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화 광동 진가장-4
선우진의 남십자검이 윤삭의 빈틈을 덮쳤다.
주작현신으로 그의 도를 막은 후 엄청난 속도로 급습한 완벽한 기습이었다.
“하아아압!”
촤아아아악!
“!”
하지만 불행히도 윤삭은 무려 천하사마 마경 만학숭과 더불어 남해삼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자였다.
그는 엄청난 속도로 도를 휘둘러 선우진의 남십자검을 막아 낼 수 있었다.
챠챵!
간신히 기습을 막고는 그 반발력에 뒤로 튕겨 나며 윤삭이 물었다.
“누구?”
선우진은 검을 그에게 향하고는 진가장 두 부자의 앞을 가린 채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해남인가의 인파랑이다. 반갑군, 혈해마도 윤삭.”
그 말에 윤삭이 눈을 움찔거렸다.
내 정체를 알고 있다고? 어떻게?
게다가 해남인가의 인파랑이라면 분명히….
하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그가 아니었다.
한 손으로 아버지 진사몽을 부축하고 있던 진공무가 경악해서는 소리를 질렀다.
“혈해마도 윤삭이라고?!”
혈해마도 윤삭이라면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 자였다.
비록 그와 상대했던 모두가 죽었기에 그의 얼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왜도를 귀신같이 사용하는 그의 무공은 남해 사람들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이었다.
진공무가 윤삭의 왜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고 보니 그 왜도…. 정말 윤삭이었구나!”
이상한 일이었다.
윤삭은 분명히 사오 년 전부터 남해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해남파와 세력 다툼을 벌이다 남해마검 진태도에게 패해 죽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가 어떻게 백교방의 방주로?”
그러자 윤삭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아까까진 도를 휘둘러 사람들을 벨 때도 희미한 웃음을 짓고 있던 그의 얼굴에 이제 명백한 살기가 떠오르고 있었다.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살기의 뜻을 짐작하지 못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가 진심으로 살인멸구를 결심한 것이었다.
진공무가 양손으로 철곤을 고쳐 잡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윤삭에게서 뿜어 나오는 칼날 같은 살기에 살을 에일 듯했다.
정말 가공할 만한 기세였다.
진사몽 또한 침중한 얼굴로 토막 난 나무 봉을 양손에 들고 그에 대항할 준비를 했다.
싸울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발악이라도 해 봐야 했다.
아들 진공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무리한 바람인 것 같았다.
여기서 자신이 저 괴물을 상대로 시간을 끌 자신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극도로 긴장한 그들과 달리 선우진만은 빙긋이 웃으며 여유롭게 말했다.
“그래, 아무렴 죽이고 싶겠지. 네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을 살려 둘 순 없을 테니까. 근데… 너 혼자 우리 네 명을 상대할 수 있을까?”
그의 말에 진공무가 문득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네 명이라고?
왜 네 명?
그 순간이었다.
한 명이 막 공중을 날아 그들의 옆에 착지했다.
“조부님! 괜찮으세요?!”
그렇게 소리 지르는 이는 사내처럼 짧은 머리를 하고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귀여운 얼굴의 여인, 바로 진공무의 딸인 진소은이었다.
그녀가 양손에 목봉 하나씩을 들고 선우진을 따라 전장에 도착했던 것이었다.
“…소은이?”
진공무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때 진사몽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소은아, 네가 왜 이곳에?!”
그러곤 급히 고함을 쳤다.
“어서 가거라!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
진사몽은 다급했다.
진소은은 그가 생각하는 진가장의 희망이었다.
절대 그녀만큼은 잃을 수 없었다.
설사 자신과 아들 진공무가 여기서 죽는다 해도 그녀만은 절대 안 됐다.
진소은만 살아 있다면, 그녀가 언젠가 자연곤을 부활시킬 수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진가장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진소은은 조부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녀는 들고 온 목봉을 하나 조부에게 던져 주며 생긋 웃음 지었다.
