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8화 (118/214)

마족들의 땅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일주일이란 시간을 헤매고 나서야 드디어 원하던 것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현지보다 약해 보이는 마족의 기운을.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기운을 향해 이동했지만, 어느 정도 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거리에 도착한 우리는 황급히 방향을 전환해야만 했다.

그저 강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기운이 가까이 접근하고 나서야 감히 넘보지 못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마족의 땅 곳곳을 돌아다니며 비슷한 상황을 수차례 겪은 우리는 드디어 남작이라 생각되는 녀석의 기운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에 제대로 된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었다.

목적지를 향해 기쁜 마음으로 빠르게 이동한 우리의 앞에 드디어 현지가 말했던 것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높은 성벽을 발견한 후 잠시 굳어버린 나나 지안과는 다르게 현지는 아무 거리낌 없이 우리 일행을 성문을 향해 이끌었다.

그리곤 힘을 살짝 드러낸 후 손을 들어 올리며 마족으로 보이는 자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뭘 봐? 팍 씨!

현지의 태도에 당황한 나는 슬며시 마족들의 눈치를 살폈는데, 황당하게도 현지의 위협이 통했는지 녀석들이 겁을 먹은 것처럼 한 발짝 물러나며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지금 뭐 한 거냐?”

현지의 뒤를 따라 태연한 척하며 성벽을 통과한 후 마족들과의 거리가 조금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놈들은 더 강하다는 걸 보여줘야 말을 듣더라고요. 그냥 통과하려고 했으면 분명 우리를 막아섰을걸요?”미소를 지으며 자신감 있게 말한 현지였지만, 이상하게 믿음이 가지는 않았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마족이라는 것들이 다 그렇거든요.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보통 무시를 하는 편이지만, 가끔 시비를 거는 녀석들이 있어요. 그래서 강하다는 걸 직접 보여주어야만 해요. 자기보다 강하다는 인식을 주면 알아서 눈치를 보거든요.”

“확실한 거야? 재들 경비병이잖아. 상부에 보고하거나 뭐 그러는 거 아니지?”

“제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재들은 가끔 출몰하는 몬스터나 악마종들. 그러니까 마수나 마물을 막기 위해 있는 졸병들이래요.”

“졸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한 거 아니야? 둘이 힘을 합치면 하급 악마종 정도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녀석들에게 느껴지는 수준은 하급 악마종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정도였다.

그 정도면 충분히 강하다 할 수 있었는데, 현지의 태도는 정말 졸병을 보는 태도로 일관할 뿐이었다.

“아! 제가 말 안 했나요? 마족이라는 것들은 강한 축에 드는 녀석들 대부분이 군에 소속되어 있다는 거?”

“그게 무슨 말이야? 강한 것들은 모두 징집이 된단 말이야?”

“아뇨. 그게 아니라 강함의 상징이 병사라는 소리예요. 강하면 무조건 군에 들어가야 한다. 뭐 그런 인식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강함을 과시하고 싶거나 명예를 얻고 싶으면 군에 들어가야 한다는 소리야?”

“음-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것 같아요.”무력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나?

군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자신의 강함을 증명한다는 말처럼 들렸다.

잠깐만? 조금 다르다고? 설마?

“군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마족들은 전부 노예 같은 생활을 하는 거냐?”순간 머릿속으로 어떤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전생에 내가 자주 보고 들었던 장면들이.

“어? 어떻게 아셨어요? 맞아요. 완전 노예나 다름없어요. 죽이면 그냥 죽어야 하는 그런 처지더라고요.”

“어째서?”

“축제라고 했나? 그것 때문인 것 같아요.”

“축제라고?”

“네. 이건 저도 확실하지 않아서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정확한 주기는 모르겠지만, 몬스터 웨이브처럼 여긴 악마종 웨이브가 있나 봐요. 그걸 축제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허!”

악마종 웨이브라고?

정말 그런 게 있다면 저들의 생활 방식이 이해가 되긴 했다.

강자가 약자를 지켜주긴 하지만 그 대가로 그들의 목숨줄을 틀어쥐는 것.

전생의 인간들이 그와 비슷했다.

