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8화 (168/214)

-군주님을 뵙습니다!

크림슨의 뒤쪽에 도열한 15인의 병사들은 내가 나타나자 곧바로 부복하며 동시에 의념을 터뜨렸다.

그들의 옆쪽에는 어정쩡한 자세로 서서 당황한 모습으로 병사들과 나를 번갈아 보는 특이한 차림의 마족들이 있었다.

제대로 제련조차 되지 않은 마수들의 가죽을 그대로 뒤집어썼을 뿐 아니라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오랜 시간을 밖에서 보낸 것 같은 모습.

이로 미루어 보아 내성의 주민이나 병사는 아닌 듯 보였다.

아직 도시개발계획이 시작 단계이긴 했지만, 공용 샤워 시설은 만들어 두었기에 내성의 주민들과 병사들은 절대 저런 모습일 수 없었다.

강제로라도 샤워를 시켰기 때문이다.

“저들은 뭐야?”

5명의 특이한 차림의 마족들을 보며 크림슨에게 묻자 곧바로 크림슨의 대답이 들려왔다.

-사냥꾼들입니다.

“사냥꾼? 마수 사냥꾼 말하는 거야?”

-네. 얼마 전 영지에 들어온 자들인데, 생각보다 능력이 있는 것 같아서 데려왔습니다.

끌고 온 게 아니라? 데려왔다고?

딱 봐도 성한 곳이라곤 보이지 않는 자들이었다.

일단 서 있는 자세부터가 나 환자요, 하는 듯 보였기에 어이없는 눈으로 크림슨을 바라보자 크림슨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이…… 반항이 심해 교육을 하는 과정에서 조금 손을 댔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당분간은 힘을 숨기고 있으라고 했지?

크림슨에게 반항을 했다는 것에 의문을 가졌던 나는 금방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원래 영지민이었던 자들이 내성에, 새로 유입되는 마족들은 외성에 머물게 하는 상태였는데,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기에 새로 유입되는 자들은 아직까진 내성에 출입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영지에 유입되는 마족 중에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이 존재할 수도 있었고, 비밀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었기에 기사단 전원에게 되도록 외성으로 나가지 말라 명했다.

만약 나가야 할 상황이 된다면 힘을 숨기란 명령을 내려둔 상태였기에 저들은 아마 크림슨의 힘을 알아보지 못하고 반항을 조금 했던 모양이었다.

“그래? 그럼 일단 넘어가고, 음- 20명이라? 실험의 성향이 강하니까 일단 이 정도로 만족하도록 할까?”

-네!

“근데 저들은 들었던 것보다 수준이 높은 것 같은데?”

내 감각에 잡히는 사냥꾼들의 강함은 병사들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중급 마수보다 약간 처지는 수준인 병사들에 비해 홀로 중급 마수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 보이는 사냥꾼들.

-사냥꾼 중에서는 특출난 자들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것들 첩자나 뭐 그런 거 아니야?

사냥꾼들 대부분이 하급 병사보다 못한 수준이라던데?

상관없나?

어차피 지배하면 첩자든 뭐든 모두 내 부하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였다.

오히려 첩자라면 더욱 괜찮을지도 모르고.

“일단 지배부터 하고 시작할까?”

입을 염과 동시에 마력을 끌어올리자 깜짝 놀라며 동시에 마력을 끌어올리는 사냥꾼들을 보며 미소를 지은 나는 그대로 마력을 움직여 녀석들에게 마력을 쏟아부었고, 잠시 후 그들을 모두 나의 지배하에 두게 되었다.

“이름.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데 말이야? 뭐가 좋을까?”

지배가 끝났음에도 멍하니 나만을 바라보는 사냥꾼들을 보며 입을 열자 크림슨이 놀라며 물어왔다.

-지금 저들에게 진명을 하사하시려는 겁니까?

“왜? 안 돼?”

-그, 그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니까 크림슨은 내가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너는 모르겠지만, 저기 서 있는 병사들도 모두 이름을 지어준 상태야. 내가 이름을 지어준 병사만 해도 1천을 가볍게 넘어간다고.”

-저, 정말이십니까?

“어.”

내 설명에 놀란 크림슨은 병사들에게 다가가 대뜸 멱살을 잡으며 물었는데.

-너희들 모두 정말 진명을 받았느냐?

-그, 그렇습니다!

멱살이 잡힌 상태에서도 군기가 바짝 들어간 모습으로 대답하는 병사.

-너의 진명은 무엇이냐?

-229호입니다!

-너는?

-312호입니다!

-아!

왜 저러는 거야?

크림슨은 단순히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사실 때문에 당황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뭔가 심각한 이유가 있어 보였기에 크림슨에게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군주님께서 정말 1천이 넘는 자들에게 진명을 하사하셨단 말입니까?

“그렇다니까.”

-그, 그럼 혹시 진명을 지어주시면서 느끼신 것이 없으십니까?

느낀 것이라면 그것뿐인데?

