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214)

“고생하셨어요.”

“고생하셨습니다.”

‘그 사람이 알고 싶다.’의 촬영은 무난하게 끝을 맺었다.

간단하게 내 능력과 소환수들에 대한 이야기로 전반부를 끝내고 이어서 나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았는데, 다행히 난감한 질문 없이 잘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긴장이 좀 됐는데 MC들의 진행이 깔끔해서인지 편하게 녹화를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MC들과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하며 세트장을 나오던 나는 나에게 다가오는 지안을 발견하고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땠어? 괜찮았어?”

“네! 정말 멋있으셨어요.”

“멋있었다고? 그냥 앉아서 입만 열었는데?”

“뭐라고 할까요? 성공한 젊은 CEO를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 그럼 다행이네.”

지안의 말에 안심하며 세트장을 벗어나려던 그때 어디선가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선자.”

위선자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설마 나에게 하는 소리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한 채 촬영장을 벗어나려 했지만.

“사기꾼.”

이어서 사기꾼이라는 소리가 들려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한테 하는 소리인가?

“쓰레기.”

쓰레기라는 소리에 결국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젊은 여성이 얼굴을 구기며 나를 노려보는 모습을 보자 알 수 있었다.

위선자, 사기꾼, 쓰레기란 말이 나를 가리키는 거라는걸.

저런 말을 저렇게 대놓고 하면 좋지 않을 텐데?

“혹시 저에게 하신 말씀이신가요?”

“흥!”

내 물음에 코웃음 치며 고개를 돌리는 젊은 여성.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당장 사과드려!”

심상치 않은 그녀의 말소리에 잔뜩 당황한 PD가 급히 그녀에게 소리쳤지만, 그녀는 전혀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PD에게 화를 낼 정도였다.

‘작가인가?’

“제가 왜요?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뭐라고! 이게 진짜!”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도 이건 문제가 있는 행동이었다.

자신은 용기 있게 나섰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건 만용이었다.

내가 정말 그녀의 말대로 쓰레기였다면, 그녀의 몇 마디 말로 인해 이곳에 있는 전부가 피해를 보게 될 수도 있었으니까.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저런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 게 안 부끄럽냐고요!”

“너 미쳤어!”

“아니요! 그 어느 때보다 제정신인데요?”

“이, 이게!”

“잠시만요.”

PD는 얼굴은 당황과 짜증이 공존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는 PD를 보며 급히 입을 열었다.

이대로 상황이 진행되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나일 테니까.

“저런 사람이란 말은 어떤 사람이죠?”

“어떤 사람이냐고요? 뭘 물어보세요? 본인도 잘 알고 계시면서?”

“조금 전에 말한 위선자, 사기꾼, 쓰레기를 말하는 건가요?”

“잘 아시네요.”

비아냥대듯 말하는 그녀를 보자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저를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제가 작가? 작가님에게 큰 잘못이라도 했나요?”

작가라는 물음에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PD를 보며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요. 하지만 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다고 해서 악인이 선인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봐요!”

순간 뒤에서 지안이 끼어들었다.

“당신이 뭘 안다고 상무님께 막말을…….”

어? 이거?

“멈춰!”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살기에 급히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지안을 말린 것이 아니었다.

은신한 고블린들에게서 은은한 살기가 느껴졌으니까.

나를 적대한다고 생각했는지 살기를 뿜어내기 시작했기에 급히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바로 말리지 않았다면 저 여성은 지금 살아 있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흥!”

“그게 이유인가요? 내가 악인이었는데 선한 척을 하고 있다는 게?”

“당신 때문에 진짜 영웅이 욕을 먹고 있다는 건 아시나요?”

‘아! 추종자였나?’

진짜 영웅이라는 소리에 최강준의 추종자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영웅이라는 게 혹시 최강준 씨를 말하는 건가요?”

“어머? 잘 아시네요.”

최강준은 지금 한창 욕을 먹는 중이었다.

국내에 위기상황이 닥쳤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에.

중국의 요청으로 출국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긴 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욕을 먹고 있는 실정이었다.

중국과 일본에 측정 불가의 몬스터가 출몰했다는 건 한국에도 출몰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며 그를 욕하고 있었다.

솔직히 좀 억지스럽긴 했지만 정말 한국에 새로운 등급의 몬스터가 나타남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이었고 한국의 최강자라 칭해지던 그가 너무 쉽게 나라를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왜 나 때문이지?

“그런데 이상하네요? 왜 저 때문에 그가 욕을 먹는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 그건…….”

“이유도 없이 저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 건가요? 제가 알기로 그는 자신이 한 행동 때문에 욕을 먹는다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

“아니야! 그분은 잘못한 게 없다고! 다 당신이 잘못한 거잖아!”

이유도 없이 우기기 시작하는 그녀를 보며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분명 잘못한 것이 있을 텐데요?”

“당신이 뭘 알아!”

