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명길드에서 발표한 악마종으로 추정되는 몬스터를 포획하는 장면을 시청하셨는데, 교수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 존재가 정말 악마종이 확실한 걸까요?
-물론입니다.
-교수님께서 왜 그런 결론을 내리신 건지 설명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저 악마종을 막아내는 데 투입된 각성자의 수와 등급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네. 최종적으로 투입된 수는 A급 각성자가 35명. S급 각성자가 8명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뉴스를 보던 나는 골이 아파지는 걸 느꼈다.
하필 내가 어비스에 잠깐 다녀온 사이에 지구에 악마종이 출현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으니까.
거기다 하필 튀어나온 장소가 수아의 학교와 멀지 않은 곳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그 덕에 피해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수아가 각성자라는 사실이 알려질지도 모른다는 것.
하필 홉일이와 고시리즈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저런 놈이 튀어나오는 거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홉일이가 수아의 경호를 담당했지만, 지금 홉일이와 고시리즈는 내가 시킨 일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그 덕에 이번에 악마종으로 올라선 고블린으로 경호가 교체된 상태였고.
-그럼 그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고 계시나요?
-정확한 소식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알고 계시는 것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들 전부가 크게 다쳐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S급 8명 전부가요?
-네. 저 영상 속의 악마종을 잠시 멈춰 세우기 위해서 말이죠.
-정말인가요?
정확히 말하면 10분을 막아냈다.
다행히 S급 각성자들은 악마종의 공포를 이겨내고 최대한 방어적으로 움직였다.
그 결과가 바로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네.
유명 길드원들에게 악마종의 존재감을 버티는 훈련을 시켰던 것이 큰 도움이 된 모양이었다.
그 덕에 일반인들의 대피시간을 벌었을 뿐 아니라 녀석에 의해 입었어야 할 피해가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네. 겨우 몇 분을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악마종이라는 것이 정말 유명에서 발표한 것처럼 S급 위에 존재하는 괴물 중의 괴물이라는 말씀인가요?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는 생방송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렸는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이 프로그램을 보는 자들 모두가 같은 반응이리라.
물론 앵커는 금방 정신을 차렸지만.
-죄송합니다. 이거 제가 너무 놀라버린 모양입니다.
-괜찮습니다. 누구라도 같은 반응을 보일 테니까요.
-크흠- 그럼 저 영상에 나온 정령은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요?
드디어 정령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제발 내 생각대로 되어야 할 텐데.’
-저 정령은…….
말을 하다 말고 뜸을 들이는 교수.
-바로 유선우 씨의 소환수 중 하나라고 합니다.
-네? 유선우 씨라면 유명그룹의 차남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마왕이라 불리시는 그분이요?
-그렇습니다. 그분의 정령형 소환수로 우리가 알던 정령의 급을 넘어선 수호자급의 정령이라 하더군요.
교수의 말에 앵커는 잠시 멈칫했다.
-그게 무슨? 지금 교수님께선 유선우 씨가 정령을 소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등급을 넘어서는 정령을 소환했다 말씀하시는 겁니까?
앵커는 믿기지 않는지 교수를 추궁하듯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저도 직접 본 것이 아니기에 확실히 단정 짓지는 못하지만, 유명에서 배포한 자료가 거짓이 아니라면 저 정령은 유선우 씨의 소환수 중 하나일 뿐 아니라 최상급 정령을 넘어서는 등급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죠.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을 토대로 생각해 본다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각성자는 하나의 능력만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의 능력이라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 말씀은?
-소환이라는 능력. 그 능력에 대해 밝혀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저 교수는 이쪽에서 섭외한 사람이었다.
김 실장은 그를 섭외해 정령에 대한 모든 것을 나에게 돌리도록 유도하라 지시했다.
어떻게든 수아가 각성자라는 것을 숨겨 관심을 끊도록 해야만 했으니까.
물론 천마신교란 단체를 공격할 준비를 끝난 상태였지만,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언제 수아에 대한 정보가 유출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아무리 입막음을 하고 정보유출을 막는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비밀이 새어나갈지는 알 수 없을 테니까.
다행히 이후 상황은 내가 유도했던 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섭외한 교수가 내 능력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며 이런저런 가능성을 제시했고, 그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설명은 그의 말이 거짓이라는 걸 아는 나조차도 혹할 정도였다.
이번 일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다.
* * *
“지금 유명시를 향해 만 단위의 몬스터가 몰려오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현지가 수련을 위해 자리를 비운 지 5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무렵 급히 찾아온 김 실장의 보고는 나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뭐라고?”
지금 웨이브가 발생했다는 말이야? 벌써?
“확실해?”
“네! 그뿐 아니라 전 세계의 게이트로 몬스터가 몰리는 중이라고 합니다.”
“수준은?”
“안전을 위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금지했기에 아직은 제대로 된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는 파악됐을 거 아니야?”
“최소 3만에서 최대 6만까지 예상됩니다. ”
3만에서 6만?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
전생에도 몬스터 웨이브는 있었다.
다만 전생과 달리 규모나 시기의 차이가 있었을 뿐.
