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4화 (54/214)

“엄청나게 크네요.”

현지의 놀람에 고개를 끄덕이는 내 시야에 거대해진 샤크의 모습이 보였다.

제한구역에서 처리한 히드라조차 한입에 삼켜 버릴 정도로 거대해진 모습으로 고개를 내민 샤크의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었다.

존재감을 최대한 뿜어내며 마력을 방출하고 있기 때문일까?

장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샤크의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지금의 저 거대한 모습이 샤크의 본래 모습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평소에도 저 크기를 유지하기에는 불편함이 많아 크기를 줄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샤크의 특성상 은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저 크기는 너무 눈에 띄기 때문이었다.

“동쪽에서 지진파 측정되었습니다. 놈이 미끼를 문 것 같습니다.”

김 실장의 보고에 급히 입을 열었다.

“동쪽? 여기 통과해서 지나가는 건 아니겠지?”

“네. 이동 방향을 계산한 결과 이곳과 좀 떨어진 곳을 지나칠 거라 예상됩니다.”

“계속 파악해. 이동 중에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으니까.”

“네!”

“도착 예정 시간은?”

“10분 안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10분이라? 충분하겠는데?

“현태야, 뚱이랑 임프들 데리고 출발해.”

“네.”

곧바로 움직이는 현태를 보며 왕눈이에게 고개를 돌렸다.

“알지? 최대한 움직임을 묶어야 해. 염력이든 중력이든 최대한으로 사용해서 절대 땅속으로 못 들어가게 막아.”

“저희도 준비할게요.”

“알지? 딱 한방이야. 가죽을 조금이라도 뚫어놔.”

이번에는 왕눈이의 역할이 좀 달랐다.

왕눈이가 놈을 묶지 않으면 도주할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번 공격의 핵심은 지안이었다.

여러 발이 아닌 단 한발에 최대한의 힘을 실어 놈을 끝장내거나 최대한 피해를 입힌 후 뚱이와 샤크가 마무리를 할 계획을 짜놨는데, 그를 위해서는 현지가 놈의 가죽을 뚫어놔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지안의 공격이 놈의 가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지안이 쏠 화살에 깃들 속성은 화 속성이었는데, 화살이 놈의 가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한 채 외부에서 폭발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럼 저도 출발할게요.”

“조심해.”

“걱정하지 마세요.”

현지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걸 보며 모두가 숨을 죽이고 샤크를 바라보던 그때 땅을 울리는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점차 커지던 진동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멈춰버렸는데.

순간 샤크의 밑에서 놈이 거대한 입을 벌리며 솟구쳐 올랐다.

순식간에 자리를 피하는 샤크.

다행히 놈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기에 쉽게 공격을 피할 수 있었는데, 바로 지금이었다.

“왕눈아!”

땅속에서 반쯤 모습을 드러낸 녀석이 다시 땅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왕눈이가 온 힘을 다해 놈을 묶기 시작했고, 이어서 샤크 역시도 그림자로 된 촉수들을 뻗어 녀석을 묶으며 힘겨루기에 들어가던 그때.

땅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미리 이동시켜 논 임프들이 힘을 쓰고 있는 거였다.

놈을 완전히 땅속에서 빼내기 위해서.

“지안아 준비해!”

“네.”

땅이 점차 녀석을 밀어내며 땅 밖으로 끄집어내기 시작하던 그때.

멀리서 엄청난 속도로 놈에게 날아드는 뭔가가 보였다.

마치 하늘을 날 듯 수백 미터의 거리를 1초도 안 되는 시간 만에 주파한 그것은 바로 현지였다.

가속도를 이용해 최대한 큰 타격을 입히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푸확-

“어?”

“아!”

현지의 공격에 모두가 당황한 음성을 내뱉었다.

놈의 가죽에서 다량의 액체가 솟구치는 것을 시작으로 현지가 놈의 가죽을 뚫고 들어갔는데.

곧바로 반대편을 뚫고 나와 쭉 미끄러지는 현지는 잔뜩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뿐만이 아니었다.

왕눈이의 중력과 염력이 녀석을 점차 찌그러뜨리기 시작했고, 샤크의 촉수가 녀석의 움직임을 제약하는 것뿐 아니라 점차 공중으로 들어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쿠오!”

