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미르카엘의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용마왕이 팔을 휘두르자 네 갈래의 검은 마력의 선이 모습을 드러내며 허공을 찢어발겼고, 그를 보며 미르카엘은 밝은 빛을 뿜어내던 검을 가볍게 그어 올렸다.
쩌저적-
두 개의 강한 힘이 부딪혔지만, 충돌의 여파 따위는 없었다.
미르카엘의 검이 그어진 순간 그를 향하던 마력이 그대로 지워져 버린 것.
“키에엑!!”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르카엘의 가벼운 휘두름은 용마왕의 공격을 지워 버린 것에 그치지 않았고, 크림슨의 공격과 비슷한 현상을 일으켰는데, 드러난 결과는 크림슨의 그것과 전혀 달랐다.
똑같이 공간을 베어버리는 공격이었지만, 거리와 위력이 차원이 다를 정도.
공간을 파괴하듯 그의 검격을 따라 수십 갈래의 공간이 갈라지며 용마왕까지도 함께 베어버린 것이었다.
용마왕이 처음으로 비명을 내지른 것만 봐도 조금 전의 공격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지니고 있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조금 전 하이엘프의 공격을 맨몸으로 버티던 그때조차도 용마왕은 그 흔한 비명을 내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거기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용마왕의 몸에 새겨진 여러 갈래의 거미줄 같은 선들은 조금도 치유되지 않고 있었다.
-대단해. 역시 천검이군.
-정말 오랜만에 보네? 그때 이후로 처음인가?
천검? 그게 뭐지?
-저것만 아니었어도 그때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을 텐데 아깝단 말이야?
-흥! 웃기고 있네. 전쟁에서 우세한 건 우리였어.
아무래도 이 둘은 예전에 발생했던 종족전쟁이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다.
마족과 천족이 일으켰던 전쟁.
그 전쟁에 난쟁이를 제외한 모든 종족이 끼어들었다고 했었지?
분명 마족의 편에 용족과 수인족이, 천족의 편에 엘프와 정령이 껴서 전쟁을 벌였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는 듯 보였다.
-뭐라? 숲 절반을 빼앗겨 놓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나?
-그건 너희를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이었다. 네놈들이야말로 그곳에 그분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멸족을 피하기 어려웠을 거다.
-우리 수인족이?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하는군. 그때 그분들이 나타난 이유가 뭔데? 너희 엘프가 멸족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너희가 우리의 함정에 빠져 멸족할까 봐 나타나신 거라니까?
둘의 대화를 듣던 나는 그들에게서 더는 천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거란 것을 깨닫고는 전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용마왕이 도망간다라?
겁에 질려 미르카엘을 피해 도주하는 용마왕과 그 뒤를 바짝 쫓으며 검을 휘두르는 미르카엘.
원래라면 미르카엘이 용마왕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야 정상이었지만, 천검이라는 것이 용마왕의 앞길을 계속해서 막고 있었다.
거리에 대한 제약이 없는 듯한 모습.
천검이 휘둘러 질 때마다 용마왕이 도주하는 방향의 공간이 갈라지며 용마왕을 막아 세웠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용마왕의 신체 곳곳을 찢어발기고 있었던 것.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 안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처럼 용마왕 역시도 천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디로 이동해도 앞을 막는 천검의 공격은 용마왕에게 절망을 선사하는 듯 보였다.
다행이네?
놈에게 경험이 풍부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공간을 베어버리는 참격에 방어를 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똑같이 공간을 베어버리거나 공간을 부수어 버리면 되었기 때문이다.
미르카엘이 천검을 들고 나타났을 때 용마왕이 했던 공격.
그것이 바로 공간을 베어버리는 공격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때 용마왕만 피해를 입었을까?
그것은 바로 범위 때문이었다.
네 줄기의 곡선과 수십 갈래로 퍼져 나가는 미르카엘의 참격.
상쇄되어 사라진 용마왕의 곡선 공격과 다르게 미르카엘의 공격은 모른 방향으로 뻗어 나갔기 때문이었다.
