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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265화 (265/359)

265화 남해마경 만학숭-3

두 사람은 일단 지근거리에서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복건용가의 가주 용우신에게로 날아갔다.

천하삼십육성 중에서도 수위에 꼽히는 도객인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성녀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용가주님!”

선우진과 증칠이 다가가자 그는 금세 심각한 표정을 풀고는 반갑게 두 사람을 맞이했다.

“증 대협! 그리고 자네가 선우 공자로군! 아까는 인사할 경황이 없어 감사 인사도 전하지 못했다네. 정말 고맙네. 자네가 아니었다면 용가는 정말 큰 위험에 처할 뻔했어. 그 육합검수 파천조라는 자들은 정말 만만치가 않더군.”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진태도와 같은 가식이 아닌 진솔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부드러운 기질의 중년 무인이었다.

선우진은 그의 감사에 한 번 고개를 숙이고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 얘기는 나중에 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용가주님께선 지금 저 싸움의 향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그러자 그의 얼굴이 확 어두워지며 성녀와 마경의 싸움을 힐끗 바라봤다.

성녀는 현재 마경의 호신강기를 이용한 우격다짐 몸통 박치기 공격에 속절없이 뒤로 물러서고만 있는 중이었다.

그가 무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실력 자체는 백중세로 보이네. 하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저렇게 신체 조건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격에 대응하기 힘든 것이겠죠. 용가주님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셨던 게 아닙니까?”

선우진의 물음에 용우신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네. 자네도 아마 그렇게 느꼈나 보군.”

“네, 그래서 말씀입니다만, 만일에 대비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만일에 대비한다라…. 자네, 설마 저 대결에 끼어들자는 얘긴가?”

그렇게 묻는 용우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런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선우진은 그런 용우신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일대일 대결에 끼어들지 않는 것은 무림의 불문율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시기와 인물에 따라 잘 지켜지지 않는 불문율이기도 했지만, 협의의 상징과도 같은 복건용가의 가주에겐 감히 어기기 힘든 불문율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어쩌면 이 제안을 듣는 것만으로도 모욕이라고 느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음에도 선우진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가 용우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내키지 않으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만약 제가 끼어든다면 당장 성녀님부터 불쾌해하실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끼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겐 명예보다 여기 있는 사람들이, 그리고 성녀님의 생명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용우신은 침음성을 흘렸다.

“으으음.”

그는 고민스러운 눈빛으로 다시 성녀의 싸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싸움은 이제 무식하게 돌진하는 마경과 계속해서 뒤로 물러서는 성녀의 모습으로 일관되게 흐르고 있었다.

마경은 호신강기를 뒤집어쓴 채 계속해서 성녀를 몸으로 밀어붙였고, 성녀는 뒤로 물러서며 검강을 씌운 강력한 검초를 펼쳐 어떻게든 마경의 호신강기를 뚫어 보려 하고 있었다.

슈슈슈슈슉!

투투투투퉁!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겉으로 보기에 호신강기만 뒤집어쓴 채 무식하게 돌진하고 있는 것 같은 마경은 사실 성녀의 검초를 일일이 살피며 손을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그냥 성녀의 공격을 받아 내는 것이 아니라 공격이 들어오는 쪽으로 호신강기를 조절해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성녀의 검강은 결국 마경의 호신강기를 다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검이 봉쇄당한 이상 성녀로서는 딱히 마경을 공격할 방법이 없었다.

같이 호신강기를 뒤집어쓰고 부딪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체격과 무게가 월등한 마경에게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성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투웅!

“읏!”

호신강기로 덮인 마경의 몸통 박치기에 성녀가 뒤로 튕겨 나갔다.

커다란 바위가 있는 쪽이었다.

뒤로 더 물러날 수 없었던 성녀는 바위에 발을 갖다 대 가볍게 몸을 멈춰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마경이 대포알처럼 그녀에게 돌진해 왔다.

바위에다 짓이겨 버릴 듯 맹렬한 기세였다.

콰아아아아앙!

다음 순간, 엄청난 굉음과 함께 거대한 바위가 산산조각으로 터져 나갔다.

그러자 마지막 순간 간신히 마경의 돌진 범위에서 벗어났던 성녀가 깊이 호흡을 내뱉었다.

‘호신강기로 내공이 고갈되는 순간을 기다릴까 했는데 너무 멀쩡하구나. 실로 엄청난 내공이야. 이대로 계속 몰리다간 내가 먼저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

남해성녀 시서우는 솔직히 조금 당황한 상태였다.

절정의 경지에 들어선 이후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싸우는 상대를 겪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월로 따지면 거의 몇십 년 만에 겪게 된 무식한 싸움법이었다.

그래서 처음엔 기다려 보기로 결심했었다.

