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화 혈해마도 윤삭-1
“우와아아아아압!”
윤삭이 미친 듯 달려들어 선우진에게 도격을 퍼부었다.
슈하아아아악!
하지만 윤삭의 도는 선우진에게 닿지 않았다.
선우진이 빠르게 뒷걸음질 치며 윤삭과의 거리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스스스스슥!
선우진의 신형이 바람처럼 흐르며 윤삭의 도를 가볍게 흘려 내고 있었다.
신법의 차이가 너무 압도적이었다.
윤삭의 신법으론 작정하고 물러서는 선우진의 뒷걸음질조차 잡을 수 없었다.
으득!
윤삭은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선우진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선우진은 입꼬리를 올려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혀를 찰 뿐이었다.
“쯧.”
마치 그 정도로 되겠냐고 비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윤삭에겐 마치 그러고 있어도 되겠냐는 듯 묻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문득 윤삭이 주변을 둘러봤다.
그러자 자신의 바로 뒤에서 진가장의 삼 인이 추격해 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 명, 한 명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지만 저 인파랑이라는 놈과 합세하니 너무나도 두꺼운 벽처럼 느껴지는 그들….
그리고 더 바깥쪽에선 진가장의 무사들과 백교방 무사들의 싸움이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하아압!”
“크악!”
“죽어라!”
“으아악!”
하지만 일견하기에도 전세는 명확했다.
백교방의 일반 무사들이 진가장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패색이 너무 뚜렷했다.
윤삭은 그 순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젠 더 어쩔 수 없었다.
본방으로 물러나야 할 때였다.
그것도 최대한 빨리.
윤삭이 자신에게 곤을 휘둘러 오는 진가장의 삼 인을 피해 옆으로 몸을 날리며 소리쳤다.
“후퇴!”
그리고 부하들의 움직임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먼저 배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파바박!
그의 갑작스러운 명령에 백교방 무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단 한 번도 후퇴를 말한 적이 없었던, 오히려 뒤로 물러서자고 말하면 부하들의 목도 망설임 없이 치곤 했던 혈해마도 윤삭이 돌연 후퇴를 외치고는 먼저 도망쳐 버렸던 것이었다.
그러자 안 그래도 무너져 가던 백교방의 무사들은 이제 완전히 전의를 잃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후, 후퇴? 후퇴! 후퇴하라!”
“후퇴! 모두 도망쳐라!”
그러자 진가장주 진공무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공을 실어 소리쳤다.
- 놓치지 마라! 감히 진가장을 침범한 놈들을 절대 살려서 돌려보내지 마라!
“우와아아아아아!”
윤삭에게 버림받은 백교방 무인들은 지리멸렬했다.
그들은 정신없이 도망치기 시작했고, 뒤에서 쫓아오는 진가장 무인들에게 전혀 대항하지 못했다.
이제 그것은 전혀 싸움이라도 부를 수도 없는 학살이 되어버린 상태였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진공무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바로 조금 전까지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서 대승을 거두게 되다니 너무나도 감격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문득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무엇보다도 진소은, 이제야 깨닫게 된 딸의 존재가 너무나도 감격적이었다.
완전히 끊어져 버렸다고 생각했던 자연곤을 다시 부활시켜 줄 존재가 나타나다니, 심지어 그게 자신의 딸이라니 설사 꿈이라 해도 이렇게까지 감동적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진공무는 바로 그의 아버지와 딸에게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진가장의 장주인 그는 그보다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먼저 선우진에게로 다가가 정중히 포권하며 말했다.
“은인 덕분에 저희 진가장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 공자.”
아무리 진소은이 자연곤을 부활시켰다고 해도 저 인파랑이라는 공자가 아니었다면 자신들로선 결코 윤삭을 물리치지 못했을 거라는 걸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진가장은 그에게 크나큰 은혜를 입은 것이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도망치는 윤삭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선우진은, 시선을 돌려 진공무에게 정중히 포권하며 말했다.
“제 원수를 갚기 위한 일이 우연히 진가장과 인연이 닿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그다음 얘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지요. 장주께선 먼저 아버님의 상세부터 살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한 선우진은 한순간 몸을 날려 화살처럼 쏘아졌다.
파앙!
그가 향한 곳은 벌써 배에 올라타 도망치고 있는 윤삭 쪽이었다.
선우진은 순식간에 배 뒤를 쫓아가더니 제비처럼 물 위를 몇 번 박차고는 윤삭의 배 뒤에 매달렸다.
아무래도 그를 쫓아갈 모양이었다.
진공무는 그의 행동이 아마도 복수행 때문인 모양이라고 생각하며 순수하게 그의 신법에 감탄했다.
“수상비, 허어! 저 나이에 어떻게 저런 경지에….”
그리고 문득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을 떠올렸다.
‘아버님의 상세를 살피라고?’
아까 아버지 진사몽은 윤삭의 도에 가슴을 베었었다.