상쇄되어 버린 선들을 제외하고도 불규칙하게 뻗어 나간 미르카엘의 참격들은 결국에는 용마왕에게 모여들었고, 그 결과 용마왕만 피해를 입게 되어 버린 것이었다.
저것이 바로 경험의 차이였다.
아마 크림슨이었다면 미르카엘의 공격들을 힘들긴 하겠지만, 피해 없이 막아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천검 그 자체를 막아내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용마왕은 지금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 건지도 몰랐다.
계속해서 신체 곳곳에 금이 가며 새카만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천검에 직격당하는 것보다는 저편이 피해를 적게 입는 방법일 테니까.
근데 왜 표정이 저렇지?
분명 용마왕을 압도하고 있었음에도 미르카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두 눈동자에는 분명 초조함이 담겨 있었다.
설마 미르카엘의 천검이란 것도 하이엘프처럼 시간제한이 있는 건가?
-이봐. 혹시 저 천검이라는 것도 시간제한이 있는 건가?
-응? 아니, 그런 건 없다.
-그럼 어째서 미르카엘이 초조해하는 거지?
-당연하겠지. 저 천검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천족이 죽어 나가고 있을 테니까.
-뭐?
방금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천족들이 죽어 나간다고?
-천검은 기본적으로 미르카엘의 힘을 토대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유지하는 건 그가 아니다. 그의 수족이라고 할 수 있는 천족들이지.
미르카엘이 초조해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어?
-수는? 그 수가 얼마나 되는데?
-아마 벌써 수 명은 갈려 나갔겠지. 저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야.
어떤 원리로 미르카엘이 아닌 천족이 천검을 유지하는 건지 모르지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를 도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내 수하들이나 수왕, 하이엘프 모두 큰 부상을 입고 고통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본 피해는 전무하다고 해도 좋았다.
죽은 자가 없으니까.
하지만, 미르카엘은 달랐다.
지금 그는 홀로 용마왕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수많은 천족들의 목숨을 담보로 녀석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도와야 하지 않나? 너희들은 왜 지켜만 보는 것이지?
-하! 너는 천검이 우스워 보이는 모양이야? 아무리 나라도 저곳에 뛰어들었다간 저놈과 함께 순식간에 썰려 나갈 수밖에 없다.
-하이엘프는? 원거리에서의 지원은 가능할 텐데?
하이엘프의 원거리 공격으로 놈의 발을 잠깐이라도 묶는다면 미르카엘이 놈을 처리하는 것이 더욱 빨라질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내 생각은 틀린 모양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군. 지금 저곳의 상황을 보면서도 그런 소리가 나오느냐?
-왜 말이 안 된다는 거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수왕은 그렇다 치더라도 하이엘프는 미르카엘을 돕는 것이 가능할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 눈에는 저 공간의 갈라짐이 보이지 않는 건가?
하이엘프의 말대로 용마왕의 주위에는 아직 제대로 수복되지 않은 공간들이 넘쳐나고 있었는데, 그게 왜 문제인지 깨닫지 못한 나로서는 다시 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왜?
-너? 멍청하구나?
-뭐라고?
-아무리 나라 해도 저 공간의 갈라짐을 뚫고 녀석을 타격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내 화살 대부분이 저 공간의 갈라짐 속으로 사라질 뿐이지. 한 백발 정도의 화살을 발사한다면 한 발 정도는 맞겠지.
그제야 하이엘프의 말을 이해하긴 했지만, 새롭게 생겨난 의문을 감추지 못했다.
지안이는 가능하던데?
크림슨이 지안의 공격을 테스트할 당시 공간을 베어버림으로써 지안의 저격을 막으려 했는데, 갈라진 공간을 무시한 채로 그대로 크림슨을 향해 뻗어 나가던 것을 본 적이 있던 나로서는 황당할 따름이었다.
왜 하이엘프는 못하는 거지?
