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다.
눈앞에 있는 괴물이 아가리를 벌리는 모습이 보였다.
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조금만 더 일찍 알았다면 어땠을까?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쓰레기였다는 걸.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 칭송받는 유명그룹 막내아들.
그게 몇 년 전까지 나를 지칭하던 단어였다.
병신새끼.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놈이 욕심만 많아서 탐내지 말아야 할 걸 탐낸 대가가 바로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그동안 내가 저질렀던 잘못들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한 남성을 죽도록 패는 장면.
여성에게 모욕주는 장면.
사람들에게 막 대하던 장면.
수많은 장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이게 주마등이란 걸까?
허! 참 쓰레기 같이 살았구나.
내가 한 것이라곤 모두 누군가에게 패악을 부리는 장면뿐이었다.
아버지 말대로 돈이나 쓰면서 죽은 듯이 살 걸 그랬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욕심을 부렸을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았고 아무도 나를 따르지 않았다.
허수아비조차 되지 못하는 허망한 삶이었다.
괴물의 아가리가 천천히 다가온다.
나를 씹어먹기 위해서.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다음 세상이 있다면 그냥 적당한 삶을 살고 싶다고.
그냥 그렇게 남들처럼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도중 시야가 암전되었다.
끔찍한 고통과 함께.
*
*
*
“헉!”
깜짝 놀라며 눈을 뜬 나의 눈에 들어온 건 호화로운 모습의 방과 한 명의 여성이었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8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방에서 살았었다.
응? 8년 전? 내방이라고?
난 분명 죽었는데?
눈앞에 보이는 이 여성은 분명 아주 예전에 자신을 메이드라 소개하던 여자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도련님 괜찮으세요?”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곤 나를 향해 물어왔다.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더라?
몇 년을 내 곁에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니 참 병신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이 뭐지?”
“네? 네! 이현지입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몇 년을 내 옆에 있었어도 이름을 물어본 적이 없던 나였으니까.
그저 야, 너 그런 식으로 그녀를 불렀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 이현지 씨. 여기가 어디지?”
“도련님 방안인데요?”
그걸 물은 게 아니었다.
이곳이 뭐 사후세계라거나 아니면 사후세계라던가 그런 걸 물은 거였다.
“그럼 이현지 씨가 왜 여기에 있지?”
“도련님 담당 메이드니까요.”
그녀는 약간 주눅이 들었는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긴 내가 좀 패악을 부렸어야지.
잠깐 패악? 여기가 만약 저승이면 그녀가 나에게 주눅 들 필요가 없지 않나?
“이현지 씨? 혹시 죽어봤어?”
“그, 그게··· 죄송합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죄송하다는 이 여자를 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설마? 아니 그럴 리 없어.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과거로 돌아왔다는 생각 따위가 진실일 리 없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지금이 몇 년도지?”
“···2019년이요.”
잔뜩 쪼그라든 채로 대답을 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생각에 잠겼다.
10년 전? 내가 24살 때인가?
분명 꿈은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감각이 너무 선명하고 생생했으니까.
“나가봐. 그리고 찾기 전까진 절대로 들어오지 마. 알았어?”
“네!”
그녀가 나가자 나는 몸을 일으켜 문을 잠가버렸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시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이 너무 혼란스러웠기에 내가 선택한 것은 이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었다.
분명 수면제가 어디 있을 텐데.
어렸을 적 나는 수면제를 달고 살았었다.
고풍스러워 보이는 책상의 서랍을 하나둘 열어보며 수면제를 찾았다.
세 번째 서랍에서 하나의 약통을 발견한 나는 그것이 수면제라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손바닥에 약을 대충 털어서 입에 넣어 버렸다.
그리곤 바로 침대로 올라가 눈을 감았다.
만약 다시 이곳에서 눈을 뜬다면 10년 전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
“헉!”
여긴 또 어디지?
다시 눈을 뜬 곳은 내 방이 아니었다.
