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화 진소은-3
“꺄아아악!”
“헉!”
“양 형!”
막 용기를 내고 있던 후기지수들은 순간 모두 경악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무가의 자식들이라 하나 제대로 된 실전을 겪어 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 방금과 같은 잔인한 살인은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죽은 사람이 방금 전까지 자신들과 웃고 떠들던 지인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그다음 차례가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차가운 현실이 그들의 몸과 마음을 싸늘하게 얼어붙게 만들고 있었다.
그때 아무렇지도 않게 한 명을 죽인 괴한이 비릿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저기 저놈은 진가장 놈이고, 지금 이놈은 아니었단 얘기겠지? 뭐, 아니면 어쩔 수 없고. 어쨌든 일단 저놈만 살려 두면 되겠군.”
놈은 방금 사람을 죽이고도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잔인한 모습에, 그리고 방금 그가 한 말에 후기지수들은 모두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진 공자만 살려 두겠다고?’
그 말의 의미가 너무도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저자는 아무래도 진가장의 자식인 진계군을 제외하곤 모두 죽이겠다고 말하는 것 같지 않은가.
이 안에 있는 삼십여 명의 후기지수들을 모두 말이다.
“그, 그런….”
“마, 말도 안 돼.”
후기지수들은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제껏 진가장의 세상인 광주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왔던 후기지수들에게, 그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상대의 말은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단지 그의 잔인한 말뿐만이 아니었다.
후기지수들 중 한 명이 남자의 도를 보고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저, 절정 고수?”
그랬다.
남자가 휘휘 휘돌리고 있는 도에선 노란색 빛이 선명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바로 도강이었다.
상대는 무려 절정의 경지에 오른 자였던 것이다.
반면 지금 이 자리에 모인 후기지수들 중 절정의 경지에 오른 자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그들 중 가장 고수라는 진계군조차도 고작 일류 최상급의 경지에 올랐을 뿐이었다.
후기지수 한 명이 문득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안 돼….”
이제 후기지수들의 눈은 절망의 빛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었다.
그때였다.
칼자국이 난 괴한이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온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저쪽에 있는 진가장의 어린놈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죽여라!”
그러자 부하들이 살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여자들도 많은데 다 죽입니까?”
그 말에 남자가 팍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쳤다.
“누가 그 귀한 것들을 손상시키라더냐?! 미쳤냐?! 그런 것까지 일일이 말해 줘야 하나?!”
남자의 호통에 부하들은 킬킬 웃음을 터트렸다.
“크흐흐흐! 알겠습니다!”
“역시 두목!”
그러곤 바로 살기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후기지수들을 바라보며 외쳤다.
“자! 가자!”
“이야하! 축제다!”
“끼이하!”
이미 바깥에 있던 호위 무사들의 피로 피 칠갑을 한 습격자의 부하들이 후기지수들이 모인 선실 안으로 늑대 떼처럼 뛰어들었다.
가히 피에 굶주린 짐승들을 보는 듯한 기세였다.
채챙! 채채챙!
“이, 이놈들, 감히!”
“우리가 누군지 아느냐?!”
“감히 수적들 따위가!”
후기지수들 또한 아무리 당황했어도 무가의 자식들이자 평생 무공을 익혀 온 무사들이었다.
그들은 이를 악물고는 어떻게든 병기를 뽑아 부딪치며 대항해 보려 했다.
하지만 이미 기세에 눌려 버린 후였다.
게다가 실전 경험에서 너무 차이가 나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무위가 좀 높은 후기지수들도 상대의 숙련된 합격에 휘말려 바로 칼을 맞을 뿐이었다.
“끄아아악!”
“이, 이놈들아,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나는 순사방의…! 아아악!”
“하아압! 으윽?! 으아악!”
상황은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그러자 처음부터 대항할 용기가 없었던 후기지수들 몇몇이 이제 곳곳에서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다.
“사, 살려 줘! 나는 종가장의…!”
“살려 주세요! 하, 항복…!”
하지만 소용없었다.
푸화악!
“으아악!”
“꺄아아악! 안 돼!”
습격자들은 항복의 의사를 밝혔던 후기지수들에게도 가차 없이 도를 날렸다.
어차피 남자들은 한 명도 살려 둘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후기지수들은 다른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든 목숨을 걸고 대항해야만 했다.
정말 여기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진한 절망의 감정이 그들의 마음을 점점 잠식해 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서 진가인의 옆에 있던 미남자 교과룡은 재빨리 주변을 살폈다.
진가인이 그의 팔을 꼭 붙잡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상황에서였다.
“교, 교 공자, 어떻게 하죠?”
하지만 교과룡의 눈은 그녀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의 눈은 오직 생로를 찾아 헤맬 뿐이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지금 저들에게 대항하는 것도, 투항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뿐이었다.
교과룡은 갑자기 진가인의 팔을 확 뿌리치고는 망설이지 않고 뒤로 훌쩍 몸을 날렸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진가인이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악! 교 공자!”
하지만 그 순간 그는 이미 선실 뒤쪽의 창문을 부수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중이었다.
