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한 거지?”
장로들을 만나기 위해 천마신교의 지부를 찾은 나에게 좋은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진실이 어쨌든 적이었던 자들이었으니까.
“지존을 뵙습니다.”
“지존을…….”
맨 앞쪽에 있던 대장로는 말이 끝나는 순간 대뜸 무릎을 꿇더니 절을 하듯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뒤따라 서 있던 10명의 장로 역시 마찬가지.
솔직히 좀 어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나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지존이라는 소리를 내뱉으며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마치 역사 속에 나오는 황제에게 예를 올리는 것 같은 모습.
“그만하고 이유나 말해봐. 왜 나를 찾는 건지.”
“저희는 지존의 신하들입니다. 지존을 옆에서 모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허! 지존이라?”
이거 정신지배가 너무 심하게 걸린 거 아니야?
지금 내 앞에 있는 이들은 보통의 각성자가 아니었다.
10강을 넘어설 정도의 강자들.
이들 정도의 무력을 가지려면 당연히 정신력도 보통이 아니어야 정상이었다.
애초에 정신력이 떨어졌다면 이 정도로 강해지는 건 불가능했을 테니까.
“저희는 오로지 지존을 위해 존재하는 자들입니다. 지존께서 저희를 버리신다면 저희에게 더는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허! 이것들 봐라? 지금 자기들 목숨으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
내가 자신들을 저버린다면 당장이라도 목숨을 끊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자들을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왜지? 내가 도대체 뭔데?”
“저희의 주인이시자 마의 하늘! 천마이십니다!”
내가 천마라고?
분명 나를 소천마라 부르는 것을 듣긴 했다.
하지만 정작 천마를 쓰러트린 것은 내가 아닌 현지였다.
저들의 법을 따진다면 현지가 천마가 되는 것이 맞았기에 순간 의문이 들었다.
“내가 왜 천마지? 그를 쓰러뜨린 것은 내가 아닌데?”
“부하는 주인의 수족과 마찬가지입니다. 지존의 수족이 천마를 쓰러트렸으니 지존이 천마가 되심이 맞는 줄로 압니다.”
‘이거 분명 억지지?’
맞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이건 경우가 달랐다.
왕의 목을 직접 쳤다고 해서 왕이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경우는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무로써 모든 걸 증명하는 천마신교였기에 천마를 직접 쓰러트려 자신의 무력을 증명한 자가 천마가 되는 것이 맞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에게 그 말이 통할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고? 나를 계속 졸졸 따라다니겠다고?”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영광이겠지만, 저희는 그저 지존의 그늘에서 지존을 모시는 것만으로도 감읍할 따름입니다.”
‘감읍? 말 진짜 어렵게 하네. 그나저나 저 말은 그냥 내 주변에만 있어도 된다는 말인가?’
문득 그들의 제안이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조건 없이 이만한 자들을 부릴 수 있다는 건, 누구나 바라는 일이었으니까.
거기다 나를 절대로 배신할 일 따위는 없는 자들이었기에, 점차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나아가기 시작했다.
“일단 기다려. 생각 좀 해볼 테니까.”
말을 마치며 등을 돌리자 그들에게서 나를 찬양하는 듯한 말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지만, 무시하고 일단 돌아가기로 했다.
* * *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장로들이라? 정말 그들이 너를 진심으로 따른다는 거니?”
“네. 일단 정신지배에 걸린 상태기도 하고 그…… 자를 쓰러트리기도 했으니까요.”
어머니 앞에서 천마라는 자를 쓰러트렸다고 말하기가 좀 그랬다.
아무리 원수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일단은 어머니의 아버지였으니까.
“정말 그들을 믿을 수 있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괜찮으시겠어요?”
혹시 껄끄러운 관계일지도 몰라 어머니께 물었지만, 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안심시켜주었다.
“당연하지 않으냐? 그들은 나에게 해를 입힌 적이 없단다. 챙겨줬으면 챙겨줬지, 해를 가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단다.”
“정말요?”
“그래. 오히려 나를 깍듯이 모셔주었지. 내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었던 자들이란다. 물론 그 사람이 반대하는 것들만 빼고.”
“그럼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할게요.”
“그러려무나.”
어머니 덕분에 쉽게 결정을 내린 나는 나가려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는요?”
어머니의 곁에 항상 붙어있던 아버지가 요즘 어머니와 함께 있는 것을 통 보지 못했다는 걸 깨달은 나는 의문을 풀기 위해 어머니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 요즘 좀 바쁜 모양이더구나. 처리할 일이 좀 있으신 모양이야.”
“네? 아버지가요?”
아버지는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 유명그룹과 관련된 일은 대부분 형과 김 실장이 처리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버지가 바쁘다고?
“무슨 일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음- 그건 직접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이 어미도 자세히는 알지 못한단다. 다만 경제? 금융? 그쪽에 문제가 좀 있는 모양이더구나.”
경제라고? 요즘 경제가 어렵나?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유명의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였고 그로 인한 흑자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직접 여쭤볼게요. 쉬세요.”
