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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은 없지만 아카데미에서 꿀빱니다-47화 (48/226)

§ 47화

방과 후. 야자를 빠진 나는 동자귀에 대해 생각했다.

동자귀와 마주친 생도는 정신력이 낮으면 기절한다. 그리고 도서관에 있는 생도들의 정신력으론 동자귀에게서 버틸 수 없다.

기절.

얼핏보면 단순할 지도 모르는 패널티지만, 이건 심각한 문제였다.

동자귀를 시간이 지나서라도 잡으면 상관없겠지만, 만약 녀석을 잡지 못하면?

“전원 사망엔딩.”

동자귀에게 의식을 빼앗긴 생도는 두 번 다시 깨어나지 못하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리니까.

“최악의 경우 한세연을 동원하면 그만이긴 한데.”

고위마수인 모르도의 깡딜이라면 제아무리 마력이 통하지 않는 동자귀라도 찢겨나갈 수밖에 없다.

다만, 그렇게 되면 한세연의 정체가 밝혀지기에 최악의 상황에서나 쓸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따로 생각해둔 방법이 있긴 하다.

[까악! 까악!]

창가에 서서 서하린이 가져다 준 적마석을 열심히 쪼아먹는 불사조.

모든 이형을 베어버리는 검성의 능력과는 다르지만 불사조 또한 신령스러운 존재였다.

귀신과는 상극에 놓인 신수이니 당연히 불사조의 불길은 동자귀에게도 먹혀들어 간다.

【불사조 Lv.1】

“레벨 1짜리가 먹혀봤자 거기서 거기겠지만······”

다만, 불사조에게는 ‘포만감’이라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경험치로 치환이 가능한 에너지.

그렇다면 과연 이 포만감을 써서 일시적인 능력치 상승을 꾀할 수는 없을까? 가능하다고 본다. 경험치 상승부터가 크게 보면 능력의 상승이니까. 불사조가 자의로 협조할 리는 절대 없겠지만······

“죽기 싫으면 알아서 협조해야지.”

[끼악?]

“아무것도 아니야. 먹어, 먹어.”

퍽! 퍽!

고개를 갸웃하던 불사조가 다시금 적마석을 쪼아먹는다. 나는 턱을 쓸었다.

“음, 이 문젠 일단 해결됐고, 중요한 건 히든피스를 얻어야 한다는 건데······”

이 동자귀 에피소드에는 숨겨진 히든피스가 존재한다. 나는 천우진이 그 히든피스를 얻게 되는 스토리를 떠올렸다.

동자귀에 의해 강제로 게임에 참가하게 된 72명의 생도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이어지며 생도들이 하나둘 픽픽 쓰러진다.

그런데, 이 동자귀란 놈은 정말 X새끼다.

다다다다 달려가서 멈춰있는 생도들의 얼굴에 고개를 쑤욱 들이밀곤 뚫어져라 쳐다본다.

그러곤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기미가 보이면 바로 탈락. 탈락된 생도는 기절한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기절이 아니라는 거다.

동자귀에 의한 기절은 ‘정신의 사망’을 의미한다. 동자귀에게 정신력을 모두 빼앗겨 뇌사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동자귀를 제거하면 빼앗긴 정신력이 돌아와 의식을 되찾는다지만, 그러지 못하면 생도 전원의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끝나가는 시점.

통과선이 되는 도서실의 입구를 앞에 두고, 니콜라이가 동자귀에게 걸린다.

그때, 니콜라이를 대신해 자진해서 동자귀의 시선을 끌게 되는 것이 바로 천우진이었다.

보다못해 용기를 내 나선 천우진은 동자귀와 마주하고, 탈락한다.

갈림길은 여기서 나타난다.

의식이 저하되는 선에서 그치느냐, 아니면 의식을 잃고 죽겠느냐.

정신력이 약한 생도들과 달리, 천우진에게는 선택지가 있었다.

물론, 상식적으로는 전자를 택하는 게 맞겠지만, 여기선 후자를 택하는 게 정답이었다. 그래야지만 히든피스 퀘스트가 뜨니까.

죽음을 받아들이고, 침잠해 들어간 의식은 표면의식을 넘어, 심층의식. 즉 내의식에 도달하게 된다.

보통 다 여기서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리지만, 천우진은 주인공답게 가까스로 의식의 끈을 부여잡는다. 그리고 히든피스를 얻는다.

