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 뀨! 뀨!”
“넌 또 왜 그래?”
기분이 좋은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주변을 돌아다니는 하임은 뭔가를 찾는 것 같았다.
“뀨!”
내 물음에 갑자기 눈을 빛내며 숲속으로 사라져 버린 하임은 금방 다시 나타났는데, 그런 하임의 손에는 고구마같이 생긴 작물이 들려 있었다.
“그게 뭔데?”
“뀨! 뀨우~”
와그작-
고구마같이 생긴 작물을 자리에 앉아 그대로 깨물어 먹기 시작한 하임은 자기 머리통 반만 한 작물을 순식간에 먹어치워 버리곤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졌다.
“뀨!”
뭔가를 질질 끌며 나타난 하임을 보던 나는 하임이 가져온 작물이 정말 고구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뿌리 식물로 보이는 그것은 뿌리 여기저기에 조금 전 하임이 먹어 치운 고구마 같은 작물이 잔뜩 달려 있었다.
“뀨!”
“뭐? 나 먹으라고?”
나에게 고구마를 하나 떼어 내미는 하임은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뀨!”
고구마를 받아든 나는 흙을 턴 후 고구마에 상처를 내어 과즙의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과즙에서 상큼한 향이 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생긴 건 고구마인데 냄새는 오렌지랑 비슷하네? 그나저나 이걸 먹어도 되나?’
생각에 잠긴 나는 하임이 나에게 해가 되는 걸 줄 리 없다는 생각에 과즙을 손으로 살짝 찍어 혀에 대어 보았다.
“좀 시네? 오!”
신맛이 느껴짐과 동시에 청량감이 온몸에 퍼지며 마치 피로가 모두 날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놀란 나는 혹여나 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속을 관조해 보았지만, 몸에 해는 없다는 걸 판단하곤 대충 껍질을 벗겨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오! 맛있는데?”
오렌지와 수박 그 중간쯤 되는 것 같은 맛이라고 할까?
약간의 신맛과 진한 단맛이 동시에 느껴지며 마치 몸이 정화되는 것 같은 느낌에 나도 모르게 손에 든 고구마같이 생긴 작물을 순식간에 먹어치워 버렸다.
“뀨! 뀨!”
순식간에 전부 먹어치워 버리자 하임은 기분이 좋은지 주변을 방방 뛰어다녔다.
‘그나저나 이게 뭐지? 처음 보는 작물인데?’
어비스에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작물이 많이 존재했는데, 하임이 들고 온 고구마같이 생긴 이건 나도 처음 보는 작물이었다.
“혹시 이거 더 있어?”
“뀨!”
내 물음에 하임은 마나를 끌어 올렸고 잠시 후 땅이 들썩거리기 시작하더니 고구마를 마구 뱉어내기 시작했다.
길드원들 주면 좋아하겠네.
“왕눈아 너도 먹어볼래?”
-부정.
“안 먹는다고? 근데 너 원래 아무것도 안 먹냐?”
-긍정.
특이하게 왕눈이는 악마석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니안이나 하임, 샤크조차도 뭔가를 먹었지만, 왕눈이는 아니었다.
그나저나 할 것도 없는데 인피니티 링에 마력이라도 채워 넣을까?
“나 잠깐 명상 좀 할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불러.”
“뀨!”
-긍정.
* * *
“도련님.”
인피니티 링에 마력을 계속해서 채우던 나는 현지의 음성에 하던 작업을 마치고 눈을 뜨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 생각보다 많이 잡아 왔네?”
땅속에 파묻힌 채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는 수많은 몬스터가 시야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A급과 S급이었지만, B급과 C급도 간간이 보였다.
전과 달리 A급 이상이 아닌 급이 낮은 몬스터까지 전부 데려오라 했는데, 그 이유는 중국의 게이트를 막는 몬스터가 전부 A급 이상이면 그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걸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럼 시작해 볼까?”
곧바로 균열을 열어버린 나는 왕눈이에게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왕눈아 시작해.”
말을 마침과 동시에 하나둘 땅속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하는 몬스터들은 이어서 내 균열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련님. 저건 뭐예요?”
