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도 학교 가는 거예요?”
“그럼! 레이도 이제 수아처럼 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단다.”
레이를 품에 안은 채 레이를 살살 구슬리는 아버지.
“와아- 나도 학교!”
“허허허-”
아버지의 생각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레이가 가족이란 개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될 경우 만 년 가까이 유씨 일가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고 계셨기 때문이다.
레이가 각성 후 정말 대단한 수준이 된다면 나나 아버지, 혹은 형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레이는 유씨 일가를 보호하며 함께 살아갈 거란 생각에 요즘 아버지는 레이에게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레이에게 ‘유’라는 성을 붙여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셨고.
그 결과로 레이는 레이시스 유 펠클라인이 되었는데, 레이는 유라는 미들네임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인 상태였다.
유레이.
내 호적에는 ‘유’라는 성과 ‘레이’라는 이름이 올라왔다.
“우리 레이는 누구를 닮아서 이렇게 귀여울까?”
“레이는 할아버지 닮았어요!”
참 어이가 없었다.
이 정도면 거의 세뇌가 아닌가?
수아가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심심해하는 레이를 품에 끼고 다니신 아버지의 노력이 어느 정도 통한 모양이었다.
“허- 허- 허-”
물론 레이가 정말 귀엽다는 이유 역시도 아버지가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외모뿐 아니라 행동 역시 너무 이뻐서 아버지는 요즘 레이에게 푹 빠져 계셨다.
거기다 이상한 부분이 조금 있었다.
바로 레이가 나를 닮은 구석이 있다는 거였는데.
나의 지배를 받아들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처음 봤을 때와 달리 외모가 조금 달라져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레이의 외모가 점차 변해가는 듯 보인다는 거였다.
지구로 돌아오기 전에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돌아온 후 아버지의 계속되는 추궁에 깨달을 수 있었다.
정말 내 핏줄이 아니냐 묻는 아버지는 레이가 나와 닮았을 뿐 아니라 수아와도 닮은 듯한 외모를 설명하라 추궁했고, 그에 레이를 자세히 살펴본 나는 처음 레이를 보았을 때와 지금의 레이의 외모가 조금 달라져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조금 이상한 것은 달라진 게 외모뿐만이 아니라는 거였다.
레이는 지금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집사는 분명 각성을 하기 전에는 특별히 강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레이는 지금 엄청난 속도로 마력이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력의 질 역시도 내 파괴의 마력과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었는데, 문제는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거였다.
남작 수준이었던 레이는 꾸준히 강해져 지금에 와서는 자작을 넘어서기 직전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다른 건 다 넘어가도 저건 진짜 이해가 안 가는데?’
레이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도 나를 닮아가고 있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지배에 영향을 받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뿔이 점점 작아지는 것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게 솟아있던 레이의 뿔이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욱 작아져 있는 상태였는데, 처음 그것을 확인했을 때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족에게 뿔이란 것은 강함의 상징이었고, 더 나아가 마족이라는 존재를 증명하는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야?’
생각하는 것을 멈춘 나는 결국 입을 열어야만 했다.
“아버지.”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아버지가 나를 부르셨기 때문인데, 30분이 지나도록 레이와 노는 아버지였기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아! 언제 왔느냐?”
“네? 아까 인사받으셨잖아요.”
“그랬나? 미안하구나. 요즘 내가 깜빡깜빡하곤 한단다.”
그럴 리가.
레이와의 대화를 방해받고 싶지 않으셔서 일부러 고개조차 돌리지 않으려 하시는 것을 느낀 나였기에 황당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왜 부르셨어요.”
물론 그렇다고 티를 낼 생각은 없었다.
“별건 아니다. 그것들의 움직임을 파악 중이란 보고를 받았다.”
“그것들이라면? 마수들이요?”
“그래. 그놈들이 언제쯤 그곳에 도착하겠느냐?”
“아마 일주일 안으로 나타날 거라 예측 중이에요. 근데 그건 왜요?”