상념에서 벗어난 내가 중얼거렸다.

“그냥 죽으면 되겠지?”

[상급 부동의 각인Lv.3]

부동의 각인도 있는데 설마, 뭔 일이야 있겠어.

***

정숙한 가운데, 사각사각. 필기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제 1도서관의 야자시간.

시간이 흘러 사위가 어둑해질 무렵, 필기 소리 사이로 이상한 웃음소리가 끼어든다.

【까르르르······.】

【까르르르······.】

“뭐야? 누가 웃는 거야?”

“조용히 해. 공부하는데 방해되잖아.”

도서관을 울리는 웃음소리에 생도들이 웅성거렸다. 그렇게 그들이 웃음소리의 주범을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릴 때, 생도 하나가 떨리는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다, 다들 저기 봐!”

“뭐가··· 허억!”

“꺄아악!”

도서관의 입구.

2M가 넘어가는 키에, 분칠을 한 듯 하얀 피부를 가진 어린아이가 기괴하게 웃는 얼굴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까르르르······.】

【까르르르······.】

“흐억, 저거 뭐야!”

“···마, 마수?! 아니, 마인인가?”

마인이 나타났다 판단한 생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무기를 드는 등, 소란을 피웠다.

그때, 아이를 유심히 바라보던 일레인이 버럭 소리쳤다.

“공격하지 마!”

“왜 그래, 일레인?”

“저건 마인이 아니야. 귀신이야!”

과연, 웃는 아이에게선 어떠한 마기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생도들이 일어나건 말건, 여전히 소름끼치는 웃음만 흘리고 있을 뿐이었다.

“미친, 귀신이라고?”

“어떡해, 나 무서워······”

아이가 귀신이라는 걸 알게 된 생도들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그도 그럴 것이, 마력주 기간에 나타나는 귀신은 마인보다도 훨씬 위험한 존재였다.

마인은 맞서 싸울 수라도 있지, 귀신은 마력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으니까.

“무기 집어넣어. 귀신을 자극하면 안 돼.”

귀신은 먼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격을 받으면 어떤 돌발행동을 취할지 알 수가 없었다.

“공격하지 않으면 저걸 무슨 수로 잡아?”

“못 잡아.”

질문을 던졌던 은가예가 미간을 좁혔다.

“못 잡는다고?”

“응, 샤먼이 아니면 귀신에게 타격을 주는 건 어려워. 당장 나도 모르겠어.”

일레인이 자신 없는 태도로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전문적인 샤먼이 아니었다. 저주술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샤먼의 소양을 일정부분 갖추었을 뿐이다.

“교수님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끌거나 원하는 걸 들어주고 보내는 수밖에 없어.”

귀신은 원하는 걸 성취하면 돌아간다.

여전히 아카데미를 떠돌기야 하겠지만 ‘마력주’가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까르르르······.】

【까르르르······.】

생도들이 무엇을 하건, 여전히 웃음을 흘리고 있는 귀신, 동자귀.

일레인이 동자귀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거짓말같이 동자귀의 웃음이 뚝. 그쳤다. 기괴하게 휘어진 눈이 일레인을 향한다.

【나랑 놀자! 놀아줘!】

침을 꼴깍 삼킨 일레인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응, 놀아줄게.”

순간, 동자귀의 목소리가 분열되듯 수십, 수백 개의 음성이 도서관을 메아리쳤다.

【정말? 나랑 놀아 줄 거야? 놀아줄래? 놀아줄 거지? 놀자! 놀아줘! 놀아! 같이 놀자!】

【놀아 줄 거야? 놀아 줘··· 놀아줄 거지? 놀자! 놀아··· 같이 놀자··· 놀러 가자··· 놀···】

【놀자··· 놀아 줘··· 놀아줄 거지?】

그 소름 끼치는 광경에 생도들은 숨을 죽였다. 일레인이 다시 침착하게 물었다.

“뭐를 하고 놀면 될까?”

【······무궁화꽃! 내가 술래! 술래할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자귀가 입구의 기둥으로 등을 돌리고 섰다.

그리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끼이이익─

동자귀의 목이 돌아갔다.

***

······도서관에서 소란이 벌어지고 나서 얼마 후. 나는 기숙사를 나와 느긋하게 제1 도서관으로 향했다.