전생의 첫 웨이브는 게이트가 열리고 1년이 지났을 즈음 발생했다.
그것도 최소 3천에서 최대 5천 정도의 몬스터가 몰려왔을 뿐이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몬스터의 수가 불어나며 최대 5만까지 수가 불어났지만,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5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다른 곳들은?”
“다른 게이트의 경우 수가 5천에서 1만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정말 미래가 바뀌었다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아무리 내가 작은 날갯짓을 한 번이 아닌 수십 번을 했다고 해도 이건 말이 되지 않았다.
어둠의 바다에서 나타나는 몬스터의 수가 변한다는 것은 애초에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도대체 이유가 뭐지? 내가 뭘 했기에 미래가 변하는 거냐고!
전생에서도 웨이브의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기에 변화하는 미래가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소환수들 집결시켜.”
“네!”
“애들 데리고 바로 갈 테니까 준비해 두고. 아! 현지는 부르지 마.”
“알겠습니다.”
대답과 함께 등을 돌리는 김 실장을 보던 내 머릿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리 많은 수의 몬스터가 몰려온다 해도 문제없이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미래가 바뀌기 시작한다는 것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으니까.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터지며 상황을 복잡하게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X발!”
* * *
“출발해!”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뭐가?”
“이곳에서 막아내는 것이 좋을 듯싶은데요.”
“그건 안 돼. 유명시에 일반인이 얼마나 있는지 알잖아. 그들이 그 모습을 보면 공포에 질리게 될 거야.”
몬스터를 처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을 거다.
진짜 문제는 사람들의 인식에 대한 것이었다.
자신들의 터전으로 몬스터가 몰려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을 심어줄 우려가 있었으니까.
전생의 경험을 되살려 보면 첫 웨이브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들은 공포에 질려 모두 게이트를 통해 지구로 도망쳤고, 다시 게이트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 않았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임에도.
일반인 중 사상자는커녕 다친 사람조차 없었음에도 떠났던 그들을 안정시키는 데는 3개월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일반인과 각성자가 느끼는 두려움의 격차는 상당했다.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 보면 웨이브를 직접 보지 못한다 해도 소리나 정보만으로도 그들의 두려움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최대한 숨겨야 했다.
대한민국이 아무리 잘 막아냈다고 해도 다른 나라들이 피해를 보았다는 정보가 퍼지게 되면 일반인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는 두려움이 생겨날 수도 있었으니까.
어비스란 곳이 무척 위험한 곳이라는 두려움이.
십여 마리 백여 마리의 몬스터는 나의 존재로 인해 그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지 못하겠지만, 수만 마리의 몬스터는 달랐다.
잘못했다가는 지금까지 만들어놨던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와르르 무너져 버릴지도 몰랐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혹여나 빠져나가는 몬스터가 있으면 더 큰 문제가 되잖아요.”
“길드원들 있잖아. 2진은 길드원들이 맡기로 했으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비교적 강한 녀석들을 처리하는 거야. 혹여나 그놈들 중 악마종이 껴 있다면 이곳에서 막는 게 더 골치 아플지도 모르니까.”
미래가 바뀌었기에 웨이브 속에 악마종이 섞여 있을 경우도 생각해 놔야만 했다.
규모가 커진 만큼 몬스터들의 급도 달라졌을 테고, 그때와는 위치도 많이 달랐으니까.
“그건 그렇네요.”
“그리고 무려 1만이라고. 수가 부족하다고 해도 급이 달라. 놈들의 수가 열 배가 넘어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네!”
“그리고 명심해. 놈들을 전부 섬멸하는 것이 아니라 해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란 사실을.”
내가 놈들을 기다리지 않고 앞으로 나선 이유는 하나가 아니었다.
웨이브로 인해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유명시 주위에 퍼트리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으니까.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웨이브 덕에 유명시의 공개시기가 좀 늦춰지긴 했지만, 곧 있으면 전 세계의 각성자들이 유명시로 향하게 될 거다.
그들을 위한 사냥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나저나 웨이브가 3만이면 주변으로 퍼진 것들은 도대체 수가 얼마나 되는 거지? 100만 가까이 되겠는데?’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어둠의 바다에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은 게이트로 향하는 도중 95% 이상이 이탈해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그런데도 내가 녀석들을 전부 처리하지 않는 것은 게이트 주변까지 도달하는 몬스터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사냥터를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수의 몬스터를 유명시 주변에 자리 잡도록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기에 남은 녀석들이라도 많이 살려둬야 했다.
“그리고, 대충 흩어졌다 싶으면 애들 데리고 빠지는 것 잊지 말고.”
“네.”
또 하나의 기회.
웨이브는 천마신교를 치려는 나에게 아주 적절한 기회였다.
웨이브 덕에 천마신교에 상주하는 인원이 많이 빠져나게 될 테니까.
이 기회를 노려 수뇌부만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모든 것이 계획했던 대로 흘러갈 거다.
물론 현지가 수련을 마치고 나와야겠지만.
일주일 안에만 나오면 될 거 같은데…….
“출발해!”
“네.”
“전부 퍼져!”
