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마교전선 비룡십삼대-292화 (292/359)

292화 혈풍사-4

연태진은 뒤통수의 충격에 한순간 정신이 암전됐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그녀의 몸이 앞으로 쓰러지고 있는 중이었다.

‘안 돼!’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곳은 전장이었고,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었다.

잠시라도 시선을 떼었다간 바로 적의 공격을 받게 되는, 언제 목이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이익!”

그녀는 억지로 이를 악물고는 고개를 들어 다시 전방을 바라봤다.

그러자 탐욕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두 명의 마적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그들이 들고 돌진한 쇠 그물이 자신의 바로 앞까지 와 있었다.

“!”

연태진은 황급히 손날에 강기를 집중해 그것을 끊어 내려 했다.

하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강기도 마찬가지였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에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이었다.

연태진은 결국 막 자신을 덮치려는 쇠 그물을 망연자실한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속도로 덮친 쇠 그물이라면 온몸이 찢길 것임에 틀림없었다.

절망적으로 중얼거렸다.

“젠장….”

그때였다.

콰지지지직!

붉은 벼락같은 뭔가가 연태진의 앞으로 떨어져 내리며 쇠 그물을 찢어 버렸다.

멍해진 연태진의 눈에 붉은 무복, 야수와 같은 힘이 느껴지는 넓은 등이 들어왔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려야 했다.

“아아….”

그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봤다.

그러자 맹호 같은 기세와, 그 안에 담긴 부드러운 눈빛이 또한 눈에 들어왔다.

그가 말했다.

“늦어서 미안하오, 연 소저.”

설풍이었다.

연태진은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전장이었다.

적들은 설풍을 그냥 두지 않았다.

“넌 또 뭐냐?!”

마적들이 연태진을 바라보고 있는 설풍을 향해 투창을 던졌다.

쉬이이익!

그러자 설풍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본 채로 그쪽은 보지도 않고 가볍게 손을 움직여 투창을 쳐 냈다.

터터텅!

심지어 마지막 투창은 잡아서 철퇴를 휘두르려는 자에게 다시 던져 버리기까지 했다.

푸욱!

“커어억!”

한 손으로 투창을 던졌던 설풍은 나머지 한 손을 뻗어 연태진의 뒷머리를 만져 주었다.

둔기에 맞아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는 뒷머리였다.

설풍의 눈에 안타까움과 더불어 분노의 감정이 차올랐다.

연태진은 오직 자신을 향한 설풍의 시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걱정과 분노로 가득한 그의 시선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었다.

주변은 아직 마적들의 함성과 말 울음소리들로 가득하건만 연태진의 눈과 귀에는 오직 한 명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

진소은의 앞을 가린 봉황이 다시 울음을 토하며 날갯짓을 했다.

삐이이이이이이!

펄럭!

그 순간 진소은을 향해 쏘아지던, 지금은 봉황에게 명중한 투창들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마치 진짜 신수가 일으킨 이적을 보는 것만 같았다.

깜짝 놀란 마적들이 동요하며 소리쳤다.

“뭐, 뭐야, 저건?!”

“투, 투창들이 사라졌잖아?!”

사실은 투창들이 강기로 이루어진 봉황에 닿아 순식간에 증발해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걸 모르고 지켜보던 마적들 입장에선 마치 신수의 요술을 본 듯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연보랏빛 봉황이 다시 홰를 치며 울음을 토했다.

삐이이이이이!

그 신비한 광경에 마적들이 긴장한 채 침을 꿀꺽 삼켰을 때였다.

연보랏빛 봉황이 한 줄기 빛살이 되어 마적들을 향해 쏘아졌다.

절정에 이르지 못한 마적들로선 반응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움직임과 엄청난 속도였다.

쉬이이이이이익!

“!”

“무, 무슨?!”

봉황이 빛줄기처럼 마적들 사이를 지나가고, 뒤늦게 반응한 마적들이 고개를 돌려 그 뒤를 쫓으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봉황이 스쳐 간 마적들의 몸이 쩌억 갈라지며 피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푸화아악!

“으아아아악!”

“끄아아아악!”

마적들의 시선이 봉황에 집중된 덕분에 무사히 땅에 착지할 수 있었던 진소은은 연보랏빛 봉황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자기도 모르게 웃음 지었다.

누가 온 것인지 굳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소은이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리자 어느새 그녀의 뒤에 선 선우진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괜찮소, 진 소저?”

사실 그녀의 몸은 그리 괜찮지 않았다.

아까 대도에 강타당하며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지금도 그녀의 입가엔 피가 흐른 자국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았다.

너무나도 괜찮았다.

이보다 더 괜찮을 수가 없었다.

이제까지의 힘든 싸움이 지금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다면, 얼마든지 더 힘들었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였다.

연태진을 안아 든 설풍이 유성처럼 솟구쳐 선우진 쪽으로 날아들었다.

