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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269화 (269/359)

269화 빌려 쓴 이름의 무게-2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선우진을 슬쩍 바라본 묘아란이 입을 열었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외인인 선우 공자가 남십자검을 익히고 있는 데 반해, 내부인 중에서는 그것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제 짧은 생각으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우 공자가 외인만 아니라면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닐까요?”

그녀의 말에 자개추와 유해응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음?”

“선우 공자가… 외인이 아니다?”

선우진은 난처한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묘아란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선우 공자가 저희 해남파에 베풀어 주신 은혜는 저희가 공자를 문파의 은인이자 어른으로 대접해 드려도 충분할 만큼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그러자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자개추와 유해응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건… 확실히 그렇구려.”

“으음.”

묘아란은 빙긋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 선우 공자께서 허락만 해 주신다면 저희가 공자를 해남파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이는 겁니다. 호법이든 공봉이든 그 직책이 뭐가 됐든지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다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선우진을 슬쩍 바라보며 말했다.

“물론 공자께서 만약 직접 해남인가를 이어 주실 수 있다면 저희로선 최상의 결과겠지요. 사실 다른 이에게 남십자검을 전수해 준다 해도 공자와 같은 경지에 도달할 거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남십자검은 해남파의 무공 중에서도 가장 익히기 어렵다고 알려진 절기가 아닙니까?”

그녀의 말에 자개추와 유해응은 탄성을 뱉으며 기대감이 어린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봤다.

“오오, 확실히!”

“호오!”

묘아란의 말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선우진이야 묵랑의 지도하에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었지만, 사실 남십자검은 해남파의 무공 중에서도 가장 익히기 까다로운 절기였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열십자 검격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야 하는 남십자검은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지 않고는 흉내조차 낼 수 없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니 만약 선우진이 대가 끊어진 해남인가를 이어만 준다면 해남파에게 있어선 경사 중의 경사가 될 것임에 틀림없었다.

지금 골치를 썩이고 있는 모든 일들도 한 번에 해결될 것이고 말이다.

그러자 실의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던 현청군마저도 기대감 어린 눈빛으로 선우진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난감하군.’

선우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의 기대를 다시 한번 배신해야 한다는 게 미안할 뿐이었다.

그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보잘것없는 저를 높이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귀주 선우세가에서 소가주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해남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작은 문파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선우가의 소가주를 반납하고 해남인가를 이을 수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우진의 대답에 자개추, 유해응, 현청군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어렸다.

하지만 묘아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바로 말을 이었다.

“저희가 감히 은인이신 선우 공자께 가문을 버리고 해남파로 오시라는 부탁을 드릴 수야 없지요. 당연히 공자의 가문인 선우세가를 우선으로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제가 드렸던 말씀도 선우가에서 나와 인가를 이어 달라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말에 이제는 선우진의 표정도 의아해졌다.

선우세가를 나오지 않고 어떻게 인가를 이을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묘아란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제가 드린 말씀은 공자의 선우세가가 해남인가의 역할을 맡아 주실 수 있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예에?!”

“묘 소저! 그, 그건!”

“…….”

그녀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선우진이 인가의 후계자가 되는 것과 선우세가가 인가의 자리를 아예 대체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였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인가의 대는 끊어졌습니다. 어차피 이제 해남인가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결국 남십자검을 이을 수 있는 방법은 다른 가문에서 남십자검을 이어 가는 것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지금 보니 인가를 잇기는커녕 해남십이가의 많은 가문들이 오히려 사라져 버렸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될 상황이로군요. 그리고… 제 생각엔 선우 공자께 입은 은혜라면 선우세가를 해남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되는데요? 아니, 오히려 저희가 부탁을 드려야 할 입장이 아닐까요?”

“으음.”

“확실히.”

그녀의 말에 자개추와 유해응은 침음성을 흘리며 생각에 잠겼다.

꽤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귀주에 있는 선우세가와의 거리가 너무 멀기는 했지만, 이미 해남파 중에서도 자개추의 자가 같은 경우는 육지의 기반이 해남도 안의 기반보다도 더 큰 상태였다.

그러니 해남파의 귀주 분파라고 생각한다면 해남파로서도 전혀 손해가 아니었다.

자개추와 유해응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듯하자 묘아란은 이제 다시 선우진을 보며 말했다.

“물론 공자 입장에선 귀주에 있는 선우세가가 해남파의 일원이 된다는 게 굳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공자께서 해남파의 일원이 되어 주신다면, 혈교와의 싸움에서 저희가 공자의 힘이 되어 드릴 수 있습니다. 공자께선 혹시 남해 최강 세력의 힘이 필요하시지 않은가요?”

