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무황총 침투-4
흑혈환마 두당과의 조우.
노제억에게 정보를 들었을 때부터 그런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생각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만난다 해도 아마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묵랑의 힘을 빌릴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두 번 남아 있었으니까 말이다.
선우진은 자신하고 있었다.
묵랑이 전면에 등장해 지난번의 그 흑랑검법을 사용한다면, 전투보단 섭혼술로 인정받고 있는 흑혈환마 두당 따위는 충분히 그때의 암혈향처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하필 지금 이 시점에서….’
선우진은 예상했던 것 중 가장 피하고 싶었던 상황에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선우진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이 동료들을 구하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이 무황총을 무너뜨려 버리는 것이었다.
마인 생산 시설인 바로 이곳을 말이다.
원래 이곳에 오기 전에도 선우진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작업장에서 비사영의 스승을 본 후에는 그런 생각이 완전히 굳어져 버렸었다.
자신들은 이 무황총을 반드시 무너뜨려야만 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나올 마인들, 특히 혈마인의 등장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비사영의 스승 같은 죽은 이들이 더 이상 혈교 놈들의 손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황총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곳에서 묵랑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데….’
무황총의 중심부, 기둥이 되는 곳에서 묵랑검법을 이용해 무황총을 무너뜨리겠다는 것이 선우진의 원래 계획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두당 역시 어차피 조우해야 한다면, 거기서 만났어야만 했다.
그래야 묵랑의 힘을 한 번 빌리는 것만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하필 무황총의 중심부와는 전혀 거리가 먼 듯한 이곳에서 흑혈환마 두당을 만나게 되다니, 선우진으로선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묵랑의 힘을 빌리면 정작 나중에 무황총을 무너뜨릴 때 힘을 빌릴 수가 없을 텐데….’
물론 지금 묵랑의 힘을 한 번 빌린다 해도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 있긴 했다.
하지만 두 번밖에 남지 않은 기회를 이번에 다 소모해 버린다는 건 너무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생각에 선우진이 찰나의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문득 묵랑이 말을 걸었다.
- 내게 일단 이 상황을 넘길 방안은 있을 것 같네.
‘!’
그 말에 선우진의 귀가 번쩍 뜨였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인물은 검신이 맞았던 모양이었다.
묵랑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 이곳은….
그의 말을 들으며 잠시 철장마군 포저관과 적당히 손속을 교환하고 있던 선우진은 묵랑의 말이 끝나는 즉시 설풍을 불렀다.
“조장! 이쪽을 잠시!”
그러자 나서유와 짧은 해후를 나눈 설풍이 그녀에게 삭무흔의 해혈을 부탁하고는 포저관에게로 돌진했다.
“나 소저, 삭 형님을! 하아아압!”
그러자 포저관은 마치 맹호가 짓쳐 드는 듯한 기세에 온몸이 찌릿찌릿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껏 바람처럼 움직이며 자신의 공세를 흘려내던 선우진과는 전혀 다른,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강렬한 기세였다.
포저관이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오너라, 어린놈아!”
다음 순간, 설풍의 맹공이 포저관의 쌍장과 맞부딪치며 커다란 충돌을 일으켰다.
콰콰콰콰쾅!
그러자 야운향과 둘이서 천퇴마군 윤융완을 상대하며 간신히 버티고 있던 비사영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얀마! 조장을 거기로 부르면 어떡해?! 이쪽으로 보내 줘야지!”
바사영의 비명은 엄살만은 아니었다.
아무리 그가 초절정 고수를 훨씬 능가하는 신법을 지니고 있다 해도 지금 이 상황은 그에게 너무 가혹했던 것이었다.
자신이야 계속 도망 다닐 수 있다 해도 사매인 야운향은 이제 한계에 가까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선우진은 바로 석실 중심부에 위치한 기둥으로 몸을 날리며 대답했다.
“조금만 더 버텨!”
그러곤 묵랑이 말해 줬던 기둥의 아랫부분을 꾸욱 눌렀다.
그러자 기둥 아래쪽에 위치한 돌 하나가 아까처럼 드르륵 밀려 들어갔다.
묵랑이 바로 외쳤다.
- 그걸 오른쪽으로 돌리게!
드르르르릉!
약간의 힘을 주자 묵랑의 말대로 기둥의 한 층이 약간의 마찰음과 함께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석실 내에 다시 진동이 일어났다.
그르르르르릉!
그 순간, 막 비사영을 떨구고 야운향에게로 짓쳐 들던 천퇴마군 윤융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사태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저건!”
***
그르르르릉!
“또 뭐냐?”
나서유와 삭무흔을 놔둔 석실 쪽으로 움직이던 흑혈환마 두당은 갑자기 다시 시작된 기관의 진동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번엔 중관 쪽이 아닌데? 어디지?”
그는 방금 전까지 내관의 중심부인 혈마인 연구실에서 나서유와 삭무흔을 혈마인으로 만들 준비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서 백면시마 구우절이 돌아오기만 하면 바로 혈마인 연성을 시작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를 끝내 놨던 참이었는데, 문득 그의 귀에 통로 전체의 기관이 가동되는 소음이 들려왔던 것이었다.
