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멋있는데요?”
화면 속 영상에는 홉일이가 금발의 젊은 여성을 안은 채로 수많은 각성자들을 뚫고 나가는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다.
한 번의 손짓만으로 앞을 가로막는 각성자 수십을 단번에 날려 버린 후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지안이 감탄하고 있었다.
멀리서 촬영된 듯 보이는 영상이라 선명함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홉일이의 모습을 흔들림 없이 잡고 있었다.
“어? 저 사람들이 간부들인 모양이에요.”
순식간에 각성자들을 쓰러트리고 제 갈 길을 가던 홉일의 앞에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듯한 자들이 나타나 앞을 막아섰다.
CS의 간부들.
내가 아는 얼굴, 그러니까 시다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들이 뿜어내는 기운은 결코 약해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내 기준이 아닌 일반 각성자들의 기준에서 말이다.
마치 절체절명의 위기처럼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듯한 모습이었지만, 홉일이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던 모양이다.
그들의 사이를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갈 뿐인 홉일이.
이어서 홉일이의 앞을 막고 있던 자들이 비틀거리다가 동시에 무너져 내림으로써 상황이 종료되는 듯 보였다.
“멋있긴 하네.”
“그렇죠? 마치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장면 같아요.”
홉일이가 공격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기에 더욱 있어 보이는 장면이 연출된 것 같았다.
-투두두두두
갑작스럽게 스피커에서 큰 소리가 울리는 걸 시작으로 홉일이의 뒤로 수천 발의 총탄이 쏘아지며 홉일이를 공격했고, 이어서 수류탄이나 소형 폭탄으로 보이는 것들이 홉일이의 주변에 떨어지며 폭발하기 직전.
영상 속 홉일이에게서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는 모습이 잠시 드러났고, 이내 폭발이 시작되었다.
콰과과과광-
폭발로 인해 아무것도 홉일이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던 그때.
미사일로 보이는 거대한 물체가 떨어지며 전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의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주변이 많이 흔들렸는지 영상이 크게 흔들리며 당시의 위험했던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
하지만, 흙먼지가 걷히고 나타난 홉일이와 인질에게서는 아무런 피해도 없어 보였다.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인질의 모습이 클로즈업되던 찰나 홉일이에게서 마력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홉일이는 화가 좀 난 모양이었다.
“크허헝-”
마력을 끓어 올리며 포효를 터트린 홉일이.
그로 인한 충격파가 홉일이에게 현대 무기를 발사하던 자들을 비롯한 각성자들을 덮치며 그들을 문자 그대로 날려버림으로써 상황이 종료되었다.
“영화냐 이거?”
“그렇죠? 진짜 재밌는 영화를 본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이거 괜찮으려나 모르겠네?”
이 영상은 우리 쪽에서 촬영한 영상이 아니었다.
해외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영상이었고, 누가 찍고 올렸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영상으로 올린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이슈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을 뿐.
“뭐가요?”
“사람들이 저 모습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겠냐?”
나나 지안의 눈에는 홉일이의 영상이 멋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악마종의 강함을 처음 보는 각성자들이나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충분히 두려워할 만한 영상이었기에 조금 걱정이 되었다.
현대 무기야 일반 몬스터뿐 아니라 각성자에게도 통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전에 보여줬던 수십 수백의 각성자를 단숨에 뚫어내고 인질과 함께 유유히 빠져나가는 모습은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을 거다.
“다를까요?”
“너야 악마종을 매일 봐왔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반인들은 다르다고. 인질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해도 그 강함이 상식 밖이잖아. 당연히 가슴속에 두려움이 자리 잡겠지.”
“아닌 거 같은데요?”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손에 쥔 스마트폰의 스크롤을 내려가며 뭔가를 보는 지안이 내 말을 부정하고 있었다.
“이것 보세요. 벌써 홉일이의 팬카페가 생겼어요. 숫자가 벌써 10만을 넘어섰는데요?”