아무리 상대 또한 자신과 같은 화경의 고수이지만, 저런 식으로 호신강기를 사용해서는 내공 소모를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또한 확신할 수 없었다.

그녀도 화경에 들어선 이후에는 딱히 호신강기 때문에 내공이 고갈된 경험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저 상태로 얼마 버티지 못할 거라는 가정은 그녀의 착각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뭔가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뭔가 시도해야 해. 상대가 스스로 지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닌 내가 시도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성녀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마경의 호신강기였다.

그러니 단순하게 봤을 때 결국 저걸 뚫어 내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도 하고 있겠지. 어쩌면 그걸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고.’

게다가 그의 호신강기는 확실히 만만치 않았다.

정확하게 조종해 타격점에만 집중시키고 있는 그의 호신강기는 무식하게 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매우 섬세하게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걸 뚫는다는 건 매우 지난한 일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성녀의 얼굴이 한순간 희미하게 일그러졌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흉측하게 일그러져 보이겠지만 그것은 사실 웃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녀가 빙긋이 웃으며 생각했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고 피할 수는 없겠지? 당장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을 결정한 성녀는 한순간 전속력으로 빠르게 물러났다.

거리를 벌리기 위함이었다.

그러곤 검첨을 앞으로 한 채 팔을 뒤로 뺐다.

온 힘을 다해 찌르기 위한 준비 자세였다.

그러자 그녀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시야에서 그녀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대신 언제라도 뛰쳐나갈 뜻 잔뜩 도사린 검만이 남아 있었다.

검과 하나가 되어 자신을 지우는 경지, 신검합일이었다.

한편, 그 모습을 본 마경은 급히 돌진해 오던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양 주먹을 가슴 앞으로 모아 성녀의 공격에 대비했다.

‘걸렸군!’

지금 마경은 사실 내공에 그다지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호신강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그에게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던 건 상대를 속이기 위한 허장성세에 불과했다.

성녀를 끌어들이기 위한 허장성세 말이다.

‘자, 어서 들어 오거라.’

조금 전, 성녀와 공방을 주고받으며 마경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검이 자신의 권각보다 미세하게 우세하다는 것을….

아니, 사실 이미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애초에 그가 성녀와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대남도에 틀어박혔던 이유가 그녀를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으니까.

바다에서 싸우면 양패구상일 뿐이다?

그건 사실 핑계에 불과했다.

그가 적극적으로 육지에서 싸우자고 했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할 수도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대남도에 틀어박혀 수련하며 고민했었다. 만약 성녀와 다시 싸우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지금의 이 방법이었다.

검법과 권각의 기량이 아닌 공력과 체격의 싸움으로 이끌어 가는 것.

그래서 성녀를 압박한 후 그녀로 하여금 호신강기를 공략하기 위한 일격을 강요하는 것 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상황은 아무래도 마경의 계획대로 정확히 흘러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자, 이제 이번 일격만 견뎌 낸다면.’

마경은 호신강기를 유지하는 동시에 거기에 쏟던 공력의 대부분을 손바닥에 집중했다.

그러자 그의 주먹 안쪽으로 쥔 손바닥이 하얗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이 시간을 위해 준비해 왔던 백옥수였다.

그 순간이었다.

성녀의 검이 한순간 빛으로 화해 쏘아졌다.

시연검법 칠 초.

연매명해.

푸우욱!

빛은 마치 공간을 생략한 듯 찰나 간에 마경의 호신강기를 거침없이 꿰뚫었다.

그러고는 앞으로 내밀었던 그의 하얀 왼손바닥마저 관통해 버렸다.

마경이 야심 차게 준비했던 백옥수마저 그녀의 검을 막지 못했던 것이었다.

으득!

마경은 이를 악물고는 관통당한 왼손을 비틀며 오른손으로 심장을 향해 돌진해 오는 성녀의 검 날을 꽉 움켜잡았다.

다음 순간, 성녀의 검이 마경의 가슴을 관통했다.

푸욱!

“흐흐흐!”

가슴이 꿰뚫린 마경은 비릿하게 웃음 지었다.

성녀의 검이 꿰뚫은 가슴이 오른쪽이기 때문이었다.

왼 손바닥이 관통당하고 오른 손바닥마저 피투성이가 됐지만, 결국 그녀의 일격을 비켜 내는 데 성공했던 것이었다.

“!”

성녀는 황급히 검을 빼내려 했다.

하지만 마경이 관통당한 왼손을 꽉 움켜쥐자 거기에 붙잡힌 그녀의 검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완력으론 그녀가 절대 마경을 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잘 가라!”

성녀의 검을 봉쇄한 마경이 바로 앞에 있는 성녀의 머리를 향해 오른손을 휘둘렀다.

부아아앙!