“죽도록 힘이 들었던 것 말고는 없는데?”

-네? 아, 아니 그것이 아니오라 뭔가 깎여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으셨냐는 말입니다.

“깎여 나간다고? 모르겠는데? 의지력과 마력의 소모가 있긴 했지만, 그건 금방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지. 아니, 더 증가했나?”

-그, 그럴 리가 없는데?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한 건가?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이유라도 좀 설명하고서 물어보든가.”

-그, 그것이…….

이어지는 크림슨의 설명은 나를 정말 당황하게 만들었다.

진명을 내린다는 것은 내 생각처럼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껏 나는 마력과 의지를 조금 소모하는 것이 다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영혼.

그러니까 혼의 파편을 전해줌으로써 엄청난 재능과 힘을 줄 뿐만 아니라 나와의 연결을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행위.

그것이 바로 진명의 진짜 의미였다.

-그 때문에 다른 군주님들께서는 수족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자에게만 혼의 파편을 선물하십니다. 물론 그 수 역시 열을 넘지 않고 말입니다.

“그럼 뭐야? 지금까지 내가 내 혼을 마구 퍼주고 있었다는 거야?”

-그, 그렇게 보입니다.

“그럼 그 혼을 다 쓰면 어떻게 되는데?”

-구, 군주님께서 다시 사라지시지 않을까요?

내가 지금까지 스스로 목숨을 깎아 먹고 있었다는 거네?

아니지, 목숨이 아니라 영혼인가?

“근데 왜 나는 그걸 느끼지 못한 거지?”

-그것이 저도 의문입니다. 예전의 군주님께서는 진명을 하사하시면서 혼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에 대해 자주 언급을 하셨었습니다.

“뭐라고 했는데?”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라고…….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면 분명 나도 느껴야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군주가 팔, 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면 나 역시 심하면 더 심했지 적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군주이든 아니든 일단 같은 힘을 사용할 뿐 아니라 영혼의 크기가 있다면 그의 앞에서 나는 반딧불도 되지 않을 테니 당연히 그보다 심하게 느껴야만 정상이었다.

“이상하네? 왜 나는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을까?”

-그건 저도 잘…….

“내가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직접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건 너무 위험한 생각이십니다.

“괜찮아.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거기다 같은 방법이 아닐지도 모르잖아.”

-하지만…….

사냥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계속 만류하는 크림슨이었지만, 내 확고한 태도에 결국 두 손을 든 크림슨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내가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을 지켜보기로 했다.

“지금부터 너의 이름은 사일이다!”

아직도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듯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던 사냥꾼 중 가장 앞쪽에 있던 녀석에게 이름을 지어주자 곧바로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잠들어 있던 마력이 저절로 깨어나 스스로 성질을 변화시키더니 사냥꾼을 향해 움직였고.

잠시 후 사냥꾼의 모습이 점차 변해가기 시작했다.

2m를 가볍게 넘어서던 사냥꾼의 덩치가 점차 작아졌고, 이마를 뚫고 튀어나온 아주 작은 뿔.

멍하니 나만을 바라보던 사일은 변화를 마친 후 나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어서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부복했다.

-구, 군주님을 뵙습니다.

내 지배에 들어왔을 때는 별 움직임이 없던 사냥꾼이 이름을 지어주자 태도가 확 달라졌다.

물론 지배한 후에도 두 눈에 나만을 담고 있었지만.

-군주님? 정말?

-정말 군주님이시라고?

-정말이었어! 내 생각이 맞았다고!

아무래도 그들은 지배를 당한 후 느껴지는 감각에 당황하고 있었던 듯싶었다.

나를 가장 높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긴 했지만,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듯싶었다.

그래서 멍한 표정으로 혼란스러워했던 거겠지.

이어서 나는 사이, 사삼, 사사, 사오라는 이름을 그들에게 차례로 지어주었고, 그 모습을 본 크림슨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완전한 의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이야?”

내 물음에 크림슨은 이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군주님께 진명을 받은 것 치고는 너무 약한 병사들의 모습에 혹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제 예상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내가 반쪽짜리 의식을 했다는 거야?”

-그런 것 같습니다. 보통 군주님께 진명을 받은 마족의 경우 최하급의 마족조차도 최소 남작급의 힘을 가지게 될 뿐만 아니라 잠재력이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육체가 변하는 건 비슷하지만, 저들의 변화완 다르게 담을 수 있는 마력이 크게 증가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조금 더 강해졌을 뿐이죠.

그러니까 지배의 군주완 다르게 나는 그냥 조금 강화하는 게 다라는 거네?

“그럼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혼의 파편이 움직인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다행이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배의 군주처럼 한순간에 강화가 가능했다면, 빠르게 기사단을 완성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나저나 이제 올 때가 됐는데?”

-네? 누가 말입니까?

“아! 저기 오네.”

“아빠!”

멀리서 나를 발견한 수아는 나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공주님을 뵙습니다.

-공주님을 뵙습니다!

-고, 공주님을 뵙습니다.

