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화 (18/214)

희망 보육원

“음~”

성철이 건넨 사진을 보며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 아이가 틀림없다고.

“맞는 것 같네.”

“저··· 도련님. 그런데 이 아이가 누군지 알 수 있을까요?”

“알아서 뭐하게?”

“그냥 궁금해서요.”

혹시 이놈이?

“누군지 알면? 어디 제보라도 하려고?”

“아니, 절대 아닙니다. 제가 도련님을 배신할 리 없잖아요.”

“그건 모르는 거고.”

크게 당황하는 성철의 모습에 약간 의심이 들긴 했지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이 녀석은 나름 의리가 있는 편이었으니까.

전생의 내가 이상한 곳에 감금당해 있을 때 그곳을 관리하던 놈 중 하나가 바로 성철이었다.

물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그때 유일하게 나에게 물과 밥을 몰래 가져다주던 녀석.

그때 녀석이 했던 말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미안하게 됐소. 지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네.”

그때의 나는 놈을 원망 어린 눈으로 바라봤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상황에서 유일하게 나를 챙겨준 놈이었다.

작은아버지가 유명을 말아먹었을 때 갇혀있던 나를 치료해주고 풀어줬던 게 성철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성철을 곁에 두는 것이었고.

“됐고, 보고나 해봐.”

“네? 네!”

대답해놓고도 멀뚱멀뚱 서서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는 성철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었다.

“슬라임 결정부터 보고해봐.”

“슬라임 결정은 중국 쪽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창고는 인천 쪽에 300톤가량 입고가 가능한 곳으로 빌려두었습니다.”

“도착은?”

“3주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아는 사람은?”

그 후에도 성철의 보고는 계속되었고 나는 그 보고를 모두 듣고 나서 성철에게 식사를 하고 가라 말하며 지하를 벗어나 내 방으로 돌아와 김 실장을 호출했다.

똑똑-

잠시 기다리자 노크 소리가 들려와 들어오라 말하자 김 실장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도련님 찾으셨습니까?”

“어? 어. 내가 보육원에 기부를 좀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말이야.”

“도련님이요?”

“왜 난 기부 좀 하면 안 되나?”

“그건 아니지만··· 혹시 지금 식사 중인 김성철이란 자가 부추긴 건 아닌가 해서요.”

“아 좀! 그냥 준비해 주면 안 되나?”

“회장님께 허락을 받으셔야 제가 움직일 수가 있습니다.”

역시 아버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건가?

내가 성철을 곁에 두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내 주변에 일을 시킬만한 자들 모두가 아버지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허락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스마트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하고 나서야 김 실장의 긍정적인 답변이 들려왔다.

“그럼 내일 오전까지 모두 준비해 놓겠습니다.”

“나도 직접 갈 거야.”

“물론 그러셔야죠.”

너무 불편해.

아버지나 나나 둘 다 괜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었기에.

언제 날을 잡아 아버지와 이 일에 대해 대화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희망 보육원 앞에 도착한 나는 옷매무새를 확인하고 심호흡을 했다.

수아라는 아이를 보기 위해 기부라는 명목으로 이곳에 도착한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왜 이렇게 떨리지?

오늘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비밀이었기 때문에 기자는커녕 보육원 직원들조차 나의 방문을 모르고 있었다.

“도련님이 기부라니···”

현지의 말에 나도 동감한다.

내가 보육원에 직접 기부를 위해 방문할 줄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으니까.

“조용히 하고 일단 들어가자.”

“네.”

안으로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오래된 건물 한 채와 겨울이라 그런가 황량해 보이는 작은 운동장이었다.

아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모습에 제대로 찾아온 게 맞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될 지경이었는데.

멀리서 한 여자아이가 땅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모습이 보여 안심이 되었다.

보육원이 맞긴 한 모양이었다.

나는 걸음을 옮겨 아이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꼬마 아가씨?”

