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화 (100/214)

뚱이의 진화 이후 중급의 끝자락에 올라서 있던 악마종 모두가 상급으로 진화를 마칠 수 있었다.

하임과 펜릴, 니안, 샤크.

모두가 상급에 올라서며 내 전력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강해진 상태였다.

상급의 악마종이 총 여섯.

이 정도면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벌여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할 정도였기에 여유를 찾은 상태였다.

‘그나저나 뚱이를 제외하곤 외모가 거의 변하지 않았네?’

뚱이의 경우 놀랍게도 오크라는 종족을 초월한 듯 보였지만, 다른 녀석들의 경우 거의 달라진 것이 없었다.

물론 능력적인 면에서는 전과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지만.

그런데 왜 다른 녀석들은 텔레파시를 보내지 못하는 걸까?

뚱이와 하임, 왕눈이를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텔레파시를 보내지 못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는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진화 후 하임과 뚱이를 매일 겪어야 하는 내 입장에서 보면 말이다.

왕눈이와 다르게 시도 때도 없이 텔레파시를 보내는 뚱이와 하임.

-놀아줘! 놀아줘! 놀아줘!

나를 따라다니며 놀아줘! 거리는 하임은 솔직히 너무 귀찮았다.

한번은 잠을 자던 도중 꿈에 하임이 나타나더니 나에게 놀아달라 말하며 졸졸 쫓아다니는 이상한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잠든 나에게 다가와 텔레파시를 계속해서 보냈기에 그런 꿈을 꿨던 것이었다.

놀아줘 아니면 배고프다는 텔레파시만을 보내는 하임과 나만 보면 주인과 충성을 끝없이 외치는 뚱이를 보면 ‘지금껏 어떻게 참았을까?’ 하는 어이없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놀아줘!

“하임아, 그만 좀 해라! 나도 좀 쉬자!”

상급 악마종이 된 이후로 더욱 자유분방해진 하임은 이제 내 말도 잘 듣지 않을 정도로 개구쟁이가 되어 있었다.

어디를 가든 따라오려는 건 기본이었고, 항상 내 어깨에 앉아 웬만해서는 내려오려 하지 않는 하임은 정말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 뭐였지? 다크 레이디였나?’

그 애니메이션이 끝난 후로 하임의 관심을 끄는 게 없었다.

한 번 본 편은 다시 보려고 하지 않았기에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 애니메이션의 작가와 회사를 사서 계속 만들게 해서라도 하임을 떼어놓고 싶어질 정도였으니까.

-놀아줘!

“그래 놀아줄게. 그런데 뭐 하고 놀까?”

내 말에 손가락을 입에 물고 고개를 갸웃하는 하임.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뭘 어떻게 놀아줘야 한단 말인가?

지도 뭘 하고 싶은지 몰라 하는데 내가 어떻게 놀아주냐는 것이었다.

-놀아줘!

“그러니까 뭘 하고 노냐고?”

또다시 고개를 갸웃하는 하임.

수아가 있으면 하임은 나를 따라다니며 놀아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기에 수아의 존재가 지금 정말 절실한 상태였다.

뭘 하고 노는지는 모르지만 수아와 잘 노는 하임이었기에 당장 찾아가고 싶었지만, 지금 수아는 학교에 있었다.

수아가 오면 뭘 하고 노는지 꼭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워버렸다.

* * *

“상무님!”

“왜?”

“큰일 났어요!”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지안은 나에게 다짜고짜 큰일 났다는 말을 전하며 다급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큰일?”

“유명시에 외부인이 나타났어요.”

“뭐? 외부인?”

“네.”

이게 무슨 소리지? 외부인이라니?

“자세히 설명해봐.”

“미국 쪽 각성자들이 나타났어요.”

“뭐? 어떻게?”

“그게……. 상무님의 소환수를 따라온 모양이에요.”

“내 소환수를 따라서 유명시로 들어왔다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유명시까지 왔냐고 묻는 거야.”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벌써 여기까지 온 거지?’

게이트가 열린 지 이제 반년이었다.

유명시를 제외한 어느 곳도 아직 제대로 된 곳이 없는데 그들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걸까?