죽음의 땅에서 나온 마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중이긴 했지만, 그것은 마수의 웨이브를 찍은 동영상을 공개할 때를 잡기 위해서였지 그것들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일반인들이 무슨 죄가 있더냐. 혹여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 이쪽에서 움직일 생각이다.”
“아! 그래서 하이임프들을 움직이신 거예요?”
얼마 전 김 실장은 나에게 하이임프들을 유명시로 보내도 되겠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나야 당연히 장벽의 에너지를 충전시키기 위해서인지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 만약 길드 연합이 뚫릴 경우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좀 해 둔 것이다.”
역시 아버지였다.
장벽의 에너지 충전을 위해 들어온 것처럼 하이임프를 위장시켜 일반인들을 지키고 더 나아가 그들에게 이쪽의 힘을 보여줘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는 의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내가 김 실장에게 악마종들의 움직임을 말해 준 뒤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김 실장은 나를 찾아와 하이임프를 유명시로 옮겨도 되겠냐는 허락을 받았기에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분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만에 이런 계획을 짠다는 것은 정말 대단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일반인들도 알아야 겁을 먹을 텐데요? 만약 그들이 이 사실을 숨기게 되면 일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르잖아요.”
바로 이것이었다.
일반인들이 직접 목격해야 하고, 그들이 입막음하지 않아야 이쪽의 의도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꼭 직접 목격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란다.”
“어째서요?”
“한 번에 너무 큰 충격을 받게 되면 후에 우리가 유명시를 되찾아 오더라도 두려움 때문에 다시 유명시로 돌아오려 하지 않을 거다.”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유명시가 뚫리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자들이 공포감에 쉽게 유명시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했다.
“우리는 지금이 아닌 그 후를 생각해야 한단다. 그러니 모든 계획은 그 후를 바라보고 세워야만 하지.”
“이해했어요.”
“그럼 이제 수아의 학교 문제가 남았구나.”
“학교요?”
지금 수아는 미호의 분신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아직 평양 신도시에는 학교가 완공되지 않았기에 다니던 학교를 계속 다녀야만 했는데.
“그래. 학교가 완공되면 잠깐이지만, 이곳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수아가 괜찮을지 모르겠구나.”
내가 왜 지금껏 이걸 잊고 있었을까?
당연히 이곳에서 학교에 다니게 되면 수아는 그동안 사귀었던 친구들과 떨어져야만 했다.
“아마 괜찮을 거예요. 밝은 아이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빠를 테고요.”
“그럼 다행이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는구나. 너도 알다시피 이곳의 학교에 다니게 될 아이들은 대부분이 유명에 속해있는 직원들의 자녀들이란다. 티를 내지는 않겠지만, 영향이 없진 않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구나.”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이 수아를 여왕처럼 대할 거다.
형은 물론 나 역시도 그런 생활을 해 봐서 잘 알고 있었다.
수아 성격상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런 생활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익숙해져 버릴 경우 아직 어린 수아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다.
물론 지금의 학교 역시 이런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곳의 아이들은 나름 잘사는 집안의 아이들이었기에 자존심이라는 것이 강한 편이었다.
부모가 아무리 말해도 수아와 친하게 지내려 노력 정도만 할 뿐 수아를 왕처럼 떠받들지 않았기에 큰 걱정이 없었지만, 이곳은 달랐다.
그 아이들 부모의 고용주가 바로 수아의 할아버지, 삼촌, 아버지였으니까.
“지시를 내려놓긴 했지만,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구나. 예전의 너를 생각하면 차라리 학교를 보내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일단은 그냥 지켜보죠.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잖아요.”
“그렇긴 하다만 너무 일찍 겪게 되면 수아가 큰 충격에 빠질 수도 있어.”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에서 전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 때문에 수아가 혼란을 겪을지 모르지만, 나는 수아가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수아는 그런 아이였으니까.
“믿어 보세요. 수아는 착한 아이잖아요.”
“레이도! 레이도 착해요!”
“그래. 우리 레이도 정말 착하지.”