아무리 기다려도 대답이 없어 다시 입을 열었는데.

“꼬마 아가씨?”

내 목소리에 고개조차 돌리지 않는 아이의 모습에 당황한 나는 어떻게 좀 해보라는 시선으로 뒤에 있는 현지를 바라보았다.

현지는 당황한 나를 보고도 멀뚱멀뚱 서 있었는데.

내 메이드라며?

“니가 좀 해봐.”

“제가 왜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현지.

현지는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름이 없었는데.

아버지의 호출에 잠시 서재에 다녀온 후부터 이상하게 나에게 쌀쌀맞은 태도를 보였다.

불만이 있으면 얘기를 좀 하던가.

“내 메이드라며?”

“메이드가 이런 것도 해요?”

이럴 거면 도대체 왜 따라온 거야?

평소와 다른 현지의 태도에 결국 다시 아이에게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뭐 실수했나? 이상하네?

“꼬마 아가씨?”

역시나 반응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는데.

그냥 안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까?

“그 아이 귀가 안 들리나 봐요.”

순간 들리는 현지의 쌀쌀맞은 목소리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그렇구나? 어쩐지 가까이 다가가는데 쳐다도 안 보더라.

“아니야! 민희는 귀 잘 들려!”

응?

갑자기 소리치는 아이를 보자 황당하다는 심정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이래서 내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 거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황당함을 숨기며 애써 미소를 지은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꼬마 아가씨? 혹시 원장님 어디 계신지 아니?”

“원장님은 원장실에 있는데요.”

그래. 그렇구나.

물어본 내가 병신이었구나.

괜히 나서서 뭔가 좀 해보겠다고 말을 건 내가 병신이었어.

“혹시 거기까지 언니 오빠들을 데려다줄 수 있을까?”

“네!”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현지의 옆에 도착해 미소짓고 있는 지안이 보였다.

“다 끝났어?”

“네. 일단 대기시켜 놨어요.”

“그럼 좀 부탁할게.”

김 실장은 지안을 불러 약간의 교육을 한 후 나에게 붙여주었는데.

“네.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이제야 좀 믿음이 가는 것 같았다.

이어서 지안은 아이를 잘 구슬려 원장실까지 안내를 부탁했다.

그렇게 아이를 따라 이동하던 우리는 어느새 원장실이란 곳에 도착해 있었다.

똑똑-

“누구세요?”

지안이 노크를 하자 안쪽에서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머리가 반쯤 벗겨진 푸근한 인상을 가진 중년 남성이었다.

“무슨 일로?”

“안녕하세요. 유명그룹 본사 대외 홍보부의 상무 비서 이지안입니다.”

지안은 품에서 명함을 한 장 빼서는 그에게 건네고 있었는데.

비서로서의 일을 제대로 배운 모양인지 그 모습이 익숙해 보였다.

“유, 유명그룹이요?”

그는 지안과 현지 그리고 나의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이분이 유명그룹 대외 홍보부 상무님이십니다.”

나를 가리키며 말하는 지안의 모습에 그는 멍하니 나를 보고만 있었다.

그 모습에 나는 먼저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유명그룹 상무 유선우라고 합니다.”

“네, 네! 원장 박기태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개를 해 드렸으면 먼저 인사를 하셔야지요. 유명그룹 상무님이란 소리를 듣지 못하셨나요?”

지안은 눈빛이 날카롭게 변해서는 강압적인 태도로 원장을 꾸짖었다.

원장은 지안의 날카로운 말에 주눅이 들었는지 고개를 바짝 숙인 채 당황해서는 어쩔 줄 모르고 있었는데.

김 실장은 도대체 뭘 가르쳤길래 애를 이렇게 만든 거야?

“그만. 죄송합니다. 제 비서가 아직 신입이라서요. 이해 좀 해 주세요.”

“아닙니다. 제가 잘못한 게 맞습니다. 유명그룹 상무님이신데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 게 맞죠.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놀라서 그만.”

