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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전선 비룡십삼대-351화 (351/359)

351화 결전-3

앞서 해청연이 다섯 명의 화경 고수들을 이끌고 나타났던 순간, 절망에 빠졌던 검성 해운백과는 달리 선우진은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었다.

‘됐다!’

그가 그렇게 기뻐한 이유는 다섯 명의 화경 고수 중 당대의 혈마인 전무광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검성을 꺾은 실력자인 그가 저 여섯 명 중에 섞여 있다면 상황은 극도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저들 정도론 아니었다.

여섯 명 중 독안괴검 서일의 얼굴을 확인한 선우진은 빠르게 바로 근처에 있던 용우신에게 전음을 보냈다.

- 용가주님! 괴검 서일과 함께 있는 저 흉안의 남자는 누구입니까?!

그러자 용우신이 바로 대답해 줬다.

- 저자는 잔리괴도 가추학이라네. 천하오괴 중 괴흉이라 불리는 자이지.

‘역시!’

천하오괴에 속하는 다섯 명은 아직 화경 초입의 경지에 머물고 있는 자들로 알려져 있었다.

게다가 협왕이라는 칭호와 달리 모용검의 경지도 사실 그리 높지 않다는 건 이미 알고 있지 않았던가.

혈마인 두 명 역시 사마여량에게 받은 정보나 지금 그들이 주는 느낌을 보건대 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감안한다면….

‘할 만해! 충분히 할 만하다!’

그것이 선우진의 결론이었다.

물론 객관적으론 여전히 열세인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우진이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월하환검무 때문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싸움의 승산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형산에서부터 함께 출발한 사람들에게 절강성으로 오는 동안 대연정심결과 월하환검무 일 식 비월을 전수해줬었다.

여령색마 손은상, 남해성녀 시서우, 용가주 용우신 세 명에게였다.

아무에게나 함부로 전하기엔 월하환검무가 너무나도 귀하고 위험한 무공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선우진은 시서우와 용우신 두 사람에게 그것을 전수하는 걸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것을 통해 강해질 수 있다면 이 세상이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절대 나빠질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다만 여령색마 손은상만큼은 조금 불안했다.

정사중간의 인물인 그녀는 악인은 분명히 아니지만 선인이라기엔 조금 애매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지.’

살짝 고민하던 선우진은 결국 이들에게 월하환검무를 절대 악용하거나 다른 이에게 전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고는 전수해 주기로 했다.

안타깝게도 절강성에서 만난 검성에게까지 전수해 줄 시간은 없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화경 고수 두 명의 전력을 극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 결정은 최고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여령색마 손은상이 최하위의 두 명이라곤 하지만 현 무림의 절대자 두 명을 상대로 오히려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었다.

모용검이 합류해 적이 세 명이 되긴 했지만 바로 이쪽 화경 고수 중 최하위인 청광진인을 투입해 균형을 맞출 수 있었으니 매우 훌륭한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자 선우진은 남은 혈마인 두 명을 상대하기로 한 사람들에게 차례로 전음을 보냈다.

- 부탁드립니다. 무운을 빕니다.

그의 목소리에 남해성녀 시서우, 용가주 용우신, 설풍이 차례로 대답했다.

- 저야말로 부탁드립니다. 부디 그녀를 구해주세요.

- 맡겨 두게, 공자!

- 무운을 비네, 진!

혈마인 두 명이 화경 초입급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곤 하지만 저들에다 육합검수 파천조, 무극패도 표서극까지 합세한다면 충분히 상대할 만하다는 게 선우진의 판단이었다.

원래도 저들보다 실력이 윗줄이었던 성녀 시서우의 실력이 월하환검무로 강화됐고, 역시 월하환검무를 익힌 용우신이나 설풍의 실력이 절대 만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설풍은 적안광혈공의 특성 탓에 월하환검무를 익히지는 못했지만 그 상태로도 선우진이 몽혼대법 안에서 거의 이겨보지 못했던 실력자였다.

그런 그들이라면 화경 초입급 고수 둘을 상대로도 절대 부족할 리 없었다.

그러니 이제 남은 건 역천혈마, 해청연 뿐이었다.

모두가 버텨주는 사이 그녀를 해결해야만 했다.

검성과 선우진, 단둘이서 말이다.

“청연아.”

검성의 처연하고도 애틋한 목소리에 해청연은 잠시 돌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이내 피식 웃음 짓고는 교태 어린 말투로 대꾸했다.

“이런 생각이셨군. 어쩐지 함정이 좀 부실하다 했지. 하지만… 안타깝구나. 너는 내가 아직도 해청연으로 보이느냐?”

그 말에 해운백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딸에게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투와 낯선 표정이었다.

확실히 그녀는 해청연이 아니었다.

그러자 그녀의 말에 대꾸한 건 해운백이 아니었다.

“그렇소. 제겐 당신이 여전히 청연 소저로 보이는구려.”

그렇게 대답한 건 선우진이었다.

그가 그렇게 대답하며 숲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나오자 해청연의 얼굴이 다시 한번 굳어졌다.

“네놈은… 선우진?”