와장창!
진가인의 표정은 망연자실해지고 말았다.
그가 목숨을 바쳐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겐 수적들이 습격해 온 것보다도 그에게 버려진 지금 이 상황이 더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중얼거렸다.
“교, 교 공자?”
그때였다.
적도들이 바로 그녀의 앞까지 들이닥쳤다.
“이년!”
탐욕스러운 짐승 같은 얼굴들과 피를 흩뿌리는 흉흉한 병장기들이 그녀의 앞에 내밀어졌다.
진가인은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어차피 처음부터 대응할 의지도 없던 그녀는 그대로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힘껏 소리쳤다.
“꺄아아악! 나, 난 진가장의 자식이에요!”
그러자 그녀를 보던 습격자들의 얼굴에 탐욕스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호오? 진가장의 자식이라고?”
진가인은 바로 적들의 손에 잡혀 무력하게 적의 수괴에게로 끌려가고 말았다.
점혈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벌벌 떨며 반항조차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제, 제발 살려 주세요.”
“으흐흐! 꽤 반반한 년이로구나. 네가 진가장의 여식이라고?”
“네, 네!”
그녀가 늘 말하던 광동성 최강 문파 진가장의 여식다운 기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너무나도 한심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진소은은 한쪽 구석에 선 채 그 모든 광경들을 눈에 담고 있었다.
그것은 정말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아까는 그렇게 뭐라도 되는 양 거들먹거리고 있던 후기지수들이, 진짜 위기가 닥치자 전혀 무인 같지 않은 모습으로 지리멸렬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저런 이들이 무가의 자식들이라는 것이, 심지어 저들 사이에 진가장의 자식들이 섞여 있다는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
특히 후기지수들 가장 깊은 곳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진계군의 모습과 살려 달라며 싹싹 빌고 있는 진가인의 모습은 끔찍했다.
독기와 끈기로는 천하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바로 진가장의 무인들이었거늘….
진소은은 문득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교과룡이 빠져나간 창문으로 나갈 경우 아직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퇴로는 저쪽.’
하지만 그녀는 퇴로를 확인만 했을 뿐 그곳으로 빠져나가려 하지는 않았다.
밖으로 나가도 저들의 배에 포위된 상황이라면 어차피 마찬가지일 테고, 무엇보다도 진가장의 자식인 그녀가 사람들을 버리고 빠져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진소은은 이제 아수라장이 되어 버린 커다란 선실 안을 침착하게 둘러봤다.
채챙! 챙! 채채챙!
“으아아아압!”
“크하하하! 죽어라!”
푸화악!
“끄으윽!”
전세는 명확했다.
늦게나마 정신을 차린 후기지수들이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대항해 보려 하고 있었지만, 무척이나 노련해 보이는 습격자들의 협공에 어쩔 수 없이 밀리고 있었다.
워낙 사방에서 밀리고 있기에 어디를 끼어들어 도와주기에도 애매할 정도였다.
진소은은 혀로 입술을 핥으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차라리….’
산에서 수련만 했던 진소은에겐 실전 경험이 매우 부족했다.
하지만 그녀의 조부는 그 부족한 실전 경험을 보충해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곤 했었다.
온몸에 피 칠갑을 한 채 단검 하나만 들고 늑대 떼 사이로 뛰어들게 한다든가, 내공을 사용하지 않고 산적들의 산채에 뛰어들어 패싸움을 벌인다든가 하는 그런 방법들을 말이다.
하나같이 여자의 몸으로 수행하기에 과격한 수련법들이었지만, 그녀는 늘 조부가 시키는 과제들을 성실히 수행하곤 했었다.
아마도 그 덕분인 것 같았다.
그녀의 눈에 지금의 혼란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눈이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일단 휘두를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길면 더 좋겠지만 짧더라도….’
그때 그녀의 눈이 이미 죽어 있는 후기지수 한 명의 시신에 멈췄다.
그의 손에 이제 휘둘러질 수 없는 단창 하나가 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단창을 바라보는 진소은의 눈이 번뜩였다.
‘저거다!’
문제는 시신이 위치한 곳이 적도들의 뒤쪽이라는 점이었다.
그것도 적들이 도를 휘두르고 있는 곳의 바로 뒤쪽, 저걸 잡으러 갔다간 딱 포위되기 좋은 곳이었다.
그러니 저 단창 하나 잡자고 살벌하게 도를 휘두르고 있는 적들 사이로 뛰어 들어가는 건 좀 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진소은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진소은은 망설임 없이 옆에 있던 음식이 놓인 식탁 하나를 엎어 적들에게 힘껏 던졌다.
“하아압!”
부우웅!
“응?”
습격자들이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식탁을 보고 잠시 이채를 띠었다가는 이내 피식 웃었다.
저런 속도로 날아오는 식탁이 위협이 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 명이 식탁을 향해 도를 내리치며 소리쳤다.
“별 쓸데없는 짓을!”
콰직!
날아오던 식탁은 단칼에 그대로 쪼개져 버렸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이 식탁에 가려졌기에, 그사이 진소은이 식탁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녀가 바닥에 깔리듯이 날렵하게 미끄러져 들어왔다.