크림슨이 수아를 보며 부복하자 병사들이 따라서 부복했고, 이어서 사일이들 역시 어정쩡한 자세로 병사들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히히-”

수아는 공주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수아야? 레이는 함께 안 왔니?”

“레이는 할아버지랑 간식 먹어요.”

항상 함께 다니던 레이가 없는 모습에 의문이 들었는데, 간식이란 소리에 의문이 순식간에 풀려 버렸다.

“수아는 안 먹어?”

“살쪄! 안 돼요! 레이랑 똑같이 먹으면 수아 돼지가 되어버릴지도 몰라요!”

“그, 그러니?”

벌써 이런 걸 신경 쓸 나이가 되어버린 건가?

별것 아닌 말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수아가 훌쩍 커버린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조금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천천히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수아가 성인이 된다는 생각 자체가 하기 싫어질 정도로 나는 수아가 영원히 아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수아가 자라는 모습을 보지 못한 나였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닌가 했다.

“그런데 아빠! 수아 왜 불렀어요?”

“소개해 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 불렀단다.”

“저기 저 아저씨들이요?”

병사들을 보며 입을 연 수아.

“그래. 이 아저씨들이 이제 수아를 보호해 줄 거란다.”

이들은 앞으로 조금 힘든 생활을 하게 될 거다.

수아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못할 뿐 아니라 가끔 그들을 습격하는 기존의 기사단으로부터 수아를 지켜야 할 테니까.

“수아는 친구들이 많아서 괜찮은데?”

“이곳에는 없잖니?”

“아닌데? 수아의 친구들은 수아가 부르면 어디든 나타나요!”

“그, 그러니?”

“네!”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수아를 보던 나는 병사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너희들이 지켜야 할 아이다. 당분간만이지만, 최선을 다해 지켜야 할 거야.”

-알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너희들이 강해지는 데 꼭 필요한 아이이기도 하다. 수아야. 저들에게 축복을 걸어 주겠니?”

축복.

처음 수아의 버프를 받은 룩산은 축복이라는 말을 꺼냈는데, 생각해보니 그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이름을 정정했다.

수아의 축복이라고.

“네! 이얍!”

수아의 기합 소리와 함께 수아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맑은 기운은 이어서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자에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나에게도 스며드는 수아의 기운은 마치 몸을 정화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했는데, 마족들은 또 달랐다.

갑작스럽게 늘어나 마력홀에 깜짝 놀라며 수아를 보는 두 눈을 빛내기 시작하는 병사들.

거기다, 크림슨 또한 조금이지만, 강해졌는지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비록 잠깐이지만, 너희들의 소속은 프린세스 나이츠다. 알겠나?”

-네!

-네!

병사들과 함께 대답하는 크림슨을 보며 황당한 표정을 지은 나는 이어서 입을 열었다.

“너는 아니야.”

-저는 아닙니까?

“너 수호기사단이잖아.”

-비록 제가 수호기사단이긴 하지만 공주님을 호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왜?”

-네? 그것이 이들을 이끌 자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크림슨의 생각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들을 담당할 녀석은 이미 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라구스가 하기로 했으니까.”

-그, 그놈이 말입니까?

“어.”

-그렇군요…….

실망한 표정을 짓는 크림슨.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

수아의 버프를 받을 기회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질 테니까.”

-그 말씀은?

“지금부터 라구스를 제외한 수호기사단은 하루에 한 번 시간을 정해서 저 녀석들을 습격하게 될 거야. 승패에 따라 수아의 축복을 받게 되는 거고.”

-네? 정말이십니까?

“어. 대신 마력 사용 금지야. 둘 다.”

-네? 그게 무슨?

마족의 싸움법은 정말 간단했다.

마력의 양과 지배력의 승부.

서로에게 무기를 겨누긴 하지만, 진짜 승부는 마력의 양과 지배력에서 갈렸다.

그러니까 전투 기술 같은 것이 별로 없다는 말이었다.

무기를 사용하는 이유와 몸을 부딪치는 이유는 그저 좀 더 편하게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서일 뿐 실용적인 부분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물론 전투 기술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마력의 양과 지배력의 영향이 크긴 했지만, 그건 수준 차이가 나는 상대에게나 통하는 것이었고, 동등한 수준의 상대에게는 마족 역시도 전투 기술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래서일까?

고위 마족일수록 마력의 양과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고, 반대로 하위 마족일수록 기술을 단련시키려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수호기사단쯤 되면 뛰어나긴 하겠지만, 지금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결과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아마 마력을 조금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아무리 수호기사단이라도 수의 차이가 나는 병사들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을 거다.

거기다 수아의 축복은 매일매일 받는다고 더 빨리 성장하는 것도 아니었다.

축복을 받음으로 인해 늘어난 용량을 가득 채우지 않으면 또 받는다고 해서 더욱 늘어나는 것이 아니기에 몇 번 받지 못한다고 해서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거다.

그나저나 첫 번째 전투는 누가 이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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