“뭐? 팬카페? 그것 좀 잠깐 줘봐!”
지안이 보고 있던 스마트폰을 빼앗듯 넘겨받은 나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며 반응을 살폈고, 정상적이지 않은 반응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이게 뭐야?”
사람들의 반응이 내 생각과는 정반대였기 때문에.
-저 인질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저뿐인가요?
-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여기 계셨군요!
-저 시크한 모습 좀 봐요. 반해버릴 것 같아요!
-이거 실화임? 영화 아님?
영상을 캡쳐한 사진에 달린 댓글들은 참 가관이었다.
인질이 부럽다던가 홉일이가 멋있다든가 하는 엄청난 수의 댓글들을 확인한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눈으로 계속 스크롤을 내리며 댓글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댓글 중 하나 정도는 정상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하지만 그런 댓글은 단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여, 여긴 팬카페잖아. 그래서 그럴 거야.”
그 이후 다른 커뮤니티나 영상이 올라온 곳들을 찾아 댓글을 확인해 봤지만, 내가 원하던 댓글은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악플은 찾을 수 있었지만, 그건 내가 말했던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홉일이의 외모나 몬스터란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음을 토로하는 댓글일 뿐이었다.
황당하지만 대부분이 홉일이를 무슨 영웅처럼 생각하는 듯했다.
그런데 왜 내 기분이 이럴까?
안심해도 모자랄 판이었음에도 이상하게 기분이 나빴다.
“어이가 없네…….”
“킥킥킥-”
* * *
“너 꼴이 그게 뭐냐?”
“좀 심하죠?”
갑작스럽게 사라진 현지는 10일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났는데, 문제는 10일간 어디서 노숙을 하고 온 노숙자의 꼴로 나타났다는 거였다.
“아니, 그것보다 미호의 분신은 어쩌고 그 꼴로 여기까지 걸어온 거야?”
현지는 거지꼴로 유명시에 들어온 후 은신을 사용하지도 않고 그대로 거리를 가로질러 게이트를 통과해 곧장 내게로 향했는데, 현지가 나타났다는 보고는 현지가 내 방에 나타나기 전에 이미 받은 상태였다.
“분신은 힘을 전부 사용해서인지 사라져 버렸어요.”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그리고 그건 왜 직접 들고 온 거야? 확장 주머니에 안 넣고?”
길이가 4m 정도 되는 거대한 뿔을 바닥에 질질 끌며 내 방에 들어온 현지를 보며 물었고.
“아! 이거요? 이거 주머니에 안 들어가더라고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주머니에 넣으려니까 스파크 같은 게 막 생기더니 주머니가 찢어지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들고 왔어요.”
현지에게는 궁금한 것이 정말 많았다.
도대체 왜 말도 안 하고 떠났는지부터 어딜 갔다 온 건지도 궁금했고, 뭘 하고 돌아다녔는지도 궁금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고를 쳤는지까지.
“그래서 그냥 직접 들고 왔다? 은신은? 은신 써서 오면 될 거 아니야?”
“이게 되게 특이해요. 은신을 사용해도 이 뿔에는 적용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들고 왔어요.”
“도대체 어디서 났길래? 아니다. 일단 뭐 하고 돌아다녔는지부터 설명해.”
“음- 그러니까요.”
현지의 설명은 요약해보자면.
자신이 느꼈던 존재들을 가까이서 느껴보고 싶었던 현지는 내가 못 가게 할 거란 걸 알고는 나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떠났다고 한다.
가는 도중 만났던 악마종들을 사냥하고 악마석을 챙기며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한 현지는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다고 한다.
“엄청 신기하더라고요. 갈수록 어두워지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갑자기 밝아지더라고요. 태양 같은 것이 하늘 높이 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태양은 아니고 엄청 큰 마나 덩어리가 빛을 뿜어내는 것이더라고요.”
“그리고?”