지금과 다르게 시간이 지날수록 강함이 모든 걸 지배하게 되면서 힘이 없는 자들이 노예나 다름없는 처지로 전락하기 시작한 것.

물론 전생의 경우 목숨줄을 틀어쥐는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현재에 비해 생활 수준이 많이 내려가고 부당한 대우를 더욱 심하게 받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지나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강자가 약자의 목숨줄을 쥐고 이리저리 휘둘렀겠지.

문득 든 생각에 입안이 씁쓸했다.

“그런데요. 마족이라는 자들 인간이랑 정말 비슷하네요.”

“뭐가 비슷해? 완전 다른데.”

“내가 보기엔 거의 똑같은 거 같은데? 피부색하고 덩치 차이가 좀 나는 것 빼고는 거의 비슷하잖아.”지안의 말에 현지는 이해가 안 가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인간이 저렇게 못생겼다고?”

“눈, 코, 귀, 입. 전부 사람이랑 똑같잖아. 그리고 못생겼다니! 사람 중에도 저 정도면 평범한 수준이거든!”

“저게 평범한 수준이라고?”

“당연하지!”

나 역시 현지보다는 지안의 의견에 공감이 갔다.

내가 본 마족이라고 해봐야 방금 지나친 둘이 다였지만, 그 둘의 모습은 덩치와 피부색을 제외하면 평범한 수준이라고 생각되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피부색이 좀 다양하고 키가 큰 인간이라고 할까?

키가 4m가 넘어간다는 것을 제외하고 피부색이 좀 특이하다는 것만 빼면 인간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그만하고. 현지야, 성벽을 지난 지 한참 지났는데 왜 흔한 마을조차 안 보여?”

“아! 좀 더 가야 해요. 저건 아마 외성일 거예요. 내성은 좀 더 가면 나올걸요?”외성과 내성이 나뉘어 있다는 말에 마족이란 자들의 문명 수준이 중세시대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 그러네?’

만약 중세시대에 어비스가 열렸다면 인류의 상황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중세시대에 각성자가 존재하고 마나를 활용할 방법이 있었다면, 인류 역시 이런 방식을 따랐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원초적인 방식.

그것이 바로 힘의 논리였기 때문이다.

“일단 좀 빠르게 이동하자.”그나저나 이놈은 왜 이렇게 조용해?

마족이란 존재를 마주하는 순간 감정이 미쳐 날뛸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도대체 언제 다시 그놈을 마주할 수 있을까?’녀석의 정체를 알아내야 지금 내 가슴을 꽉 막아버린 답답함을 풀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싫어도 녀석이 나오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아무런 부작용 없이 순식간에 강해질 기회이기도 했기에 솔직히 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 있었다.

* * *

“저게 네가 말했던 도시야?”

“네. 제가 갔던 곳에 비하면 좀 많이 작긴 한데. 맞는 것 같아요.”이게 도시라고? 아무리 봐도 이건 도시가 아니라 마을인데? 아니, 부락인데?

솔직히 좀 황당했다.

인류의 도시와 같은 모습을 바란 건 아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너무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도시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럼 뭔데요?”

“뭐긴 뭐야 작은 마을이지.”

“그게 그거 아니에요?”전체 인구가 3만에도 못 미칠 것 같은 작은 마을.

아니, 그것조차도 솔직히 잘 쳐준 거였다.

부락이라면 또 모를까.

그 3만이라는 인구도 군데군데 모여 있는 수십 개의 부락을 합쳐야 가능한 수이리라.

“일단 가자.”

“네.”

현지에게 도시와 부락의 차이를 설명하기 귀찮아 일단 움직이기로 한 나는 여러 부락 중 가장 큰 부락을 향해 나아갔다.

“그나마 여긴 좀 났네.”

“상무님 되게 신기해요. 어떻게 이 사이에 저렇게 거대한 성이 존재할 수 있는 걸까요?”부락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성.

마치 인류에 남아있는 옛 시대의 유물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성이 부락의 정 중앙에 위치해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성의 거대함이 여실히 느껴질 정도로 대단했는데, 어째서 저런 성이 부락들 사이에 끼어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나저나 어떻게 할까요? 바로 쳐들어가서 때려잡을까요?”