“진가장의 무인이 이곳에 있지 않으면 어디에 있겠어요? 저는 조부님께서 키우신 진가장의 무인인걸요?”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한 말이었다.
그 기특하기 그지없는 말에 순간 진사몽은 목이 메어 왔다.
그저 착하고 순하기만 했던 손녀가, 자신을 따라 산으로 들어와 늘 고생만 시켰던 손녀가 이제 다 커서 한 명의 무인이 됐다며 자신에게 말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감격은 감격이고, 현실은 현실이었다.
진사몽은 간신히 목소리를 쥐어짜 다시 그녀에게 말하려 했다.
“하지만 소은아, 너는…!”
그때였다.
선우진이 날카롭게 외쳤다.
“진 소저!”
“네!”
너무 당황했던 진사몽과 달리 선우진과 진소은은 윤삭의 움직임에 신경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윤삭이 달려들자마자 선우진이 진소은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었다.
샤아아악!
윤삭의 왜도가 엄청난 속도로 선우진을 베어 갔다.
하지만 선우진은 그에 대항하지 않았다.
그저 유령 같은 신법으로 뒤로 물러설 뿐이었다.
스스스슥!
그리고 그 자리로 진소은이 튀어나왔다.
“하아압!”
그러자 깜짝 놀란 진사몽이 그녀의 이름을 외쳤다.
“소은아!”
진사몽은 그녀가 자연곤을 부활시킬 수 있는 최고의 인재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했다.
경험도 부족했지만 무엇보다 내공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그런 그녀가 초절정의 벽에 막혀 있는 자신조차 결국 막지 못했던 윤삭의 도를 막아 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선우진의 생각은 그와 달랐다.
조금 전 운기조식에서 깨어나 막 절정의 벽을 넘어섰던 그녀를 시험해 봤던 선우진은, 묵랑이 무엇 때문에 그녀에게 그렇게 감탄했었는지를 이해하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가 씨익 웃으며 생각했다.
‘또 보여 줘 보시오, 진 소저. 그 경이로운 곤법을.’
묵랑 또한 웃는 말투로 말했다.
- 나도 또 보고 싶군.
윤삭의 왜도가 빛무리처럼 번뜩이며 찰나지간에 진소은을 베었다.
쉬이이익!
텅!
하지만 그의 왜도는 진소은의 목봉에 도면을 격타당한 채 튕겨 나가고 말았다.
활어처럼 펄떡거리는 듯한 목봉, 다시 모습을 드러낸 진소은의 자연곤이었다.
윤삭은 무표정했다.
자신의 쾌도를 도면을 때려 비켜 내다니, 놀라운 대응이었지만 이미 진사몽과의 싸움에서 익히 봐 왔던 광경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윤삭은 바로 도를 휘돌려 더 빠르게 연격을 날렸다.
부서진 햇살의 파편처럼 가볍고 빠른 연격이 진소은의 전신을 눈부시게 감싸 오고 있었다.
챠라라라라락!
진소은은 눈을 부릅뜬 채 흩뿌려지듯 덮쳐 오는 공격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생전 처음 겪어 보는 쾌도, 그것도 하나도 아닌 십여 개의 도광이 자신을 덮쳐 오고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두렵지 않았다.
“후웁!”
짧은 호흡을 내쉬며 팔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팔을 중심으로 목봉이 맹렬하게 휘돌기 시작했다.
또 시작된 마치 생명이 있는 듯 살아 움직이는 자연곤의 모습이었다.
터터터터터텅!
한순간 수십 차례의 충돌이 일어났다.
윤삭의 빛무리 같은 왜도를 살아 있는 듯 움직이며 진소은의 주변을 지키는 목봉이 모두 쳐 냈던 것이었다.
그걸 본 진공무의 얼굴이 굳어졌다.
“…소은이가?”
딸 진소은의 대응은 아까 아버지 진사몽이 보여 준 것과 비슷했다.