이어서 높이 점프한 뚱이의 주먹이 녀석의 몸통에 작렬했고.

퍼엉-

작렬한 곳의 반대편이 폭발하듯 터져나가는 모습.

지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 모습을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할 게 없었다.

이미 죽어버렸는지 녀석의 몸이 축 늘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저거 뭐야? 뭔데 저렇게 약해?”

분명 균열을 찢어버리고 튀어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잔뜩 대비하고 있었건만 너무도 쉽게 처리된 모습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재생조차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죽어버린 녀석.

“분명 국내나 중국에 나타났던 녀석과 비슷한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아마 일본 측에서 크게 착각을 한 모양입니다.”

너무 어이없고 황당한 놈의 죽음에 기가 막힐 정도였다.

지금껏 했던 걱정이 너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일단 수습부터 하겠습니다.”

“하, 하하…….”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악마종에게도 급이라는 게 있었다는 걸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아니 왕눈이와 샤크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었건만…….

그건 그렇고 저놈은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샤크에게 덤벼든 거야?

악마종이라고 해서 왕눈이나 샤크처럼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뚱이나 현지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할 정도였다.

일본에 존재하는 세계랭커 둘이라면 어렵지 않게 처리했을 놈을 지금껏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 방치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일본 정부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긴 몰랐겠지. 그저 중국에 나타났던 녀석과 비슷한 방식으로 나오기도 했고 일반적인 S급보다는 훨씬 강했기에 지레짐작으로 중국에 나타난 녀석과 동급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한 모양이었다.

* * *

“아빠!”

전용기를 타고 일본에 비밀리에 입국한 아버지와 형, 그리고 수아를 마중 나온 나는 나에게 달려오는 수아를 보며 밝게 미소지었다.

“어이쿠!”

나에게 안겨 오는 수아를 번쩍 안아주며 아버지에게 걸음을 옮겼다.

“들었다. 별것 아닌 놈이었다고?”

“네. 황당할 정도로 쉽게 처리가 돼서 일본 측에 미안할 정도예요.”

“정당한 거래였으니 미안해할 것 없다.”

이어서 다가온 형이 나에게 당연하다는 듯 말을 했는데.

“형은 형수님이나 좀 챙기지?”

“뭐?”

어정쩡하게 서서 어정쩡한 미소를 짓는 형수님은 많이 어색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뵙고 처음 뵙네요.”

“아! 반가워요. 이번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해요.”

“뭘요? 당연한 거죠. 요즘 형 시간 없어서 자주 못 만나시잖아요. 이번 기회에 그냥 확!”

“어머!”

“크흠-”

내 농담에 놀라는 형수님과 헛기침을 하는 아버지와 형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지금 이 형을 놀리는 거냐?”

형도 싫지만은 않은지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있었다.

“일단 가자꾸나.”

“그럴까요?”

“안내하겠습니다.”

옆에 서 있던 일본 정부 측 관계자가 어설픈 한국말을 하며 우릴 안내하기 시작했다.

발음이 좀 세긴 했지만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 사람은 정부 측에서 우리의 여행을 안내하기 위해 붙여준 사람이었다.

다만 진짜 여행을 안내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고 이자는 고위직 간부 중 하나였다.

일본의 은인을 소홀히 대접할 수 없다며 붙여준 사람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게 더 불편했다.

일본 쪽에서 준비해 준 차를 타고 이동하며 일본 사람들을 보던 나는 그들의 어두운 표정을 보며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홋카이도에 나타난 녀석을 처리했다는 발표는 우리가 여행을 마친 후에 발표하기로 합의를 봤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정말 단순했다.

가족 여행에 방해가 될지도 몰랐으니까.

아마 이쪽에서 처리를 해줬다는 사실을 알면 나에 대해 찾아볼 테고 나를 알아보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몰랐기에 당분간은 비밀을 유지해 달란 요구사항을 전했다.

물론 일본 정부도 홋카이도에 남아 있는 몬스터와 균열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오히려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고.

“도착했습니다.”

정부 측에서 귀빈들에게만 내어준다는 안가? 에 도착을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전통 가옥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돋보이는 모습이었는데, 무엇보다 온천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생각보다 괜찮구나.”