“넌 싸울 생각부터 하냐?”

“어차피 처리할 거 빨리 처리하는 게 좋잖아요.”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한데 일단 조사를 좀 해봐야 하지 않겠냐? 적어도 어떤 놈인지는 알고 싸움을 걸어야 할 거 아니야.”

“그런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현지를 보며 한숨을 내쉰 나는 이어서 입을 열었다.

“일단 아무나 한 놈 잡아 와.”

“네!”

마을에 들어서기 전.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상황을 살피기 위해 몰래 마족을 잡아 오라 시키자 현지가 내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상무님 괜찮으시겠어요?”

“뭐가?”

“현지가 조용히 데려올 것 같지가 않아서요.”지안의 말을 듣고 아차! 했다.

내가 너무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항상 사고를 치는 현지에게 아무런 당부 없이 그냥 잡아 오라 시켰다는 것은 사고를 치고 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건 빨리 말했어야지!”

“주변을 구경하느라 바로 말을 못 했어요.”똘망똘망한 눈동자로 주변 풍경을 감상하던 지안은 외성을 통과한 후부터 말이 별로 없었다.

그저 신기한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감상하는 것이 다일 정도로.

그나저나 지안이 이런 것에 관심이 있었나?

“됐어! 설마 현지가 성의 주인을 잡으러 갔겠어? 어?”

“네? 아! 설마?”

동시에 놀란 나와 지안은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생각 없이 내뱉었던 말에 신빙성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이런!”

급히 정신을 집중한 나는 현지와 연결된 선에 접촉했고, 급히 돌아오라 명령하려던 순간 현지가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것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뭐 하세요?”

“아!”

고개를 돌리자 현지의 모습이 보였고, 그 뒤로 커다란 체구를 지닌 마족이 멀뚱멀뚱 서 있었다.

“아, 아니야. 그나저나 저거, 네가 데려온 거야?”

“네.”

-응? 난 분명 훈련을? 근데 왜 머리가 이렇게 아프지?

혼잣말을 내뱉는 마족은 뭔가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나저나 정말 말이 통하네?

“이봐! 너는 이름이 뭐야!”-응? 너는 뭐냐?

놈의 말은 들렸지만, 반대로 내 말은 들리지 않는 듯 보였다.

당연한 건가?

마족이란 놈들이 한국어를 알 리가 없었다.

-아. 아. 이봐! 들려?

현지의 도움으로 지안이와 나는 녀석들이 쓰는 의념을 전달하는 방식을 배운 상태였다.

처음에는 텔레파시라 생각했지만, 해보니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 그냥 마력에 생각을 담아 퍼트리는 방식일 뿐이었으니까.

-지금 네놈이 나에게 말을 건 것이냐?

의념을 보내자 녀석은 뭔가 짜증이 나는지 나를 보며 얼굴을 잔뜩 찌푸렸고, 그 결과.

-쾅.

“꾸웩-”

현지의 주먹이 놈의 머리통과 충돌하며 녀석을 그대로 땅에 박아 넣어 버렸다.

-묻는 말에나 대답해!

현지가 녀석의 머리통을 강타하며 힘을 살짝 드러내자 녀석의 태도가 순식간에 변해버렸다.

그나저나 현지 이것은 도대체 어떻게 데려왔길래 이놈이 상황판단도 제대로 못 하는 거야?

-네!

허벅지까지 땅에 박힌 채 군기가 바짝 들어서는 뭐든 대답할 기세로 외치는 녀석을 보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태도가 한순간에 돌변하는 모습이 조금 웃겼기 때문이다.

-넌 이름이 뭐야.

-이름? 그게 뭐지?

어? 이름이 뭔지 모른다고?

-아! 진명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저는 천한 놈이라 진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진명?

-진명이 뭔데?

-네? 왕께 하사받은 영광스러운 칭호를 모르십니까?

‘여긴 이름도 왕이 직접 지어줘야 하는 거야?’참 복잡한 세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놈 이름 이야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엄청 정중해졌네?

“어휴- 답답해! 그냥 성의 주인에 대해서나 물어보세요.”

“그게 좋겠네.”

현지는 지금 상황이 좀 답답한 모양이었다.