“누구야? 어떤 간 큰 길드가 벌써 여기까지 온 거야?”

“저스티스 길드의 길드장과 부길드장을 포함한 정예들로 확인되었습니다.”

“존 록펠러? 메리 톰슨? 그 둘이라고?”

“네. 확인결과 그 둘과 그의 길드원들로 밝혀졌어요.”

이름을 듣자 그제야 이해 정도는 되었다.

10강의 일인인 존 록펠러와 10강에 근접한 메리 톰슨.

그 둘과 길드의 정예들이라면 여기까지 오는 건 불가능하지 않았을 테니까.

다만 도대체 왜 여기까지 왔냐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안내해!”

“네!”

* * *

지안이 안내한 곳은 외부에 나가 있던 소환수들이 밥을 먹기 위해 들리는 소환수들의 쉼터였다.

아무래도 소환수를 따라왔기에 이곳에 도착한 것 같았다.

멀리 보이기 시작하는 그들은 밥을 먹는 소환수들과 주변에 아무렇게나 누워 쉬는 소환수들을 구경하며 감탄을 하는 중이었는데, 얼마나 정신을 놓고 있는지 내가 나타났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흠- 흠-”

“아! 선우 씨 이렇게 또 뵙게 되네요. 반가워요.”

내 헛기침에 고개를 돌리다 나를 발견한 메리 톰슨은 밝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을 맞잡은 나는 이어서 입을 열었다.

“네. 반갑습니다.”

인사와 함께 옆에 멀뚱히 서 있던 존 록펠러에게 고개를 돌리자 메리가 급히 그를 소개했다.

“이쪽은 존 록펠러입니다. 저스티스 길드의 길드장이죠.”

“반갑습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둘과 인사를 나눈 나는 그들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건지 곧바로 물었다.

“어째서 두 분이 이곳까지 오신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 별것 아닙니다. 그냥 탐험이죠.”

누가 그걸 몰라서 물어봤을까?

내가 듣고 싶은 대답은 어째서 여기까지 왔냐는 것과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는 것이다.

“여기까지요? 제가 알기로는 이곳과 미국 쪽 게이트는 상당한 거리가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 좀 멀리 오긴 했죠?”

“조금 먼 수준이 아닌 거로 아는데요? 저희가 파악한 사실을 토대로 보면 그쪽과 이곳은 한국에서 미국까지의 거리보다 더욱 먼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얼마 전 유명에서 발표한 것이었기에 거리낌 없이 물어볼 수 있었다.

어비스에 대한 최대한 많은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 유명시를 중심으로 1만 킬로 넘는 땅을 조사한 결과 다른 게이트가 없다는 것을 밝힌 후였으니까.

여기서 미국의 게이트와의 거리는 1만 5천 킬로 이상 떨어져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였길래 벌써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지?’

탐험이 아니라 그냥 질주를 한 건가?

“그, 그렇죠? 저희가 좀 멀리까지 오긴 했죠. 강을 따라 이동하다 보니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호호호.”

어색한 미소로 웃음을 흘리는 메리는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강을 따라 내려오셨다고요?”

메리의 말에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강과 이곳까지의 거리는 많이 떨어져 있었으니까.

“아! 강을 따라 내려오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거든요.”

“이상한 거라면?”

“강의 물길이 갈라지는 구간에서 인위적인 흔적을 발견해서 따라오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조용히 듣기만 하던 존 록펠러가 메리 대신 대답을 하며 앞으로 나섰다.

“아! 저희 쪽에서 만든 흔적을 따라오신 거군요.”

이제야 좀 이해가 되었다.

강을 따라 내려오던 그들 일행은 강이 갈라지는 부분의 인위적인 흔적을 발견하고 방향을 틀었을 거다.

하임과 임프들을 동원해 물길을 열긴 했지만,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네. 저희는 그것이 문명의 흔적이라 생각했거든요.”

“이거 본의 아니게 실망을 안겨드린 모양이네요.”

“아뇨. 덕분에 이곳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감지덕지죠.”