“괜찮습니다.”

“저기 그런데 오늘 방문하신 이유가···”

말끝을 흐리는 그를 보며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을 간단하게 말했다.

“기부를 좀 하려고 합니다.”

“저, 정말이신가요.”

“네.”

“설마 유명그룹에서···”

“아니요. 제 사비로 할 예정입니다.”

“그, 그러시군요.”

실망했는지 말을 좀 더듬는 게 보였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나머지 이야기는 제 비서와 하시죠. 저는 이곳을 좀 둘러봤으면 하는데···”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직원을 붙여드리겠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나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했다.

“그럴 필요 있나요? 여기 이 아이에게 부탁하면 되죠.”

“그, 그게···”

“꼬마 아가씨? 아저씨한테 이곳을 좀 소개해 주면 안 되겠니?”

내 말을 들은 아이는 조금 전과는 다르게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땅을 보고 있는 아이를 보니 지안의 모습에 겁을 먹은 것 같았는데.

“민희야? 이 잘생긴 오빠 좀 안내해 주겠니?”

“네···”

원장이 말하자 그제야 대답을 하는 민희의 모습은 내 가슴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직 어린아이가 눈치를 보는 모습이 안쓰러웠기 때문이다.

“저 그런데 어디를 보고 싶으신지?”

“일단 아이들을 좀 보고 싶은데요.”

“민희야 친구들에게 안내 좀 해주겠니?”

“네.”

원장의 말에 민희는 내 소매를 잡고는 나를 잡아끌며 원장실을 벗어났다.

어느 정도 원장실과 멀어진 걸 확인한 나는 민희에게 입을 열었다.

“민희? 이름이 민희니?”

“네.”

“원장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을까?”

아이에게 묻기에는 좀 그런 질문이었지만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물어봤다.

“아빠!”

“아빠?”

“네.”

밝게 미소짓는 아이의 모습에 내 입가에도 절로 미소가 어렸다.

“그럼 민희는 왜 혼자 운동장에 있었던 거야?”

“공부하기 싫어서요.”

“공부?”

“공부시간이거든요.”

괜찮은 보육원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원장을 아빠라고 생각하는 걸 보니.

“그럼 친구들은 다들 공부하고 있겠네?”

“네.”

“혹시 수아라는 아이를 아니?”

“네? 수아요? 수아는 나쁜 아인데.”

대뜸 수아를 나쁜 아이라고 말하는 아이 때문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왜 수아가 나쁜 아이인지 말해줄 수 있을까?”

“수아는 맨날 싫다고만 해요.”

역시 아이인지라 뭐가 싫은지 주어를 빼먹고 말했다.

“수아가 뭘 싫다고 하는데?”

“새 아빠하고 엄마가 생기는 걸 다 싫어해요.”

대충 무슨 말인지 정도는 알 것 같았다.

입양을 거부한다는 말인 것 같은데.

“수아는 왜 엄마와 아빠가 생기는 걸 싫어할까?”

“자기는 아빠가 있대요. 그래서 기다려야 된대요.”

이게 무슨 소리야? 아빠가 있다니?

분명 성철의 보고에는 아이의 아빠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들었는데.

“수아에게 아빠가 있어?”

“아니요! 거짓말하는 거예요. 원장 아빠도 그랬는걸요. 수아한테 아빠는 원장 아빠뿐이라고.”

아이의 맑은 눈에서 질투라는 감정이 느껴졌는데.

그걸 보니 정말 수아에게 아빠라는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설마 벌써 최강준이 접근한 건가? 어떻게 알고?

잠시 생각에 잠겨 걸음을 옮기던 나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랬다면 아이가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으니까.

“저기에요. 공부방!”

갑자기 뛰어가는 아이를 빠른 걸음으로 따라간 곳은 작은 책상들이 줄지어 있는 작은 방이었다.

도란도란 책상에 앉아 책을 보는 아이들과 주위를 돌아다니는 여선생이 보였는데.