“아빠 나 온천 하고 시퍼요!”

일본에 오기 전에 하고 싶은 걸 잔뜩 생각해놨는지 뭔가를 잔뜩 적어 둔 수첩을 보며 해맑게 웃는 수아에게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

“이걸 어쩌지? 아빠는 지금 좀 바쁜데…….”

“그럼 할애비랑 둘이 들어가자꾸나.”

“음- 네! 아빠도 바로 와야 해여!”

내 말에 아버지가 수아의 손을 꼭 붙잡고 방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때?”

“확인해 보니까 대단한 녀석들은 없는 것 같아요. 뛰어난 애들이 A급 정도?”

혼자뿐인 공간에 울리는 목소리. 현지였다.

이곳을 호위하기 위해 일본 정부에서 붙여둔 각성자들을 파악해 두라 지시해 두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호위의 수준이 낮은 것 같았다.

“그 닌자라는 놈들은 보여?”

“걔들은 없는 것 같아요.”

일본의 각성자들의 세력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었다.

사무라이와 닌자.

사무라이의 카지마와 닌자의 키리마루.

그중 카지마는 일본에 도착했을 때 만난 적이 있었지만 정작 만나고 싶은 키리마루는 아직 만나 보지 못한 상태였다.

세계랭커 중 암살계열의 각성자를 대표하는 둘이 중동의 어쌔신마스터와 일본의 키리마루였는데, 그와 현지를 비교해 보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혹시 네가 못 찾은 건 아니겠지?”

“설마요? 키리마루인가 하는 애는 솔직히 모르겠는데 닌자가 있었다면 제가 모를 리가 없죠.”

“그렇겠지? 그나저나 일본을 뜨기 전에는 좀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으려나?”

“정부 쪽에 부탁해 놨으니까 조만간 나타나지 않을까요?”

“그럼 좋겠는데 말이야. 아무리 봐도 그놈이 정부의 말을 들을 것 같지 않단 말이야.”

일본 정부가 그를 컨트롤 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내 앞에 나타났을 거다.

확인해 본 바로는 카지마와 키리마루를 보내 홋카이도에 나타난 거대 지렁이를 처리하려 했다가 키리마루가 적어도 셋 이상의 세계랭커가 일본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무산되었다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것만 봐도 그놈이 일본 정부와 동등한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지마와는 다르게 말이다.

“그냥 저 혼자 찾아가 볼까요?”

“어딜?”

“닌자 가문? 거기 가서 확인해 보면 되잖아요.”

“너무 위험해.”

일본의 경우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길드가 아닌 가문 단위로 각성자들을 운용했는데, 닌자 가문이 바로 키리마루의 가문을 부르는 호칭이었다.

“도련님 저 많이 변했어요. 아가씨 버프 덕분에 벽을 넘은 후부터 막힘없이 성장 중이라고요.”

“그건 나도 아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어. 혼자 거길 들어갔다가 들키면 어쩔 거야?”

현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혼자 그곳에 들어가는 건 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혼자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됐어. 안 되면 닌자 마을 관광 좀 하게 해달라고 하면 되니까. 설마 은인이 구경 좀 하고 싶다는데 안 된다고 하겠어?”

예의가 없는 부탁이란 걸 알긴 했지만, 세계랭커와 비교해 현지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현지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예상조차 되지 않고 있었으니까.

요즘 왕눈이와 가끔 대련하는 현지를 보면 인간 중에는 가장 강한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때가 있었다.

지금에 와서는 왕눈이의 염력조차 현지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할 뿐 아니라 작은 눈에서 발사되는 수십 발의 레이저조차도 쉽게 피해버리기 때문에 요즘 현지의 승률이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물론 왕눈이가 많이 봐주고 있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수준이었다.

“그럼 어쩔 수 없고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현지를 보자 이상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 현지 이것이?

“안 돼. 분명 말했다. 안 된다고.”

“네? 뭐가요?”

“니가 지금 생각하는 그거 말이야!”

“제가 무슨 생각을 했는데요?”

시치미를 떼는 현지를 보자 이상한 불안감이 들었는데.

“너 설마? 아니지?”

입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피하는 현지의 모습.

“설마 벌써 다녀왔냐?”

