든 곳처럼 보이지 않는군. 아마 원래 있던 구조물에 더해 놈들이 외관을 따로 만든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럴 수도 있겠군요.’

선우진은 이제 주변의 인기척을 살피는 데 집중하며 대충 대답했다.

진짜 묵랑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그게 지금 자신들에게 중요한 사실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묵랑은 그런 선우진의 마음을 알면서도 혼잣말처럼 계속 중얼거렸다.

- 원래 있던 구조물이라…. 건축 양식도 어쩐지 익숙해. 게다가 이름도 무황총이란 말이지? 흠….

선우진은 묵랑의 중얼거림을 한 귀로 흘리며 머릿속에 그려 놓은 지도를 따라 계속 움직였다.

‘첫 번째 네 방향 통로에선 직진, 이후에 나타나는 통로에서 좌측으로.’

그는 아까 노제억으로부터 내부 구조에 대해 상당히 자세한 정보를 얻어 냈다.

그리고 그것을 단순히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지도를 그려 대체적인 구조까지 그려 놓은 상태였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과 공간 지각력이 있기에 가능한 재주였다.

그러던 한순간, 선우진은 문득 재빨리 손바닥을 들어 정지 신호를 보냈다.

그러곤 신속하게 전음을 보냈다.

- 정지! 전방에서 몇 명의 마두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나갈 때까지 대기합니다.

오 장 정도 떨어진 통로에서 네다섯 명 정도 되는 절정 경지의 마두들이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나갈 때까지 잠시 대기해야만 했다.

물론 그 정도 인원이라면 정면으로 싸워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 됐다.

혹시 소란이 발생해 다른 마두들이 몰려오기라도 한다면 이번 침투는 실패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었다.

‘이쪽으로 오고 있진 않다. 다른 쪽으로 가고 있군.’

선우진은 현재 감각을 증폭하기 위해 월하환검무 이 식 현월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번 암혈향과의 전투 이후로 현월까지는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잠시 후 그들이 다른 쪽 방향으로 멀어졌음을 감지한 선우진은 다시 전음을 보냈다.

- 갔습니다. 다시 전진합니다.

그리고 다시 머릿속에 그려진 지도대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이번 네 방향 통로에서 우측으로 꺾고 다시 다음 세 방향 통로에서…!’

그 순간이었다.

선우진의 감각에 조금 전 다른 방향으로 갔던 마두들이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들의 존재를 인식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방향상 뒤를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 된 것이었다.

신속하게 전음을 보냈다.

- 후방에서 아까의 마두들이 따라옵니다. 좀 더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그의 지시에 모두가 속도를 높여 전방에 있는 직진과 좌측의 두 갈래 길에서 좌측 직각으로 방향을 꺾었다.

그러자 한 칠팔 장은 돼 보이는 긴 직선 통로가 나타났다.

노제억의 말에 따르면 이 직선 통로를 통과하면 내관 쪽으로 가는 통로가 지척이었다.

일행들은 유령처럼 소리 없이 속도를 높여 직선 통로를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선우진이 급히 손바닥을 들어 일행들을 멈춰 세웠다.

- 정지! 전방 모퉁이 우측에서 칠팔 명의 마두들이 오고 있습니다!

난감한 일이었다.

긴 직선 통로라 빠르게 네 방향 모퉁이를 통과한다 해도 적들의 눈에 띌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다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방금 온 후방 우측 통로 쪽에선 아까의 마두들이 따라오고 있는 중이었다.

- 물러섭니다! 후방으로 돌아가 좌측 방향 쪽으로 일단 피합시다!

그쪽 방향은 노제억으로부터 뭐가 있는지 미처 듣지 못했던 쪽이었다.

하지만 당장은 어쩔 수 없었다.

일행들이 그렇게 빠르게 다시 물러날 때였다.

선우진이 다시 급히 전음을 보냈다.

- 정지! 그쪽에서도 옵니다!

선우진은 이번에야말로 당황하고 말았다.

좌측 직각 방향에서도 거기서 멀지 않은 모퉁이를 향해 마두들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최악이었다.

그러자 그의 말에 덜컥 멈춘 일행들도 당황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도 세 방향 모두에서 마두들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이었다.

선우진은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라면 세 방향에서 적들에게 포위된 채 발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은신을 할 수도 없었다.

옆에 따라오고 있는 흑표가 있는 데다 주변이 너무 밝아 은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증칠이 급히 물었다.

- 어, 어떻게 할 거냐?! 싸울 거냐?!

물은 건 그 혼자였지만 모두가 선우진을 바라보며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결정해야만 했다.

그러자 잠시 심안에 집중해 기척을 살피던 선우진이 급히 움직이며 전음을 보냈다.

- 일단 좌측으로!

선우진은 가만히 있으면 세 방향 모두에서 마두들이 나타날 것이기에, 아예 한쪽 방향으로 먼저 움직여 그쪽의 마두들과 부딪치기로 결정했다.

