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선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할 정도로 높은 곳에 있던 최강준이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를 눈 아래로 내려다보며 비웃음을 흘리던 그의 비참한 모습은 진실을 안 후부터 내 가슴을 꽉 막아버렸던 답답함이 한순간에 쓸려 내려가는 것 같았다.
“@#$%^&”
“#$%&%@#@”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나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오자 그제 서야 상황을 파악한 자들이 발악하며 이쪽을 향하려 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뀨!”
쿠구구구궁-
하임의 외침에 이쪽과 저쪽을 분리해 버리는 칠흑의 거대한 장막이 솟구쳐 올랐고, 그 모습을 보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나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심정이 어때?”
“가, 감히…….”
정신을 잃지는 않았는지 땅바닥에 처박혀 있는 머리를 간신히 틀어 겨우 입을 여는 그는 고통과 치욕의 중간쯤의 표정을 지은 채 나를 노려봤다.
“이 정도 했으면 깨달았겠네? 네가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너는 그렇게 머리를 처박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왜…… 나를…… 쿨럭,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이지?”
“그걸 몰라?”
하긴 이해가 가지 않을 만도 했다.
전생이 아닌 현생에 그는 딱히 나에게 잘못한 것이 없었으니까.
기껏 해봐야 유명에 시비를 좀 건 것?
그 정도로는 그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일 이유가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에게 별 제재를 가하지 않은 것 같겠지만, 전혀 아니었다.
중국의 지원을 끊어버리고, 그들을 후원하는 국내의 기업을 압박해 관계를 끊어버렸을 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까지도 모조리 끊어버렸기에 서서히 말라갈 수밖에 없었을 거다.
거기에다 아버지의 말대로라면 중국의 개입만 없다면 아니 중국의 개입이 있더라도 그를 어떻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무슨 짓을 해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유명의 힘은 막강했으니까.
“왤까? 잘 생각해 봐. 너라면 알 수 있을 거야.”
“큭, 쿨럭!”
“몰라? 그럼 알려줘야겠네.”
알려주겠다는 내 말에 그는 힘겹게 고개를 들어 올려 나를 응시했다.
궁금하긴 한가 보네?
“이유는 말이야. 그냥 좀 심심해서랄까?”
“뭐……라고?”
“내가 망나니잖아. 그런 망나니가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데 무슨 큰 이유가 필요할 것 같아? 심심하다는 이유면 충분하잖아. 아닌가?”
지안에게 고개를 돌리며 묻자 지안이 장단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렇죠. 사람을 싫어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어요. 그냥 싫은 거죠.”
“거봐. 내 비서도 이렇게 말하잖아.”
“맞아. 맞아. 나는 그냥 대한민국 최고라길래 궁금했음 뿐이고. 근데 정말 별거 없네.”
옆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현지도 거들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 너무 악당 같은데?
“뀨! 뀨!”
잠시 생각을 하던 사이 하임이 어느새 최강준에게 다가가 마치 위로라도 하듯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이, 이 괴물이…….”
“뀨? 뀨!”
최강준의 입에서 괴물이란 소리가 나오자 하임이 최강준의 머리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마치 ‘위로를 해줘도 지랄이야?’라고 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그나저나 어때? 망나니에게 망나니짓을 당해본 소감이?”
나는 자주 지금과 같은 상황을 떠올려왔었다.
어떻게 갚아주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그가 최고의 굴욕감을 느낄까? 등등의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고,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파티장에서 보인 그 혐오감 섞인 눈빛을 떠올렸던 나는 그런 혐오스러운 존재에게 짓밟힌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할지를 떠올렸었다.
그래서 망나니를 자처해 그에게 모욕을 주기로 다짐했다.
물론 이게 끝은 아니었고, 더한 지옥이 남아 있었다.
“크윽! 큭!”
굴욕을 참는 듯한 최강준의 표정을 보던 나는 그가 지금 어떤 심정인지 알 것만 같았다.
“너 우냐? 설마 겨우 이걸 가지고 우는 거야?”
“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고개를 빳빳이 들어 나를 노려보며 입을 여는 최강준을 보던 나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뭐지?