조금 더 작은 어떠한 공간.
다만 이상한 것은 내 메이드라 주장하는 여자가 옆에서 나를 보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이 여자는 왜 자꾸 따라다니는 거지?
“의, 의사 선생님!”
이라고 하며 밖으로 뛰쳐나가는 그녀를 보고 이곳이 병원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수면제를 먹고 병원으로 실려 온 건가?
잠시 후 의사 가운을 입은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와 젊은 간호사가 급히 뛰어 들어왔다.
“유선우 씨? 제 말 들리세요?”
의사의 말이 들림에도 나는 생각에 잠겨 가만히 있었다.
이 상황은 도대체 뭐지?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정말 맞는 걸까?
돌아왔다고? 과거로?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에는 말이 되지 않았다.
의사로 보이는 남자는 계속해서 나에게 뭐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혼란으로 가득 찬 내 머릿속은 그의 말을 하나도 듣지 않고 있었다.
한참을 떠들던 의사는 내 눈을 벌리며 약간 커 보이는 펜을 대고는.
딸칵-
“씨발!”
불빛을 비췄는데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와 버리고 말았다.
의사가 당황했는지 헛기침을 몇 번 내뱉고는 나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지 않으세요?”
“물어볼 게 있는데.”
내 머리가 어떻게 된 건가?
“네. 말씀하세요.”
“내가 정신이 이상해진 건가?”
의사는 내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검사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으십니다. 혹시 수면제를 복용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그냥. 심심해서.”
지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이 생각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대충 둘러댔다.
역시나 그는 당황했는지 헛기침을 남발했다.
“검사 결과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십니다. 바로 퇴원하셔도 되지만 혹시 모르니 며칠 더 상태를 지켜보다가 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퇴원하도록 하시죠.”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사가 간호사에게 뭔가를 지시하곤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현지 씨. 내가 분명 부르기 전까지 들어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그게··· 제가 아니라 형님분께서···.”
형이 나를 찾아온 거였어?
형을 생각하자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나에게 항상 면박을 주면서도 며칠에 한 번씩은 꼭 내 방을 찾아왔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얼굴만 보고 나가던 모습이 떠올랐다.
“나가봐.”
“그게··· 회장님께서 꼭 옆에 붙어 있으라고 하셔서요···.”
아버지가?
그럴 리가? 내가 차라리 죽길 바라실 텐데?
항상 나를 보면 하시는 말씀이 떠올랐다.
“나가 죽어!”
항상 나를 보면 하시는 말씀 중 마지막을 장식하던 말.
오랜만에 한 번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가 오셨었나?”
“네.”
또 들리시진 않겠지?
세간의 눈 때문에 한번은 들릴지 모르지만 두 번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화장실 좀 다녀오지.”
“모실게요.”
나를 부축하는 그녀를 뿌리치려 했지만 일어나는 순간 눈앞이 핑 돌았다.
어지러움이 몰려왔기에 어쩔 수 없이 그녀의 부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화장실로 들어섰는데.
“나가보지?”
“네?”
화장실에 들어왔음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자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나가란 말 안 들리나?”
“그게···”
그녀를 보니 순간 눈앞으로 어떤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앞으로 내 오줌은 니가 받아라.”
술에 취한 채 그녀에게 욕설을 내뱉으며 바지를 벗던 모습이었다.
그녀는 어디선가 통을 들고 와서는···.
잠깐!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맞아. 그것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술에 취해 그녀를 놀린 것뿐이었다.
그럼 이 여자는 왜 안 나가고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는 거지?
“그게··· 회장님께서 화장실도 따라가라고··· 하셔서요.”
그러니까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화장실도 따라가라고 했다는 건가?
이 여자는 그걸 진심으로 받아들인 거고?
“괜찮으니까 나가! 어디 여자가 남자 오줌 싸는데···”
말하다 보니 뭔가 이상해졌다.
이 말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닌 것 같은데?