“기관이… 움직인다고? 이제 와서?”
두당은 이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무황총의 기관은 워낙 높은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만들어진 것이라, 혈교도들이 오랜 시간 연구해 봤음에도 결국 제어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었기 때문이었다.
억지로 기관을 해제하려 하다가는 무황총 전체가 다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쩔 수 없이 함정들만 제거한 채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무황총의 기관이 이곳을 발견한 지 십 년도 훨씬 지난 지금, 다시 가동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설마?!”
그가 처음 했던 생각은 혹시 무황총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
만약 누군가 기관을 잘못 해제하려고 해 무황총 전체가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그런 가능성을 생각했던 두당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는 듯 진저리를 쳤다.
“으으으, 끔찍하군. 그건 절대 안 되지.”
이 안에는 그들이 오랜 시간 연구해 왔던 모든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마인들을 만들 재료, 생산 시설, 게다가 혈마인의 연구 자료와 제작 비법까지도.
물론 자료들이야 똑같이 복사되어 혈마에게도 가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두당에게 이곳을 잃는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 두당이 중심부의 연구실에서 노심초사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문득 아까 머리가 깨질 것 같다며 그에게 달려왔었던 혈마인 일 호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깜짝 놀라며 그에게 말했었다.
“아버지! 내 친구들! 내 친구들이 위험해!”
“응?”
혈마인 일 호는 원래 재료의 성품 탓인지 혈마인으로 제작된 후에도 무척 사근사근하고 정이 많은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녀이다 보니 이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들에 대한 생각부터 먼저 떠올렸던 것이었다.
“아버지! 내 친구들! 내 친구들을 구해 줘!”
그녀는 다급한 표정으로 두당을 졸랐다.
그 간곡한 부탁에 두당은 결국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같이 가 보기로 했다.
어느 정도 상황을 지켜보니 기관의 움직임은 중관 쪽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연구실에 대한 걱정을 덜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들이 소란을 틈타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가 막상 와서 보게 된 것은 그간 상상도 해 보지 못했던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드르르르르릉!
두당이 어처구니가 없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저기에… 문이 있었다고?”
그가 보고 있는 가운데, 나서유와 삭무흔을 가둬 놨던 석실의 문이 막 닫히고 있었다.
이제까지 있는지조차 몰랐던 문이 말이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자 그의 옆에서 같이 가고 있던 혈마인 일 호가 맹렬하게 달려들어 석실의 문을 후려쳤다.
“이야아압!”
콰아아아앙!
그녀는 혹시 친구들이 어떻게 되기라도 했을까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웬만한 초절정 고수와도 맞먹는 그녀의 전력을 다한 일권에도 문은 전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정말 잘 만들어진 기관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
문이 닫히는 걸 확인한 선우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됐어!”
이제 두당과 다른 세 초절정 고수들의 합류는 막을 수 있게 되었다.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는 뜻이었다.
선우진은 이제 망설이지 않고 바로 몸을 날렸다.
비사영과 야운향을 상대하다 닫힌 문을 멍하니 보고 있던 천퇴마군 윤융왕을 향해서였다.
월하환검무 삼 식.
현망월 발동.
시간을 최대한 아끼기로 결심한 선우진은 아직 좀 무리이긴 했지만 바로 월하환검무의 삼 식을 발동했다.
그러자 마치 유체 이탈을 해서 제삼자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듯한 감각이 선우진의 온몸을 덮쳤다.
화아아아악!
그 기묘한 감각 속에서 선우진은 바로 빛살이 되어 놈을 찔러 갔다.
사일검법 일 초.
일시사일.
쉬이이익!
그것은 엄청난 속도의 찌르기였다.
멍해 있던 윤융왕은 순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초절정 고수인 그는 그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바로 몸을 휘돌리며 강기를 두른 발로 선우진의 검을 후려 찼다.
“어딜?!”
후와아아앙!
퇴법으로 날아오는 검을 정확히 걷어차는 놀라운 무위였다.
하지만 그의 발이 선우진의 검을 정확히 걷어차는 순간, 선우진의 신형이 마치 꽃잎이 부스러지듯 파사삭 흩어져 버리고 말았다.
천풍신법의 절초 천풍화엽이었다.
푸스스슥!
“!”
갑자기 사방으로 분열한 선우진의 신형에 윤융왕은 잠시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그 순간, 정확히 그의 시선 반대쪽에 위치한 선우진의 잔상이 그의 뒷목을 향해 검을 찔러 왔다.
섬뜩한 기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럼에도 윤융왕은 코웃음을 쳤다.
초절정 고수인 그가 그따위 기습에 당할 만큼 호락호락한 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가 오히려 눈을 번뜩이며 뒤에서 기습한 선우진을 향해 칼날 같은 연환퇴를 퍼부었다.
“거기로구나!”
푸화악!
칼날을 쳐 내고 상대의 몸과 머리를 거의 시간 간격 없이 가격할 수 있는 세 번의 연환퇴였다.
하지만 그 연환퇴의 첫 일격이 검을 걷어차는 순간 윤융왕은 경악하고 말았다.