“네놈은 죽여 버려야겠다!”
콰아앙-
그의 외침과 함께 그에게서 엄청난 양의 마력이 폭발적으로 솟구치기 시작하며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뀨우~”
충격파를 버티지 못한 하임이 나에게 날아왔고, 이어서 그가 몸을 일으켰다.
저거 설마 그 기술이야?
“현지야!”
내 앞을 가로막은 지안은 아스트라를 들어 올리며 현지에게 소리쳤다.
현지는 이미 지안이 부르기 전에 나의 앞을 막아섰고, 이어서 최강준이 현지를 향해 몸을 날려 현지를 후려쳤다.
쾅-
콘그리트 바닥에 두 줄의 긴 고랑을 만들어내며 내 쪽으로 밀려나는 현지를 무시한 최강준은.
“어?”
쾅- 쾅-
두 번의 타격음이 울리고 최강준은 하임이 만들어 낸 장벽을 부수고 사라졌다.
뻥 뚫려 버린 벽을 멍한 눈으로 보던 나는 급히 소리쳤다.
“잡아!”
내 외침에 현지가 사라졌고 나 역시 그 공간을 빠져나와 최강준을 찾았지만.
어디서도 그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았다.
“어디 갔어! 그 X끼 어디 갔냐고!”
“상무님. 저기!”
지안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빠른 속도로 물 위를 질주하는 보트가 하나 있었다.
만약을 대비해 미리 대기시켜둔 모양이었다.
“아!”
따라가기에는 너무 멀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현지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몸을 날린 현지가 바다 위를 질주하는 모습에 기대감이 생겼지만, 파도가 치는 바다 위라서 그런지 보트와 속도 차이가 거의 없어 거리가 줄지 않고 있었다.
이런 미친!
전신이 박살 난 놈이 그런 힘을 숨기고 있을 줄이야.
거기다 나를 향해 그런 엄청난 살기를 뿜어내며 죽이겠다 소리치던 녀석이 설마 도주를 택할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X발!”
“죄송해요.”
“흠- 흠- 아니야 괜찮으니까 현지나 불러.”
“네.”
욕설을 내뱉은 나는 겨우 마음을 안정시키고 지안에게 입을 열며 조용히 마음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놓아줄게. 하지만 다음은 이런 실수 따위는 없을 거다. 최강준!’
속으로 다짐한 나는 주변에 널브러져 있는 중국 쪽 각성자들을 보며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서창렬에게 연락을 하기 위해서.
* * *
“놓쳤느냐?”
“네. 죄송해요.”
“죄송할 게 무에 있겠느냐?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한다. 놈을 잡아봐야 시끄럽기만 했을 테니까.”
집에 돌아온 나는 곧장 아버지를 찾아뵈었다.
“죄송해요.”
“어허! 죄송할 거 없대도. 것보다 지안이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데 그거나 이야기해 보거라.”
“아! 그게요. 중국 놈들이 최강준을 소교주라고 불렀다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를 모르겠어요.”
“소교주라고? 음-”
“혹시 중국의 그 단체가 종교 단체 아닐까요?”
이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단체가 종교 단체라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 역시도 사이비가 판을 치고 있었기에 중국에도 그런 단체가 있는 건 이상하지 않았고, 그 힘 역시도 이상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한국 사람인 최강준이 그 종교의 소교주가 될 수 있었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중국에 존재하는 종교 단체의 소교주라? 그것참 이상하구나.”
아버지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요. 혹시 최강준에 대한 정보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유명에서 조사한 최강준에 대한 정보를 나 역시 본 적이 있었다.
그는 분명한 한국 사람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한국에서 자랐으며, 한국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다닌 그가 어떻게 소교주라는 것이 되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혹시 그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중국에 다녀온 적이 있었나요?”
“아니. 최강준은 A급 각성자가 되기 전까지 출국 기록이 전혀 없단다.”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걸까요?”
“자세히 알아봐야겠구나.”
아버지는 곧장 김 실장을 호출하고는 최강준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조사하라 명하셨다.