왜도의 날이 아닌 도면을 쳐 비켜 내는 방어법, 하지만 진공무는 그녀의 목봉에서 아버지의 곤법과는 다른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목봉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움직이고 팔을 뻗는 단순한 동작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목봉이 마치 팔딱거리는 물고기처럼, 때로는 구름을 휘도는 용처럼 그녀의 주변을 스스로 휘돌며 윤삭의 왜도를 상대하고 있었다.
진공무는 보는 순간 바로 알 수 있었다.
저게 바로 진짜 자연곤이라는 사실을, 왜 자신의 아버지가 아직 어린 진소은에게서 희망을 봤다고 했는지를 말이다.
문득 진사몽을 바라보자 그가 감격에 젖은 눈빛으로 진소은의 곤법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십오 년 노력의 결실이 눈앞에서 눈부시게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터터터터터터텅!
자신의 도를 쳐 내는 진소은을 보며 윤삭은 눈을 가늘게 떴다.
놀라운 곤법이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훌륭한 상대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는 없었다.
이제 끝을 내야만 했다.
“훕!”
그가 짧게 기합을 내지르며 더 빠르게 도격을 휘몰아쳐 갔다.
그러자 결국 버티지 못한 진소은이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서려 했다.
그때였다.
쉬이익!
윤삭은 눈을 부릅떴다.
진소은에게로 도격을 퍼부으려는 순간, 그 젊은 놈이 유령 같은 움직임으로 자신의 측면에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놈의 씨익 웃는 얼굴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촤아아아악!
허공에 다시 남십자검, 선우진의 열십자 검격이 그어졌다.
차마 경시할 수 없었던 윤삭은 황급히 도를 회수해 그의 공격을 막아 냈다.
쩌정!
윤삭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다시 앞으로 나서며 도를 휘둘렀다.
샤아악!
그러자 한순간 우위를 잡은 듯했던 선우진은 의외로 그를 몰아붙이지 않고 다시 표홀하게 진소은의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와 자리를 바꾸듯 앞으로 튀어나온 진소은이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펼쳐진 목봉의 회오리가 다시 왜도를 쳐 내고 있었다.
터터터터터터텅!
“…….”
윤삭은 놈이 무엇을 하려는 건지 깨달았다.
방어를 저 계집에게 맡긴 채 놈은 틈을 노려 공격만 하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윤삭에게 상당히 귀찮은 전법임에 분명했다.
게다가 상대는 그 둘만이 아니었다.
촤아아악!
쩌정!
윤삭이 막 진소은에게 공세를 퍼부으려 할 때쯤 또 측면을 공략해 남십자검을 펼쳤던 선우진은 유령처럼 뒤로 물러서며 뒤의 두 사람에게 말했다.
“두 분께선 구경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러자 멍하니 진소은의 자연곤을 바라보고 있던 진사몽과 진공무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랬다.
자신들이 이렇게 구경만 할 때가 아니었던 것이다.
혹시라도 진가장의 희망인 진소은이 다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진사몽이 목봉을 들고 윤삭을 향해 뛰어들었다.
“소은아!”
진공무 역시 철봉을 휘두르며 달려 나갔다.
“나도 간다!”
그러자 드디어 윤삭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한 명, 한 명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네 명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건 확실히 까다롭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후웁!”
샤라라라라락!
윤삭은 한순간 도격을 퍼부어 진소은을 물러서게 했다.
그러곤 바로 뒤로 살짝 물러서며 왜도를 도집에 납도하려 했다.
그가 가장 자신하는 수법이자 그를 초절정의 경지로 나아가게 해 준 그 수법, ‘발도술’을 시전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그 순간만을 노리고 있었던 이도 있다는 것을.
묵랑이 외쳤다.
- 지금!
‘네!’
파앙!
선우진이 폭진보를 사용해 벼락같이 튀어 나갔다.
아까 이곳으로 오며 윤삭의 ‘발도’를 봐 놨기에 위기에 몰리면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슈하악!