“뭐가?”
“저기 쌓여 있는 고구마 같은 거요.”
“아! 저거 하임이 가져온 건데 맛있어. 하나 먹어봐.”
“먹어도 되는 거예요?”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는 현지에게 고개를 끄덕여주자 현지가 고구마를 하나 집어 들곤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정말 먹어도 돼요?”
“그렇다니까. 엄청 맛있어.”
“정말이죠?”
“내가 설마 못 먹을 걸 저렇게 쌓아놨겠냐?”
현지는 흙을 털어내고는 검지에 마력을 담아 껍질을 벗겨내곤 살짝 혀를 데 보곤 고개를 갸웃했다.
“전혀 고구마 맛이 아닌데요?”
“그렇지? 수박이랑 오렌지를 섞어놓은 것 같은 맛이 나더라고.”
“어디? 와!”
고구마를 한입 깨문 현지는 이어서 감탄사를 내뱉곤 순식간에 먹어 치워버렸다.
“정말 맛있네요. 하나 더 먹어도 되죠?”
“마음대로 해.”
“저기…… 저희도 먹어봐도 되겠습니까?”
“어. 먹어봐.”
“감사합니다.”
쉬고 있던 길드원들이 우르르 몰려가 손에 고구마를 하나씩 잡고 흙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던 나는 이상한 걸 발견했다.
‘저게 뭐지?’
땅속에 파묻힌 채 작은 얼굴을 내밀고 있는 여우같이 생긴 이상한 몬스터.
잠깐? 저거 악마종 아니야?
“야! 저거 뭐야!”
“응? 아! 저거요. 저한테 덤비길래 잡아둔 녀석이에요.”
“덤볐다고?”
“특이한 기운이 느껴지길래 가봤는데, 저놈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몇 대 쥐어박고 끌고 왔어요.”
“허! 그럼 진작 말을 했어야지.”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근데 재 엄청 약해요. 고일이들보다 약해요.”
고일이들보다 약하다고?
고일이들은 악마종에 올라서긴 했지만, 겨우 턱걸이 수준이었다.
홉일이가 하급 악마종 정도였고, 고일이들은 최하급 악마종이었다.
“그래? 왕눈아 쟤부터 균열에 넣어봐.”
왕눈이에 의해 땅속에서 빠져나오자 녀석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꼬리가 여러 개 달린 새끼 여우.
구미호? 아니 이 경우에는 삼미호인가?
털이 풍성한 꼬리는 몸통의 두 배는 되어 보일 정도로 길었는데, 그 모습을 보자 구미호란 말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땅에서 빠져나온 녀석은 이어서 내 균열 쪽으로 이동했고 역시나 균열에 닿는 순간 빠져나가는 막대한 마력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왕창 빠져나가는 걸 느낀 나는 신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크윽!”
니안과 다르게 순식간에 연결되어 버렸다는 걸 깨달은 나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녀석에게로 향했다.
“얘 좀 깨워봐.”
내 말에 길드원 중 하나가 포션을 꺼내 들고는 녀석에게 뿌리기 시작했고, 이어서 녀석은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지 작은 울음을 뱉어내며 고개를 흔들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림 녀석은 몸을 일으키곤 나를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다.
“넌 할 줄 아는 게 뭐냐?”
“끼웅?”
내 물음에 울음소리를 내뱉은 녀석은 이어서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계속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끼웅. 끼웅.”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계속 빙글빙글 돌던 녀석은 갑자기 내 품으로 뛰어올라 안겨 왔는데, 녀석을 안아버린 나는 멍하니 녀석을 쓰다듬으며 한참 동안을 그렇게 있었다.
‘엄청 귀엽네?’
“도련님?”
“아!”
멍하게 녀석을 계속해서 쓰다듬던 나는 현지의 부름에 정신을 차리곤 나에게 안겨 있는 아이를 보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여우가 사람을 홀린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이상하게도 녀석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무척 사랑스러워 보였다.
마치 수아처럼.
“괜찮으세요? 이 녀석 지금 마력을 사용하고 있어요.”
“뭐? 난 모르겠는데?”