“선생님!”

“민희야! 너 또 어디 있다가 왔어? 선생님이 공부 안 하는 아이는 어떤 아이라고 했어?”

“나쁜 아이?”

입가에 손가락을 문 채로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하는 민희의 모습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도 귀엽다고 생각될 정도로 깜찍한 모습이었다.

“선생님. 선생님. 손님 왔어요.”

“응?”

30대로 보이는 여성은 민희가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누,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유선우라고 합니다.”

“아, 네. 저는 정다은이에요.”

일단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나는 방안을 한차례 둘러 보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아 수아라고 생각되는 아이를 발견했다.

기억 속의 모습보다 많이 어려 보였지만 분명 그 아이가 틀림없었다.

확실히 다른 아이에 비해 눈에 확 들어오는 귀여운 모습에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푹 숙이고는 마치 겁을 먹은 것 같은 행동을 보였는데.

왜 저러지?

“그런데 어쩐 일로?”

“아. 기부를 좀 하려고 합니다.”

“기부요? 정말이세요?”

기부라는 말에 순식간에 표정이 밝아지는 정다은이라는 여자를 보자 보육원이 어렵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군데군데 수리가 필요해 보이는 낡은 건물과 울퉁불퉁 패인 황량한 운동장의 모습.

“지금 원장님과 제 비서가 이야기 중입니다.”

“비서요?”

“네. 혹시 방해가 안 된다면 아이들에게 맛있는 걸 좀 먹여주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괜찮긴 한데···”

“잠시만요.”

손목시계를 보고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밖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도련님.

“들어와요.”

-알겠습니다.

조용히 내가 통화하던 모습을 지켜보던 정다은은 이어서 들리는 차들의 소리에 고개를 창문으로 돌렸다.

“그냥 기부금만 가져오기가 좀 그래서 이것저것 준비해 봤어요.”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나를 보는 그녀의 얼굴에 놀람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푸드트럭을 준비했는데 괜찮겠죠?”

“무, 물론이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 몰라 햄버거나 치킨, 피자, 떡볶이 등등 대충 이런 것들로 푸드트럭을 여러 대 준비했다.

황량한 운동장에 멈춰서는 여러 대의 푸드트럭. 생활용품과 가전제품을 비롯한 장난감들을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주차되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창밖을 보며 웃고 떠들기 시작했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저, 저기···”

“네. 말씀하세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뭐 하시는 분인지 알 수 있을까요?”

백수? 돈 많은 망나니?

순간 떠오르는 말들은 많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유명그룹 대외 홍보부 상무 유선우라고 합니다.”

“유명그룹 상무님이요? 이렇게 젊으신데?”

“네. 뭐···”

“그럼 유명그룹에서 기부하는 건가요?”

그녀는 기대감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명그룹 측의 기부라면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이어갈 거란 기대감이 생겨난 모양이었다.

물론 유명재단 쪽에 연락을 취해놨기 때문에 앞으로도 내 이름으로 지원이 계속되긴 할 거다.

“그건 아니고. 그저 개인적인 기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 많은 것들을요?”

트럭의 문이 열리면서 그 안을 확인한 그녀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네.”

“도련님. 근데 왜 기부를 하는 거예요?”

지금껏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현지가 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얘는 왜 하필 지금 이런 걸 물어보는 걸까?

“이따가 알려줄게.”

나는 현지에게 등을 돌려 작게 속삭였다.

“도련님?”

정다은은 도련님이란 단어에 의문이 들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쪽은 제 경호원인 이현지라고 해요.”

그녀에게 현지를 소개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현지는 자신의 주장을 절대 굽힐 생각이 없는 모양인지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도련님의 메이드인 이현지에요.”

시발.

“메, 메이드요?”

“네. 무슨 문제라도?”

차가운 표정으로 되묻는 현지의 모습에 정다은은 많이 당황한 듯 보였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