하지만 선우진은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마치 역천혈마가 아닌 해청연에게 말을 걸듯 그녀를 부르기 시작했다.

“청연 소저, 거기 계시다는 걸 알고 있소. 부탁이오. 이제 그만 돌아와 주시오.”

선우진이 생각한 역천혈마를 상대하는 방법은 무력이 아니었다.

그녀를 무력으로 상대하는 건 지금으로선 어차피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검제 반중양이 주화입마에 빠져 있는 데다 알려진 만큼의 실력자가 아니었기에 사실상 그녀를 상대할 수 있는 고수는 사왕 괴갈현이 유일했었다.

아니면 많은 수의 화경 고수들로 압박하던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두 가지가 모두 불가능하게 된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제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은 역천혈마의 육신이 된 해청연, 그녀의 존재뿐이었다.

그러자 선우진의 말에 해청연이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청연이의 기억으로는 꽤 똑똑한 놈인 것 같았는데 지금 보니 영 멍청하기 그지없구나. 겨우 그런 희망에 기대어 목숨을 걸고 이런 짓을 했단 말이냐?”

그 말에 선우진은 빙긋이 웃음 지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역천혈마가 아니었다.

“지난번에 저와 진 소저를 살려 주셔서 감사하오. 그리고 백학노검 양문헌 노사와 벽리중 노사도 살려 주셨더구려. 그 안쪽에서 소저가 애써주신 덕분이란 걸 잘 알고 있소. 진심으로 감사드리오.”

“…뭐라고?”

지난번 해청연은 진소은에게 심각한 중상을 입혔었다.

하지만 죽이지는 않았다.

그때 그녀는 당여은을 죽이러 간다며 마치 선우진의 선택을 시험하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말했었다.

하지만 역천혈마를 잘 알고 있는 묵랑의 얘기는 좀 달랐었다.

- 이상하군. 역천혈마는 자신에게 효용이 없는 인간들을 살려두는 성격이 아닐세. 결벽증이라고 할 만큼 자신의 편이 아닌 모두를 깔끔하게 죽이곤 했지. 그녀가 진 소저를 살려 자네의 선택을 시험한다? 왜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그냥 죽여 버리면 간단한 것을.

그 말에 선우진은 의심을 가지기 시작했었다.

어쩌면 역천혈마가 해청연의 육신을 완벽히 제어하지 못한 상태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 의심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그거 말고도 많았다.

그때 자신을 죽이려다 멈췄던 역천혈마가 마치 해청연을 달래듯 혼잣말을 하지 않았었던가?

게다가 당여은을 죽이러 간다던 해청연은 당여은은커녕 당여은의 의조부인 백학노검 양문헌과 제운검객 벽리중도 죽이지 않았었다.

놀랍게도 양문헌은 큰 부상을 입었지만 살아 있었고 벽리중은 아무런 부상 없이 그저 기절만 시켰었던 것이었다.

물론 당여은을 지켜 줬다는 봉두난발의 검사, 아마도 마유겸일 그는 확실히 죽은 것 같긴 했다.

하지만 해운백과 손은상의 얘기를 들어 보건대 둘 사이에선 엄청난 결전이 있었다는 것 같았다.

그 소식을 들은 묵랑은 이렇게 말했다.

- 그건 아마 내가 현신했던 거였을 걸세. 마유겸의 실력만으론 역천혈마의 상대가 될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일세. 만약 그랬다면 그녀로서도 그를 살려서 제압하기엔 여유가 없었겠지.

그 모든 사실을 종합한 결과 선우진은 마침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청연 소저가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거였군요. 하긴, 그 소저가 다른 누구한테 자기 몸 빼앗기고 쫓겨날 사람이 아니긴 하죠.’

- 그래, 희박한 확률이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나도 그렇게 생각되는군.

그런 결론을 내린 선우진은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해청연이 아직 역천혈마에게 먹히지 않은 채 그녀의 몸속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면 그녀를 되돌리는 것도 가능하단 뜻이었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역천혈마의 행동에 제약을 줄 만큼이나 강하게 남아 있다면 그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만약 우리가 그녀를 그 안에서 나오게 할 수만 있다면 말이지.’

해청연을 상대하기로 한 사람들이 검성 해운백과 선우진 자신인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무력을 고려한 것이 아닌 그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고려한 인선이었던 것이었다.

선우진은 손에 굳게 쥔 홍연검의 감촉을 느끼며 그녀에게 말했다.

“소저, 아주 잠시라도 좋소. 아주 잠깐만이라도 역천혈마를 막아주실 수 있다면 반드시 소저의 몸을 놈에게서 돌려드리겠소. 나를 믿으시오.”

그러자 해청연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녀는 막 싸움을 시작한 혈마인들과 남해성녀 시서우 쪽을 슬쩍 바라보고는 이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선우진에게 대꾸했다.

“나를 믿어달라라…. 그것참 뻔뻔한 말이로구나. 청연이가 잡혀가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애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놀아난 녀석이 그딴 소리를 하다니 말이야. 오호호호! 대체 뭘 보고 널 믿어달란 말이냐?”

그녀의 말에 선우진은 이를 악물었다.

선우진으로선 매우 곤란한 말이 아닐 수 없었다.