“생각해 보세요. 그가 중국에 있었다고 해서 길드를 움직이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요즘이 무슨 우편을 날리는 시대도 아니고 전화 한 통화면 얼마든지 명령을 내릴 수 있을 텐데.”

“그분은 화랑 길드가 위험에 처하는 걸 볼 수 없어서 그런 거라고!”

“그럼 우리 유명은 길드원들을 걱정하지 않아서 곧바로 투입한 건가요?”

“당신들은 사람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잖아!”

사람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에 왜 작은아버지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사람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움직인 걸까요?”

“이, 이미지 때문에…….”

“뭔가 착각을 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우리 유명은 국내가 아닌 해외가 주 무대라 국내의 이미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요. 들어보셨죠? 유명의 매출 중 90% 이상이 국내가 아닌 해외라는 걸.”

“뭐라고요?”

설마 이것도 모르고 있었나?

분기별 영업이익이 100조가 넘어가는 유명이 국내에서 그 돈을 다 벌어들이려면 유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이 모두 망했어야 정상이다.

거기다 유명의 직원이 아닌 사람들은 빈민층이 되어야 했을 거고.

아니 그냥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

“설마 모르셨어요?”

“거, 거짓말…….”

“우리 유명이 어떤 기업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으신데 설명을 좀 해 드려도 괜찮을까요?”

대답이 없는 그녀를 보며 긍정이라 생각한 나는 이어서 입을 열었다.

“우리 유명은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많은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어요.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요즘 청년들 대부분이 들었다는 적금이 있죠. 아시죠? 1억 만들기라 이름 붙여진 적금. 그것이 다 우리 유명에서 지원하는 거랍니다.”

5년 동안 꾸준히 적금을 들었을 시 1억이라는 금액으로 돌아오는 청년지원 프로젝트.

청년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유명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였다.

“마, 말도 안 돼! 그건 정부에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죠. 정부에서 적극 홍보를 할 뿐이지 실상은 유명에서 하는 자선사업 중 하나입니다.”

주변에서 놀라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이곳에도 잘못 알고 있던 사람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마 이야기는 들었을 거다.

유명에서 하는 거라고. 하지만 믿는 사람이 없었겠지.

“그뿐일까요?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유명 리조트들 역시 매년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죠.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예약에만 몇 개월이 소모될 정도로 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리조트들이 적자를 본다는 것이?”

“그, 그건 부실 경영과 횡령 때문에…….”

“그것도 잘못 알고 있는 거죠? 다른 리조트들에 비해 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는 생각 안 해보셨나요?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리조트를 찾는 거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 여자를 보며 이어서 입을 열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최강준이라는 사람보다는 유명의 회장이신 우리 아버지가 더 영웅에 어울리지 않나요? 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 그건…….”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유명은 이 나라를 위해 많은 걸 하고 있습니다. 다만 티를 내지 않을 뿐이죠.”

엄청나게 티를 내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걸 무시해서 잘 모르는 거지.

“사람을 비난하려면 그에 맞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세요. 아!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특별히 당신에게만 알려드릴게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간 나는 그녀의 귀에 작게 속삭였다.

“사실 최강준은 중국인이에요. 그를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뭐, 뭐라고요?”

“쉿! 비밀이니까 혼자만 알고 계세요. 그럼 이만.”

나를 보는 그녀는 내 말에 충격을 받은 건지 눈이 혼란으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었는데, 그런 그녀를 무시한 나는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촬영장을 벗어났다.

* * *

“아…….”

뉴튜브의 한 채널에서 동영상을 보고 있는 내 눈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며칠 전 내가 방송국에서 한 행동이 그대로 재생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돌고 있다는 걸 파악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도대체 이걸 누가 올린 거야? 설마?

김 실장에게 영상을 지우고 최초 유포자를 찾아달라 부탁을 했음에도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상이 내려가지 않고 있었다.

유포자를 찾지 못하겠다니?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은가?

이건 분명 아버지가 날 위한다는 이유로 일을 벌인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설마 그 여자도 아버지가 섭외한 연기자는 아니겠지?

“도련님 표정이 왜 그러세요? 반응이 이렇게나 좋은데?”

현지의 말은 사실이었다.

영상을 본 사람 중 80% 정도가 나와 유명에 대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문제는 이 영상으로 인해 내 팬클럽이 만들어졌다는 것 정도?

-확인해 봤는데 이거 사실임!

-나 청년적금 들었는데, 이게 유명에서 하는 거였어? 왜 나는 정부가 하는 거라고 알고 있었지?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진짜?

-청년적금, 자영업자지원, 소년, 소녀 가장 후원, 리조트 거의 무료개방, 중소기업 살리기, 대학 장학금 지원 등등 이거 말고도 엄청 많음. 대충 찾아본 게 이 정도인데 이거 대부분이 정부에서 자기들이 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음.

└저게 다 유명에서 하는 거였어? 그럼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 거냐?