“나가! 안 나가? 성질 나오기 전에 나가!”
그제 서야 그녀는 움찔하곤 밖으로 나갔다.
나도 이상하지만, 쟤도 만만치 않은 것 같네.
하긴 요즘 시대에 메이드가 웬 말이야.
그건 그렇고, 지금 내 나이가 24이란 말이지?
정말로 돌아온 건가?
분명 꿈은 아니다. 나는 죽었으니까.
그때 내가 죽어가며 느꼈던 감각이 이렇게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꿈일 리가 없었다.
혹시?
정신을 집중해 몸 안을 살피자 아주 적은 양이지만 마력이 느껴졌다.
각성자의 증표라 불리는 마력.
그랬다. 나는 각성자였다.
물론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23살 겨울 눈이 펑펑 쏟아지던 날 각성을 했었다.
일반적인 각성보다 약간 늦은 각성이긴 했지만, 그 누구와도 차별화되는 특이한 능력을 각성했다.
균열이라는 특성을.
내 특성은 균열을 열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그 균열을 통해 나온 존재는 모두 내 뜻에 따른다.
그게 사람이든 곤충이든 짐승이든 괴물이든 모두가 그 균열을 통하면 내 통제하에 있게 되었다.
물론 오래 열 수도 없고 어떤 존재가 튀어나올지 알 수도 없지만 아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거기다 지금 열 수 있는 균열이라고 해봐야 손톱만 한 크기일 테고.
나는 죽도록 노력해서 이걸 주먹만 한 크기로 만들었다.
그 주먹만 한 균열을 열기 위해 1년이란 시간을 투자해야 했지만.
물론 죽도록 노력했다는 것조차도 그때의 내 기준일 뿐이다.
망나니가 노력은 무슨 노력. 그저 아버지와 형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하루 이틀씩 방안에 틀어박혀서 좀 하다가 금방 싫증 내고는 술이나 먹으러 돌아다녔다.
그러다 또 사고를 치고 혼나면 방안에 틀어박혀···
생각보다 열심히 했네?
나가자마자 사고를 친 걸 생각하면 거의 매일 방안에 틀어박혀 있었던 거니까···.
똑똑-
“도련님! 도련님!”
생각에 잠겨있던 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왜 불러?”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아무 일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니 할 일이나 해.”
아, 니 할 일이 이거구나?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주세요.”
“그래.”
균열이나 열어볼까?
아무리 병원이라도 탐지기는 없을 거였다.
아니 있다고 해도 손톱만 한 구멍을 탐지하는 건 힘들 거다.
거기다 소형 탐지기의 가격은 엄청나니까.
아니 탐지기 자체의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우리 집을 탐지하는 그것의 가격은 가볍게 천억을 넘어선다.
물론 집이 좀 넓긴 하다.
그럼 한번 해볼까?
열려라! 라고 하면 좀 그런가?
나는 몸속의 마력에 접촉해 천천히 마력을 이동시켜 허공에 집중했다.
그리고는 서서히 마력의 성질을 변화시키자.
위잉~
아주 작은 소리와 함께 허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챙! 하는 소리는 없었지만, 공간이 깨져 나가고 균열의 모습이 드러났다.
근데 이거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른데?
나는 서둘러 균열에 제공하던 마력을 끊어 버렸고, 곧 균열이 사라졌다.
빠르게 소진되는 마력 때문에 더 유지했다가는 쓰러질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했던 균열은 이렇게 마력의 소모가 심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균열은 내가 생각했던 균열이 아니란 말이었다.
그 크기가 성인 몸통만 했으니까.
이 크기는 내가 죽기 전에 열 수 있었던 균열의 크기와 비슷했다.
더 이상한 건 그 크기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일까?
마력만 충분하다면 말이다.
똑똑-
“도련님. 혹시 안에 무슨 일이 있나요?”
어휴-
그만 나가야겠다.