* * *
쾅- 콰과과광-
“지원은?!”
“아직입니다!”
많이 지치긴 했지만, 그럼에도 잘 막아내던 방어선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마수라는 괴물의 출현 때문에.
메리 톰슨을 비롯한 12인의 S급 각성자가 마수를 막아내는 중이었지만, 계속해서 밀리는 상태였다.
마수가 한 마리가 아닌 세 마리였기 때문이다.
처음 한 마리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12명의 S급 각성자들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큰 피해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한 마리의 출현 후 어찌 된 일인지 또 한 마리가 출현했고, 뒤를 이어 또 한 마리가 출현하게 되면서 전장이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크헉-”
그때였다.
마수를 막아내던 S급 각성자 중 한 명이 멀리 튕겨 나가며 방어선에 균열이 일어났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마수 한 마리가 그들 사이를 파고들어 질주하기 시작했다.
다리와 팔의 수가 수십 개인 특이한 생김새의 마수는 마치 지네가 서 있는 듯한 생김새였는데, 다리가 많아서일까?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질주하고 있었다.
“막아!”
“X발! 도대체 지원은 언제 오는 거야!”
욕설이 난무하기 시작한 전장은 지금 혼돈 그 자체였다.
질주하는 마수를 뒤쫓는 3명의 S급 각성자와 마수의 앞을 막아서는 수많은 A급 각성자.
하지만 마수에게 S급이 아닌 A급은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개미와 다르지 않았다.
특별한 공격 없이 그저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이리저리 튕겨 나가 피를 토하는 각성자들과 A급 각성자들이 목숨을 걸고 막아내었음에도 S급 각성자와 질주하는 마수의 거리는 더욱 벌어질 뿐이었다.
“안돼!”
마침내 성벽에 근접한 마수가 공중으로 뛰어올랐고, 결국 성벽을 넘어가 버리고 말았다.
물론 이곳은 외성이라 할 수 있었기에 안쪽에 또 하나의 성벽이 존재했지만, 문제는 내성이 아닌 외성 안에도 일반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어비스에서만 자라는 농작물을 심어 농사를 짓고, 어업을 하는 일반인들이 가장 외각에 존재했고, 조금 더 들어가면 수많은 공장이 돌아가고 있었기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엄청난 참상이 벌어질 우려가 있었기에 뒤를 쫓던 각성자들 역시 급히 성벽을 넘어야만 했다.
“내가 이래서 10강 중 한 명은 꼭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
메리 톰슨의 외침.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될 걸 대비해 길드 연합에 건의를 올린 적이 있었다.
10강 중 한 명은 성벽 위라도 좋으니 대기를 해 달라고.
하지만 10강이 누구인가?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는 고귀한 자들이었다.
그들은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
물론 저스티스 길드의 길드장임과 동시에 세계 최강이라 평가받던 존 록펠러는 달랐다.
그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들렸지만, 그는 항상 이곳에 있을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길드장이라는 자리가 그리 호락호락한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야 세 시간 정도일 뿐이었고, 그조차도 밤 시간대에 겨우 이곳에 들릴 수 있을 뿐이었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저거 어쩔 거야! 점점 벌어진다고!”
독일의 랭커 중 하나인 하인츠였다.
“병신같은 새끼! 그걸 못 버티고 일을 이 지경까지 만들어?”
프랑스의 렝커인 킬리안이 조금 전 마수의 공격에 튕겨 나간 S급 각성자를 떠올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운이 좋으면 지원 오던 자들과 마주칠 수도 있으니까 거기에 희망을 가져 보자고.”
“지랄! 그 새끼들 이제 출발 준비 끝냈을걸?”
하인츠의 말에 킬리안이 욕설로 화답했다.
“그럼 어쩌자고 이 새끼야!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일반인들이 생활하는 구역이라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중에도 말싸움하는 둘을 보던 메리 톰슨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그들 역시 걱정이 되기에 이러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이었다.