미리 가서 할 것도 없으니 느지막이 가서 몰래 도서관 창가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니콜라이가 당할 때 끼어들면 되겠지. 그전에 기절한 놈들이야 어쩔 수 없는 거고.”

게임을 하는 거야 생도들의 몫이다. 나는 히든피스만 챙기면 되었다. 겸사겸사 구경도 좀 해주고.

“그나마 일레인이 있어서 다행이네.”

천우진도 없는데, 일레인까지 없었다면······ 어휴,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동자귀같은 귀신은 신출귀몰해서 속박을 하지 않으면 정말 잡기가 까다웠으니까. 일레인이 귀신을 묶은 뒤에야 뭐.

“우리 불사조가 알아서 하겠지.”

그러라고 포만감 넉넉하게 채워놨으니까.

그나저나.

“어휴, 팔자도 좋아.”

나는 어깨를 보며 혀를 찼다.

적마석을 전부 쪼아먹은 불사조는 인장의 이공간으로 돌아간 뒤였다.

적마석만 가져오면 까악까악대면서 입만 잘도 벌리는 놈이, 그 외의 시간에는 무슨 짓을 해도 깨어나지를 않는다.

주인은 야밤에 나와서 도서관 간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정작 어깨에 얹혀사는 놈이 잠이나 퍼질러 자고 있다니.

“그래, 푹 자둬라.”

넌 뒤졌다.

나는 도서관의 뒤에 난 창문을 조용히 타 넘었다.

그렇게 비어진 창가 자리에 느긋하게 기대앉았다. 하지만 이런 나를 눈치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기척차단>Lv.2의 능력이었다.

이제 게임이나 느긋하게 감상하다가 때가 되면 끼어들면 된다.

“와우.”

과연, 도서관 내부의 상황은 꽤나 흥미진진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기절한 생도가 바닥에 수두룩했고, 동자귀는 생도 하나를 붙잡고 언제 움직이나 지이잉-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진짜 야비한 새끼네.”

저 아이컨택하는 거 봐라. 저러는데 안 움직이는 게 이상하겠다.

마냥 쳐다만 보는 거면 모를까, 동자귀는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정신력을 깎아 먹는 놈이니까. 그런데······

“응?”

동자귀가 압박하는 생도가 어째 좀 낯이 익었다.

은발, 푸른 눈, 가슴의 곰 인형······

“시발.”

일레인이었다.

***

【무~궁~화~꽃~이······】

느릿하게 늘어지던 목소리가.

【피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완성된다.

파밧!

번개처럼 돌아가는 고개. 몸은 내버려 둔 채 목만이 돌아간다.

“헛!”

“아, 안돼!”

미처 움직이던 몸을 멈추지 못한 생도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그리고.

털썩, 털썩 털썩······

눈을 까뒤집은 생도들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순식간에, 10명이 줄어든 장내.

“후우, 후우.”

일레인은 숨을 몰아쉬며 가파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하마터면 멈추지 못할 뻔 했기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선천적으로 약한 몸이 떨리며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때 동자귀와 눈이 마주쳤다.

“!”

파바바바바박!

미친 듯이 달려온 동자귀가 그녀의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일레인의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이상하다. 분명 움직인 것 같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이잉- 뚫어져라 쳐다보는 동자귀.

일레인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머리가 하얗게 물들며 현기증이 찾아왔다.

‘안···돼.’

순간 몸이 휘청였다. 그리고, 동자귀가 눈을 번뜩였다.

【움직인······어?】

동자귀가 당황한다.

일레인은 휘청이던 몸을 누군가 받쳐주는 것을 느꼈다.

그 누군가의 고개가 내려온다. 조용히 하라며 입가에 검지를 올려 보이는 남자.

일레인의 눈이 커졌다.

‘······이해솔?’

이해솔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고 있던 것이다.

그럼 동자귀는?

“······!”

무심코 눈을 돌린 일레인은 입을 틀어막았다. 숨소리조차 내쉬지 못했다. 그녀의 바로 코앞에, 동자귀의 얼굴이 다가와 있었다.

그런데, 동자귀의 행동이 어딘가 이상했다.

【응? 이상하다?】

고개를 200도 가량 뒤튼 기괴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찾듯 그녀를 쳐다보는 동자귀.

그제야 일레인은 동자귀가 자신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어디 갔지?】

의아한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던 동자귀가 술래 자리로 돌아가고, 일레인은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하악, 하악, 하악.”