일행들은 빠르게 움직여 양 갈래 길 중 좌측 직각 방향으로 꺾었다.

그러자 그들이 방향을 튼 직후 후방의 직선 통로 모퉁이에서 여덟 명의 마두들이 나타났다.

그대로 서 있었다면 꼼짝없이 발각당했을 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위험은 여전했다.

뒤쪽 모퉁이 쪽에서도 곧 다섯 명의 마두들이 이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고, 전방에서도 세 명의 마두들이 이쪽으로 방향을 꺾기 일보 직전이기 때문이었다.

- 빨리!

선우진은 신속하게 전방의 모퉁이 앞까지 전진했다.

바로 좌측 직각 방향에서 세 명의 마두들이 막 이쪽으로 방향을 꺾으려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순간 선우진은 그의 옆에 딱 붙어 움직이고 있던 흑표에게 전음과 함께 간절한 의지를 보냈다.

- 먼저 나가 시선을 좀 끌어 줘!

그러자 흑표가 망설이지도 않고 팡 튀어 나갔다.

타닥!

“어억?!”

“뭐, 뭐야?!”

“표범?!”

흑표는 영리하게도 세 마두와 부딪치지 않고 벽과 천장을 차례로 도약해 마두들의 머리를 뛰어넘어 그들의 후방에 착지했다.

그러자 순간 깜짝 놀라 방어 자세를 취했던 그들의 시선이 흑표를 따라 뒤쪽으로 돌아갔다.

일행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선우진과 일행들이 마두들의 등 뒤를 유령처럼 소리 없이 덮쳤다.

샤샤샥!

우둑! 우드득!

“흡!”

“꺽!”

“끅!”

뒤에서 입을 막고 그들의 목을 부러뜨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선우진 일행은 그들의 시체를 들고 빠르게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스스슥!

아직 다른 쪽 마두들에게 발각당하지는 않았지만 방심할 수는 없었다.

습격하는 소리야 최대한 줄였다 해도, 방금 전 그들이 표범이라고 외친 목소리에 다른 쪽 마두들이 반응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우진 일행은 빠르게 전진해 다시 우측 모퉁이로 꺾은 후 그 뒤에서 잠시 대기했다.

이제 다른 마두들의 반응을 살펴봐야 할 때였다.

귀를 기울이자 월하환검무 현월로 증폭된 청력이 멀리 마두들의 대화 소리를 들려줬다.

“여어! 어디 가나?”

“아아, 연무장으로 가는 중이다. 너희는?”

“식사하려고. 근데 방금 너희가 표범이라고 소리 질렀던 건가?”

“아니? 우리는 너희가 낸 소린 줄 알았는데?”

“흠, 거 이상하군. 아까 우리가 근무 설 때 외관 통로에 큰 흑표 한 마리가 돌아다니는 걸 봤었거든.”

“그래? 그거 이상하군. 하지만 그게 설마 이 안까지 들어 왔겠나? 밖에 경계 근무자들이 있는데.”

“글쎄, 그렇긴 한데…. 아무래도 좀 찝찝하군. 아무튼 알았네. 혹시 모르니 우린 제이 작업장 쪽으로 한번 갔다 오지.”

“그래. 그럼 나중에 보세.”

그들의 대화를 듣던 선우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길!’

작업장 쪽을 확인해 본다고 말한 마두들이 이쪽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우진은 고개를 돌려 뒤쪽 통로를 바라봤다.

이쪽부터는 노제억으로부터 들은 바가 전혀 없었다.

그가 완전히 모르는 지역이었던 것이다.

‘제이 작업장이라….’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선우진은 더 망설이지 않고 마음을 결정하고는 동료들에게 전음을 보냈다.

- 마두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후방으로 좀 더 물러납시다.

미지의 공간이라 해도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저들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좀 더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가야만 했다.

선우진 일행은 세 구의 시체를 들고 빠르게 후방으로 물러났다.

거기서 다시 몇 갈래로 나뉜 통로가 나온다면 그곳에 잠시 대기하며 마두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길 기다려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이쪽 방향은 몇 번의 모퉁이를 돌아도 단방향의 통로밖에 나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제길.’

선우진의 마음이 점점 조급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통로는 마침내 끝나고 말았다.

그 통로의 끝에는 어떤 석실로 통하는 입구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태였다.

이 방향 통로는 커다란 석실 하나로만 통하는 단방향 통로였던 것이었다.

일행들이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봤다.

그러자 잠시 석실 안의 인기척을 감지해 보던 선우진이 마침내 전음을 보냈다.

- 저 안으로 들어갑니다.

선우진이 심안으로 바라보기로 석실 내부는 굉장히 넓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안에 어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던 것이었는데….

하지만 그들은 석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너무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서야만 했다.

“!”

석실 안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의 백여 명은 될 것 같은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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