하지만 금방 점혈했기에 출혈이 많지는 않았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리던 진공무의 귀에 문득 진소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부님! 조부님! 왜 그러세요?!”
진공무가 깜짝 놀라 그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진사몽이 완전히 백지장처럼 창백해진 얼굴로 쓰러져 진소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진공무는 황급히 아버지에게로 뛰어갔다.
“아버지! 아버지, 왜…?!”
그렇게 소리치던 그는 문득 떠올릴 수 있었다.
바로 아까 전까지 진사몽이 자리에 누워 있던 병자였다는 사실을.
그런 그가 갑자기 장정처럼 기운이 넘치는 모습으로 나타나 무려 혈해마도 윤삭과 싸웠던 것이었다.
진공무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설마….”
진공무는 진가장 무인들이 죽음을 각오했을 때 광혈단을 복용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분노를 무공의 원천으로 하는 진가장 무인들이 광혈단을 먹은 후 거의 구 할 이상의 확률로 죽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그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버지? 아버지이이!”
***
‘괜찮을까요?’
선우진은 윤삭의 배 옆면에 찰싹 달라붙은 채 묵랑에게 물었다.
그러자 묵랑이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 누가 알겠는가? 하늘의 뜻에 따라 결정되겠지.
선우진은 이곳으로 오며 운기조식을 마친 진소은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녀의 조부와 십오 년간 산에서만 수련했다는 얘기, 그리고 조부의 노환이 깊어져 어쩔 수 없이 산에서 내려오게 됐다는 얘기도 말이다.
하지만 윤삭과 싸울 때 보여 준 진사몽의 모습은 전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모습이 아니었다.
장정 못지않게 기운 넘치는 모습과 눈에 보이는 붉은 기운, 선우진은 그런 모습을 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탐혈마군 지광옥과 싸우기 위해 광혈단을 섭취했던 석경달 노인에게서 말이다.
더더군다나 진가장의 고수들이 광혈단을 가지고 다니며 동귀어진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건 전 무림에도 유명한 얘기가 아니던가.
광혈단을 복용한 그들이 거의 대부분 죽게 된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러니 진사몽이 어떤 상태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후우우우.”
선우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털어 냈다.
걱정해 봐야 어쩔 수 없는 일을 마음에 담아 두는 건 전선 무인들의 성향이 아니었으니까.
지금은 바로 눈앞의 것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바로 이 배에 타고 있을 혈해마도 윤삭에게 말이다.
같은 시각, 윤삭은 뱃머리에 선 채 전방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배 후면에 선우진이 붙어 있을 것이라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채였다.
그가 선우진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이유는 선우진의 신법이 너무 표홀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의 온 정신이 모두 백교방의 본방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윤삭이 입술을 깨물며 마음속으로 맹세했다.
‘혹시라도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절대 살려 두지 않겠다.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가 갈가리 찢어 버리겠다!’
윤삭은 그동안 유독 자식 운이 없었다.
이상하게도 그간 그가 취했던 여인들이 아이를 임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었다.
하지만 나이 사십이 넘도록 그런 상황이 계속되자 윤삭도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늘이 자신에게 자식을 얻는 것을 허락해 주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의 형님인 해남마검 진태도가 그에게 미녀를 선물해 줬었다.
‘아우! 아우를 위해 내가 최고의 미녀를 골라 왔다네! 해남도 최고의 미녀라는 해남묘가의 묘아란에게도 빠지지 않을 미색이지! 아우도 분명히 마음에 들걸세!’
진태도가 데려온 그녀는 그의 말처럼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윤삭은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취했고, 다른 여자들과는 달리 형님이 보낸 선물인 그녀를 꽤나 아껴 줬다.
그러자 몇 개월 후,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녀가 무려 임신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처음에 윤삭은 오히려 당황했었다.
이게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간 적어도 자신의 앞에서 수군거리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씨 없는 수박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생식 능력이 없는 수컷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자신 또한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생기다니….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혹시나 다른 놈의 씨가 아닐까 의심해 봤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녀가 그간 다른 남자와 접촉하지 않았음은 그녀를 애지중지 대해 줬던 윤삭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윤삭은 결국 그간 자신이 제대로 된 인연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고 여자를 아껴 준 적이 없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못했던 거라고 결론 냈다.
그리고 기뻐했다.
평생 이렇게 기뻤던 적이 있었나 기억나지 않을 정도였다.
그 후로 윤삭은 여인과 아이를 보물처럼 아꼈다.
늘 좋은 것만 보게 하고, 좋은 것만 먹였으며,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그랬는데….
그 인파랑이라는 놈이 했던 말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가족을 잃는 고통을 너도 한번 느껴 보도록 해. 아주 처절하게.’
윤삭이 핏빛 살기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감히!”
절대 용서할 수 없었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만약 그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그때였다.
뱃전에 우뚝 서서 전방에만 집중하고 있던 윤삭의 눈이 크게 확대됐다.
“!”
저 멀리서 불빛이 보이고 있었다.