멀리 보이는 마수가 조금만 더 들어가면 엄청난 학살이 일어날 것이 뻔했기에 그들 역시 메리 톰슨과 다르지 않게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으리라.
“으아! X바알! X새끼! 그 새끼 살아있으면 내 손으로 직접 그 숨통을 끊어 버릴 거야!”
“어! 안 돼!”
녀석이 공장지대에 진입하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하인츠가 급히 소리쳤지만, 방법이 없었다.
콰앙-
“아!”
메리 톰슨의 입에서 안타까운 음성이 터져 나왔다.
공장지대 안으로 들어선 녀석이 시야에서 사라짐과 동시에 굉음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근데 저거, 그놈 아니야?”
“어? 뭐야?”
시야에서 사라졌던 마수가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후.
콰앙-
다시 떨어져 내린 녀석이 굉음과 함께 또다시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고, 이어서 다시 사라진 녀석이 엄청난 속도로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퍼억-
“이게 무슨?”
“뭔 일이야? 설마 지원이?”
자신들의 앞에 처박힌 녀석의 꼴은 장난이 아니었다.
달려 있던 수많은 다리 대부분이 사라져 있었을 뿐 아니라 몸 역시 내부에서 폭탄이 터진 것처럼 이곳저곳이 터져서 녹색의 체액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물론 숨 역시 끊어진 듯 보였고.
“아니야. 아무리 10강이라도 이렇게 빨리 처리한다는 건 불가능해.”
메리 톰슨은 마수란 생명체를 겪어 본 적이 있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물론 마수란 개체 역시 등급이 나뉘어 있었고, 지금 눈앞에 있는 녀석이 최하급이란 사실을 알고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1분의 반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녀석을 처리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순간에 이렇게 찍어 누를 수 있을 정도로 마수의 방어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뭔가 온다!”
킬리안이 뭔가를 느끼고 급히 입을 연 순간 이미 그 존재는 눈앞에 나타나 있었다.
“임프?”
“뀨?”
그들이 임프를 보며 의문을 드러낸 것처럼 임프 역시 그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임프가 손을 뻗자 순간 땅이 치솟아 오르며 마수를 꿰뚫어 버렸고, 그 끝에는 작은 마석 비슷한 뭔가가 놓여 있었다.
“뀨!”
모래로 이루어진 창이 튕기듯 움직이자 마석이 임프의 손에 떨어졌고, 그를 보며 임프가 양손을 번쩍 들고는 기분이 좋은 듯 춤을 추는 모습을 목격한 메리 톰슨들은 황당한 눈으로 임프를 보며 멍하니 입을 벌렸다.
“설마 임프가 저걸 처리한 거야?”
“그런가 본데?”
“그냥 임프가 아니라 진화 종인 하이임프인 것 같은데요?”
그들 역시도 하이 임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임프의 진화 종으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알려져 있었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그들은 그것을 믿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임프는 B급 몬스터였다.
그것도 마력이 많아 B급이지 실질적으로는 C급에도 못 미치는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뀨! 뀨! 뀨!”
하이임프가 악마석을 들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던 메리 톰슨은 혹시 몰라 하이임프에게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뭐라고 불러야 하지?”
“그냥 임프라고 부르면 되지 않을까?”
“임프야?”
“뀨?”
임프라 부르자 자신을 보며 고개를 갸웃하는 임프를 보며 메리 톰슨은 순간 정신줄을 놓을 뻔했다.
너무 귀여운 모습 때문에.
“아! 귀여워!”
“지금 뭐 하자는 거야? 하여간 여자들이란!”
“아!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임프야. 혹시 우리를 좀 도와줄 수 있겠니?”
“뀨?”
메리 톰슨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임프의 귀여움 때문에 다시 정신줄을 놓을 뻔했던 메리 톰슨은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쪽 성벽 밖에 이놈과 비슷한 괴물이 있는데 혹시 처리하는 걸 도와줄 수 있겠니?”
“뀨!”
임프가 고개를 끄덕인 순간이었다.
그들의 있던 장소가 순식간에 변해버린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