-이봐! 여기 주인의 계급이 뭐야?

-성주님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백작이십니다.

“어? 백작?”

“아!”

현지와 나는 깜짝 놀라며 감탄사를 터트렸고.

“아무래도 잘못 온 거 같은데요?”지안이 잘못 왔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장 튀어야겠는데? 이거?”내 말이 끝나는 순간.

-야! 백작이 왜 이렇게 약해! 설마 평소에 힘을 숨기고 있는 거야?

현지가 의념을 방출했다.

-아! 지금의 백작님은 아직 어리셔서 아직 각성을 못 하신 상태입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마족의 대답에 잘 못 온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뭔가 성주라는 놈에게 문제가 있는 모양.

-그냥 아직 각성을 못 한 건데요.

놈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보였다.

아마 녀석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기에 내 물음이 적절치 않은 모양이었다.

-그럼 전 백작은?

-소멸했는데요?

-왜?

-그야 당연히 각성에 실패해서 소멸했습죠.

인간과 다르게 마족의 경우 각성이란 것이 목숨까지도 앗아가는 위험한 것인 모양이었다.

잠깐? 이게 무슨 말이야? 그럼 전 백작이 각성도 못 한 어린 개체였단 뜻이야?

아! 답답해 죽겠네? 이걸 어떻게? 아!

“현지야 저놈 기절시켜!”

“네? 갑자기 왜요?”

“저놈을 지배해서 그냥 편하게 물어보려고.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 그럼 되겠네요.”대답과 함께 사라진 현지가 녀석의 뒤에 곧바로 모습을 드러냈고.

퍼억-

타격 소리와 함께 마족이 무너져 내렸다.

“바로 넣어버려.”

“네.”

한쪽에 만든 균열 속으로 현지가 마족을 들어 냅다 집어던졌고, 놈이 균열을 통과하는 순간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마력과 정신력이 소모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단숨에 강해진 영향 때문인 듯싶었다.

“미호야 저놈 좀 깨워줄래?”

“끼웅!”

미호의 대답이 끝나며 녀석이 금방 정신을 차렸고.

-어? 이게 뭐지? 가, 강해졌다! 내가 강해졌어!

저게 뭔 개소리야?

내게 지배당한 녀석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갑자기 발광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조금 강해지긴 한 것 같네?”

“네. 아마 상무님의 지배가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하급 악마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던 녀석이 지금은 하급 악마종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온 듯 보였다.

-야! 조용히 안 해!

의념을 발산하는 것이었기에 시끄럽진 않았지만, 뭐랄까 되게 어수선한 느낌을 들게 했다.

-헉! 제, 제가 구, 군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시, 실례를 범했습니다!

내가 보낸 의념에 나를 돌아보던 녀석은 순간 깜짝 놀라며 무릎을 꿇고는 벌벌 떨기 시작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놈 왜 이래?”

“상무님보고 군주라는 데요?”

“그러니까 왜 나한테 군주라고 하냐고?”

“음- 상무님이 저 마족의 인식 속에는 가장 높은 존재라고 인식이 되어서 아닐까요?”

“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네?”잠깐만? 이거 듣고 보니 좀 이상한데?

가장 높은 존재로 인식한다는 말은 현지에게 가장 높은 존재는 도련님이었고, 지안에게 가장 높은 존재는 상무님이라는 거였기에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 조용히 하고 일단 내 물음에 대답이나 좀 해라!

-네? 네!

“일단 부르기 편하게 이름이나 좀 지어주고 시작할까?”

“그게 좋겠네요? 이름이 없다는 게 좀 불쌍했는데.”야! 너! 라고 부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름은 있어야 나중에 부르기 편할 거라 생각한 나는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다.

-넌 이제부터 마일이다! 알았냐?

그냥 마족1이라는 뜻으로 마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로 인해 나도 처음 겪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 이거 왜 이래!”이름을 지어준 순간 몸속에 잠들어 있던 마력이 깨어나 스스로 마력을 변환시키더니 녀석에게 뻗어 나가는 것을 느낀 나는 당황한 채 어쩔 줄 모르는 상태가 되었고.

-크아아악.

내 마력을 받아들인 녀석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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