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도, 엑스트라도, 하다못해 악역도 아니고 주인공에 빙의했다.
온갖 고난과 역경, 핍박을 딛고 황제가 되는 주인공에.
“거짓말이지, 이거?”
문제는 주인공이 황제가 된 후도 아니고, 황제가 되려고 움직이는 중도 아닌,
하필이면 온갖 고난과 역경과 핍박을 받는 유년시절에 빙의했다는 거였다.
난데없이 고난이 예정된 주인공에 빙의 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이곳의 등장인물들은 소설의 흐름에 따라 착실하게 나를 괴롭혀 댔다.
“예법을 다시 배워야겠군.”
간신히 살아난 나를 보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주인공의 아버지, 황제부터.
“잘 어울리는구나. 계속 그렇게 살렴. 오물에 범벅이 된 채로.”
사사건건 나를 멸시하는 새엄마 황후에.
“너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모든 게 다 네 탓이야!”
죽어라 나를 원망하는 이복 여동생.
그리고 기타 등등 자잘한 엑스트라 악역들까지.
이걸 참고 견뎌 황제가 되는 게 주인공에 빙의한 내 운명이란다.
“내가 왜? 어째서? 빙의 당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괴롭힘까지 받아야 해?”
원작이고 황제고 나발이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어차피 뭘 해도 미움받을 설정이라면, 그냥 막 나가기로 했다.
‘망나니로 살다 도망이나 가야지.’
그런데…….
“대단한 안목이세요!”
나 편하려고 시작한 일들은 손대는 족족 대박으로 이어지고.
“친절하고 상냥하신 레이지나 황녀님.”
내 망나니짓은 오해를 불러오며.
“황제가 되어라.”
무슨 영문인지 졸지에 황제까지 되게 생겼다.
나 과연 이 황궁에서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까?
#책빙의 #황녀여주 #원작대로 흘러가면 황제가 될지도 모르는 운명 #원작을 파괴하자 #망나니 꿈나무 여주 #망나니짓 했는데 사랑을 받는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뽀시래기 남주와 조연들을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