묘아란은 그렇게 물으며 생긋 웃음 지었다.

그녀의 지혜로운 눈이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선우진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남해 최강 세력이라….’

마경의 세력이 몰락했으니 이제 남해 최강 세력은 분명히 해남파라고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니 이제 남해에서 적수가 없어진 그들의 힘을 온전히 혈교에게 집중시킬 수만 있다면 웬만한 구대문파의 지원도 부럽지 않을 것임에 틀림없었다.

잠시 생각하던 선우진이 입을 열었다.

“나는….”

***

귀주 선우세가.

얼마 전 귀주성의 성도 귀양을 양분하고 있던 하씨세가를 합병하며 욱일승천하고 있던 선우세가의 위상은 현재 선우가가 외부 활동을 멈추며 다소 꺾인 상태였다.

그 이유는 소가주인 선우진의 사망 소식 때문이었다.

전선 안쪽으로 들어간 선우진이 행방불명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선우세가의 모든 이들이 충격에 휩싸여 버렸던 것이었다.

선우세가의 모든 이들은 선우진의 놀라운 무위를 확인하고 마음에서부터 그를 소가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장로들부터 시작해 일반 무사 한 명까지도 말이다.

그러니 이젠 선우가의 다른 형제 누구도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음이 당연했다.

그런 선우진의 사망 소식은 모두에게 너무도 끔찍한 충격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었다.

선우세가의 일원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충격에 휩싸여 절망했다.

“소가주께서….”

“그럴 수가….”

“말도 안 돼.”

앞으로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만 같았던 선우세가의 내외부는 순식간에 다시 혼란스러워지고 말았다.

그러자 여러 가지 목소리들이 선우세가를 흔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선우진이 사망했으니 하루빨리 다른 소가주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그들의 그릇이 보잘것없으니 그렇게 하면 선우세가의 앞날이 어두워질 것이라고 반대했다.

그러자 누군가는 이제라도 가주 선우중이 다시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한편에선 무슨 그런 현실성 없는 주장이 다 있냐고 비난했다.

이렇게 수많은 목소리들에 선우세가의 분위기가 점점 혼란스러워지고 있을 때였다.

그간 침묵을 지켰던 선우가의 가주 선우중은 그런 주변의 목소리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렇게 선언했다.

- 행방불명이 곧 사망은 아니다! 선우진의 죽음이 확인되기 전까지 선우세가의 소가주는 선우진 한 명뿐이며, 우리는 그의 무사 귀환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니 다시 삿된 소문을 퍼뜨리는 자가 있다면 선우가의 이름으로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선우진의 사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마지막까지 그가 생환할 거라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소리.

그 선언에 사람들은 침묵했다.

이제 귀주팔세에서도 손꼽히는 세력을 갖게 된 선우세가에게 보복당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뒤에선 여전히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선우중이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실책을 범하고 있다는 목소리들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선우중은 그런 목소리들을 잘 알고 있음에도 굳이 반응하지 않고 외부 활동을 자제한 채 조용히 내실을 다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야심한 밤, 집무실에서 장로들과 업무를 보고 있던 선우중에게 누군가 찾아왔다.

“가주님, 많이 바쁘십니까?”

“음? 아, 소 여협! 아니오! 이제 막 일을 마무리하려던 참이오.”

선우중을 찾아온 사람은 고작해야 삼십 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미모의 여인, 선우세가에 빈객으로 머물고 있는 난혼마녀 소난소였다.

선우중에게 개인적으로 용무가 있는 듯한 그녀의 방문에 장로들은 그만 일을 마무리하고 자리를 비켜 줬다.

잠시 후 장로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자 기다리고 있던 선우중이 급히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요? 혹시…?”

그러자 소난소가 품에서 서신을 꺼내며 환한 웃음으로 대답했다.

“네, 그 아이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오오!”

선우중은 황급히 그녀의 옆으로 달려왔다.

그러고는 소난소에게서 서신을 받아 봉투를 찢으며 말했다.

“이 녀석! 자주 좀 연락을 할 것이지!”

하지만 그렇게 책망하는 말을 하는 그의 얼굴은 더할 수 없을 만큼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선우중은 사실 선우진이 행방불명된 것이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비단 그것만이 아니라 선우진이 전선을 떠나 절강성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었다.

선우진이 전선을 떠날 때 하오문을 통해 서신을 전달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귀주성의 하오문은 이제 선우진의 협력 세력이라고 봐도 무방했기에, 그 서신은 무림맹에서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한참 전에 이미 소난소를 통해 선우중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소난소가 웃으며 선우중에게 물었다.

“그렇게 좋으십니까?”