그가 지나간 길목에 있던 마적들의 머리가 산산이 터져 나가고 있었다.

퍼퍼퍽!

“진 아우! 일단은 후퇴해야 할 것 같네!”

설풍의 외침에 선우진은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연태진의 모습을 힐끗 바라봤다.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피를 흘리며 설풍에게 안겨 있는 그녀의 표정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서 저게 혹시 연기가 아닐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걸 확인하기 위해 모험을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진소은의 상태도 정상이 아닌 것 같지 않은가.

선우진은 큰소리로 증칠을 불렀다.

“증 형님! 후퇴합시다!”

그러자 멍하니 그들을 보고 있던 증칠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대답했다.

“으, 응?! 그, 그래!”

증칠은 바로 몸을 날려 선우진의 옆으로 착지했다.

그러자 봉황의 모습에 잠시 멍해 있었던 마적들도 다시 정신을 차렸다.

혈풍사의 두목 혈풍대도가 소리쳤다.

“도주할 생각이다! 놈들을 놓치지 마라!”

혈풍사의 마적들은 다시 선우진 일행들을 향해 말을 몰아가려 했다.

하지만 이미 한번 멈춰서 돌파력을 잃은 상태.

게다가 선우진 일행의 출발이 먼저였다.

“갑시다!”

선우진은 옆의 진소은을 가볍게 낚아채 등에 업고는 몸을 날렸다.

화악!

“서, 선우 공자!”

깜짝 놀란 진소은이 소리를 질렀지만 선우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체력을 회복하고 있으시오! 내상도 치료하고!”

“하, 하지만!”

진소은이 부끄러움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였다.

문득 그녀의 귀에 전음이 들어왔다.

- 그냥 가만히 있어, 이것아.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지!

그녀를 꾸짖는 여인의 목소리, 연태진의 전음이었다.

진소은은 문득 연태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가 설풍의 품에 안겨 행복한 표정으로 한쪽 눈을 찡긋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황당한 표정으로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진소은은 결국 조심스럽게 선우진에게 업혀 힘을 뺐다.

연태진을 안은 설풍과 진소은을 업은 선우진은 바람처럼 달려갔다.

그 뒤로는 증칠이 묵묵히 뒤따라오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평소라면 무척 투덜거렸을 것 같은 증칠이 매우 조용했다.

표정 또한 풀이 푹 죽은 모습이었다.

선우진이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를 슬쩍 바라봤다.

그때 설풍이 선우진에게 말을 걸었다.

“계속 따라오는군. 어떻게 할 생각인가?”

마적들에 대한 얘기였다.

증칠의 뒤에서 마적들이 계속해서 뒤따라오고 있었던 것이었다.

신법의 고수인 세 사람과의 거리가 계속 벌어지고 있긴 했지만 포기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그러자 선우진이 슬쩍 그들을 보고는 대답했다.

“일단 강가로 끌고 가도록 하지요.”

선우진이 저들을 강가로 데려가려는 이유는 배수의 진을 칠 경우 저들이 기마 돌격을 해 오기 부담스러울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운이 좋다면 부상당한 두 사람, 또는 증칠까지 세 사람을 피신시킨 후 싸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강가에 도착한 선우진이 보게 된 광경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었다.

“저건?!”

포구도 아닌 강 위에 커다란 배 한 척이 대기하고 있었다.

강변 근처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선우진들의 뒤를 따라 수많은 마적들이 돌진해 오고 있음에도 도망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우진 일행은 일단 그 배 쪽으로 접근했다.

그러자 배에 타고 있던 붉은 무복의 여인이 황급히 물었다.

“설풍, 설 공자님이 맞으시죠?!”

낯선 여인이 설풍의 이름을 부르자 선우진과 설풍이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설풍이 바로 대답했다.

“내가 설풍이오만?”

그러자 여인이 안도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다행히 때와 장소를 맞출 수 있었군요! 배를 강변에 가까이 붙일 테니 어서 이쪽으로 타십시오! 저는 양주동가의 동소운이라고 합니다!”

“양주동가? 양주동가의 사람이 왜?”

선우진조차도 이게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설사 함정이라 해도 땅에서 마적들을 상대하는 것보단 저 배 위에 있는 얼마 안 되는 인원들을 상대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선우진은 배를 강변 쪽으로 가까이 대려는 동소운에게 소리쳤다.

“배를 더 가까이 댈 필요는 없소! 그대로 있으시오!”

그 말에 동소운이 의아한 얼굴로 되물었다.

“예?! 하지만…!”

지금 강변에서 배까지의 거리는 대략 십여 장 정도였다. 그러니 아무리 고수라 해도 물에 빠지지 않고 배까지 건너뛰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들이 아직 자신을 못 믿기에 건너오지 않으려고 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던 동소운은 다음 순간 선우진이 펼친 기예에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설랑검법 일 초.

북풍검파.

쉬이이이익!

부비비비빅!