“저도 겨우 느낄 정도긴 한데 뭐랄까? 은은하게 마력이 새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근데 도련님 표정이 왜 그러세요?”
“뭐가?”
“수아 아가씨를 볼 때 하는 표정을 짓고 계시잖아요.”
“그야 이 아이가 정말 사랑…… 어?”
말을 이어가던 나는 잠깐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현지의 말대로 나는 지금 이 아이에게서 수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마치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설마 지금 네가 나를 홀린 거야?”
“끼웅!”
품에 안겨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
“와! 대박이네? 지금 요놈이 도련님을 홀린 거예요? 어? 마력 끊어졌다.”
현지의 말에 다시 녀석을 보던 나는 녀석이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전처럼 무척 사랑스럽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이게 능력이라고? 사람을 홀리는 게?”
“그런가 봐요.”
사람을 홀리는 능력이라?
별것 아닌 능력처럼 보이지만, 무척이나 위험한 능력이었다.
조금 전 나는 요놈에게 수아를 대입했다.
만약 그 상태에서 요놈이 위험에 처한다면 내 대처는 어떻게 될까?
목숨을 버려서라도 녀석을 구하려 하겠지.
사람의 정신을 건드리는 능력은 정말 위험한 능력이었다.
전 세계가 정신과 관련된 능력자들을 통제한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음- 그 외에 다른 능력은 없나?”
“끼웅!”
순간 내 앞에 푸른색의 커다란 불덩이 수십 개가 나타나며 공중을 수놓았고, 이어서 수십 개의 푸른 뇌전이 허공에 모습을 드러내 마치 뱀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 현지야 마력으로 몸 보호한 후 저거 한번 건드려봐.”
뇌전과 화염구에서 느껴지는 마력이 대단한 수준은 아니었다.
“불안한데…… 꺅! 찌릿찌릿해요. 펜릴하고 똑같이 마력을 무시하는 것 같아요.”
푸른 뇌전에 닿은 현지는 몸을 떤 후 입을 열었는데, 펜릴처럼 마력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
느껴지는 기운이 펜릴의 뇌전과 비슷했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불은?”
“잠시만요. 앗 뜨거워! 이것도 무시하네요.”
“파괴력은 어떤 것 같아?”
“음- 펜릴과는 다르게 그렇게 강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 후 이런저런 실험을 해본 결과 뇌전과 화염의 파괴력은 S급 이하에게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S급의 경우 피해를 주긴 하지만 한 방에 처리하는 데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았다.
물론 한 번에 수십 개를 만들어 내기에 순식간에 처리할 수는 있겠지만.
“그나저나 저 꼬리 하나당 능력이 하나인가 보네?”
화염을 만들어 내거나 뇌전을 만들어 낼 때 특정 꼬리에서 마력을 뿜어내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나머지 하나는 어떤 능력일까요?”
“홀리는 능력이 나머지 하나 아니야?”
“아닐걸요? 그건 꼬리가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은은하게 뿜어져 나왔거든요.”
“끼웅!”
여우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현지의 말이 사실인 듯싶었다.
“보여줄 수 있니?”
“끼웅!”
울음소리와 함께 녀석이 마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지금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막대한 양의 마력을.
“어? 저거!”
현지는 허공에 뭉치는 마력을 보자 떠오르는 게 있는 모양이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설마?”
서서히 크기를 불려가며 회전하던 마력은 이어서 허공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버렸다.
“이거 설마 균열이야?”
“음- 균열하고는 좀 틀린 것 같은데요?”
“그런가? 어? 이거 뭐야?”
커다란 구멍 속으로 어떤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지구의 저녁과 비슷한 어두운 숲의 풍경이.
균열도 게이트도 아닌 독특한 그것은 마치 공간을 연결해 버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솔직히 좀 신기했다.
“거기 너! 저기 들어가 봐!”
내 소환수에게 명령을 내리자 안으로 들어선 녀석은 어이없게도 구멍을 통해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와! 대박! 이거 게이트 아니에요?”
“그런 거 같은데?”
“저도 들어가 봐도 돼요?”
“음- 괜찮을 것 같지?”