“그래. 너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가끔은 쉬도록 하려무나.”
“네. 그럴게요.”
* * *
“물어볼 게 있어서 불렀어.”
김 실장을 부른 나는 곧장 본론을 꺼냈다.
“네. 말씀하시죠.”
“아버지 많이 바쁘시다며. 이유가 뭐야?”
“아무래도 국내에 금융위기가 올 것 같습니다.”
“뭐? 금융위기?”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유명의 매출은 계속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 소환수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 역시도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금융위기라니?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저희 유명에게 닥쳐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금융위기는 서민들과 일반 기업들에게서 터져 나올 거라 예상 중입니다.”
“서민들? 그들이 왜?”
“지금 국내에 존재하는 가계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아니. 모르는데?”
내가 그런 걸 알 턱이 없었다.
관심도 없었을 뿐 아니라 들어본 적조차 없었으니까.
“약 3천조로 추정 중입니다.”
“얼마? 3천조?”
내가 지금 잘못 들은 건가?
분명 3천조라고 들은 것 같은데?
“네. 가계부채가 무려 3천조입니다. 거기서 끝나지 않고 전세자금대출까지 끼게 되면 4천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중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지금까지는 빛을 돌려막거나 연장을 신청하며 겨우겨우 버티던 서민들이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로 인한 파장으로 금융권이 흔들리게 되고 점차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최악의 경우 대출금을 받지 못한 은행 중 한 곳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줄줄이 엮여있는 금융 특성상 모든 은행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테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가며 악순환이 반복되게 될 것입니다.”
‘뭔가가 빠진 것 같은데?’
빛을 돌려막거나 연장을 신청했다던 자들이 왜 갑자기 무너진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전과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기에?
“그런데 말이야.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그 문제가 왜 지금 와서 터지는 건데?”
“국내에 투자된 외국계 자본이 한 번에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 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건 아닙니다. 저희의 경우는 솔직히 투자금이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아니, 일반적인 기업들과 다르게 투자금 자체가 거의 없다고 하시는 것이 맞겠죠. 투자금이 빠져나간다고 해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정도로 요즘 유명은 대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문제는 저희 유명이 아닌 기업들입니다. 자본이 한순간에 빠져나감으로써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그로 인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실직자들이 거리에 내던져지는 순간, 나라 전체가 흔들리게 될 겁니다.”
대충 이해는 되었다.
그러니까 결국 외국계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기업들이 흔들리고 그로 인해 서민들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근데 그건 유명의 돈을 풀면 되는 거 아닌가?
빚을 대신 갚아주진 못해도 빌려주는 것 정도는 가능할 텐데?
투자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우리가 돈을 빌려줘서라도 막으면 되잖아.”
“그게…….”
“왜? 뭐가 문젠데?”
“아무리 유명이 대단해도 그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돈 부족해?”
“그건 아닙니다만, 도련님의 생각처럼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그렇겠지.
내가 주제도 모르고 해결책을 제시한 모양이었다.
“무슨 문제가 있는데?”
“만약에라도 그것이 실패한다면 유명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왜 실패할 거라 생각하는데?”
그냥 궁금했다.
돈은 돈으로 막으면 된다는 게 내 생각이었으니까.
“유명의 보유 자금이 대규모로 소진된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전 세계가 유명을 물어뜯기 위해 달려들 우려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국내의 위기는 오로지 유명 때문에 터져 나온 것이기 때문에 유명이 흔들릴 경우 정말 큰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뭐?”
“별 볼 것도 없는 작은 나라가 유명이라는 이름하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지금 유명의 힘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조차 함부로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상태입니다. 금력뿐만이 아니라 도련님 덕분에 무력까지도 그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 유명이 더 커나가는 걸 두려워한 몇몇 강대국과 거대 기업들이 연합하여 유명을 공격하는 것이 이 사태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쪽에서 조금의 틈이라도 보인다면 그들은 사정없이 물어뜯으려 덤벼들 것입니다. 유명의 힘을 조금이라도 빼놓기 위해서 말이죠.”
어이가 없었다.
일이 엄청 복잡하게 얽혀있는 듯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번 싸움의 주는 무력이 아닌 금력입니다. 금력을 이용해 이쪽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도련님께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물론 도련님이 계신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긴 합니다만.”
아버지와 형이라면 분명 아무런 문제 없이 막아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들긴 했다.
하지만 나 역시 뭐라도 돕고 싶었다.
“그나저나 징조도 없이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
“그게……. 실수였습니다.”
“뭐가?”
“징조는 있었지만, 유명 자체로만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방심하고 말았습니다. 설마 서민들과 일반 기업들을 공격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그쪽을 주시하는 부서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아는데?”
“물론 보고는 계속해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흔들기는 항상 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방식으로 대처를 했던 게 문제가 됐던 것 같습니다.”
“서민들이라?”