내 지시에 펜릴을 타고 하늘 높이 치솟기 시작한 지안과 앞으로 나서는 악마종들.
그리고 내 뒤를 따르던 소환수들이 길드원들의 지시를 따르며 넓게 퍼져나가 1차 방어선을 만들기 시작했다.
임프들이 있었으면 편했을 텐데.
유명시에 꼭 필요한 임프들을 제외한 나머지 임프들은 지금 정리를 모두 마친 제한구역.
그러니까 평양 신도시라 이름 붙인 또 하나의 게이트에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막기 위해 그곳으로 향한 상태였다.
고작 백여 마리 정도의 임프들이지만, 그 안에는 새롭게 악마종으로 올라선 다섯의 하이임프가 있었다.
수천의 몬스터들 따위는 순식간에 쓸어버릴 정도의 전력이 그곳으로 향한 상태였기에 큰 문제 없이 처리가 가능할 거다.
“도련님. 방어선 구축 끝났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잠깐 다녀올게.”
“네? 그게 무슨?”
내 말에 수찬은 의문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러시아의 제한구역을 정리하기 위해 떠났던 수찬은 S급에 도달한 후 다시 국내로 들어온 상태였다.
그곳은 현태가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역시는 역시네. 벌써 세계랭커급으로 성장을 하다니.’
수찬의 발전은 정말 눈부시다고 말해도 부족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B급이었던 그가 지금은 개편된 등급심사를 마치고 온전한 S급의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 등급개편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지만, 국내는 좀 달랐다.
일단 유명길드가 등급개편을 인정했기에 국내에 존재하는 각성자들은 서서히 그에 적응하는 중이었다.
물론 유명길드를 제외하면 그 수가 많지 않았고, 방송에서도 예전 등급을 그대로 사용하긴 했지만, 이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다.
“몸 좀 풀려고. 그럼. 다녀온다!”
뒷말은 듣지도 않고 땅을 박찬 나는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앞으로 쭉쭉 치고 나가며 웨이브를 멀리서나마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했을 무렵.
“허-”
나도 모르게 입을 통해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몸을 푸는 것보단 이번에 상급으로 올라선 악마종들의 활약을 보기 위해 앞으로 나선 눈앞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학살극 때문에.
빛이 번쩍할 때마다 순식간에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쓸려나가는 모습은 나를 허탈하게 만들기 충분했으니까.
니안의 입에서 계속해서 쏟아지듯 발사되는 핏빛의 브레스가 몬스터들을 학살하며 여려 갈래의 길을 만들었고.
하임이 짧은 팔을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땅이 갈라지며 수백의 몬스터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뚱이가 주먹을 뻗을 때마다 대기를 부수는 굉음이 터져 나오며 일직선의 몬스터 백여 마리가 피떡이 되어 이리저리 튕겨 나갔고.
하늘 높은 곳에서 번쩍하며 떨어져 내리는 금빛 뇌전에 수백의 몬스터가 순식간에 재가 되어 흩날리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으며 비행형 몬스터들을 향해 수백 줄기로 갈라진 마력 화살이 각각의 개체를 꿰뚫어 버리는 모습.
이것이 바로 상급의 악마종의 힘이었다.
그중 가장 놀라운 것은 바로 왕눈이였다.
수만의 몬스터 중 반에 가까운 녀석들이 같이 움직이던 녀석들의 뒤통수를 노렸고, 이어서 반으로 나뉘어 전투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바로 왕눈이의 무서움이었다.
이제는 일반 몬스터들에게도 정신지배를 걸어 조종하는 왕눈이.
정신지배에 당한 수가 무려 2만에 다다를 정도였다.
5만을 넘어서는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
하지만 그 많은 수도 이대로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모두 쓸려나가 버리리라.
그것도 1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만에…….
“전부 멈춰!”
내 외침에 소환수들이 멈춰섰고.
이어서 왕눈이의 지배를 받던 수만의 몬스터들 역시 그대로 멈춰버렸다.
“집합!”
내 명령에 등을 돌려 느릿느릿 걸어오는 악마종들을 보던 나는 모든 몬스터들이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려움에 질려 몸을 잘게 떠는 수만의 몬스터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왕눈아. 재들 해산시킬 수 있지?”
-긍정.
“그럼 혹시 암시도 걸 수 있어?”
-긍정.
“그럼 유명시 일정 구간까지 접근하지 못하도록 암시 좀 걸어서 해산시켜줘.”
내 명령에 높게 떠오른 왕눈이는 이미 지배를 건 몬스터들부터 해산시키기 시작했다.
한 번에 수천의 몬스터들이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유명시를 향해 몰려오던 모든 몬스터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던 나는 왕눈이에게 몬스터의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상급 악마종의 힘.
각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정말 무시무시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은 절대 넘보지 못할 것 같은 그 무시무시한 힘과 능력에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감이 치솟았다.
그 무엇도 내 앞을 막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에.
‘그나저나 이거 영상 촬영 제대로 됐겠지?’
내 가슴에 달아 둔 소형 카메라를 흘끔 본 나는 이어서 소리쳤다.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