그의 어렸을 적 모습은 물론 친구나 주변 사람을 비롯한 그와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던 자들까지도 하나하나 찾아가 모조리 조사하라 명하셨다.
* * *
“저것들은 왜 저렇게 가르치는 거야?”
“저렇게 배웠으니까요.”
새로 데려온 고블린들을 훈련 시키는 것을 현지가 아닌 직속인 홉일에게 맡긴 나는 훈련 장면을 보며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의 고블린과 백 수십의 고블린들의 대련.
그냥 보면 당연히 백 수십의 고블린들이 우세할 것 같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150이 넘는 고블린들은 겨우 3분도 버티지 못하고 전원이 바닥에 엎어져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으니까.
“저게 정말 잘 가르치고 있는 거 맞아?”
“보셨잖아요. 제가 고블린들 가르칠 때 급격하게 성장하던 거.”
“혹시 모르잖아.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면 더 빠를지도. 그리고 저게 가르치는 거냐? 그냥 패는 거지?”
일어설 힘도 없어 보이는 고블린들을 일어날 때까지 패며 다시 대련준비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던 나는 한숨이 나왔다.
자기들도 그 고통을 알면서 똑같은 방식으로 훈련을 시키는 홉일들은 뭐랄까?
꼭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저것들 훈련 시키는 걸 즐기고 있는 거 아니야?”
“제 눈에도 그래 보여요.”
“괜찮은 거야? 저러다 몇 마리 죽어 나가는 거 아니냐고?”
“그건 아닐 거예요. 딱 보니까 죽지 않을 정도로 힘 조절 중이거든요.”
‘저게 힘 조절이라고?’
현지가 훈련 시켰을 때와 좀 다른 모습이 간간이 보였는데, 그건 바로 맞을 때마다 멀리 튕겨 날아간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저러다 죽는 거 아니냐고.”
“괜찮다니까요. 그나저나 지켜만 보고 있기가 좀 힘드네요.”
“뭐? 설마 너?”
“어차피 다 제 부하가 될 애들이잖아요. 저도 훈련 시키고 싶어요.”
굳이 훈련하는 장면을 보겠다고 따라온 이유가 이거였어?
자기도 훈련에 참가하고 싶어서?
“맘대로 해라. 어차피 여기서 더 나빠질 것 같지 않으니까.”
현지를 배제한 이유가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본 대로라면 굳이 말릴 필요는 없어 보였다.
“정말이죠?”
“그래.”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훈련장으로 향하는 현지를 잠시 지켜본 나는 그대로 등을 돌렸다.
‘이제 뭐 하지? 지안이나 보러 갈까?’
* * *
“조사 결과 벌써 나왔어?”
최강준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조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벌써 결과가 나왔다며 찾아온 김 실장을 보며 물었다.
“아직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단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
“말해봐.”
“조사를 시작하고 나서 이상한 부분을 몇 군데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최강준의 부모님이 사고사를 당했을 당시부터입니다.”
최강준의 부모님이 사고를 당해 죽었다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워낙 유명한 이야기였으니까.
하지만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사고였을 텐데?
“사고사라면 그거 말하는 거 아니야? 비행기 사고. 그런데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제주도로 여행을 가기 위해 탄 비행기가 와이번에 의해 추락하게 된 사건이었다.
이걸 그쪽이 꾸민 일이라는 건 솔직히 말이 되지 않았다.
탐지되지 않는 공중에 열린 균열에서 나온 와이번이 하필 그곳을 지나던 항공기를 공격해 추락한 사건.
“물론입니다. 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그 이후의 행보입니다.”
“행보?”
“네. 그 이후로 그가 친척들과 멀리하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건 딱히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친척들을 피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유가 없다라? 확실한 거야? 보상금이나 재산싸움 같은 돈 문제가 있었을지도 모르잖아.”
일단 친척들과 연락을 끊을 이유로는 충분해 보였기에 김 실장에게 물었다.
“저도 그 부분을 더욱 자세히 파고들었습니다만, 그건 아닌 모양입니다. 친척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장례식이 끝난 후 일주일 정도 연락이 안 되다가 갑작스럽게 연락이 와 일방적으로 연락을 하지 말라 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그의 친구들입니다.”