이해솔이 그런 그녀를 창가의 자리에 데려가 앉혔다. 일레인의 놀란 눈이 이해솔을 향한다.

“하악, 어, 어떻게 한, 거야?”

그녀는 동자귀가 자신을 발견하지 못한 게 이해솔이 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알 필요 없고, 좀 쉬어라. 너 지금 얼굴 창백하다.”

“······하악, 으, 응.”

어떻게 된 조화인지는 알 수 없으나, 둘이 대화를 함에도 동자귀나 생도들은 그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일레인은 고개를 돌려 여전히 계속되는 게임을 바라보았다.

72명이었던 생도 중, 일어서있는 생도는 절반이 조금 안 되는 수준이었다.

이는 동자귀의 기습적인 행동과, 다가와서 주시하는 기행으로 인한 탓도 있지만, ‘정신력’의 영향을 받은 것이 가장 컸다.

동자귀의 영역이 되어버린 도서관에서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신력이 선행되어야 했으니까. 정신력이 약한 생도는 몸을 가누기가 어려웠다.

한편, 일레인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동안에도 나는 그녀의 손목에 올려진 손을 떼지 않았다.

<기척차단>Lv.2

─신체에 접촉한 사물이나 생명체의 기척을 함께 차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일레인을 동자귀에게서 구할 수 있던 이유였다. 기척이 차단되면 귀신이라도 알아볼 수가 없는 법이니까.

그렇게 일레인의 팔목에 손을 얹은 채, 게임의 진행을 지켜보던 나는 나서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알았다.

‘니콜라이.’

초자연 현상, 특히 귀신이라면 기겁하는 니콜라이의 앞에 동자귀가 고개를 쑤욱 들이밀고 있었다.

그 눈빛 아래, 니콜라이는 아예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죽으러 갈 시간이었다.

“해솔?”

“여기 조용히 있어. 뭔 일이 있어도 놀라지 말고.”

“······?”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일레인을 내버려 둔 채, 나는 동자귀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충격적인 장면.

이를 지켜보던 일레인의 눈이 경악으로 부릅떠졌다.

***

동자귀의 미친 게임에 휘말린 생도들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다, 다 죽었어.’

‘모두 끝이야.’

동자귀는 그들을 어떻게 해서든 움직이게 하려고 갖은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하물며, 죽어 나가는 동기생들이 그들의 정신을 뒤흔들고 있었다.

【무.궁.화.꽃.이······】

다시금 끔찍하게 울려퍼지는 동자귀의 목소리. 생도들은 억지로 느릿하게나마 몸을 움직였다.

이전과 같은 자리에 서있다면 그 역시, 동자귀의 표적이 되어버렸으니까.

그렇게 모두가 충격과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저벅저벅.

선명한 발걸음 소리가 도서관을 울렸다.

발걸음의 주인을 본 생도들의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그리고.

【······피었습니다!】

파밧!

번개처럼 고개를 돌리는 동자귀.

저벅저벅.

걸음소리가 울려퍼진다.

【탈락! ······응? ···뭐야?】

동자귀가 당황한다.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 탈락!탈락!탈락!탈락! 탈락!탈락! 】

소름 끼치게 반복되는 동자귀의 목소리.

저벅저벅.

이에 아랑곳없이, 발걸음의 주인은 계속해서 나아갔다. 니콜라이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해솔······?”

동자귀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의 주인은 바로 이해솔이었다.

“이런!”

찰나, 니콜라이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 또한 귀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귀신은 자신이 정해 놓은 규칙을 어기면, 분노한다는 것을.

그리고 분노한 귀신은······

【죽어어어어어!】

얼굴이 흉신악살처럼 무섭게 일그러진 동자귀가 푸른 마력체로 화하더니, 이해솔에게로 달려들었다.

“이해소오올!”

니콜라이가 달려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번개처럼 달려든 동자귀가 이해솔을 덮치고, 녀석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으니까.

털썩.

동자귀를 흡수한 이해솔은, 그렇게 쓰러졌다.

그건, ‘죽음’이었다.

······한편, 동자귀를 받아들인 나는 녀석에게 붙들린 채 의식이 바닥으로 침잠해 들어갔다.

그런 내 앞으로 떠오르는 메시지.

[히든피스가 발동합니다!]

[메인 퀘스트 : 내의식의 바다에 진입하세요!]

[보상 : 칭호 【영혼의 선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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