“드디어 제가 그곳에 도착했죠.”
“그곳?”
“네. 어비스에 존재하는 문명 도시요!”
이게 무슨 소리지? 어비스에 인간이 만든 도시가 아닌 다른 도시가 있다고?
“자세히 말해봐.”
“네! 경비병 비슷한 것들이 있어서 일단 은신을 사용해서 몰래 들어갔거든요? 근데 엄청 많은 수의 악마종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더라고요. 아! 악마종이 아니지. 마족이라는 것들이요.”
“마족이라고?”
“네. 자기들을 마족이라고 부르던데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대화가 통해? 아니 그것보다 너를 드러냈단 말이야?”
“물론이죠. 그놈들 정말 이상한 게 저를 자신들이랑 똑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어이가 없었다.
일단 똑같은 존재라 생각하려면 현지가 그것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는 건데 이건 멍청한 거야 겁이 없는 거야? 아니 둘 다인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안 해봤냐?”
“걔들 되게 약해요. 대부분이 최하급 악마종 정도고 제일 강한 녀석이 상급인데 수가 열을 넘지 않더라고요.”
“그게 약한 거냐?”
“제 기준에서는 약한 거죠.”
“그, 그런가? 그건 그렇다 치고 대화는 어떻게 했는데?”
“그게 그러니까 음-”
잠시 멈칫한 현지는 이어서 입을 다물었고, -도련님! 들려요!
“어?”
텔레파시와 비슷한 느낌의 사념을 내게 보내는 현지.
언어가 아닌 의지를 전달하는 듯했는데, 악마종들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만 단어가 아닌 문장을 제대로 전달하는 느낌.
-걔들은 이렇게 대화를 하더라고요.
“너는 그게 어떻게 가능한 건데?”
-그냥 하니까 되던데요? 듣는 순간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라는 느낌이 팍 오더라고요.
‘이런 괴물 같은 년을 봤나?’
그냥 한번 들어본 것만으로 방법을 깨달았다는 말에 황당함이 느껴졌다.
“악마종들이 내는 텔레파시랑 비슷한 거야?”
“아뇨. 그건 아니에요. 걔들은 한 명에게만 보내잖아요. 이건 입에서 나오는 음성처럼 주변에 있는 자들 모두에게도 보낼 수 있어요.”
“둘 다 가능하다는 말이야?”
“네. 거기다 원하는 사람만을 특정해서 보낼 수도 있고요.”
현지의 말은 같은 장소에 있다고 다 들을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거였다.
텔레파시를 보내는 자가 듣지 않기를 원하는 자는 같은 장소에 있더라도 텔레파시가 전해지지 않는다는 말이었다.
“그게 마음대로 된단 말이야?”
“네.”
“그리고? 또 뭐가 있는데?”
“아! 그리고 그들은 몬스터를 마물. 악마종을 마수? 라고 부르더라고요.”
“마물과 마수라?”
“그리고 최하급의 악마종들을 마치 애완동물처럼 데리고 다니는 놈들도 있었어요.”
“악마종을 길들인 자들이 있다는 말이야? 나처럼?”
이건 솔직히 좀 놀라웠다.
악마종의 강함은 둘째 치더라도 흉폭함은 도대체 어떻게 잠재울 수 있는 걸까?
“그게 좀 웃겨요. 길들인 것이 아니라 그냥 강제로 끌고 다니더라고요.”
“강제로라고?”
“네. 힘으로 찍어 눌러 버리는 거죠.”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자신보다 강한 존재에게 복종하는 것은 생물의 본능이었으니까.
물론 반항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음- 너 그럼 너보다 강하다는 녀석도 봤겠네?”
“아뇨. 못 봤어요.”
“왜?”
“제가 아무리 겁이 없다고 해도 그렇게 막무가내는 아니거든요?”
“그럼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는 거네?”
“그건 아니에요. 어떤 존재인지 듣긴 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에게 어비스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들에 대한 정보는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파악해 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설명해봐.”