사아악!
그러고는 순식간에 적도들 뒤에 쓰러져 있는 시신에게로 도달했다.
그러자 적들은 자신들 사이로 뛰어든 그녀를 보며 잠시 당황했다.
“뭐, 뭐야?”
“이놈?! 아니, 계집인가?”
그들이 그녀의 사내같이 짧은 머리와 그럼에도 드러나는 예쁘장한 외모와 몸매에 잠시 공격을 망설였을 때였다.
마침내 단창을 손에 쥔 진소은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순간, 창대가 벼락같이 허공에 반원을 그렸다.
부아아앙! 빠각!
“꺽!”
습격자 한 명의 목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꺾인 것은 정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특이하게도 단창을 들고는 창날이 아닌 창대로 후려쳐 한 명을 격살했던 것이었다.
그러자 한 박자 늦었지만 이제 퍼뜩 정신을 차린 습격자들이 경호성을 지르며 병기를 휘둘렀다.
“감히!”
“이년이?!”
“죽엇!”
슈하아악!
하지만 그보다 먼저 단창이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진소은의 주변을 휘돌기 시작했다.
휘리리리릭!
그것은 묘한 광경이었다.
진소은은 그저 손을 내밀었는데 단창이 그녀의 팔 주변을 휘돌며 적들의 도를 쳐 내는 듯한 모습, 그것도 정확한 시점에 내리쳐 오는 도의 옆면만을 쳐 내고 있는 모습이었다.
따다다다당!
습격자들은 창대에 옆면을 격타당한 도의 방향이 제멋대로 틀어지자 당황한 비명을 질렀다.
“어억?!”
“뭐, 뭐야?”
그러자 그사이 진소은의 몸을 휘돌던 창대가 그들의 몸을 덮쳐갔다.
빠바바바박!
“으윽!”
“어억!”
회전하는 창대가 한 명의 손목을 강타해 도를 놓치게 만들고, 다른 한 명은 발목을 후려쳐 넘어뜨렸다.
그러곤 마지막 한 명의 뒷목을 정확히 후려쳤다.
빠각!
“꺼억!”
직각으로 꺾어진 목, 또 한 명을 해치운 것이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다른 습격자들도 이제 그녀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저길 봐! 저년부터 죽여라! 만만치 않다!”
“끼야아압! 죽어랏!”
가장 가까이 있던 습격자 한 명이 몸을 날려 그녀를 덮쳐 왔다.
대도를 마치 도끼처럼 찍어 오는 과격한 공세였다.
부아아앙!
진소은은 망설임 없이 창대를 휘둘러 도와 정면으로 부딪쳤다.
서걱!
그러자 단창의 창날 바로 밑 부분이 베어지며 창날이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나무로 된 창대 부분이 대도로 찍은 도격을 견뎌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단 일격에 진소은의 창날을 날려 버린 습격자는 이제 광소를 터트리며 다시 도를 휘둘러 갔다.
“크하하하하! 이년! 끝이다!”
하지만 그는 미처 보지 못했다.
정작 창날을 잃어버린 진소은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라 있다는 걸.
그녀가 이제야 익숙하게 느껴지는 손의 감각에 환하게 웃음 짓고 있었다.
‘좋다.’
역시 창날을 떼어 냈더니 무게 중심이 잘 잡히는 것 같았다.
십오 년간 단 한시도 손에서 놓은 적 없었던 익숙한 감촉, 그 감촉이 느껴진 순간 그녀의 손안에서 단봉이 스스로 뛰쳐나갈 듯 살아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휘리리릭!
다음 순간, 그녀의 손에서 뛰쳐나간 단봉은 이제까지와는 또 다른 움직임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부아아아앙!
그것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작은 회오리바람과도 같았다.
아까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면, 지금은 진짜로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었다.
단창이, 아니 이제 창날을 떼어 낸 단봉이 그녀의 손가락 끝, 머리카락 끝을 스스로 휘돌며 대도를 쳐 내고 습격자를 난타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이제 단봉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마치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작은 용을 보는 듯한 유연한 움직임이었다.
빠가가가가각!
“크아아아악!”
진소은에게 대도를 내리치던 습격자가 단봉에 난타당한 채 그대로 털썩 쓰러졌다.
온몸의 뼈가 부스러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 뒤로 덮쳐 가던 다른 습격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차 하는 순간 도 면을 강타당해 도를 놓치고는 단봉에 난타당해야만 했다.
빠바바바박!
“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그러자 이제 선실 내의 모든 이들이 그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상대를 타격하는 그녀의 곤법은 후기지수들은 물론 습격자들 또한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고절한 수법이었기 때문이었다.
“뭐, 뭐야, 저건?”
그랬다.
그들은 그녀의 곤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적어도 단 한 명을 제외하곤 그랬다.
구석까지 몰려 있던 진계군이 경악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 저건 설마….”
진가장의 소장주인 진계군, 그만큼은 저런 경지에 대해 분명히 들어 본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