선우진이 묵랑검을 뽑아 가볍게 휘두르자 강물이 얼어붙었다.

그러자 일행들은 다리처럼 만들어진 얼음 위를 달려 금세 배 위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이게 무슨….”

동소운이 처음 보는 놀라운 검공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선우진은 강변에 도착한 혈풍사의 무리들을 바라봤다.

마적들의 수괴로 보이는 붉은 복면인이 얼어붙은 다리처럼 보이는 강물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 건너와 봐라.’

선우진은 놈들이 얼음 다리를 건너는 쪽으로 결정했으면 했다.

얼음 위의 놈들을 죽이는 것쯤이야 아주 식은 죽 먹기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설랑검법의 이 초 천장빙벽이나 사 초 절대빙검을 쓴다면 놀라운 광경을 보여 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적들의 수괴는 생각보다 꽤 현명한 자인 듯했다.

그들은 한참 동안 강물을 노려보다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동소운이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우, 다행이네요.”

그런 그녀를 향해 선우진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기 시작했다.

“동 소저라고 하셨죠? 지금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까?”

그러자 동소운이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고는 설풍과 일행들을 향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실은….”

***

동소운의 이야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선우진은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해 봤다.

“그러니까… 저들 혈풍사란 마적들을 현 양주동가의 가주 동중서가 키워 왔다는 겁니까?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들을 쳐 내기 위해서? 그리고 동 소저는 그걸 알게 되신 노마님의 명을 받아 저희를 구하러 왔다는 얘기고요?”

“네, 그렇습니다.”

선우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 노마님이라는 사람의 진심은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저 동소운이라는 여인이 사실을 말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듯했다.

묵랑의 도움으로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임을 알았어도 실망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문의 내분이라니, 양주동가의 상황이 굉장히 혼란스러운 모양이로군요.”

선우진의 말에 동소운은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선우진은 고민이 됐다.

그들이 양주동가로 가고 있는 이유는 설풍의 기반이 되어 줄 세력을 얻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건대 양주동가가 그런 세력이 되어 주기는 힘들 것 같았다.

가문의 내분, 그리고 마적 떼 따위를 자신의 힘으로 삼은 가주의 일탈, 게다가 동가의 가주가 아무 이유 없이 자신들을 죽이려 할 리 없을 테니 괴정기와도 이미 선이 닿아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그러니 그런 상황이라면 굳이 그곳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세력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만 늘리게 된 상황일 수도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생각한 선우진은 일단 설풍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사왕련과 관련된 일에 대한 결정은 어차피 그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형님?”

선우진의 질문에 설풍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동소운에게 물었다.

“혈풍사란 놈들이… 동가 가주님의 암중 세력이라는 게 확실합니까?”

그러자 동소운이 무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들은 이제껏 이상하게도 노마님의 수하들만을 습격해 죽여 왔습니다. 그리고 가주께서는 계속해서 놈들의 토벌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뤄 오셨지요. 무엇보다 이번에 놈들이 바로 정보를 얻어 설 공자님을 노린 것을 보면… 거의 구 할 확률로 정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설풍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선우진은 어쩐지 설풍이 무슨 결정을 내릴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의 눈에서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르기 시작한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설풍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다른 걸 다 떠나, 외조부님은 긍지 높은 무사셨네. 그런 외조부님의 가문이 마적 떼 따위와 손을 잡다니, 그것만큼은 절대 좌시할 수가 없군.”

그렇게 말한 설풍이 선우진을 바라봤다.

그러자 피식 웃음 지은 선우진이 대꾸했다.

“형님께서 좌시하실 수 없다니, 그럼 놈들의 운명은 결정된 거로군요.”

설풍과 선우진은 마주 보고 서로 씨익 웃음 지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치 않았다.

무언의 대화를 끝내고 설풍이 연태진을 바라봤다.

그러자 남자처럼 씨익 웃은 연태진이 말했다.

“복수를 부탁해요, 풍.”

진소은은 조신하게 웃으며 선우진에게 말했다.

“조심해 다녀오세요.”

그 후 설풍과 선우진은 증칠에게 말했다.

“잠시 쉬고 계십시오, 형님.”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평소라면 함께 가겠다고 길길이 날뛰었을 것 같은데, 이번만큼은 증칠도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동소운이 다급하게 말했다.

“설 공자, 지금 뭘 하시려고…?!”

그러자 설풍과 선우진이 바로 몸을 날렸다.

화아악!

“설 공자!”

동소운이 기겁하며 소리쳤다.

하지만 그녀는 두 사람이 놀라운 신법으로 장강 물을 두 번 박차고는 순식간에 다시 육지 위로 올라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촤악! 촤악! 타닥!

땅 위에 선 설풍은 내공을 실어 저 멀리로 멀어지고 있는 마적들을 향해 소리쳤다.

- 혈풍사!

거대한 내공이 담긴 외침, 마치 맹호와 같은 포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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