‘그런가? 하긴 그럴 만도 하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 곧 이쪽에서 공개할 것들을 생각하면 그렇지만도 않았다.

앞으로 3일 후 유명시를 전 세계에 개방할 생각이었으니까.

공개하기에는 시기가 좀 이른 편이었지만, 다른 국가, 길드, 기업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좋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각성자라는 자들에게 최대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이었으니까.

그들을 국내로 끌어들여 안전한 사냥터를 제공함으로써 유명시에 대한 인식을 최대한 좋게 만들 뿐 아니라 그들이 이곳에서 벌어들이는 막대한 자금을 국내에서 소모하게 만듦으로써 대한민국의 생활 수준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각 나라에 존재하는 각성자를 줄이고 내 소환수에 대한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인간들의 인식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그래야만 앞으로 소환수를 이끌고 움직이는 데 지장이 없을 테니까.

물론 몇몇 국가, 그러니까 중국이라던가 내전이 발생하는 중동의 나라들을 제외하고 신분 역시도 확실한 검증이 되어야 하겠지만, 저스티스 길드의 길드장 정도면 어차피 곧장 출입이 가능할 거다.

“이걸 말씀드리면 실망하실지도 모르시겠지만, 이제 곧 유명시를 전 세계에 개방할 생각이었습니다. 후에 아시고 저를 욕하는 경우가 생길지 몰라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네? 벌써 이곳을 공개하시겠다고요?”

“그렇습니다.”

“혹시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저라면 절대 그러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음- 별거 없습니다. 그저 안전한 사냥터를 제공함으로써 저희 유명의 영향력을 키우려는 거죠.”

이 정도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기에 쉽게 말해줄 수 있었다.

“안전한 사냥터라면?”

“다른 게이트에 비해 강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사냥터. 거기다 소환수들을 곳곳에 배치해 놨기에 언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사냥터죠.”

“아!”

감탄사를 터트리는 둘의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였다.

위험한 수준의 몬스터를 만난다 해도 조금만 뒤로 물러나면 내 소환수들이 진을 치고 있기에 몬스터들이 함부로 뒤를 쫓지는 못할 거다.

S급 몬스터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할 수 없을 테니까.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10강이라 불리는 제가 민망할 정도로.”

“칭찬 감사합니다.”

“선우 씨. 실례될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이야기해도 될까요?”

‘실례라? 그런 질문은 안 했으면 하는데?’

일단 들어보기라도 하자는 생각에 미소를 유지하며 입을 열었다.

“말씀하시죠.”

“저기 있는 정령들은 뭐죠?”

“네?”

아차! 이걸 놓치고 있었네!

수아가 정화한 정령 대부분이 이곳에서 생활하는 중이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한쪽에서 자유롭게 허공을 부유하며 놀던 수백의 정령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소환수들입니다.”

“네? 소환수요? 정령도 소환이 가능하셨던 건가요?”

수아에 대한 것은 그 누구도 알아선 안 되었기에 일단 내 소환수라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대, 대단하시네요.”

다행히 그 둘을 비롯한 저스티스 길드원 전체가 믿는 것 같았기에 속으로 안심을 한 나는 그들을 보며 미소를 유지한 채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하. 하. 하. 그, 그런가요?”

수호자급 정령을 지구에 데려다 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들이 수호자급 정령을 발견했다면, 난리가 났을 테니까.

상급으로 올라선 악마종들 역시 모종의 이유로 지구에 보내 둔 상태였고, 왕눈이와 몇몇 악마종만이 유명시에 있었지만, 그들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는 중이었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네. 말씀하세요.”

“혹시 이쪽 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저희가 오랜 시간을 어비스에서 생활해서 그런지 지구의 생활이 좀 그리워서요. 이곳에서 편하게 쉬고 싶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빨리 돌아가서 쉬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괜찮습니다. 게이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그들과의 대화를 마친 나는 급히 지구로 돌아와 악마종 모두를 불러모았다.

“혹시 모르니까 최대한 존재감을 감추고 있어.”

10강의 일인인 존 록펠러라면 평소 악마종의 기운을 느낄지도 몰랐기에, 그들보다 한발 앞서서 돌아와 지시를 내려야만 했다.