윤삭은 미처 도를 도집에 다 넣기도 전에 자신의 앞까지 짓쳐 든 선우진의 모습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황급히 다시 도를 뽑아 그의 검을 막아 냈다.
쩌정!
“큭!”
처음으로 그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온 순간이었다.
선우진은 자신의 남십자검이 막히자 미련 없이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일정 거리를 벗어나지 않고 후방을 노리는 듯한 움직임에 윤삭은 차마 다시 납도할 수가 없었다.
윤삭은 이를 악물었다.
딱 봐도 선우진이 무엇을 노리는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이젠 대놓고 자신이 도를 집어넣을 때만 기다리겠다는 태도가 아닌가.
게다가 그사이 진가장의 세 사람이 자신을 향해 짓쳐 들고 있었다.
으득!
티티티티티팅!
윤삭이 이를 갈며 진가장의 세 사람을 상대할 때 문득 선우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기하군. 그 실력을 가지고 진태도의 밑으로 들어가다니.”
뭐?!
그 느닷없는 말에 윤삭은 순간 평정을 잃고는 진공무의 철곤에 타격당할 뻔했다.
팅!
간신히 철곤을 쳐 낸 윤삭이 뒤로 물러서며 살기 띤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봤다.
하지만 선우진은 여전히 바람처럼 표홀하게 움직이며 윤삭의 후방에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왜 놀라지? 설마 백교방이 진태도의 것이라는 걸 아무도 모를 줄 알았나?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궁금한 건 혈해마도 당신이 왜 그 밑으로 들어갔냐는 것뿐이다.”
그 말에 공세를 퍼붓고 있던 진공무와 진사몽의 표정도 일변했다.
혈해마도 윤삭이 해남마검 진태도의 수하라고?
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황당한 소리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었다.
윤삭이 확실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가 드물게 입을 열어 소리치고 있었다.
“헛소리!”
하지만 그런 그를 향해 선우진은 계속해서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 갔다.
“부정할 셈인가? 웃기는군. 내가 아까 해남인가의 후계자 인파랑이라고 얘기하지 않았던가? 그런 내가 왜 굳이 백교방을 찾아왔을까?”
윤삭은 이를 갈며 선우진을 노려봤다.
무슨 수를 써서든 저놈을 여기서 반드시 죽여야만 했다.
그러자 선우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호오! 살인멸구를 하시겠다? 그것참 무섭군. 근데 혹시 그런 생각은 안 해 봤나? 백교방이 진태도의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한 내가 왜 여기에 있을까? 지금 그곳은 완전히 빈집일 텐데 말이야. 아, 윤삭 당신의 가족도 아마 그곳에 있다지? 애지중지하는 아들이 말이야.”
그렇게 말한 선우진의 눈이 교활하게 웃으며 윤삭을 바라봤다.
그러자 윤삭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설마?’
윤삭은 선우진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바로 깨달았다. 그리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만약 놈에게 패거리가 있다면?’
슈하아아아악!
터터터터터텅!
윤삭은 덮쳐 오는 진가장 삼 인의 공격을 황급히 쳐 내고는 다시 선우진을 바라봤다.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비릿하게 웃고 있는 그를….
윤삭의 마음이 급해졌다.
물론 그의 말이 모두 거짓일 수도 있었다.
자신을 흔들기 위해서 한 거짓말일 확률도 말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그 말이 사실이라면?
백교방 본방에는 해남마검 진태도에게서 받은 여러 가지 문서들이 있었다.
만약 지금 비어 있는 그곳을 털린다면 아직 밝혀져서는 안 되는 진태도와의 연결고리가 모두 드러나게 된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그곳엔 윤삭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있었다.
뒤늦게 얻은 그의 늦둥이 아들이….
선우진이 그의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차가운 눈빛과 비릿한 웃음으로 말했다.
“가족을 잃는 고통을 너도 한번 느껴 보도록 해. 아주 처절하게.”
그 순간 윤삭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