테스트 당시 지안이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다.
크림슨이 견뎌낼 정도의 위력으로 테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설마? 공간을 무시하는 건 지안이 아니라 펜릴의?
마력을 무시하는 펜릴의 뇌전을 떠올린 나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리는 모르지만, 마력도 무시하는데 공간이라고 무시 못 하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잠깐? 그럼 설마 미호의 공격도?
미호의 불덩이들 역시 마력을 무시하는 속성을 띈다는 것을 떠올린 나는 곧바로 미호를 보며 소리쳤다.
“미호야! 저놈에게 불덩이 한번 날려봐.”
“끼웅!”
대답과 함께 새하얀 불덩이 수백이 허공을 수놓기 시작했고, 이어서 용마왕을 향해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어?
-엥?
“역시!”
콰과과과광-
내 예상이 맞았다.
미호의 불덩이는 공간의 갈라짐을 아무렇지 않게 무시하고는 용마왕의 육체를 타격했고, 그와 동시에 폭발을 일으키며 터져 나갔다.
물론 용마왕에게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겠지만?
괴로워한다고?
-공간의 갈라짐을 무시했어?
-어떻게?
수왕과 하이엘프의 말소리가 들려오긴 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용마왕이 미호의 공격에 괴로워한다는 것이 중요했으니까.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왜 놈이 괴로워하는 거지?
아! 상처!
놈은 지금 미르카엘의 공격으로 인한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몸이 멀쩡했다면 아무런 영향이 없었겠지만, 몸 곳곳에 입은 상처 덕분에 놈에게 고통을 선사할 수 있게 된 것.
“미호야 계속 공격해!”
“끼웅!”
미호에게 지시를 내림과 동시에 나는 지안이를 호출했다.
‘지안아! 마력 전부 회복했지?’
‘네!’
‘그럼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놈을 공격해 줘.’
‘그래도 돼요? 방해가 되지 않을까요?’
‘괜찮아. 미르카엘도 도움을 바라고 있을 거야.’
‘알겠어요.’
지안의 대답이 들려오고 잠시 후 용마왕을 향해 지안의 공격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힘을 증폭하며 용마왕의 몸통에 꽂혀 들어가는 지안의 공격에 놈의 움직임이 멈칫하기 시작했고, 그 덕에 미르카엘이 점점 녀석에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키엑!”
녀석 역시도 위기를 느꼈는지 미르카엘을 벗어나기 위해 미호와 지안의 공격을 무시하려 했지만, 고통이 심한 모양인지 쉽사리 미르카엘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어떻게든 미르카엘을 떨쳐내려는 용마왕이었지만, 점차 미르카엘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뀨!”
미르카엘을 피해 녀석이 방향을 트는 순간 하임의 외침이 들려왔고, 그와 동시에 녀석의 앞에 보랏빛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주먹이 나타나 녀석을 후려쳤다.
콰과과광-
거대한 주먹을 그대로 뚫고 나오는 용마왕.
하지만, 그 찰나의 시간 동안 미르카엘은 녀석의 뒤에 근접할 수 있었고.
푸욱-
녀석의 가슴을 뚫고 밝은 빛을 뿌리는 검신이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검신을 중심으로 놈의 몸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쩌저저저적-
“키에에엑!!”
검을 중심으로 쩍쩍 갈라진 놈의 육체는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고, 녀석의 비명을 시작으로 녀석의 육체가 수백 조각으로 갈라져 후드득 떨어져 내리며 끝을 알리는 듯했다.
지안이의 마지막 일격은 필요 없을 듯 보였다.
놈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 동시에 곧게 뻗어 있던 천검은 모습을 감췄다.
그와 동시에 숨을 몰아쉬며 그대로 주저앉은 미르카엘.
그 모습을 보며 수왕과 하이엘프 역시 멈췄던 숨을 내뱉었다.
‘다들 잘 들어. 지금이 가장 중요하니까.’
이제 남은 건 바로 놈의 정수를 챙기는 것.