“네. 미국 쪽에서 기준금리를 그렇게 큰 폭으로 올려버릴 거라곤 솔직히 예상하지 못한 저희의 잘못이죠. 거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대조정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면서 문제가 더욱 커져 버린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외국 자본의 철수지만요.”
‘응? 뭔가 이상한데?’
김 실장의 설명을 듣던 나는 의문이 생겼다.
“잠깐! 미국은 저래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야?”
“그건 아니지만, 경제성장률에 따라 당연히 금리를 올려야 했고 주식시장에 낀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조정 역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기준금리 상승이 지나친 것으로 볼 때 미국 역시도 타격을 있을 겁니다.”
“그냥 관세 폭탄을 유명에게 먹이면 될 것을 뭐하러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었데?”
“그렇게 대놓고 하기에는 도련님이 무서웠던 거죠.”
“뭐? 내가?”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도련님의 소환수 수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죠. 유명시에만 S급 소환수가 1만. 전 세계로 퍼져나간 소환수들 역시 1만을 가볍게 넘어서죠. 만약 대놓고 그런 짓을 벌였다가 화가 난 도련님이 소환수 대군을 이끌고 그들 중 한 나라의 게이트를 전부 틀어막아 버린다면, 안 그래도 균열이 대폭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는 마석을 구할 길이 막혀버리게 되겠죠. 수입이라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자체 생산이 가능하던 것을 전량 수입하게 된다면 나라에 큰 혼란이 발생하게 될 거란 걸 저들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걸 빌미로 적대국 혹은 적대 기업이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을 공격하게 된다면 말라 죽을지도 모르니 최대한 조심히 움직여야 했겠죠.”
너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생각해 두고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어떻게 하신데? 계획이 있을 거 아니야.”
“별건 없습니다. 서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일반 기업들에게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발전 가능성을 알리면 되는 거니까요.”
“어떻게?”
“이번에 외국인에게도 게이트를 공개하셨잖습니까?”
“설마 그게 이것 때문이었어?”
“물론입니다.”
어쩐지 좀 이상하다 생각했다.
게이트를 공개하자던 아버지는 나에게 이런저런 이유를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좀 더 끄는 것이 이득을 극대화한다는 걸 알고 있던 나였기에 그 말들이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었다.
물론 아버지에게 다른 생각이 있을 거란 걸 예상하긴 했지만, 설마 이런 이유였을 줄은 몰랐다.
‘그나저나 아버지는 왜 그렇게 못 퍼줘서 안달인 거지?’
퍼줘 봐야 계속 욕만 했던 국민이었다.
물론 지금은 좀 다르긴 했지만, 여전히 욕하는 자들이 남아 있었다.
유명이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욕을 하는 자들.
그런 그들에게조차 아버지는 한결같이 퍼주었는데, 솔직히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
들어보니 저들의 공격이 성공한다고 해도 유명에 문제가 생길 것 같지도 않았고, 유명의 직원들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았기에 더더욱 아버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국민의 생활 수준이 엄청나게 낮아지긴 하겠지만.
그건 인과응보였다.
나라 전체를 먹여 살리는 유명을 욕하면서 유명에 의해 살아가는 자들.
솔직히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 90% 이상은 유명 덕분에 먹고사는 자들이리라.
다른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어떻게 소득을 올려줄 건데?”
“일단 이번에 새롭게 뽑은 생산직들은 당연히 수입이 올라갔을 겁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작은 사업, 그러니까 쉽게 말해 장사를 하던 자 중 급한 순으로 어비스의 점포를 맡길 생각입니다. 백화점을 비롯해 식당, 의류, 편의점, 숙박, 관광 등 그 외에도 수많은 분야에 그들을 투입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남는 자들에 한해서는 유명시 주변에서의 농업과 어업에 대한 자격을 허락해줄 예정입니다.”
“그걸로 돼? 수가 어마어마할 텐데?”
“충분히 감당이 가능할 거라 생각 중입니다. 일단 새롭게 뽑힌 생산직 직원들과 하청을 준 업체에서 고용한 직원들을 합치면 못 해도 100만이 넘는 수준이니까요.”
“그렇게나 많다고?”
“물론 회장님께서 일부러 좀 더 뽑으시기도 했지만, 어차피 계속해서 늘어날 공장들을 생각하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들어보니까 가능할 것 같기도 했다.
다만 그 많은 인원이 유명시에 다 들어갈 수 있을지가 좀 의문이었지만.
안되면 좀 더 넓히지 뭐.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블랙마켓 이전을 앞당겨야 하겠는데?
유명시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길드원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기에 이전을 좀 더 앞당기라 지시해야 할 듯싶었다.
“그런데 말이야.”
“네. 말씀하시죠.”
“정치인들은 뭐 하고 있대?”
“그, 그게…….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정부에겐 그런 걸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요.”
난감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 김 실장을 보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하긴 그럴 만도 하네.
지금 정치인이라는 것들 대부분은 제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신 나간 짓거리들을 하고 있었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고 말이다.
그러니 그딴 조작질을 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