“제가 도시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 도시의 주인이 바로 제가 느꼈던 그놈들이에요.”
“도시의 주인? 중세시대의 영주 같은 걸 말하는 거야?”
“그런 것 같아요. 들어보니까 그놈들에게도 계급이라는 게 있는 것 같더라고요.”
“오등작 같은 거 말하는 겨야?”
“네! 그거요. 분명 제가 갔던 도시의 주인이 자작이라고 했거든요. 정확히 자작이라고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저한테는 그렇게 들렸어요.”
오등작.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이 존재하던 시대의 귀족제였다.
그나저나 자작이라고?
들어보니 놈들 역시 무력에 의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듯해 보였다.
마치 천마신교처럼.
‘응? 뭐지?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 거지?’
도시의 주인이라거나 마족이란 말들을 듣는 순간부터 흥분이 되는 것 같아 살짝 당황했다.
“그놈하고 너하고 얼마 정도의 차이가 있는데?”
“음- 그게 정확하지가 않아요. 제가 저랑 비슷한 힘을 찾아서 이동하다 찾아낸 거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긴 한데……. 정확하지가 않아요. 놈이 드러낸 힘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거든요.”
“잠깐만, 그럼 남작이란 놈을 찾으면 너보다 약할지도 모른다는 거네?”
“음- 그런가?”
문득 떠오른 생각은 바로 남작이라는 존재가 바로 이 사태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놈을 지배할 수만 있다면 그쪽의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아니, 잠깐만. 굳이 남작을 지배할 필요가 있나? 그냥 마족이라는 놈들 아무나 붙잡아서 정보를 빼내도 되잖아?’
마족이라는 놈들 아무나 잡아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내 가슴속에 있는 무언가는 그딴 놈들은 신경 쓰지 말라고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게 뭐지? 본능인가?’
현지에게 이야기를 듣던 도중부터 이상한 감각이 나를 지배하려 하는 것 같았다.
특히 계급이라는 소리가 나온 순간부터 이상하게 흥분이 되기 시작했고, 당장 그리로 가야 할 것만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아- 왜…… 이러지?”
“왜요?”
“감정 상태가 이상해…….”
“네?”
내 말이 끝나는 순간 감정이 제멋대로 날뛰기 시작했다.
심장으로부터 강한 울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어서 잠들어 있던 마력이 제멋대로 깨어나서는 날뛰며 나를 당황했는데.
“괜찮으세요?”
나를 걱정하는 듯한 현지에게 고개를 돌린 순간 현지의 표정이 갑작스럽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도, 도련님 눈이…….”
시야가 시뻘게지며 마력이 제멋대로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낀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곧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깨어난 마력이 제멋대로 변하는 건 둘째 치더라도 심장에서 터져 나온 울림이 나를 점차 잠식하기 시작했기에 지금 일어나는 현상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쿵- 쿵-
점차 커져만 가는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며 어떻게든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내 의지를 벗어난 듯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안 돼! 멈춰! 멈추라고!’
얼마 되지 않는 찰나의 시간 동안 파괴의 마력은 이미 육체의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였고 이성 역시도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하며 본능이 나를 잠식하는 듯한 이상한 기분을 느끼던 그때.
수아의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아! 수아야!’
내 아이의 환한 미소를 시작으로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수아와 함께한 추억들이 떠오르자 감정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고, 이어서 파괴의 마력 역시도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감정이 순식간에 정상으로 돌아오며 파괴의 마력 역시도 완전히 사라지려던 찰나.
‘크하하하하! 찾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뜻 모를 웃음소리와 강렬한 의지가 터져 나왔다.
알 수 없는 뭔가에 대한 복수심이 솟구치며.
정말 황당한 것은 조금 전 터져 나온 강렬한 의지가 내 의지와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마치 나 자신이 마음속으로 외친 것만 같은 느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