“현지, 너도. 괜히 수준 파악한다고 그들에게 접근하지 말고 이번에는 숨어있어.”

“네.”

뭔가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내 지시에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현지였다.

“그나저나 김 실장이 뭐래?”

“아! 일단 지켜보는 상황이래요.”

천마신교라 불리는 곳을 감시하기 위해 길드원들을 몰래 중국에 잠입시킨 것을 보고하기 위해 찾아왔던 김 실장은 내가 저스티스 길드의 깜짝 방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들키진 않았데?”

“충돌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현지의 대답에 깜짝 놀란 나는 급히 입을 열었다.

“뭐? 상태는?”

“문제없이 빠진 모양이에요.”

“그나마 다행이네.”

“다만 그 과정에서 제 부하들의 모습이 노출된 모양이에요.”

“피해가 없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홉일이를 비롯한 고시리즈 전부를 호위를 위해 붙여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어. 그들이 움직이기 전에 이쪽에서 움직일 생각이니까.”

그들을 감시한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이제 곧 준비가 끝나는 대로 그들을 칠 생각이었으니까.

언제까지 수아를 감출 수 없을 거란 사실이 나를 계속해서 불안하게 만들었기에 결정을 내린 상태였다.

“정말요? 그들을 치려고요?”

“그래. 불안해서 안 되겠어. 그리고 최강준과도 끝장을 봐야지.”

“그 일로 시끄러워질지도 몰라요.”

“미호 있잖아. 일단 정예들로만 구성해서 움직일 거야.”

“정예라면?”

“상급과 중급.”

이번에 새롭게 상급이 된 악마종과 왕눈이, 그리고 중급에 올라선 녀석들.

수가 많지는 않지만, 그 정도면 충분하다 못해 넘칠 거다.

특히 상급의 악마종이 뿜어내는 압박감은 중급 이하의 악마종과는 차원이 달랐다.

인간의 의지로 버틸 수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아무리 그들이 훈련을 받았다 해도 이번에는 다르리라.

“언제쯤 움직이실 생각인데요?”

“상황 봐서 준비 끝나는 대로 곧장 움직일 거야.”

“그럼 저도 그에 맞춰서 준비 끝내 둘게요.”

“준비? 네가 무슨 준비가 필요해?”

준비를 끝낸다는 현지의 말은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그 둘을 동시에 상대할 정도는 돼야 하잖아요.”

“둘이라면? 설마?”

“네. 도련님 어머니의 오빠라는 자들. 그러니까 도련님의 외삼촌들이네요.”

“외삼촌은 무슨.”

언제 봤다고 외삼촌인가?

그들은 나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아 갔을 뿐 아니라 수아까지 노리는 적일 뿐이었다.

천마라는 존재 역시 마찬가지였고.

“하여튼 저도 준비 좀 할게요. 당분간은 찾지 말아 주세요.”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어떻게 강해지겠다는 거야? 물론 지금까지 계속 강해진 건 알아. 하지만 단숨에 끌어올리는 건 힘들 거 같은데?”

“도련님이 사용하시는 그 마력 있잖아요. 제 마력의 성질을 그걸로 전부 변환시킬 생각이에요.”

“뭐? 그게 가능해?”

“네. 고통스럽긴 하겠지만, 분명 가능할 거예요.”

현지의 설명은 단순했다.

마력 사이에 낀 불순물 같은 마력이 존재하는 데 그 마력이 바로 나에게서 흘러들어온 파괴의 마력이 남긴 잔재라는 것.

내가 사용하는 파괴의 마력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고, 조금 비슷한 정도였지만, 그 불순물 같은 마력의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것.

마력의 질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는 현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 준 나는 현지를 보내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마.”

“네! 아 맞다. 그리고……. 음- 이건 그냥 김 실장님에게 보고 받으시는 게 좋겠네요.”

“뭔데 그래.”

“아마 김 실장님 곧 오실 거예요. 저는 이만.”

‘도대체 뭐길래 말을 하다 마는 거야?’

현지가 나간 후 곧장 김 실장을 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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