내 머릿속에는 이제 그것만 남아 있었다.
‘네!’
모두의 대답을 들은 나는 하임에게 눈짓했고, 그와 동시에 하임이 이동술을 펼쳐 미르카엘을 향해 모두를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미호야. 결계 유지하고 있다가 틈이 보이면 정수를 빼돌려.’
대답 없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미호를 보며 점차 가까워지는 미르카엘을 향해 시선을 둔 나는 제발 아무 문제 없이 일이 끝나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괜찮은가?
시작은 수왕이었다.
-무엇이 말인가?
-희생이 컸을 텐데?
-어쩔 수 없지. 많은 일족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 정도로 그쳐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네.
둘의 대화를 조용히 지켜보던 나는 언제 끼어들지에 대해 생각해야 했다.
-천족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오.
그러던 중 지금껏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크림슨이 미르카엘에게 말을 걸었다.
-나 역시 그대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덕분에 빠르게 녀석을 처리할 수 있었으니까.
-근데 말이야? 이거 정말 끝난 거 맞아?
둘의 대화에 끼어든 하이엘프가 조각난 용마족의 시체를 가리키며 말을 꺼냈다.
-그게 무슨 말이지?
-뭔가 너무 쉽게 끝난 거 같지 않아? 놈의 마력이라면 마지막 순간에 반항이 장난 아닐 거라 생각했거든.
-나도 그게 조금 의문이긴 하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가. 놈의 죽음이라는.
나 역시 이상하게 생각한 부분이었다.
놈의 가슴을 뚫고 나온 천검을 본 순간 나는 곧바로 지안에게 공격 지시를 내림과 동시에 미호를 이용해 미르카엘을 이동시키려 했는데, 놈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곤 멈출 수밖에 없었다.
놈에게서 생명력이 빠져나가는 것을 분명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무너져 내린 것이라면 멈추지 않았겠지만, 놈에게서 느껴지던 생명력이 스러져가는 것을 깨닫고는 행동을 멈춘 것.
-이제 이것을 어떻게 할지 정할 차례군?
어? 언제 꺼냈데?
미르카엘의 손에는 주먹만 한 검은빛의 정수가 들려 있었다.
-나는 별 관심 없다. 부하 놈들에게 주려 했는데 놈들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거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왜 직접 취하지 않고 부하들을 주려는지 모르지만, 수왕이 포기를 선언했고, 그와 동시에 미르카엘 역시 그에 동조하며 필요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럼 나 줘!
-너도 필요 없지 않나?
-이쁘잖아! 목걸이로 만들 거야.
-그럴 거라면 우리에게 주는 것이 어떻겠소? 이쪽은 필요하오.
목걸이로 만들겠다는 하이엘프의 말에 크림슨이 끼어들어 정수가 필요하단 뜻을 밝혔다.
-흡수하려고?
-가능하다면 해보려 하오.
-오! 새로운 강자가 탄생 하겠구만. 난 찬성.
-뭐? 왜!
그나저나 뭔가 이상한데?
내가 아무 말도 없이 조용한 이유는 정수에서 느껴지는 마력 때문이었다.
분명 정수에는 강력한 마력이 깃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용마왕의 힘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해 보일 뿐이었다.
왜 아무도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거지?
이 정도 마력이면 그 까마귀를 닮은 왕급 마수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
설마 미호가 벌써?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나는 미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미호가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호는 지금도 기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응? 저건 뭐지?
땅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는 미호를 보던 나는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용마왕의 조각난 신체가 마치 액체처럼 녹아내리는 이상한 현상을.
-저기. 저건 무슨 현상이지?
-뭐가 말인가?
왕급 마수의 시체가 점차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나는 미르카엘들에게 곧장 물었고, 그에 수왕이 나를 보며 물어왔다.
-저거. 시체가 녹아내리는 현상 말이야.
-뭐?
그에 모두의 시선이 용마왕의 시체를 향했고, 그와 동시에 모두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설마?
-어?