저 여자가 걱정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계속 귀찮게 굴 것이 뻔했으니까.
거기다 마력을 사용해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아니 마력이랑은 상관없나?
“나간다. 나가!”
쾅-
내 입에서 말이 나옴과 동시에 그녀가 문을 확 열어 버렸다.
그리곤 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부축을 해주었는데.
뭐지? 내가 이 여자한테는 패악을 부리지 않았나? 왜 이렇게 나한테 잘하지?
돈을 엄청 많이 받나?
“나 배고프다.”
“침대까지 모셔다드리고 금방 차려 올릴게요.”
“차려?”
뭔 소리야?
그냥 밥 가져오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네. 제가 내려가서 금방 차려서 올릴게요.”
내 옆에서 한시도 안 떨어진다며?
침대까지 나를 부축해준 그녀는 총총걸음으로 문을 열고 나갔는데, 그녀가 아닌 누군가가 곧바로 들어왔다.
“누구야?”
“도련님께서 쾌차하실 때까지 경호를 담당하게 된 유명길드 요인 보호 1팀장 김현태입니다.”
“그래.”
가디언?
가디언이면 균열이나 돌아다닐 것이지 경호는 무슨.
잠깐 균열? 설마 느낀 건 아니겠지?
방금 내가 열었던 균열이 생각난 나는 그의 표정을 살폈는데, 다행히 느끼지 못한 모양이었다.
“근데 팀장이 직접?”
“네 근접경호는 제가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더 있어?”
“팀원 두 명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나 하나 보호하자고 3명이나 되는 가디언을 배치했단 말이야?
아니지? 지금 내가 누군가한테 위협을 당하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무슨 보호?
나를 감시하는 건가?
인력 낭비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근데 몇 급?”
“A급입니다.”
“A급이라고? 그럼 밖에 있는 애들은?”
“B급입니다.”
말이 안 나올 정도였다.
그 아버지가 나한테 이 정도로 신경을 쓴다고?
A급 가디언은 그 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있는 A급 각성자의 수는 겨우 200? 300?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국내에 있는 가디언과 헌터의 수가 5만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그중 채 1%도 되지 않는 게 A급 각성자였다.
설마 내가 본격적으로 사고를 치기 전이라 그런가?
지금이야 술 먹고 시비 걸거나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찝쩍대는 수준이지만 본격적인 사고를 치기 시작한 나는 정말 망나니 중에 상 망나니였다.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는 사람 머리통을 깨버린다거나 질 나쁜 놈들이랑 마약 파티를 한다거나 하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는 사건들을 몰고 다녔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런 것도 자식이라고 끼고 사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니 부모라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이 여자는 왜 안 와?
배고파 죽겠는데.
생각해 보니 그때 일어나서 지금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네···.
포도당 먹었나?
“도련님 밥 차려 왔어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현지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근데 왜 빈손이지?
“들어오세요.”
그녀의 뒤로는 오색찬란한 헬멧을 쓴 배달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치킨, 피자, 족발, 중화요리 등등 수많은 배달 요리들이 눈앞을 가득 채워갔다.
“이게 무슨 짓이지?”
“네? 그게 저번에 분명···.”
그녀의 뒷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내 머릿속에서 예전 기억들이 하나하나 되살아나고 있었다.
사고를 치고 병원 신세를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던 거로 기억한다.
그랬다. 병원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었다.
아무리 VVIP라지만 병원 음식은 정말 별로였기에 차라리 배달음식이나 먹자는 심정으로 마구 시켜댔던 게 생각난다.
사실 반쯤 장난이었다.
심심했었으니까.
그때 아마 거의 손도 대지 않고 병원에다 뿌렸던 기억이 난다.
나도 좋은 일을 한 적이 있었구나. 이 시절에···.
근데 이게 좋은 일이 맞나?
에라 모르겠다.
“거기 경호. 밖에 애들 데리고 들어와.”
“네. 도련님.”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같이 먹어야지 뭐 별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