“그 이후로 친구들의 연락도 끊어버렸다고?”
“네. 매회 나오던 동창회는 그 이후로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자주 만나던 친한 친구들의 연락도 받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이건 좀 이상하네?
아무리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해도 친구들과의 연락까지 끊는 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것이 자주 만나던 친구들이라면 더더욱.
“또 있어?”
“네. 가장 의심스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뭔데?”
“친구 중 하나가 그를 찾아갔던 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가 친구를 보고도 그냥 지나갔다고 합니다.”
“못 봤을 수도 있잖아.”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이후 그 친구가 최강준에게 말을 걸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처럼 행동했다고 합니다. 친구에게 사인이 필요하냐고 물었던 모양입니다.”
‘장난이었을 수도 있지 않나?’
친구를 놀리기 위해 그런 농담을 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김 실장에게 그것을 물어봤는데, 김 실장의 이어지는 설명에 그가 바꿔치기 당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친구라는 걸 안 후 최강준은 바쁘다며 자리를 피하려 했을 뿐 아니라 그 친구가 언제 적 친구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주 어렸을 적 친구였던 그를 대학교 친구라고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대학교 친구가 맞긴 했지만, 둘의 인연은 초등학교가 시작이었다.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했을 뿐 아니라 대학교에서 만나 더욱 친해진 친구를 고작 대학교 때 만난 조금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에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친구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분명 얼굴은 최강준이 맞는데 그 분위기나 말투, 행동이 자신이 알던 그와 많이 달라 당황했다고 합니다.”
“바꿔치기 당했다는 말이네?”
“네. 아무래도 그게 아닌가 합니다.”
‘이것 봐라?’
만약 이 예상이 사실이라면 그가 소교주라 불린 이유가 설명이 가능했다.
소교주란 놈이 진짜 최강준을 살해하고 최강준인 척하고 다녔다면 모든 아귀가 들어맞았다.
다만 전생의 최강준이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때부터 최강준의 실력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만약 이게 정말이라면 어째서 그때의 최강준은 중국을 그렇게 싫어했던 거지?
마치 원수를 대하듯 중국이 무슨 일만 하면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던 그를 떠올린 나는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잠깐만.”
전생의 기억을 토대로 처음부터 천천히 생각을 해보기로 한 나는 그때 중국에서 있었던 큰 이슈들에 대해 떠올리기 시작하던 그때 번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쿠데타.
분명 중국에서 어떤 큰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엄청난 수의 각성자들과 고위직에 있던 정치인들이 죽어 나갔던 사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쿠데타가 일어난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적이 있었다.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동시에 사라졌기에 그를 토대로 쿠데타가 일어났다 확신하던 자들이 많았지만, 최고위 관료들인 주석과 총리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기에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도대체 누가 그 쿠데타를 일으켰던 걸까? 누구를 향해서?
많은 사실을 알고 있던 나는 그것이 누구인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중국을 지배하는 종교.
그 종교의 주인을 향한 쿠데타가 아니었을까?
만약 중국의 지배자를 노렸다면 쿠데타가 성공했고, 그로 인해 최강준이 중국을 적대하게 된 걸까?
이것도 좀 이상한데?
중국의 지배자가 바뀌는 일치고는 그때의 중국은 너무 멀쩡했다.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왔어야 함에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던 중국이었기에 이것도 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럼 뭐지? 음- 잠깐만? 소교주?
소교주라면 아마 후계자를 말하는 것일 거다.
당연히 그 후계자가 한 명일 필요는 없었다.
우리 유명만 봐도 대외적으로 나와 우리 형 둘 다 후계자나 다름없었으니까.
이를 토대로 생각해 보면 최강준이 아닌 또 다른 후보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최강준이 중국을 적대한 게 아니라 또 다른 후계자의 일을 방해한 것이라면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아!”
“왜 그러십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좀 더 조사해 보고 알려줘.”
이건 좀 보류를 해 둬야 할 것 같았다.
혹여나 그 종교에 대한 정보가 더 들어온 후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