“뭐, 뭐가요!”

내 물음에 깜짝 놀라며 큰 소리로 되묻는 현지의 모습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솔직히 말해라.”

“그게요…… 그냥 구경만 조금 하고 왔어요.”

“구경만? 그 구경이 어디까진데?”

도대체 언제 다녀온 거야?

오로치라 불리는 지렁이를 처리한 게 바로 어제였다.

처리한 후 곧바로 일본 본토로 들어와 호텔에서 하루를 쉬었는데, 시간이 있었다면, 오늘 새벽뿐이었다.

“솔직히 말해라. 뭔 짓하고 왔어.”

“그냥 쪽지만 한 장 놓고 왔어요.”

“쪽지? 그건 왜?”

“괘씸하잖아요. 도련님이 보자는데 코빼기도 안 비추는 게. 그래서 놀려줄 겸 쪽지 한 장 놓고 왔어요.”

“뭐라고 썼어?”

“그냥 좀 보자고 써놨는데요.”

현지의 말을 듣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는데.

그냥 좀 보자고 써놨다고? 그럴 리가?

분명 뭔가 그를 화나게 만드는 말을 잔뜩 적어놨을 거다.

“쪽지에 적은 내용 토씨 하나 빼놓지 말고 불어.”

“그게요…….”

“빨리 말 안 해?”

“‘유선우 님께서 찾으십니다. 당장 오지 않으면 마을에 있는 모두를 몰살시키겠습니다.’요…….”

“뭐? 몰살?”

어이가 없다 못해 황당할 지경이었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지? 분명 조금 있으면 몰려올 텐데?

고블린들과 샤크만 남겨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걱정이 조금 되었다.

“죄송해요…… 그런데 화가 좀 나서 저도 모르게 그랬어요. 그놈이 도련님 보고 애송이라잖아요.”

“직접 만나기까지 했어?”

“아니요. 일본 정부 사람이랑 대화하는 걸 좀 들었어요.”

현지가 찾아간 시간에 마침 정부 관계자가 그에게 내가 만나고 싶다는 말을 전하고 있었는데.

그는 정부에서 찾아온 사람에게 나 같은 애송이를 만날 시간 따위는 없다는 말을 전했고 그를 본 현지는 홧김에 그 쪽지를 적어두고 왔다고 한다.

“그럼 안 들켰다는 말이네?”

“네. 낌새도 못 느끼던데요? 세계랭커 맞아요?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별거 아니더라고요.”

이제야 알겠다.

지금껏 현지가 내 앞에서 자신만만했던 이유가 바로 그의 수준을 파악했기 때문이란 걸.

“음- 확실해?”

“네. 한 30분 정도 주변에서 얼쩡거렸는데 전혀 눈치 못 채더라고요.”

“그런데 말이야. 쪽지를 발견했으면 당장 찾아왔어야 하는 거 아니야? 왜 아직도 잠잠해?”

“겁먹은 거 아닐까요?”

“그럴 리가. 절대 그런 놈은 아니야.”

위에 있는 놈들치고 오만하지 않은 놈은 없었다.

아마 확인을 하는 중이겠지.

“길드원 얼마나 남아 있지?”

“대부분 떠나고 회장님과 수아 아가씨, 큰 도련님이 데려온 경호들하고 제 부하들 그리고 샤크요.”

“그것밖에 안 남았어?”

“네. 도련님이 다 보냈잖아요.”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남겨둘 걸 그랬다.

안타까운 건 지안이까지 보냈다는 건데.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왕눈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와 지안이뿐이었으니까.

체스를 가르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다들 대기시켜 놔.”

“네. 아! 김신혜 씨도 부를까요? S급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인데 그 정도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됐어. 오랜만에 형이랑 오붓한 시간 보내고 있는데 방해하지 말고 놔둬.”

“네.”

대답과 함께 자리에서 사라지는 현지를 보며 정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네. 말씀하세요.

“혹시 저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이 있나요?”

-아! 마침 알려드리려 했습니다. 키리마루 씨가 유선우 씨를 만나기 위해 움직였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아마 곧 그곳으로 도착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잇!

전화를 끊은 나는 눈을 감고 조용히 기다렸다.

현지의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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