└바랄 걸 바라. 그놈들 여의도 사태 때 전부 도망간 놈들임.

└대피 방송도 막았다는 소리가 있음.

-나 오늘부터 유선우 팬클럽 회원임.

└나도 가입했다.

└그거 어디서 가입함?

이거 외에도 수만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고, 뉴튜브 여기저기서 나를 찬양하는 영상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다.

이미지가 좋아지는 건 좋다.

하지만 과한 관심은 좀…….

벌써 기자들이 꼬이기 시작했기 때문인데.

문제는 나뿐 아니라 수아에게도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거였다.

학교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덕분에 수아를 바래다주지도 마중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을 정도였다.

“회원 수가 얼마나 돼?”

“벌써 80만을 넘었어요.”

현지의 대답을 들으며 나는 골치가 아파지는 걸 느꼈다.

“너는 그 팬클럽인가 뭔가를 왜 만들어서 상황을 피곤하게 만드냐?”

“왜요? 이미지 좋아지면 좋잖아요.”

“지금 이미지만 좋아진 것 같냐? 너 때문에 요즘 힘들어 죽겠어. 밖에를 못 나가겠다고!”

“에이~ 그 정도는 감수하셔야죠. 대스타신데.”

“내가 스타 만들어 달라고 너한테 부탁이라도 했냐? 그리고 영상 좀 그만 올려! 왜 자꾸 몬스터들 영상을 거기에 올리는 거야?”

“반응이 얼마나 좋은데요? 특히 임프 동영상은 벌써 조회 수가 억 단위에요. 수입이 짭짤해요!”

현지가 올린 몬스터에 대한 동영상들은 황당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유명의 계열사들에서 임프를 모델로 광고 촬영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쇄도할 정도로.

그뿐만이 아니었다.

수아가 몰래 임프를 가방에 넣어 학교에 가져가려다 나에게 들킨 적이 있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친구들에게 임프를 보여주며 아빠 그러니까 나에 대해 자랑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울먹이는 수아 때문에 결국 직접 임프를 데려가 수아의 친구들과 인사를 시켜줬을 정도로 요즘 피곤한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샤크 이놈은 왜 안 나타나?”

“그러네요? 수아 아가씨 학교에서 온 지 한참 지났을 텐데?”

수아가 외부로 나갈 때만 샤크가 따라다니기 때문에 왔어도 진작 왔어야 했는데 샤크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가 찾는다는 걸 알았는지 벽을 뚫고 나타나 내 그림자 속으로 쏙 들어가 고개를 내미는 샤크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너 요새 자꾸 어디 갔다 오냐?”

대답은 당연히 없었다.

왕눈이와 다르게 텔레파시를 사용하지 못하는 녀석이었기에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순진한 눈으로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샤크를 보며 이어서 입을 열었다.

“너 그놈한테 나온 마정석 어쨌냐?”

내가 샤크를 찾은 이유.

분명 악마종에게도 마정석과 비슷한 뭔가가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마정석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말에 다짜고짜 입을 쩌억 벌리는 샤크.

“응?”

샤크의 입속에 주먹만 한 보라색 보석이 보여 손을 뻗으려던 순간.

샤크가 갑자기 입을 닫아버렸다.

그리곤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렸는데.

“내놔라.”

그림자 위로 떠오른 보라색 보석.

듣기론 이것 하나만으로 한 달 동안 서울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를 전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크기가 좀 작네? 그때 본건 거의 수박만 했던 것 같은데?

“어?”

옆에서 들리는 현지의 당황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왕눈이가 다가와 있었다.

이어서 그 커다란 입을 벌려 내 손안에 든 보라색 보석을 내 손과 함께 먹어버리려 하는 모습에 급히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멈춰!”

입을 커다랗게 벌린 상태로 멈춰버린 왕눈이.

이게 뭔데 얘들이 이러지?

“이거 먹으려고?”

긍정.

“이거 먹으면 더 강해져?”

긍정.

왕눈이의 대답에 어째서 샤크가 나에게 이걸 주지 않으려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걸 먹으면 어떤 식으로든 강해지는 모양이었는데.

이상한 건 왕눈이와 샤크를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거였다.

“캉! 캉!”

“응? 아 수아…….”

수아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에 수아를 부르려던 순간 뭔가가 내 손 위에 올려둔 보라색 보석을 낚아채며 쏜살같이 지나갔다.

“아빠 펜릴이가 자꾸 여기 들어오고 싶다고 해서 문 열어줬어요.”

“그, 그러니?”

수아의 말에 대답하며 펜릴에게 고개를 돌린 내 시야에 어이없는 모습이 포착됐다.

자신의 머리보다 커다란 보석을 어떻게서든 삼키려는 펜릴과 그 주위를 빙빙 도는 샤크와 왕눈이.

그 모습을 보던 그때 어떤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비스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된 적 없는 단 하나뿐인 개체 펜릴.

설마 펜릴이 악마종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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