성녀의 눈이 암담해졌다.

저걸 피하려면 검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검이 특기인 자신이 권각이 특기인 마경을 검 없이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어쩌면 순식간에 전세가 기울어질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걸 알아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성녀는 마침내 검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아니, 그렇게 하려고 했을 때였다.

“하아압!”

어느새 마경의 등 뒤로 뛰어든 선우진이 그를 향해 검을 내리치고 있었다.

“흥!”

마경은 뒤에서 누군가 습격해 오는 것을 이미 느낀 상태였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자신의 호신강기를 뚫을 수 있는 놈은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저런 피라미가 아닌 성녀를 잡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습격을 무시한 채 그대로 성녀를 향해 팔을 휘두르려 했다.

그 순간.

선우진의 검이 마경의 호신강기를 갈랐다.

묵랑검법 일 초

개천

공간 자체를 베어 버리는 참격, 개천이었다.

촤아아아아아아악!

“!”

마경은 자신의 호신강기가 거침없이 베어지는 섬뜩한 느낌에 경악했다.

‘어떻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무리 호신강기에 크게 공력을 집중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었다.

‘크윽!’

마경은 황급히 성녀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는 등에 공력을 집중했다.

샤아아악!

그러자 화끈한 느낌이 등을 훑고 지나갔다.

호신강기가 완전히 갈라지긴 했지만 다행히 몸까지 깊게 베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안도감과 함께 분노가 솟구쳤다.

빨리 성녀부터 처리하고 놈을 처리해야 했다.

“이…!”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선우진에 연이어 다른 누군가가 바로 그의 등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하아아압!”

복건용가의 가주 천의협도 용우신이었다.

천하삼십육성 중에서도 수위에 꼽히는 그의 도가 선우진이 갈라 놓은 마경의 호신강기 사이로 그어졌던 것이었다.

슈하아아아악!

“크으으윽!”

등이 길게 베어진 마경이 비틀거렸다.

그는 그 와중에도 신속하게 호신강기를 복구해 용우신의 도격을 막아 냈었다.

등이 깊게 베어졌다곤 하지만 완전히 동강 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한 대처였다.

마경이 이를 악물고는 뒤를 바라봤다.

그러자 각각 일격씩을 날렸던 선우진과 용우신은 이미 빠르게 몸을 날려 그와의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부상을 입혔다고는 하나 그럼에도 그들의 힘으로 마경을 상대하기엔 무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경은 다시 고개를 돌려 성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사이 검을 뽑고 물러선 성녀가 복잡한 표정으로 용우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탄식하며 말했다.

“제가 졌습니다, 마경.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했으니 이 승부는 이미 그대가 이긴 것입니다.”

그러자 용우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명예보다 성녀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선우진의 말에 설득되어 함께 뛰어들었었다.

하지만 일대일 승부에 끼어든 불명예는 자신만 짊어지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성녀의 승부에 끼어드는 순간 그녀의 명예마저 더럽히게 되는 것이었다.

용우신은 차마 그녀를 볼 면목이 없었다.

그러자 성녀의 말을 들은 마경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흥! 부끄러움을 아니 다행이로구나. 그래, 패배를 인정했다면 썩 꺼져라. 여기서 물러선다면….”

하지만 그렇게 말하던 마경은 계속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성녀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기 때문이었다.

“저는 분명히 당신에게 패했습니다. 맹세하건대 오늘이 지난 후 제가 직접 모든 사람들에게 성녀가 마경에게 패했음을 알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으로도 결코 뒤집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다시 검을 세우는 성녀의 서릿발같이 차가운 기세에 마경은 욕지기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패배를 인정할지언정 절대 자신을 살려 보내지 않을 작정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성녀? 크크크크! 웃기는구나! 겉만 흉측한 줄 알았더니 속도 만만치 않은 년이었군! 위선자 년 같으니. 하여간 정파라는 연놈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부끄러움도 모르는 게냐?! 차라리 솔직하게 인정하지 그러느냐? 내가 너무 두려워서 도저히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이다! 크하하하하!”

신랄한 비난이었다.

하지만 마경도 사실 알고 있었다.

만약 반대의 입장이었다면 자신도 절대 성녀를 살려 보내지 않았을 거란 걸 말이다.

아니, 그였다면 패배를 인정했느니 하는 얘기 따위도 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니 이런 소리를 하는 건 그저 약간이라도 성녀의 평정을 흔들어 보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린다면 자신의 생존 확률도 좀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시도가 무색하게도 성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평온한 어조로 마경의 말을 인정할 뿐이었다.

“맞습니다. 저 같은 위선자에게 성녀라는 호칭은 사실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요. 저도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도 맞습니다. 저는 진정 당신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도저히 당신을 살려 보내 드릴 수가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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