해청연이 당연히 마음 상해할 수밖에 없는 말.

그녀가 힘을 내주기를 바라는 선우진 입장에선 가장 반박하기 힘든 말이었다.

또한 그는 해청연이 형산파에 처음 나타났을 때 당여은과의 관계를 알게 된 이후로 그녀가 아닌 역천혈마의 의식이 표면에 드러났었다는 사실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니 해청연의 의식을 표면으로 끌어내려면 저 말을 어떻게든 반박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도 있었다.

한편으론 그 말이 오히려 희망이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선우진은 역천혈마의 반응을 보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역시, 역천혈마는 그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구나.’

지금 역천혈마는 일부러 해청연을 흔드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우진은 그것이 역천혈마가 검성과 자신의 등장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역천혈마가 참전하지 않은 전황은 전체적으로 선우진의 일행들 쪽이 유리한 상황이었다.

여령색마 손은상과 청광진인은 모용검을 비롯한 세 명의 화경 고수를 상대로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고, 새로 혈마인들과 싸우기 시작한 남해성녀 시서우 쪽도 밀리지 않고 있었다.

설풍과 용우신, 그리고 육합검진이 화경 고수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선전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만약 완전히 해청연의 육신을 장악했었다면 더 전세가 기울기 전에 빨리 손을 쓰면 썼지 굳이 여유를 부리며 저런 말을 했을 리가 없었다.

묵랑 또한 그렇게 말했다.

- 해 소저의 아버지인 검성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군. 그저 자네에 대해서만 비난하고 있어.

‘예, 저도 느꼈습니다. 저런 말을 하는 게 오히려 육신의 주도권을 아직 완전히 얻은 게 아니라는 반증이겠죠. 아직 청연 소저의 눈치를 봐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럼 이제 남은 숙제는 한 가지뿐이로군.

‘그렇죠. 역천혈마의 방해를 뚫고 청연 소저만 불러낼 수만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일도 절대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역천혈마의 지금 저 말에 반박을 할 수 있어야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위험에 빠진 해청연을 외면한 채 다른 여자와 놀아났다는 비난에 대해서 말이다.

선우진은 이를 갈며 생각했다.

‘진짜 억울하군요. 당시에 제가 청연 소저와 특별한 사이였던 것도 아니고, 그녀가 제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전혀 몰랐는데 말입니다.’

그러자 묵랑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 억울해하지 말게나. 그녀의 마음을 알았다고 해서 당 소저가 아닌 그녀를 선택할 것도 아니었지 않은가?

‘그건… 그렇지만요.’

설사 이 상황을 알게 된 상태로 시간을 돌린다 해도 그 선택이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가 사랑한 여인은 해청연이 아닌 당여은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청연 소저에게 그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겠죠?’

- …나도 여인의 마음에는 무지하지만 그건 진짜 멍청한 일일 것 같긴 하군. 최대한 그녀의 마음을 달래야만 하는 이때 굳이 그녀를 더 자극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말일세.

그랬다.

지금은 해청연의 마음을 어떻게든 달래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여인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선우진에게 있어 가장 자신 없어 하는 부분 중 하나라는 점에 있었다.

그가 마음속으로 탄식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다시 되돌아왔을 때 그런 방면에도 좀 더 노력을 기울여 볼 걸 그랬습니다.’

- 그래, 다음 기회가 또 있다면 노력해 보게.

하지만 그런 기회가 또 있을 리 없다는 건 두 사람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선우진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역천혈마의 말에 반박하는 대신 고래로 내려온 선조들의 지혜를 빌리는 방법을 말이다.

그 방법은 바로 장수가 아닌 말을 쏘는 것이었다.

선우진은 여유 있는 웃음을 가장하고는 그녀의 말에 대꾸했다.

“역시. 그런 말로 청연 소저를 흔들려는 걸 보니 아직 그녀의 육신을 완전히 차지하지 못한 모양이로구나, 역천혈마. 하긴, 청연 소저가 너 따위에게 몸을 빼앗길 정도로 호락호락한 여인이 아니지. 내가 아는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이거든.”

그 말에 해청연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그리고 선우진은 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는 걸 놓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느냐? 지금 나한테만 계속 말을 걸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니냐? 괜히 검성 어르신과 대화를 나누다 청연 소저를 자극하면 안 될 테니까.”

그렇게 말한 선우진은 해청연을 향해 절절하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소저, 아마도 역천혈마는 저런 식으로 소저를 계속해서 흔들어 왔을 것이오. 물론 지혜로운 소저가 저런 말에 넘어갔던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오. 아마도 그 안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거겠지요. 하지만 소저, 부디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시오. 검성 어르신과 나는 지금 소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오.”

그러자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며 순간순간 표정이 변했던 검성 또한 급히 말을 더했다.

“그래, 청연아! 이 아비도 너를 믿는다! 부디 돌아오거라!”

그 순간이었다.

해청연이 갑자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인상을 찡그렸다.

“으윽!”

그러고는 쥐어짜듯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 버지.”

그 말에 검성과 선우진은 경악했다.

처음 듣게 된 역천혈마가 아닌 해청연의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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