그러자 그가 어색하게 표정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흠, 흠. 사내 녀석한테 온 서신이 뭐가 그리 좋겠소? 그냥 어찌 살고 있나 조금 궁금했을 뿐이오.”

“그러십니까? 방금 전까지는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만.”

“흠, 흠.”

차마 변명하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는 선우중의 모습에 소난소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서신만으로도 이렇게 좋아하시니, 이 소식마저 전해 드리면 어떻게 반응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그녀의 말에 선우중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 소식? 뭔가 다른 소식이 또 있는 것이오?”

“네, 이번에 온 것은 서신만이 아니랍니다.”

“음? 서신만이 아니라면…?”

“서신과 함께 웬 아름다운 미인 한 명과 갓난아기 한 명을 보내왔다는군요. 사내아이랍니다.”

그 말에 놀란 선우중의 눈이 크게 확대됐다.

“사, 사내아이라고 하셨소?! 설마 진이의…?!”

“저도 거기까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사연이 서신에 쓰여 있지 않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선우중은 급히 서신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신을 읽는 그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선우중의 표정 변화에 소난소는 그 아이가 선우진의 아이가 아니라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그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 아이가 선우가의 자손이 아닌 것입니까?”

그러자 선우중은 소난소에게 서신을 건네줬다.

“읽어 보시겠소?”

소난소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신을 읽었다.

그러곤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혈해마도 윤삭의 아이였군요. 아니, 해남마검 진태도의 핏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참, 기구한 운명을 지닌 아이입니다.”

선우진이 보낸 사람들은 혈해마도 윤삭의 여인과 아이였다.

그는 서신을 통해 그들을 좀 보살펴 달라며 선우세가로 보냈던 것이었다.

소난소는 고민스러운 얼굴의 선우중을 보며 물었다.

“그 아이가 나중에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 할까 걱정되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선우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신에 적힌 내용에 따르면 아이의 아버지인 윤삭은 선우진에게 죽임을 당한 모양이었다.

게다가 실제 친부인 진태도 또한 선우진의 적이라는 것 같았고 말이다.

이 시점에 진태도는 이미 죽은 후였지만, 거기까지 알지 못함에도 선우중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자라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큰 충격을 받을 것이고, 더 나아가 선우진에게 원한을 갚으려 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런 아이를 선우세가에서 돌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지 선우중으로선 고민이 되는 것이 당연했다.

선우중의 고민이 한동안 계속되자 소난소는 그런 그를 잠시 지켜보다 문득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참에 세인들의 말처럼 해 주는 건 어떻겠습니까?”

“음? 세인들의 말이라니, 무슨 말 말이오?”

그러자 그녀가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진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며 가주께 새 아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더군요. 이참에 그녀를 새 부인으로 앉히는 겁니다. 그 아이는 선우가의 아이로 키우시고 말입니다.”

그녀의 말에 선우중이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게 무슨 소리요? 어찌….”

선우중은 말도 안 된다는 얘기를 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소난소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제가 보니 그 여인의 미색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소문이 나면 귀주제일미인의 칭호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더군요. 또한 잠깐 봤을 뿐이지만 세파에 시달렸을 뿐 성품도 그리 모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 정도면 가주님께서 새 부인으로 들이셔도….”

그러자 선우중은 푹 한숨을 내쉬며 그녀에게 물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씀이시오?”

그의 물음에 소난소가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진심이지요. 제가 왜 진심이 아닌 말을 하겠습니까?”

선우중은 잠시 소난소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내 마음에는 오직 한 명의 자리밖에 없다오. 그래서 다른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하게 된다면 그녀는 분명히 불행하게 되고 말 것이오. 그럼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오?”

소난소는 잠시 선우중을 마주 바라보다 결국 눈을 피하고 말았다.

그녀를 향한 선우중의 뜨거운 눈빛을 차마 계속 마주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가슴 속에서 십 대 소녀처럼 두근거리는 심장이 낯설게 느껴지고 있었다.

선우중은 천천히 다가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소 여협, 아니 난소. 내 마음은 오직 그대를 향해 있다오. 그러니 부디 그런 말은 하지 말아 주시오. 마음에 없는 여인을 부인으로 맞이하는 실수는 한 번이면 족하다오.”

그의 말에 소난소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고 말았다.

그러자 선우중은 소녀처럼 상기된 얼굴의 소난소를 부드럽게, 하지만 힘껏 안아 주었다.

사람들이 모르고 있었을 뿐 선우중은 이미 새 부인을 얻은 상태였다.

그것도 선우진의 어머니 이후 처음으로 선우세가가 아닌 선우중 자신을 위해 얻은 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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