“네.”
현지는 공간의 문으로 들어가 버렸고, 건너편에서 현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길 잠시.
고개를 갸웃한 현지는 갑자기 표정을 굳혀버리곤 급히 공간의 문을 넘어와 소리치기 시작했다.
“저거 빨리 닫아!”
“갑자기 왜 그러래?”
“괴, 괴물이 엄청 많아요.”
“뭐? 아, 알았어. 저것 좀 닫아줄래?”
“끼웅!”
곧바로 사라진 공간의 문을 보던 나는 현지에게 고개를 돌렸다.
“뭐가 있었길래 그러는 거야?”
“니안이나 하임이 정도로 보이는 녀석들이 수십이 넘게 있었어요.”
“뭐? 수십이라고?”
“네. 거기다 왕눈이와 비슷한 녀석도 하나 느껴졌어요. 진짜 큰일 날 뻔했다고요.”
도대체 어디와 연결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왕눈이와 비슷한 녀석이라면 상급의 악마종이었다.
“정말이야?”
“네. 그놈 분명 저를 느꼈어요. 엄청난 속도로 저에게 다가오는데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다고요.”
현지의 말에 기겁한 나는 새끼 여우를 보며 당부를 해야 했다.
“앞으로 방금 열었던 곳은 절대로 열면 안 돼! 알았지?”
“끼웅!”
그 이후로 능력 테스트를 이어가던 나는 아주 좋은 소환수를 얻었다는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어비스에서의 이동은 하임과 임프들의 이동술을 사용했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문을 열기 위해서는 요놈이 가본 곳을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 패널티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굉장한 능력이었다.
* * *
“총 몇 마리지?”
“방금 끝낸 것까지 총 3842마리입니다.”
“아직 좀 부족하네?”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새롭게 길들인 몬스터의 수.
예상했던 것보다 몬스터를 모으는 게 너무 오래 걸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획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줄어들 거라 판단됩니다만, 그렇다고 진입하기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음- 어떻게 할까나?”
“수를 맞추기 위해서는 깊숙이 진입하는 수밖에 없겠지만, 그놈들이 또 나타날까 걱정입니다.”
“피해가 얼마나 된다고 했지?”
“다행히 길드원들의 피해는 없었지만, 도련님의 몬스터들의 피해가 좀 심한 상태입니다.”
지금껏 마주친 악마종의 숫자는 총 7마리였다.
길드원들을 공격하려던 악마종을 내 소환수들이 막아섰기 때문에 길드원들의 피해는 없었지만, 소환수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였다.
놈들을 사로잡기라도 했다면 상관없었겠지만, 놈들은 생각보다 영리했다.
“이대로 물러나기에는 자존심이 좀 상한단 말이야.”
마치 사람과 싸우는 것 같았다.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처럼 뒤를 따르는 내 악마종이 도착하기 직전 몸을 빼버리기 때문에 나는 물론이고 내 악마종들 역시 약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
“어떻게 할까요?”
“현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나?”
현지는 지금 펜릴을 타고 미호와 함께 남단으로 떠난 상태였다.
원하는 수의 몬스터를 지배한 후 빠르게 이동하려면 미호가 남단에 가 봐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호는 이번에 새롭게 지배하게 된 녀석의 이름이었는데, 삼미호로 지으려 했지만, 혹시나 성장하게 되면서 꼬리가 늘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미호로 정해버렸다.
“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지안이를 보내고 현지를 제한구역에 투입할 걸 그랬네.”
제한구역을 정리하기 위해 현태와 지안이 두 팀으로 나뉘어 소환수들을 이끌고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현지에게 제한구역을 맡길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따라 왜 이렇게 생각한 대로 일이 진행이 안 되는 것 같지?
“그냥 다 쓸어버릴까?”
“네? 그게 무슨?”
“고놈들 지배하지 말고 그냥 다 없애 버리겠다는 말이야.”
“지금도 이런데 가능하겠습니까?”
“해보면 알겠지.”
화가 살짝 난 나는 왕눈이에게 고개를 돌리며 이어서 입을 열었다.
“왕눈아 너 여기서 어디까지 보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