파스슥!
분명히 자신을 공격하고 있던 선우진의 신형이 환영처럼 스르륵 흩어져 버렸던 것이었다.
“무, 무슨?!”
환영이 실제처럼 움직이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미 발동한 나머지 두 번의 발차기도 허공을 갈랐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또 다른 선우진의 잔상이 움직여 윤융왕을 급습했다.
이미 다른 쪽에 공세를 가하고 있었기에 더욱 치명적인 기습이었다.
“이놈!”
이를 악문 윤융왕은 몸을 억지로 휘돌리며 다시 선우진의 검을 후려 찼다.
급박한 순간이었음에도 날카로운 공격을 완성한 놀라운 몸놀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똑같았다.
그의 발이 다시 선우진의 검을 후려 차는 순간, 그는 아까의 경험을 되풀이하게 되고야 말았다.
파스슥!
그 신형이 다시 환영으로 사라져 버렸던 것이었다.
윤융왕이 경악해 소리쳤다.
“또?!”
그리고 그 순간, 윤융왕의 자세가 완전히 흐트러진 그 시점에 선우진이 다시 그의 후방을 찔러 왔다.
사일검법 일 초.
일시사일.
쉬이익!
“!”
그것은 마치 빛 그 자체인 듯한 찌르기였다.
처음 윤융왕에게 펼쳤던 일시사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속도.
그에 당황한 윤융왕은 황급히 호신강기를 펼쳐 내려 했다.
“하압…!”
푸욱!
하지만 호신강기를 펼쳐 낼 시간조차 그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이미 초고속으로 찔러 온 선우진의 검이 그의 가슴을 꿰뚫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커헉!”
심장이 꿰뚫린 윤융왕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선우진을 바라봤다.
그리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예전에 독림에서 상대했던 탐혈마군 지광옥과도 동급으로 평가되는 초절정 고수 천퇴마군 윤융왕을, 선우진이 단독으로 해치운 순간이었다.
***
같은 시각, 설풍과 철장마군 포저관은 힘 대 힘으로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던 중이었다.
콰콰콰콰콰쾅!
맹호처럼 돌진하며 후려 찬 설풍의 발차기가 포저관의 장권과 부딪치고, 온몸을 휘돌린 팔꿈치 또한 장권과 부딪쳤으며, 근접하며 찌른 정권도 장권과 부딪쳤다.
그 과격한 충돌 속에서 포저관은 뒤로 점점 밀려나고 있는 중이었다.
으드득!
포저관은 이를 갈았다.
고작 이십 대쯤 되어 보이는 상대에게 정면으로 맞붙어서 뒤로 밀리는 지금 이 상황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애송이 놈이….”
그때였다.
“커헉!”
문득 단말마의 비명이 포저관의 귀에 들어왔다.
선우진을 상대하고 있던 윤융왕이 죽은 것이었다.
검에 꿰뚫린 윤융완의 모습을 힐끗 본 포저관의 눈은 경악해 크게 확대되고 말았다.
“저럴 수가!”
석실의 문이 닫힌 가운데 윤융왕이 죽고 말았다.
그렇다는 건 저 윤융왕을 죽인 놈까지 이제 자신들에게로 오게 될 거라는 얘기였다.
가뜩이나 혈풍마군 어치람 또한 저 원숭이 같은 늙은이에게 밀리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대론 안 된다.’
마음이 급해진 포저관은 마침내 자신의 최고 절초를 꺼내 들기로 결심했다.
어떻게든 승부를 빨리 결정짓기 위해 모험을 해 보기로 한 것이었다.
“후우웁!”
온몸의 내공을 쌍장에 집중시켰다.
이제 그것을 격류처럼 한 번에 터트려 버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그와 상대하고 있던 설풍이 피식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하긴, 나도 이럴 때가 아니었지. 이제부턴 최선을 다해야겠군.”
“뭐라고?!”
그의 말에 포저관이 인상을 팍 찡그린 순간이었다.
갑자기 눈을 질끈 감은 설풍의 눈 사이로 붉은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화아악!
그리고 그 순간, 설풍이 방금 전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속도로 돌진해 왔다.
푸화악!
“!”
포저관은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출수했다.
그가 준비하고 있던 최강의 절초였다.
“으하아아아압!”
콰콰콰콰콰콰콰쾅!
그의 연환장이 격류처럼 쏟아져 나갔다.
거대한 암석이라도 모두 분쇄해 모래로 만들어 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기세였다.
하지만 적안의 무공을 사용하기 시작한 설풍에게는 소용없었다.
마치 급류를 거스르는 물고기처럼 설풍이 포저관의 맹공 사이를 헤쳐 나오고 있었다.
파바바바바박!
자신의 연환장을 모두 튕겨 내며 근접해 오는 설풍의 모습에 포저관의 눈에도 마침내 두려움의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이, 이럴….”
그리고 그 순간, 이제 사정거리 안까지 닿은 설풍의 연환격이 포저관을 강타했다.
빠바바바바바바박!
“크허어어억!”
포저관의 몸이 곤죽이 되어 버린 것은 고작 한 호흡만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