그것도 큰불이 난 듯 커다란 빛이.
그리고 윤삭은 그곳이 어디인지를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바로 백교방이 있는 곳이었다.
그의 백교방이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윤삭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더 빨리! 속도를 높여라! 어서!”
평소의 그로선 좀처럼 하지 않았던 긴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건 중요치 않았다.
어떻게든 빨리 저곳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그래서 그들을 찾아야….
그때였다.
콰지지지직!
그의 뒤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동시에 배가 앞으로 확 기울어졌다.
“으허억!”
“무, 무슨 일이야?!”
“배가, 배가?!”
“살려 줘!”
그 느닷없는 충격에 배에 타고 있던 무사들과 선원들은 모두 갑판 위를 뒹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아직 배 위에 있는 이는 고작 반수, 나머지는 모두 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중이었다.
“으아아악!”
풍덩! 풍덩!
하지만 모두가 쓰러졌어도 초절정인 윤삭은 아니었다.
그는 바로 균형을 잡고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뒤를 홱 돌아봤다.
그러자 그의 눈에 바로 들어왔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뒷부분이 쪼개져 떨어져 나간 배의 처참한 모습과, 하늘에서 깃털처럼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놈이었다.
잘생긴 얼굴로 비릿한 웃음을 짓고 있는 어린놈.
바로 해남인가의 인파랑이라는 그놈 말이다.
윤삭이 경악과 살기가 동시에 담긴 눈빛으로 그를 보며 소리쳤다.
“네놈?!”
그러자 선우진이 기울어져 가는 배 위에 천천히 내려서며 비릿한 웃음으로 그에게 말했다.
“여어, 바쁘셨나? 그래도 하던 건 마저 마무리 짓고 가셔야지?”
선우진은 처음부터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다.
윤삭이 습격당한 백교방을 보고 마음이 가장 조급해져 있을 이 순간을 말이다.
선우진이 아까 윤삭에게 했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설풍과 증칠은 빈 백교방을 털기로 했었고, 윤삭이 애지중지한다는 아들이 그곳에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일부러 그 얘기를 해 놈을 물러나게 했었다.
하지만 그를 물러나게 한 이유는 결코 그와의 싸움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제대로 싸워 보기 위해서였다.
해남인가의 후계자 인파랑이 아닌 선우진으로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남십자검만이 아닌 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기울여 싸워 보기 위해서 말이다.
“이노옴!”
혈해마도 윤삭은 도파를 잡고는 몸을 잔뜩 비틀어 움츠렸다.
온몸의 힘을 모으는 듯한 모습, 그를 초절정의 경지로 이끈 최강의 비기 발도술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아마도 최대한 빨리 선우진을 처리하려는 모양이었다.
그런 그를 보며 선우진은 씨익 웃음 지었다.
그리고 월하환검무를 발동했다.
월하환검무 삼 식.
현망월 발동.
화아아아악!
세상이 뿌연 장막으로 뒤덮이며, 마치 유체 이탈을 한 채 삼자가 되어 바라보는 듯한 묘한 감각이 선우진의 전신을 뒤덮었다.
그 순간, 윤삭이 발도했다.
샤아아아아악!
그것은 실로 엄청난 베기였다.
월하환검무로 시간을 최대한 느리게 했음에도 그저 빛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마치 세상 자체를 베어 버리는 듯한 가공할 참격.
그 엄청난 참격을 눈앞에서 정면으로 마주하며, 선우진은 문득 짙게 웃음 지었다.
처음 진공무와 진사몽을 구하러 가며 놈의 발도를 보았을 때부터 그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저 발도와 정면으로 붙어 보고 싶었다.
여러 사람과 합공해서 싸우는 것이 아닌 둘만의 일대일로 말이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나머지 것들은 모두 잠시 미뤄 둘 수 있었다.
그것이 인파랑으로서의 복수행이라 해도.
“하압!”
선우진은 세상을 가르는 윤삭의 발도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세상 자체를 찢어발기는 묵랑검법의 일 초식이었다.
묵랑검법 일 초.
개천.
촤아아아아아악!
순간 강 위에 거대한 열십자가 그려졌다.
해남인가의 남십자검 때문이 아닌 윤삭과 선우진의 참격이 서로 맞부딪치며 그려 낸 열십자였다.
푸화아아아아악!
그 충돌의 여파는 엄청났다.
이미 쪼개져 가라앉고 있던 배는 마치 폭발하듯 찢겨 나갔고, 배에 타고 있던 무인들은 포탄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콰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악!”
“살려 줘!”
“끄아아악!”
그뿐이 아니었다.
충돌의 중심에서부터 솟구친 파도가 동심원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촤아아아아악!
풍랑과도 같은 그 엄청난 파도에 주변에 있던 배들이 모두 크게 휘청거렸다.
“으아아악!”
“해일이다!”
“꼭 잡아!”
이 모든 것들이 전부 단 한 번의 부딪침이 만들어 낸 여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